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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27 00:44:04
Name 포켓토이
Subject [일반] 안철수를 위한 변명 2
"내일은" 님께서 쓰신 "안철수에 관한 단상"은 잘 읽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안철수 후보를 비판하는 입장이신듯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상당히 냉정하게 평가하신 부분들도 있더군요. 많은 부분에서 동감이 갔습니다.
다만 몇가지 점에서 의문 또는 다른 관점을 제기하고자 합니다.


목차

1) 안철수 후보의 고집은 무엇에서 승리하기 위해서인가?
2) 민주당대의원 vs 안철수펀드의 패널구성 방식이 그렇게 비논리적인가?
3) 정말 가상대결 방식이 악마의 방식인가?
4) 민주당이 양보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1) 안철수 후보의 고집은 무엇에서 승리하기 위해서인가?

여기에는 두가지 관점이 존재합니다.
단일화에서 이길 승산이 없는데 단일화에서 이기기 위해서 고집을 부렸다- 라는 것과
박근혜와 싸워서 자신이 싸워 이길 확률이 더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고집을 부렸다-
라는 두가지 관점이 존재합니다.
전자의 관점과 후자의 관점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단일화를 보고 있었느냐, 아니면 박근혜와의 본선을 보고 있었느냐.
안철수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과 지지하는 사람의 관점이라고 봐도 되겠지요.
저는 그리고 후자의 관점을 지지합니다.
이야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데 단일화 후보를 선출하는데 있어서 안vs문의
적합도(지지도)를 묻는 것과 박vs문, 박vs안의 가상대결 방식중 어느 쪽이 더 신뢰할 수
있는 방식인가라는 점입니다.
여기서 가상대결 방식이 이른바 [본선경쟁력]을 더 확실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악마의 선택같은 실무적인 문제점은 나중에 설명합니다) 문재인 후보는 이
점에 대해서 "일단 단일화가 되면 단일화바람을 타고 유입되는 지지율이 있기 때문에 꼭
자신이 본선에서 불리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일견 타당해보이는
의견입니다만 그것은 꼭 문재인 후보에게만 성립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안철수 후보 역시
단일화되면 추가로 유입되는 지지율이 생길겁니다.
안철수 후보의 문재인 후보에 대한 불신?이랄까 반드시 자신이어야만 한다는 생각은 아마
여기에서 출발하는 것 같습니다.
안철수 후보를 비판적으로 보시는 분들은 안철수 후보가 자신이 이기기 위해 자신에게
유리한 룰만을 고집했다- 라고 생각하시겠지요. 하지만 가상대결은 분명 안철수 후보에게
유리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객관적으로 봐도 안vs문 둘중 하나를 고르라는 선택지에 비해
본선경쟁력을 좀더 확실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적합도(지지도)50+가상대결50은 진영간 유불리를 균형있게 맞춘다는 측면에서 문캠과
안캠에게 공평하게 하기 위한 방식입니다. 왜냐면 단일화 방식 그 자체를 문캠과 안캠
양자 간에 조율해서 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제3자가 단일화 룰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문캠과 안캠은 거기에 따라야만
한다면? 그래서 진영간 유불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직 효율성과 정확성만 가지고
단일화 룰을 결정한다면? 그렇다면 아마도 저라면 가상대결 100%로 룰을 정할겁니다.
박근혜와의 본선에서 확실하게 승리할 수 있는 쪽을 골라야 하는거라면 그게 더
정확합니다. 효율을 추구하는 CEO타입의 안철수 후보는 아마 이런 사고의 과정을 거쳤기에
자신의 생각에 응해주지 못하는 문재인 후보와 캠프 측에 실망을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2) 민주당대의원 vs 안철수펀드의 패널구성 방식이 그렇게 비논리적인가?

일단 공론조사에서 민주당 대의원에 대응하는 안철수 후보쪽 패널을 선정하는 것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었음을 먼저 이해해주셔야 합니다.
민주당 경선때 문재인 후보가 받은 지지율이 50%를 조금 넘기는 정도였다고 하지만 그건
민주당 내부에서의 싸움이었습니다. 민주당 대표로 나선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 외부 인사와
겨루는데 거기서도 그런 지지율이 나올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무리 비노진영이 있다고
해도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비노진영이라고 해도 민주당 간판 아래 서있는 이상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손해가 생길 확률이 더 크지 딱히 이득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100%는 당연히 나오지 않겠지만 적어도 70~80% 정도 되는 지지율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하는게 합리적입니다.
그렇다면 민주당 대의원에 필적할 정도로 안철수 지지 성향을 가지고 있는, 그리고
대표성을 가지는 패널집단을 도대체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그냥 시민들의 자발적 지원을
받는다면 그거야말로 안철수 지지자로 100% 채우겠다는 뜻이겠지요. 그렇다고 랜덤하게
고르거나 그냥 보통의 야권성향 시민 집단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거기선 안철수 지지가
50% 정도 밖에 안나올 확률이 크고 그거야말로 더 말이 안되는 방법입니다.
안철수의 비겁한 변명이 아니라 정말로 안철수 캠프에서는 안철수 펀드 납입자들 외에는
공론조사에 적합한, 민주당 대의원과 대척점에 서는 대표성을 가지는 패널집단을 못찾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게다가 시간도 촉박했으니까요)
그리고 안철수 펀드의 납입자들을 모두 안철수의 열렬한 지지자라고 가정할 수는 없습니다.
안철수 펀드의 납입자들은 대략 다음과 같은 다양한 구성으로 이뤄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 안철수의 열렬한 지지자
2) 야권 후보 지지자 (문재인도 함께 지지)
3) 정치 개혁을 바라는 중도/여권 성향 지지자
4) 재테크 목적을 가진 자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토론때 게시판 얘기를 했습니다만, 실제로 게시판에 가보면 안철수
열렬 지지자뿐만 아니라 단일화하면 단일화 후보를 응원하겠다는 식의 범야권 지지자 또는
정권교체 열망자들의 숫자도 절대 적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어떻게 비율을
계산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안철수 펀드 납입자는 100% 안철수 열렬 지지자라는 식의
논리 역시 상당히 무리하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공론조사가 매우 합리적인 제안이었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습니다. 대규모로 모바일
투표같은 것을 벌이기엔 시간이 모자라고 그렇다고 여론조사만으로 달랑 때우기엔 아직
시간이 좀 더 있는 상태에서 나름의 중도 대책으로 안캠에서 생각해냈지만 현실적으로
무리한 측면이 있는 제안이었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민주당이 거절한 것이구요. 단지
그뿐입니다.
이걸 가지고 안철수 캠프에서 엄청 억지쓴 것처럼 생각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안철수 후보는 자신에게 당당했습니다. 그래서 단일화 토론에서도 다시 한번 제안해본
것이겠지요.


