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선거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사용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22/03/11 13:46:08
Name 행복을 찾아서
Subject [일반] 지극히 개인적인 19대 대선까지, 그리고 이번 20대 대선의 기억
우선 저는 정치적 식견이나 관심이 그리 깊지 않은 지극히 일반적인 시민입니다. 그러므로 이 글은 그저 개인적인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다만 19대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제가 19대 대통령과 여당, 야당에 대해 느낀 부분에 대해 그저 개인적인 소회를 남겨보고자 써보는 글입니다. 글 솜씨가 부족하고 다소 올바르지 못한 내용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현 여당의 색채가 강한 곳에서 20년을 지내고 서울로 올라와서 또 그 만큼의 시간을 보낸 평범한 시민입니다. 투표권이 주어질 나이가 되니 그저 무분별하게 저쪽 당은 나쁜 당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민주당 계열에 말 그대로 무지성으로 표를 던지면서 선거를 접했습니다. 그렇게 몇 번의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정치에 관심은 없지만 민주당 계열은 정의롭다, 한나라당 계열은 사리만 챙기는 야욕집단이다라는 분별없는 생각으로 늘 민주당 계열에 투표했습니다.

그러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로 정치에 관심을 좀 더 가지게 되었고 감정이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이후까지도 저는 여전히 정치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 간의 행적을 미디어를 통해 접하면서 나는 어쩌면 참 좋은 사람의 모습을 놓치고 지나오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들었을 때, 아니 그 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여러가지 의혹들과 수사들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 그 때부터 정치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분노했습니다.

그 분노는 한나라당 계열의 정치인들을 향했고 가끔 그 당의 지지자들에게도 향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정치적인 성향을 과격하게 드러내거나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진 않았습니다. 다만 정치적인 성향은 가급적 드러내지 않은 채 이 분노를 논리와 고집으로 치환시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18대 대선이 다가왔고 저는 큰 기대를 가지고 투표에 임했습니다. 제 기준에서 상식적인 나라라면, 상식적인 국민이라면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는 문재인 현 대통령을 선택할 것이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은 빗나갔고 패배감은 상당히 지속되었습니다. 그리고 패배감에서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그 이후에 벌어진 여러 사건들 때문인지 한나라당 계열의 정당들에 부정적인 감정은 좀 더 강화되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계열의 정당들은 잘 하고 있었냐?라고 물어보면 그 들도 역시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양당 체제 아래에서는 한나라당 계열 아니면 민주당 계열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일 뿐이지 (경중의 차이는 있겠으나) 민주당 계열의 정당들 역시 부정부패, 제 식구 감싸기, 민생 외면 등 문제가 많은 정당들이었습니다. 일시적으로는 정의당에 힘을 주려고 한 적도 있었으나 정의당의 정치적 성향이 저와는 맞지 않아 외면하게 되었습니다.

탄핵 정국이 시작되었고 이제 바른 길로 돌아가겠구나 하며 다시 한번 행복회로를 돌리며 투표에 임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원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이 되었고 이제는 좀 더 나은 나라가 되겠구나 생각하며 기대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상식과 공정과 정의를 기대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는 인물들의 정의로움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4년이 넘는 시간동안 조금씩 무너져 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 정부의 문제점을 다양하게 얘기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공감하는 부분도 많고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공과 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보면 문재인 정부는 과가 더 많은 정부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실망한 부분은 소통의 문제였습니다. 정책은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리더라면 왜 정책이 실패했는지, 어떤 의도로 이 정책을 준비한 것인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답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수없이 많은 모든 정책에 대해서 모두 다 이런 과정을 거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각 정부 부처에는 수장이 있고 그 부처의 수장들 역시 문재인 대통령의 정부가 임명한 사람들입니다. 국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책이나 안건에 대해서는 대통령 혹은 각 부처의 수장들이 국민들의 의문과 분노에 답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자리는 그냥 있는 자리가 아니라 책임을 지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정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런 소통을 현 대통령과 현 여당, 대통령 주변을 둘러싼 인물들에게서 기대했습니다. 설령 제가 좀 불편하다손 치더라도 어느 정도의 피해를 감수하더라고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나와 자신들이 왜 이런 선택을 했고 어떻게 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고 문제가 생긴 부분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서 얘기를 해 줬더라면 저는 참고 견디고 지지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정부는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대선에 난생 처음으로 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아닌 한나라당 계열의 정당의 후보에게 표를 던졌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이 기대되고 제가 원하던 인물이라서가 아닙니다. 다만 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항상 선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느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 계열이든 한나라당 계열이든 누가 당선되든 저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수 없고 솔직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저한테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어느 정당도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고 그저 자신들의 이익과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해 노력하는 권력형 정당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국민을 얘기하지만 선거만 지나면 국민은 없어지는 그런 상황은 오랫동안 봐왔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더 국민에게 잠시나마 고개를 더 숙이나로만 평가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의 눈치를 보는 시간은 그 때 뿐이니까요.


