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인터넷에서 소위 조선족 게이트, 혹은 차이나 게이트라는 주제가 핫합니다. 요지는 이러합니다:

1. 중국인이 주도하는 한국 여론 조성을 위한 집단이 있다.

2. 이들은 현재 한국의 각 대형 커뮤니티사이트들과 유튜브 등에서 공작을 펼치고 있다.

3. 이들은 어눌한 한국어를 사용하며, 중국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여론을 호도한다.

4. 이들은 지난 몇년간 한국 여론을 갈라치기하며 분열을 야기해냈다.

5. 친중 성향의 문재인 대표는 이들의 대표적 수혜자이다.

6. 이들은 반중국 사이트 링크 등을 이용한 소위 “부적” 으로 퇴치가 가능하다.

쟁점 1; 요지 1번에 관하여:

    중국발 작전세력으로 여겨지는 이들이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에 존재하고 여론 호도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절대 작은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런 것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한국인으로서 원초적으로 지닌 어떤 긍지에 대해 호소합니다. 하지만 그 감정이 강렬하기 때문에 더더욱 이 호소는 감정이 이성을 흐리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검증을 거쳐야 합니다.

    이런 쟁점에서 제일 첫 번째 일은 이런 집단이 실제 존재하느냐에 대해서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졌는가입니다. 요는 위의 요지중 1.번에 대한 이야기죠. 제 조사로는 세 가지 증거가 존재하였습니다만, 모두 근거가 부족했습니다.

1.문재인 지지세력의 거물인 ‘김겨쿨’이라는 이가 사실은 중국인이었다.

이 주장을 제가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점은 이 주장의 양 부분에 관한 근거가 부족했던 점입니다.

첫째로, 이 ‘김겨쿨’이라는 이가 과연 문재인 지지세력의 거물이었는가? 라는 점에 대한 근거가 부족합니다. 이에 대한 웹상에 떠도는 근거로는

1-1.조선일보 기사에 출현한 김겨쿨이라는 인물의 트위터 계정이 있음.

1-2.김겨쿨이 공지영에게 멘션을 받은 적이 있음.

이 두 가지인데요, 1번은 조선일보 기사에 나온 김겨쿨이란 유저의 사진이 과연 큰 의미가 있는가 하는 점이며, 오히려 조선일보와 관련된 어떤 특정인이 이 계정의 주인일 수도 있지 않는가 하는 의심도 이 시점에서는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문재인 지지세력의 거물이라고 하기는 좀 부끄러운 수준의 팔로우 수도 발목을 잡습니다. 2번은 멘션은 누구나에게서나 받을 수 있으니 실질적 증거라고 하기도 애매하다는 생각입니다.

둘째로, 이 김겨쿨이라는 이가 중국인이었다는 부분도 증거가 불충분합니다. 웹상에 올라온 김겨쿨의 실체는 중국인이다 라는 글에도, DM의 대상이 실제 당사자인지도 불분명하거니와 (사진조작 등으로 충분히 조작 가능한 부분입니다) 만약 그것이 실제 당사자이더라도 위에서 언급했듯 이 인물이 실제로 중국인 여론조작단에 관련된 인물인가도 근거가 불분명합니다.

2.각 커뮤니티에 소위 ‘중국인 부적’에 ‘나는 개인이오’라는 반응을 하는 이들이 있다.

충분한 근거가 부족합니다. 이 중국인 부적이 만약 효력을 발휘하더라도, 그리고 그 효력이 발생한 대상이 중국인인 것이 맞더라도, 이 중국인들이 정말로 여론을 호도하는 세력인지에 대해서는 그 근거가 전혀 없습니다. 서울에서 길가다 아무 사람을 잡고 ‘너 시진핑 *** 해봐’, ‘너 천안문 학살에 대해 얘기해봐’ 라고 물으면 중국인을 찾아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렇다고 그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중국인 스파이로 몰 수 있습니까?

3.소위 ‘중국인 부적’ 사용 이후 중국발 한국 커뮤니티 트래픽 변화

역시 충분한 논거가 부족합니다. ‘중국인 부적’이 작동하여 중국인 트래픽이 줄어드는 결과를 불러왔어도, 모든 중국인이 작전세력이 아닌 이상 이 자료는 유의미한 증거가 아닙니다. 한국 커뮤니티에 위험한 링크가 돌고 있다는 소문이 퍼져 중국에서 한국 커뮤니티로 접속하는 방문객이 줄어들 수는 있으나, 이것이 ‘중국인 작전세력이 퇴치되어서 트래픽이 줄어들었다’ 로 와전되면 그것은 호도인 것입니다.