3) 정말 가상대결 방식이 악마의 방식인가?

안캠에서 주장한 가상대결 방식이 역선택을 강요하는 악마의 방식이라는 주장이 많습니다.
물론 박vs문, 박vs안의 질문 2개만으로 결정한다면 그건 악마의 방식이지요.
하지만? 정말로 가상대결 방식이 그렇게 이뤄지나요?
만약 정말 그런 방식이라면 박vs문, 박vs안의 응답율 합계는 100%가 되야합니다. 왜냐면
무조건 둘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는 가정이니까요? 하지만 실제론 안그렇습니다. 응답률
합계는 절대로 100%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면 응답거부(포기)가 존재하니까요? (실제 다른
여론조사를 봐도 가상대결일때 응답률 합계는 절대 100%가 아닙니다.)
안철수를 지지한다고 해서 박vs문에서 박을 고를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거기서는 그냥
응답거부 또는 투표포기하면 되지요. 아니면 명시적으로 박vs문 둘중 하나를 고르거나 둘다
마음에 안들면 둘다 안골라도 된다고 질문에다가 설명을 해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해결방법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안캠이 주장하는 가상대결 방식은 양심을
속이는 악마의 방식이라는 주장이 인터넷을 점거해 버렸습니다.
저는 사실 이 부분에서 이상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안캠이 아무리 이미지를 좀 망쳤어도
안철수 지지자가 한두명이 아닌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안캠에게 불리하고 억지스러운 주장이
단숨에 인터넷을 장악하다니.. 여기서부터는 여러분 스스로 판단하십시요. 정말로 가상대결
방식이 악마의 방식인지 아닌지? 왜 가상대결 방식이 악마의 방식이라는 주장이 인터넷에
이렇게 급속도로 퍼졌는지?


4) 민주당이 진정 양보한 것은 무엇일까?

처음에 안철수 캠프에 단일화 방식을 먼저 결정하라고 한 것은 분명히 양보였습니다.
통큰 결정이었습니다. 여기서 안캠이 적절한 제안을 했으면 단일화는 한번에 끝났을겁니다.
그런데 안캠이 좀 아마추어틱하면서 욕심도 좀 부리는 제안을 했지요.
그리고 민주당이 안캠측의 공론조사 제안을 거부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사실 전
공론조사라고 해도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입장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일단
직감적으로 민주당은 자신들에게 불리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그래서
거절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그냥 문캠도 안캠도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제안을 하고 거절하는
일의 반복일뿐입니다. 특별히 문캠에서 더 많이 양보한 것은 없습니다.
민주당이 제안한 적합도+가상대결 제안은 사실 당시의 여론조사 결과로 볼때 민주당에게
더 유리한 제안입니다. 안캠에선 그래서 적합도라는 표현을 지지도라는 표현으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했을 뿐이지만 민주당은 거절했지요. 이 과정에서는 딱히 어느쪽도
양보를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적합도나 지지도나 결국 약간의 표현의 차이일뿐입니다.
중요한건 안vs문 이렇게 둘중의 한사람을 고르는 선택지라는 점이죠. 물론 약간의 말의
차이에도 생각이 달라지는게 사람이니까 적합도를 지지도로 바꾸면 그만큼 안캠측에
유리해지겠지만 그 차이는 미미합니다. 즉 안캠에서는 "이건 민주당에 좀 유리해보이니까
이렇게 말을 좀 바꾸면 공평해지겠다"라고 제안한겁니다.
사실 여기서 지지도+가상대결로 민주당이 OK, 콜했다면 민주당이 정말로 양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단일화 결과는 정말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박빙의 승부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역시 자신들이 확실히
이길 수 있는 방식이거나, 아니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치킨런 게임을 하거나 둘중 하나를
선택한 것이지요. 이 시점부터는 안캠이든 문캠이든 누가 잘하고 잘못하고 따질게
없습니다.
솔직히 안철수 캠프가 많이 억울해한 것도 이해가 갑니다. 자신들이 딱히 대단한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여론이 움직이면서 순식간에 지지율이 떨어지고 궁지에
몰렸으니까요. 솔직히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있었던 사소한 잡음들이 안철수 후보가 가지고
있던 정치 개혁의 열정과 진심에 상처를 입힐만큼 대단한 것이었습니까? 안철수 후보가
워낙 도덕군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소한 잡음으로도 단기간적으로 그
반동이 크게 일어난 것뿐이지요.
게다가 그 과정에서 민주당의 언론플레이가 없었다고 하면 그건 진짜 농담일겁니다.
민주당이 새누리당만큼은 못해도 전통있는 제1야당입니다. 자기들 입맛에 맞는 언론기사를
쏟아내고 약자를 대상으로 여론을 움직이는 시도를 할만한 힘은 있는 집단입니다.
안캠이야말로 실질적인 힘은 하나도 없는 약자지요. 단일화 과정에서 움직인 여론의 움직임
자체야 국민의 뜻이겠지만 민주당이 깨끗하게 페어플레이만 하면서 그 영향력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것또한 참 어리숙한 생각일겁니다. 안캠은 그런
측면에서 민주당에게 서운함을 계속 느꼈을 것이구요.
저는 민주당이 양보를 안한건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겉으로 보이는만큼 큰 양보는 사실
없었던 드라이한 단일화 과정이었다는걸 말하고 싶습니다.