하지만 인생에 절대라는 말은 없듯이 어느 정당에서 매력적이고 제가 원하는 정치인이 나타난다면 언제라도 다시 그 정치인의 지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정치인이 나올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르크르크
22/03/11 13:5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현정부에 큰 반감이 없으나, 소통에 대해서는 진짜 불만이 많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됐을때 박근혜 대통령 불통으로 인한 최순실게이트가 일어났고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도 꼭 기자회견이나 국민들과 대화하다고 이야기하고 공약까지 내걸었지만 노무현 대통령보다도 더욱 못한 소통....에휴
22/03/11 14:02
수정 아이콘
국민과의 대화한다던 보통 사람 노태우보다 못했던 듯..
22/03/11 16:41
수정 아이콘
격노 아니먄 숟가락 얹기 아니면 실전하나 싶을 정도엿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5880 [일반] 20대 초선의원 전용기가 민주당에서 살아남는 법 [54] 난포6733 22/03/11 6733
5879 [일반] 개그 원고로 끝나버린 취임사… 이미지가 ‘문재인 보유국’ 만들었다 [92] 미뉴잇8672 22/03/11 8672
5878 [일반] 대통령 당선자를 디스하는 다큐(MBC)는 처음보네요. [50] Alan_Baxter8646 22/03/11 8646
5877 [일반] 이재명이 서울시장에 도전한다면?? [93] 느조스6875 22/03/11 6875
5876 [일반] 피바람이 예상되는 여론조사 업계.. [31] Darkmental6322 22/03/11 6322
5875 [일반] 호남 지역은 어째서 민주당이 압도적인 우세일까? [140] 지나가던S7998 22/03/11 7998
5874 [일반] 0.7%가 지선으로 가면 142:84가 됩니다. [54] Leeka9678 22/03/11 9678
5873 [일반] 틀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향후 선거 예측. [86] Crochen7110 22/03/11 7110
5872 [일반] 부동산은 서울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줬을까? [35] Leeka4918 22/03/11 4918
5871 [일반] 다음 대선을 예상해 보자 [122] 퇴사자7600 22/03/11 7600
5870 [일반] 윤석열이 정권교체 열망을 가장 못담은 세대는 어디일까? [21] 사이먼도미닉8420 22/03/11 8420
5869 [일반] 이재명을 지지하는 20대 남자 [135] 봄날엔10204 22/03/11 10204
5868 [일반] 지극히 개인적인 19대 대선까지, 그리고 이번 20대 대선의 기억 [3] 행복을 찾아서3849 22/03/11 3849
5867 [일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다시 돌아봤습니다. [144] 설탕가루인형형11867 22/03/11 11867
5866 [일반] 야당 지지 입장에서 정말 분노를 느끼게 했던 여당 집단, 인물들 [84] Alan_Baxter11782 22/03/11 11782
5865 [일반] 정치 그리고 리더와 책임 [15] 한사영우5172 22/03/11 5172
5864 [일반] 21세기 이후로 20대의 투표 경향를 봤습니다 [31] 사이먼도미닉7660 22/03/11 7660
5863 [일반] 의료민영화) 하루만에 시작된 가짜뉴스 공세 [156] 25cm11701 22/03/11 11701
5862 [일반] 주 52시간제 이야기와 주 120시간 공약 [55] 딸기7760 22/03/11 7760
5861 [일반] 문재인 민주당 정권 까보기 [80] 제3지대8889 22/03/11 8889
5860 [일반]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34] 염천교의_시선7024 22/03/10 7024
5859 [일반] xxx이 당선된 이유 [6] 네스6153 22/03/10 6153
5858 [일반] 주관적으로 보는 인터넷 커뮤의 사회적 영향력 수준 [30] 데브레첸7606 22/03/10 760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