쟁점 2; 요지 2-6에 관하여: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2-1.A는 지구에는 외계인이 침투해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외계인들은 무작위로 선택한 인간들을 납치해서 자신들의 실험 재료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심심할 때면 사람들 사이에 불화를 일으켜 분쟁을 일으키고, 그것을 유희로서 소비합니다.

2-2.제가 모태솔로로만 생각했던 제 지인Esotere씨는 자신이 사실은 오랫동안 사귀어 왔던 여자친구가 있으며, 그 여자친구는 정말 아름답고 인성이 바른 사람이라고 주장합니다.

2-3. 저는 피타고라스 법칙을 따르지 않는 직각삼각형이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놀라운 것은, 이 삼각형은 정말 누가 봐도 멋지게 생겼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1이 근거가 부족하면, 2에서 6까지는 실질적인 논쟁거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것을 일단 만들어 내면, 그것이 어떤 특질을 가지고 있는지는 그냥 붙여놓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특질을 가진 어떤 것이 존재한다고 해도 그 상상의 것이 실은 존재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사람이 갑자기 실종되고 또한 사람들 사이에 불화가 일어난다고 해서 A가 주장한 외계인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름답고 인성이 바른 여성분이 존재한다고 해서 그 여성분이 Esotere 씨의 여자친구라는 증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말 끝내주게 멋지게 생긴 삼각형이 존재한다고 해서 제 주장이 입증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의미로,  한국의 각 대형 커뮤니티사이트들과 유튜브 등에 중국인이 존재하고, 어눌한 한국어를 사용하며 소위 “부적” 으로 퇴치가 가능하다고 해서, 그들이 중국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여론공작을 펼쳐 한국인들을 분열시켰거나, 문재인이 그들에게 수혜를 입었다는 주장은 그 주가 되는 소위 ‘작전세력’이 존재하지 않을 시에 그 어떤 입증도 할 수 없는 것들이라는 것입니다.

결론:

    어제 잠자리에 들면서 일이 커지기 전에 조사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일이 벌써 커지고 이미 논란을 전파시키기 위해 네이버에 연관검색어 조작을 시도한 정황도 있더군요. 수많은 커뮤니티에서 참전 선언 글을 올리고, 그 글이 디시인사이드 ‘개념글’을 수 페이지 채운것에 오늘 조사하면서 굉장히 아연실색했습니다.

    제가 광우병 논란을 목격한 것은 어린 시절이었는데, 그때도 지금도 의문인 것은 어떻게 이런 실체가 전혀 없는 논이슈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움직이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논란에 관해 조사하면서, 의도적인 진실에 대한 호도가 있고 그 노력이 굉장히 조직적임을 볼 때, 배후세력이 존재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거두기 어려웠습니다.

(추가) [[증거가 부족하다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와 같지 않습니다. 중국의 여론조작 조직이 없다고 믿으라는 것이 아니고, 증거가 없기 때문에 판단을 유보하자는 의미입니다.]]

맺으며, 개인적인 덧붙임:

*이 아래 글은 근거 없는 저 개인의 억측이며, 결국 이 논란에서 진실이 무엇인지는 아는 이 없습니다. 어떤 것을 믿고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자신이 정하는 것일 것입니다.

    선거가 1달 반이 남았네요. 말도 안 되는 논이슈로 인터넷을 한번 화르륵 타올려서 오는 선거에서 꿀 한번 빨고 팩트체크가 나와 이슈가 흐지부지되어 책임지는 이 하나도 없어도 아무 문제 없겠습니다. 과거를 돌아보자면 최초의 광우병 촛불집회는 2008년 4월 중순경, 18대 국선은 2008년 5월 30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논란은 타이밍이 정말 누가 의도한듯 절묘합니다. 용감한 “사이버 전사”들의 노력 착취하기 참 좋은 시기네요. 이 많은 온라인 흑우들을 보면, 사실은 변성 프리온은 정말로 파괴불가능한 물질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검디 검은 사람의 음모 속에서 보존되온 이 변성 프리온들에 의해 새로운 광우병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네요.

    그리고 여기에서 실질적으로 혐오의 대상이 되어 피해입는 이들은 재한 조선족/중국인들일 것입니다. 물론 특유의 극성스러움과 뻔뻔스러움으로 집단적 자정이 대체적으로 어려웠던 것으로 업을 쌓아왔던 것은 그 자신들의 문제이겠습니다만은, 이번 건은 정말로 무고한 피해이군요.

    보통 이런 글에는 사상검증을 하곤 하죠? 저는 천안문에서 일어난 학살을 반대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사람입니다. 그럼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