-PS

사실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기 전에 이런 글을 쓰고 싶었는데..
이제 와서 이런 글을 써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만 사퇴까지 한 마당에도
그 진의가 의심받고 매도되기에 안철수 후보를 위한 최후의 변명을 계속 적어봅니다.
제발 부탁이니까 안철수 후보를 무슨 음험한 정치모략꾼처럼 묘사 좀 하지맙시다.
무슨 사퇴로 챙긴게 많다는둥.. 챙기긴 뭘 챙깁니까.. 홀딱 망했는데..
사퇴로 챙긴게 많다는 평가를 이렇게 집중적으로 받는다는 자체가 안철수 후보의 이미지가
완전히 망가졌다는 증거나 마찬가지지요.
그간 안철수 후보 행보를 보니까 호감은 분명 가는데 너무 이상적이고 정치인으로서 초짜입니다.
5년뒤를 기약하고 싶지만 살아남아주실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제발 살아남아주시기를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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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멘티아
12/11/27 00:55
수정 아이콘
이제는 논쟁을 안할 시점이 된거 같은데 말이죠...
제가 볼때 안철수 캠프의 이번 단일화 시선은 이 기사로 정리 될꺼 같습니다.
http://news.nate.com/view/20121126n13178
sbs에서 안캠 취재 파일이라 안캠 시선에서 쓴 글이지만, 민족정론인만큼 곡해의 요지는 줄어들꺼라 생각됩니다.
어쨋든 통큰 형님 호구횽이라고 불리던 문재인 후보지만, 안캠이 생각하는거 만큼은 아니었던거 같습니다.
어쨋든 안철수 후보는 사퇴했고, 이제는 어떻게 봉합하느냐가 승부겠지요.
토론회 보니까... 참....
12/11/27 00:56
수정 아이콘
안캠프는 이해찬,박지원 사퇴요구할때부터 엇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들도 이태규,송호창같은 인원을 데리고 있으면서 민주당에게만 인적쇄신을 요구했죠. 그런데도 민주당은 안캠프에게 반격하지않고 사퇴했죠. 그런데 안철수는 자기가 원한 쇄신은 그게 아니었다고 개구라를 쳤죠. 정말 원한게 그게 아니었다면 정말 원하는게 뭔지 얘기를 했어야합니다. 이게 무슨 남녀사이 밀당하는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리고 공론조사하 관련해서안철수펀드 후원자들 말고 생각나는게 없었다면 차라지 세대별, 지역별 비율정해서 공정해거 했어야 합니다. 안철수지지자들은 그럼민주당에서 그렇게 주장했으면 되지 않냐라고 말하는데 대안을 말하기전에 상대방 의견에 반박하는게 먼저죠. 안철수가 사퇴함으로서 동정표륵 얻긴 했지만 그전에 보여줬던 행동들은 정막 이기적이었습니다
밀가리
12/11/27 00:58
수정 아이콘
3) 가상대결에 대해 말을 해보겠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되길 바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대로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가 되는걸 바라지 않겠지요. 이런 사람들은
안 vs 박 -> 안
문 vs 박 -> 박
이렇게 투표가 '가능'합니다. 무효표를 날리는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가능성이 중요한 겁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의 대상이며 그 지지자들은 후보 단일화 이후에도 지지자들끼리도 일종의 단일화가 필요한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상대결 방식은 지지자간의 협력이 아닌 갈등을 조성하는 여지가 있습니다. 원하는 후보의 승리를 위해서 이러한 역선택을 해야 유리하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시말해 실제로 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가능성이 있으면 음모론이 생기고 공격의 대상이 됩니다.
이런 논쟁이 가득한 가상대결의 결과가지고 박근혜 후보랑 싸우겠습니까? 이 가상대결이 정확한 유권자의 속마음인지 아닌지 확신도 불가능한데요?

이런 상황에서 실제로 안철수 후보에 투표하고 박근혜 후표에 투표하는 일종의 역선택(혹은 반대의) 일어날 가능성이 0%라고 확신하십니까?
포켓토이
12/11/27 01:00
수정 아이콘
허어.. 역선택이 왜 일어납니까? 역선택을 하던지 그냥 응답거부를 하던지
박vs문에서 문이 차지하는 %는 변하지 않습니다. 박이 차지하는 %가 달라지죠.
역선택 고려해서 박%는 무시하고 안하고 문의 %만 비교하면 되는거 아닙니까?
그럼 역선택은 완벽하게 무시할 수 있죠. 그런데도 악마의 선택입니까?
밀가리
12/11/27 01:10
수정 아이콘
실제 대선에서는 안이 되건 문이 되건 단일 후보를 뽑을 생각이 있는 사람도,
단일화 후보를 뽑는 가상대결에서는 역선택이 가능하다니까요.
"난 단일 후보를 어차피 뽑을건데, 이번 단일화 투표에서는 문(안) 후보가 되길 바라니까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해야지"
실제로 몇 %가 일어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이런 식의 갈등을 조장하는 여론조사 방법입니다.

