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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7/05/10 19:48: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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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저는 약속을 지켰습니까? |
저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군대에서 tv로 봤습니다.
이미 MB가 국방일보로 주입시키고자 하는 여러 의도들 자체에 충분히 짜증난 상태이기는 했지만 그날의 충격은 아마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파견 중인 군인이기도 했고 당장 전역 날짜 세는게 더 중요한 사람이기도 했죠.
그냥 그 당시 충격은 MB에 대한 분노라기보단 '내 때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정도의 감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역대 피지알에서도 역대급으로 까였던 것으로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입장에선 뭐 공만 있는 대통령으로 보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었고 그런 안티짓에 저도 한숟가락 동참한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소간 미안한 감정도 몇 스푼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게 어언 10년전이라 가물가물하긴 하지만요. 어쨌든 노무현이라는 사람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기도 했던 저인지라 서거 이후 만들어지는 '그리움의 물결'에 그렇게 딱 동참하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서거 이후 몇년 뒤에 문득 찾아간 노무현 대통령 기념 전시회에서도 다른 사람들처럼 마냥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그리워하지는 않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포스트잇 메시지에도 보고 싶다, 그립다, 노무현이 꿈꾸는 세상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기 보다는 '당신보다 좋은 사람을 나라의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라고 적었죠.
다들 아시다시피 이 약속 아닌 약속은 한동안 지키지 못했습니다. 좀 많이 유감스럽게도.
아무튼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저는 이제 서른이 넘었고 그의 동료들 역시 참여정부 당시보다는 여러모로 중후해지고 무게감 있는 인물이 됐습니다. 그리고 그중 한명이 바로 오늘 대통령이 되었죠.
그런 오늘, 대답은 하시지 못할 노무현 대통령에게 문득 질문해보고 싶네요.
저는 당신에게 약속을 지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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