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20대의 높은 지지를 받았으니 수도권을 공략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래봤자 수도권의 지지율은 고작 6~7%입니다.
그냥 자신이 받았던 전국 지지율 대로 나왔죠.
반면 대구는 12.6%, 경북은 8.8%... 더 높게 나왔습니다.
여전히 유승민에게 지역적 기반은 대구라는걸 보여줍니다.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이라면 다 자기 지역적 기반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산토끼를 노립니다.
문재인이 그렇게 PK를 공략한것도 PK가 자신의 지역적 기반이었기 때문이고 자유한국당도 TK를 지역적 기반으로 공을 들이고 안희정이 뜨는것도 충청이라는 지역적 기반이 있기 때문입니다. 안철수가 지금 위기인것도 호남과 노원에서의 참패로 지역적 기반이 상실되었기 때문입니다.
유승민에게 지역적기반은 바로 3선을 한 대구입니다.

대구를 버리고 수도권을 노리라는 말도 있는데 수도권은 어느 한 후보의 지역적 기반이 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워낙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이 모여있는곳이기도 하고 또 수도권은 수도권 나름대로 경쟁이 치열합니다.
박원순, 이재명이 굳건하고 유승민이 이를 극복하기는 힘듭니다. 모양새도 좋지 않습니다. 대구에서 배신자 취급을 받으니 수도권으로 도망온다는 말을 들을수 밖에 없습니다.
수도권 20대 젊은층의 표심이라는건 유동적이고 불확실합니다. 이는 안정적인 기반이 되기 어렵습니다.
쉽게 민주당이나 정의당 쪽으로 옮겨갈수 있는 지지층이고 또 여기서도 유승민은 확실한 1등이 아니라 아쉬운 2등일 뿐입니다.

유승민이 좀더 크게 본다면 결국 자신의 지역적 기반인 TK를 공략해야 합니다.
설령 TK에서 배신자 취급을 받으며 욕을 먹더라도 어떻게든 버텨서 TK에서 자유한국당을 이겨내야 합니다.
노무현이 십수년간 바보 소리 들으면서도 PK로 가서 결국에는 어떻게든 지역적 기반을 만들어 냈듯이 유승민도 좀더 오래 보고 확실한 정치 개혁을 이루어낼 생각이 있다면 TK를 계속 공략하는게 맞습니다.
그래서 TK에서 자유한국당의 세를 줄이고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수 있다면 유승민은 한국정치를 바꾼 정치인으로 남게 될 겁니다.
항상 새누리당 몰표를 찍었던 TK가 다른 대안을 찾게끔 한것만으로도 유승민은 높게 인정받을수 있습니다.
당장의 수도권 20대의 인기에 혹해 수도권으로 갔다간 정말 이도저도 아닌 정치인으로 남을겁니다.

어차피 이번 대선은 유승민은 완주가 목적이었지 승리가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유승민에게서 이번 대선은 앞으로의 정치기반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었을 뿐이고 따라서 TK에 공을 들였던 그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수도권에 올인했다면 표는 좀더 많이 얻었을지 모르지만 어차피 4,5등은 확실한거고 무의미합니다. 솔직히 표 좀 더 받아봤자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대구가 날아가면 그의 정치 인생이 끝납니다. 대구에서 지지율 한자리수로 받았으면 앞으로 정치하기 매우 힘들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