게다가 안철수 후보측에서는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도 포함한 가상대결을 원했다는거죠.
박근혜 후보의 지지자들의 역선택까지 나온다면 제대로 결과가 나오겠습니까? (실제로 보통 여론조사 할 때 박근혜 지지자 포함하고 포함 안된거 결과 따로 나옵니다)
아는 지인
12/11/27 01:00
수정 아이콘
뭐 비슷한 생각이네요 저도..
이정도가 뭐 가장 변명다운 변명이겠네요.
문제는 이제 안철수캠프가 정말 맘이 많이 상한 상태에서 단일화캠프에 들어간들 뭐하겠느냐 라고 생각한다는거죠.
이제 그들은 이미 루비콘의 강을 건넌 사람들인데 죽어도 안철수랑 죽고 살아도 안철수랑 살아야할텐데
과연 문재인후보가 승리하는게 좋을까요~실패하는게 좋을까요~
성공하게 된다면 지상과제인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중 정권교체가 되버린건데,그건 그들이 주장하던 이기는 후보라는 기본명제에서
벗어난 결과물일테고, 그걸 원하지는 않을꺼란거죠.

만약 이번선거에서 패배하게 된다면 그뒤 민주당은 친노계열은 또 언제 그랬냐는듯 책임을 회피하겠죠.
비노측은 책임을 물을테고, 짜증나는건 진짜 친노가 누구냐는겁니다.

정동영후보가 선거에서 진뒤 친노계 인사들이 수면아래에서 있었는데
노무현 대통령 서거후 너도나도 친노라고 나온다는거죠. 이들중 진짜 친노가 있냐는겁니다.
자기들 유리할땐 친노 불리해지면 친노라고 이름써놨냐고 주홍글씨라고 변명하는데
노무현대통령께선 정면돌파로 사건을 해결했다는걸 잊지않아 주셨으면 좋겠네요.

암튼 친노가 책임을 지게 되면 또다시 구민주계가 장악하게될테고 다시 구태의연 일테죠.그리고 박지원 원내대표는 또 살아남겠죠.
딜하는데 있어서는 최고시니까.

그 구태의연의 정치가 다시오게되면 또 우리는 안철수를 찾게 되겠죠.
12/11/27 01:02
수정 아이콘
속 시원하게 잘 이야기해주셨습니다
12/11/27 01:12
수정 아이콘
(운영진 수정) 안철수가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행동들은 자신이 말하는 정치쇄신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습니다
포켓토이
12/11/27 01:16
수정 아이콘
그 부분은 제가 쓴 안철수를 위한 변명 1을 읽어주시죠.
안철수의 정치쇄신의 실체에 관해선 거기에 자세히 쓰여있습니다.
몽키.D.루피
12/11/27 01:18
수정 아이콘
이해찬박지원 사퇴요구가 패착이었죠. 이 능구렁이 두명은 이것만 기다리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당내, 당외적인 상황 때문에 언젠가는 결단을 내려야 했을 겁니다. 그런데 때를 기다리다가 결정적인 순간이 오자 바로 물러났고 문재인은 모든 걸 포기한 이미지, 안철수는 무리하게 요구하는 이미지가 되어버렸죠. 여론도 그쯤에서 급격히 돌아서기 시작했고... 이후 안철수의 인적쇄신을 이야기한 것은 아니라는 인터뷰가 여론을 더 들끓게 만들었습니다. 글쓴분은 양보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모든것을 얻었고 안철수가 쏙 빠졌기 때문이죠. 그 시점에서는 민주당이 계속 뒤로 물러서는 모양새였습니다. 만약 반대로 민주당이 공세를 취하고 안철수가 물러서면서 양보하는 모양새였다면 여론이 그렇게 안캠 쪽에 나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안철수의 지금 상황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단지 이번 대선을 포기한 것일 뿐이죠. 앞으로 안철수가 어떠한 선거에 나오든지 어느 누구도 함부러 양보하라는 소리를 못할 겁니다. 이미 서울 시장과 대통령이라는 모든 정치인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두 자리를 아무 조건없이 양보했으니까요. 안철수라는 정치인은 이제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세력과 힘을 보여줬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건 워밍업이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정치인이죠. 안철수라는 캐릭터가 한국 정치사에 분명히 큰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한국 정치에서 볼 수 없고 예측할 수도 없는 인물이거든요.
김어준인가.. 그랬죠. 이번 대선과 단일화는 더 많이 버리는 쪽이 이기는 게임이라고.. 문재인은 측근 친노들과 이해찬을 버리면서 단일화 후보가 되었고..(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고..) 안철수는 대통령을 포기하고 정치인생을 얻었습니다. 안철수 나이에 정치 5년만하고 끝낼 거 아니면, 그리고 만약 진짜 안철수가 정치의 꿈을 가졌다면 충분히 좋은 카드를 가지고 물러난 셈이죠..
12/11/27 01:24
수정 아이콘
본문만 봐도 정략적인 행동을 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만... 안철수 전 후보가 정치 초보라는 평이 무색하게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여러 행보는 정치 9단이라는 평을 듣기에 충분했습니다만, 이런 평이 나오는 마당에 정략적인 행동을 안 했다는 것은 이상한 말이지요. 후보 본인의 진심은 어떻던 간에 말이죠.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국민경선이라는 다른 방법과 "비교해서" 민의가 왜곡되지 않는 방법을 사실상 거부하는 것으로 움직인 정략적 행동부터가 문제라고 봅니다만. 단일화 협상에서 사람들이 기대한 것은 "안철수나 문재인 둘 중의 아무나 하나를 뽑아도" 괜찮은 상황, 즉 문재인과 안철수의 화학적 융합을 기대한 것이지, 누가 더 잘 낫냐, 누가 더 못 낫냐. 가리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었죠. 안철수 전 후보의 행동은 "내가 이겨야 한다." 측면이 너무 강했고, 그에 상대적으로 문재인 후보의 행동은 "누가 되어도 좋다. 내가 되는 것이 더 좋지만." 측면이 강한(혹은 그렇게 보이는) 행동이라서 딱히 한 쪽으로의 지지가 확실한 사람이 아닌 이상은 안철수 전 후보에 대한 행동에 대한 반감이 강할 수 밖에요. "네가 이기기 위해서 꾸물거리는 사이에 소중한 시간이 다 없어지고 있다!"는 식으로 말이죠.

사람들은 단일화 룰 따위는 어떻게 빨리 정하고 안철수 전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합체! 하기를 바라고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들이 나오기를 바랬는데, 이러한 단일화에 늦장 부린 안철수 전 후보측이 단일화 룰 협상에서도 손해를 더 보지 않으려고 늦추기만 하고 있으니 안철수 전 후보 측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뭐 님께서 언급한 안철수 전 후보가 했다는 "자신만이 이길 수 있다"는 생각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런 식의 단일화를 원한 것도 아니고 말이죠. 룰 협상 따위야 대충 비슷하게 맞추고 일주일만이라도 서로와 서로의 생각을 비교하고 융합하는 시간을 가지기를 원했는데 ...
iAndroid
12/11/27 01:35
수정 아이콘
.
포켓토이
12/11/27 01:38
수정 아이콘
전 타이밍 정치같은건 없었다고 봅니다.
대선 출마가 늦은건 고민하다가.. 그리고 안철수의 생각 책쓰면서 나름
대선 출마를 위한 자신만의 절차를 밟다가 늦은 것 뿐이구요..
안철수 후보가 그렇게 정치 고수는 아니지요..
정말 고수였으면 이런 훤히 보이는 초짜같은 실수들 안하고 이겼을겁니다.
내일은
12/11/27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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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을 잘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문재인 후보 지지자들이 안철수 후보의 '전격' 사퇴'에 말이 많은건 반대로 문재인 후보가 전격 사퇴를 했을 경우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겁니다.

기본적으로 후보단일화는 두 사람 중에서 누가 더 지지도가 높은가?(안철수 후보측은 누가 박근혜 후보 상대로 경쟁력이 높은가?) 를 따져 누가 남고 누가 포기하는 형식의 '서바이벌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야권에서 기존 민주당과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친노'를 대변하는 문재인과 기존의 정치무관심층, 또는 정치에 관심이 있지만 기존 정당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을 대변하는 안철수라는 다양한 성향의 지지자들을 포괄하는 두 경쟁자들이 공정한(합의된) 룰을 가지고 경쟁을 펼쳐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그 룰에 따라 한 사람이 남음으로써 떨어진 사람의 지지자들도 아쉽지만 승자에게 지지를 던지는 컨벤션 효과를 노리는 일련의 정치적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는 본인이 지는 것이 거의 명확해진 상황에서 지는 길을 선택하지 않고 아예 싸움 자체를 포기하는 수를 펼칩니다. 결국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는 되었지만 예상했던 컨벤션 효과는 사라지고 민주당(혹은 기존정당정치)에 핍박받은 안철수만 남았습니다. 이건 안철수 본인에게는 최선의 수였지만 후보단일화를 지지했고 나아가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컨벤션 효과를 기대했던 야권 지지자들에게는 후보단일화가 안되는 것 다음으로 차악의 경우였습니다. 결국 새누리당이나 언론 등이 비집고 들어올 틈 자체를 안철수가 제공한 겁니다.

반대로 생각해봅시다. 만일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안철수 후보처럼 그냥 사퇴하고 사퇴 이후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떻게 계획도 밝히지 않는다면 여기에 불만을 가진 민주당 '조직'이 안철수 후보를 야권 단일화 후보로 인정하지 못하고 선거 운동에 나서지 않기로 한다면 안철수 후보 지지자분들은 분통을 안터뜨렸을까요?

이런 점을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안철수 후보의 전격 사퇴에 대해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단순히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 지지자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야권후보단일화 과정에서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는 야권단일후보의 탄생을 기다렸던 그냥 정권교체를 바랐던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린 안철수에게 실망한 사람들의 탄식도 있다는 것을 안철수 후보 지지자분들도 아셨으면 합니다.

아마 안철수는 이렇게 생각헀던 것 같습니다."박근혜를 이기기 위한 단일화인데 내가 제일 경쟁력 있으니 내가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후보 단일화를 위한 협상인데 후보단일화만 되었으면 되는게 아닌가?" 물론 아주 틀린 생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정치는 그렇게 단순히 지지율의 함수가 아니죠. 감동과 드라마라는 요소가 있는데 안철수 후보는 이런 것을 전혀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아니 못했다고 봐야겠죠.
내일은
12/11/27 01:49
수정 아이콘
여기는 PGR21 이니까 PGR21식 비유를 하자면

스타리그에서 이미 한쪽에서는 오랫동안 리그를 지배해왔던 박근혜 선수가 결승에 선착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반대쪽 4강에서는 나름 전통있는 팀의 적자인 문재인 선수와 소속팀도 없이 혜성처럼 등장해서 로열로더의 길을 걷는 안철수 선수가 결승 진출을 두고 다투고 있습니다. 팬들은 일주일 전부터 두 선수의 승패를 예측하느냐 부산합니다. 박근혜 선수의 종족에 대해 상성이 좋은 안철수의 선수의 결승 진출을 바라기도 하고 경험이 풍부하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문재인 선수가 유력하다고 보는 팬도 있습니다.
5선3선승제에서 안철수 선수가 신선한 빌드로 2연승을 선취합니다. 하지만 역시 전통있는 팀의 적자인 문재인 선수도 단단한 경기 운영으로 2세트를 따내고 균형을 맞추고 5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세상으로는 분명히 문재인 후보가 앞서고 있습니다.
경기 중에 먼저 체제를 갖춘 안철수 선수, 하지만 문재인 선수가 조금 늦지만 단단한 생산체제를 바탕으로 물량을 뽑아냅니다. 안철수 선수가 문재인 선수의 쌓이는 물량을 조금씩 갉아먹었지만 워낙 생산체제(민주당)이 탄탄한 문재인 후보도 결국 물량을 비등하게 맞춰 200대 200싸움으로 갑니다.

이제 선수들은 서로 200을 채운 상태에서 자기에게 유리한 전장을 선택하기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과 신경전을 펼칩니다. 그 신경전이 너무 오래 지속되어 보는 관중도 긴장속에서도 피로감을 느낄 정도입니다.(단일화과정) 다만 경기를 보건데 안철수 선수는 생산체제가 약해 한타 싸움에서 지면 회복이 어려워보이기에 무조건 단 한번에 이겨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전장을 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긴장이 극대화되는 상황에서 자원도 다 파먹어 결국 어느 선수든지 간에 공격을 할 수 밖에 없는 타이밍이 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안철수 선수가 쿨GG를 선언하고 경기를 종료하고 떠납니다.

정전록도 아니고?!

아마 정말 이런 경기가 있었다면 PGR은 잠시 멸망하고 운영자는 모든 게시판을 걸어 잠글겁니다.
안철수 후보가 지난 금요일에 보여줬던게 이런겁니다. 일단 결승진출자를 결정됐지만 경기 자체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양 선수 지지자들 모두 자기 선수들이 그 순간에 이길 수 있었다고 게시판에서 싸우는 상황?
아는 지인
12/11/27 01:56
수정 아이콘
오 역시 pgr은 스타로...
한국과 일본이 축구를 하는데 승부차기까지와서 마지막 키커 1명씩 남겨눈 상태에서 gg
한국과 일본팬이 바다건너서 남해에서 한산도대첩한판 더 할 기세죠.
단빵~♡
12/11/27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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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웃으면 안되는 글인거 같은데 마지막 문단 '피지알은 잠시 멸망하고 운영자는 모든 게시판을 걸어잠글겁니다.' 에서 빵터졌네요 크크크 비유가 약간은 안맞는게 있는거 같긴하지만 꽤나 적절하신거 같습니다.
지금뭐하고있
12/11/27 02:07
수정 아이콘
사퇴에 대해 정략적인 판단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1. 패배하지 않았다.
아주 엄밀히 말하면, 단일화는 이뤄진 것도 아니고, 이뤄지지 않은 것도 아닌 이상한 모양새가 되어 버렸습니다. 단일화는 정권교체(대선승리)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양 지지자들 모두의 마음이 합심해야 하며, 다시 이를 위해서는 아름다운 단일화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흡수/포섭할 수 있는 명분을 가져야 하는데, 그 명분이란 결국 양자 대결에서의 승부이든, 담판이든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없이 일방적으로 사퇴를 해버림으로써, 주자가 한 명이 남아서, 어의상 단일화는 되었으나,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셈이 되었죠.
그럼 필요한 것은 뭘까?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그걸 끝맺어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려면 문이 안에게 대결에서 승리했을 때보다 더 많은 것을 줘야겠지요. 정치 20년 하시겠다고 했으면, 그만한 기반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정당도 기반도 없는 정치인은 사실 이슈에서 멀어질수록 인기가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런 안에게 문은 끝맺지 못한 단일화를 매듭짓기 위해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손에 쥐어줘야 합니다. 벌써 신문이나 인터넷은 난리죠. 빨리 가서 포섭해야 한다고, 안철수는 단일화를 매듭짓지 않았고, 패배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많은 것들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목마른 자는 여전히 문과 민주당이구요.

2. 명분을 얻었다.
안캠은 사퇴 직전까지 여론이 상당히 안 좋았습니다. 사실 그 전의 여론조사 추이와 수치를 놓고 분석해보면, 50/50의 단일화 방식에서도 문재인이 이기는 국면까지 이르렀을 정도로. 그 이전까지 안철수는 마치 투정부리고,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찾아다니는 기회주의자, 이기주의자였는데, 사퇴 한 방에 룰을 따지던 문과 자리를 바꿔버렸죠. 심지어 그것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을 통해서 완전히 명분을 앗아갔죠. 사퇴의 변을 보면 문을 적극 지지하겠다는 말은 별로 없지만, 단일화 과정의 잡음은 본인이 가져가겠다는 희생적 이미지까지 구축했습니다. 그게 그의 본심이든 아니든 그는 명분을 얻었죠. 여론이 그냥 바뀐 게 아닌 가장 큰 이유입니다.

3. 실리를 챙긴다.
언급했듯이 여론 추이가 상당히 안 좋았습니다. 안캠의 기상천외한 가상대결 방식을 50%적용해도 승리가 불안하거나 패배하는 정도로 여론이 다운됐는데, 사퇴 한 방에 여론이 모두 안캠으로 돌아섰습니다. 문과 민주당은 사퇴로 밀어넣은 악당처럼 넷심이 보고 있을 정도로요. 실리란 게 여론의 반전 뿐이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1번에서 언급했듯이 문과 민주당은 안후보 지지층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누가 남았더라도 같겠지만) 그럼 안후보가 열심히 대선을 돕도록 해야 하는데, 만약 단일화 승부에서 안이 졌다면, (저는 여론 추세상 50/50에서 안이 질 확률이 더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명분이 문에게 있기 때문에, 안은 '당연히' 열심히 도와야 마땅한 것처럼 됩니다. 그런데 일방적인 사퇴로 '패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울러 마치 '양보처럼 보이기 때문에' 문이 안에게 도움을 요청하려면, 솔직히 더 많은 정치적 자산을 제공해야만 합니다. 이는 서울시장 때 민주당이 박원순을 열심히 도왔으나, 안철수는 별반 크게 돕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4. 이번 선거 결과에서 자유롭다.
이번 선거에서 문은 필히 이겨야만 하는 국면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안이 단일화를 위해서 사퇴까지 해 준 상황이니, 진다면 설 자리가 없겠죠. 민주당과 친노 역시 이 프레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 합니다. 반면 안은 유유자적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기면 자신이 사퇴해서 만들어진 대통령 자리입니다. 자신이 가장 큰 공을 세운 것과 마찬가지고, 지면 자신은 대선승리를 위해 20%의 지지율을 포기한 사람인데,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롭게 됩니다. 물론 열심히 안 도와줄 경우, 그 책임에 대한 얘기가 나올 수도 있지만, 그런 것보다는 문과 친노의 패배 책임이 훨씬 크기에 별로 신경쓸 바가 못 됩니다. 이기면 1등 공신, 지면 타인에게 책임이 돌아가고 남는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정치'꾼'도 아닌 제 눈에 이 정도가 파악되면, 정치판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계산 끝난 거 아니겠습니까? 설마 안후보가 이런 정도도 모르고, 혹은 고민도 없이 사퇴를 했다고 생각지는 않으시겠죠. 저는 안 후보의 사퇴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그가 대단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안후보가 소위 말하는 '성자 안철수'여서 대단하다는 게 아니라, 어떤 분석이든 간에 자신이 대통령에 가까이 서 있음에도 돌아설 수 있음에 대단하다는 것이고, 그런 판단을 내려줘서 고맙다는 겁니다.
iAndroid
12/11/27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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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뭐하고있
12/11/27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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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2번과 4번에 대해서만 지적하면,

2번) 안철수 측에서 대의원 선정을 하는 것이 어렵다는 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안철수 펀드 후원자에서 선정하겠다는 것까지도 굳이 이해하자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럼 동일하게 놓고 보려면 문재인 측은 문재인 펀드 후원자에서 선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제가 알기로 문재인 측이 이렇게 하자고 하니까, 안 측에서 민주당에 그렇게 신뢰가 없냐는 식으로 반박한 걸로 알고 있는데...
한 정당이 온통 똑같은 생각으로 가득찬 인간을 모아놓은 게 아닌 바에야, 그리고 경선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수많은 당원을 본 다음에야 저렇게 얘기하는 게 당연한 건데, 그걸 가지고 소속 정당에 대한 신뢰 운운하는 것은 후안무치 아닙니까?

4번) 여론조사 방법론을 두고 다툰 건 사실 제가 사회조사방법론 전문가도 아니고, 크게 언급하기에 저어되는 부분이 있고, 실제 글쓴님의 표현 중 누구도 통 큰 양보는 없었다는 부분도 어느 정도는 인정합니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안철수의 정치 개혁의 열정과 진심'에 대한 것인데, 저는 안후보의 정치개혁이 정말 못 마땅하거든요. 적어도 그가 내놓은 정치쇄신안만 두고 보자면, 개악도 이런 개악이 없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정치쇄신안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얼마나 부적절한지는 이미 많은 매체, 많은 교수, 학자들이 지적해놨으니 더 지적은 않겠습니다.(그는 이런 지적들에 대해 '기득권층의 당연한 반발'이라고 일갈했죠. 자신의 캠프 내의 정치학자들마저도 반대했는데, 진짜 얼척이 없어서..) 아울러 여론이 이상하게 움직인 게 아니라, 여론은 지극히 정상적으로 움직였습니다. 그가 내놓은 정치 쇄신안은 진보, 개혁적 정치학자들마저 반대했는데, 그걸 기득권층의 예상된 반발이라고 하더니, 국민이 그에게 기대한 건 새로운 정치 개혁, 쇄신이었는데, 그가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행태 -민주주의의 조직적 선거 운동에 대한 이해 부족, 성급한 중단에 대한 실망감, 민주당에 요구한 쇄신이 구태정치에서 빈발하던 정당성 없는 인적 쇄신이라는 점 등-가 실망스러웠기 때문에 여론이 그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겁니다.

반면 지금 국민 여론이 그를 응원하는 것은, 이미지와 달리 구태스런 행태를 보였던 그가 마지막 순간에 구태스런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12/11/27 03:14
수정 아이콘
국민의 여론이 떠나갔다고 보기에는 사퇴하기 전까지도 아주 큰 지지율을 가지고 있었죠.
굉장히 부풀려 글을 쓰시는 분이 보이네요.
지금뭐하고있
12/11/27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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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저 말씀이시군요. 국민의 여론이 떠나갔다는 표현은 좀 지나쳤네요. 다른 표현으로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버디홀리
12/11/2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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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지지자 분들은 만약 단일화 경쟁에서 이겼다고 해도 문재인의 표들에 전혀 관심이 없었나봐요?
아하스페르츠
12/11/27 15:59
수정 아이콘
전체적으로 일리가 있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만, 3번은 맞지 않는 말씀인 듯 합니다.
여론조사의 대상자가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임을 모르는 상황에서 조사를 한다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상자가 이 것이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임을 알고 있다면,
자기가 원하는 후보가 단일화가 되게끔 의도를 가지고 투표를 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진정한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할 수 있지만,
가상 대결 형태의 투표에서는 문/안 둘 중의 한 후보에 대한 선호가 있으나, 단일화가 되면 박후보 보다는 단일화 후보를 지지할 사람의 의견이 왜곡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견이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면 제대로 본선 경쟁력을 평가하기도 힙듭니다.

안후보로 단일화 되길 바라는 마음에 문후보와 박후보의 경쟁 구도에서 실제로 단일후보를 선택할 사람이 무효표를 던지거나 박후보를 선택할 경우가 무시하지 못할 정도가 된다면, 문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는 제도가 됩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포켓토이님께서는 무효표나 투표포기의 방법이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이 악마의 방식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지만, 포켓토이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가상 대결의 의미는 실제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점검하기 위함인데, 실제 본선에서 후보에 상관 없이 단일화 후보에게 투표할 표가 어떤 경우에는 무효표가 된다면, 이 또한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측정하는데 부적합한 방법이 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가상 대결 방식이 역선택의 문제 등으로 실제 본선의 경쟁력을 평가하는데 무리가 있는 방식이라는 의견이 많이 퍼져 나간 것은 부당한 방식임이 타당하고 많은 이가 그에 동의했기 때문이지 차마 말씀하지 않으신 이상한 이유 때문이라고는 전혀 생각치 않습니다.
포켓토이
12/11/27 21:48
수정 아이콘
말씀하시는 것은 그냥 가상대결 방식 결과의 정확성과 역선택 가능성에 대한 우려 정도로써 상식적인 주장입니다.
거기에 대한 제 생각은, 사실 역선택을 한다한들 어느 한쪽 후보 진영에서만 특별히 더 많이 할리가 없지요.
정말 누군가 조직적으로, 대규모로 조작할 생각이 없다면 양진영의 역선택은 서로 상쇄되어서 결과의 정확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 보는게 제 생각입니다.
다만 그 문제와는 별도로, 당시 인터넷에 유포됐던 "가상대결 방식은 악마의 방식이다"- 라는 주장은 실제와는 다르게
안지지자는 박vs문에서 양심을 버리고 박을 골라야 이길 수 있게 되는 방식이라는 식의 극단적인 주장이었습니다.
짧고 이해가 쉬우며 매우 효과적으로 만들어진 선동문구였지요. 단 두줄로 사람을 흔들 수 있었으니까요.
전 솔직히 이렇게 잘 만들어진 선동문구가 저절로 자연발생되어 인터넷에 자연유포되었다고 볼 수가 없습니다.
물론 설사 이걸 누군가의 공작이라고 의심한다고 해도 그게 민주당일 확률보다는 새누리당일 확률이 한 열배는 높겠지요.
민주당이든 새누리당이든 이른바 알바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는건 이미 확인된 사안이고 심지어는 클리앙
게시판에선 어떤 알바분이 잠깐 자기 인증도 했거든요. 사람들 질문도 받아주고.. 진짜 알바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기들은 돈받고 하는 일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아하스페르츠
12/11/28 11:46
수정 아이콘
양진영의 역선택이 서로 비슷하게 상쇄 되어 결과의 정확성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은 이상합니다.
역선택 또는 무효선택은 개인의 진정한 선호와는 다른 전략적인 선택입니다. 이 전략적 선택의 비율이 어느 정도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또한 박빙인 대결에서 진정한 선택이 아닌 전략적 선택의 비율이 투표의 결과를 결정 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해당 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밖에 없으며, 그 결과가 영향을 미칠텐데, 그 결과는 실제 본선에서의 경쟁력보다 축소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일화를 통한 당선 가능성의 극대화 측면에서도 좋은 방법이 아닐 것입니다.

악마의 방식이라는 말을 적극적으로 퍼뜨린 사람들 중에 박근혜후보 지지자나, 문재인후보 지지자가 상당수 있었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수의 사람이 가상대결 방식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던 이유는 그 것이 정말로 불합리한 요소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지 그런 선동 문구 때문이었다고는 생각 되지 않습니다. 만약 선동 문구가 영향을 미쳤다면 전략적 선택과 양심에 따른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가상 대결 방식의 오류를 선동 문구가 잘 짚어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는 알겠습니다. ' 양심을 팔아 박근혜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악마의 방식이다.' 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라면 무효표로 박근혜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으니 벗어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말씀하신 것 처럼 가상 대결에는 '상식적인' 우려 요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요소는 무효표 선택지로 해소 되지 않습니다. 가상 대결의 문제점 중 하나를 잘 짚어준 선동 문구가 있었을 뿐 실제로 문제가 있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그 방법을 고집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아 보였고, 그 모습에 많은 비판이 있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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