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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2/20 00:50:42
Name 라라 안티포바
Subject [일반] 18대 대선 소감.
1. '노동의 배제' 지속된 선거

권위주의정권에 뿌리를 두고 있는 현 여당은 말할 것도 없고 현 보수야당계열의 지난 10년 민주정부 동안에도 지속되었던 문제였습니다.
사실 대선 초창기 때부터만 해도 '경제민주화' 문제가 부각되었습니다만, 어느새부턴가 대북문제라는 냉전반공 헤게모니가 주 떡밥이 되었더군요.
종북문제와 당 없는 군소후보라는 측면이 아니라면 오히려 노동문제를 현실정치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려는 후보는 이정희 후보와 김순자 후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2. 프레임을 짜는 기득언론

경제민주화 문제가 총선때부터 '선거의 여왕' 박근혜 당선인이 빠르게 체제전환을 통해 희석시킨 것도 한 몫 했습니다만
경제민주화 문제보다 냉전반공 헤게모니 문제가 더 강화된 데에는 조중동 등 주류 보수언론의 강력한 영향력 행사가 매우 컸다고 봅니다.
이번 선거를 거치면서 솔직히 새누리당보다 선거와 같은 견제장치조차 없는 기득언론이 더더욱 무섭더군요.

3. 민주정부 수립에 냉전반공 헤게모니 수렴이 필요한 대한민국의 현실

김대중 정부의 경우에도 대표적 냉전반공 세력중 하나인 자민련과 연합하면서 개혁적 세력이 충분히 보수화된 이후에나 성공하였습니다.
실제로 문재인 후보도 TV토론 과정 등에서 어느정도의 냉전반공 이데올로기를 수렴하였으나, 일부의 여지를 남겨둠으로써
당선에 필요한 충분한 냉전반공 헤게모니 수렴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오히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득표를 한 것은 냉전반공 헤게모니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승자독식 구조의 대한민국 선거구조상 냉전반공 헤게모니의 약화라는 득보다는
냉전반공 헤게모니의 재집권이라는 실에 더 초점을 두는 것이 야권 지지자들의 공통된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그로 인해 '조금만 더 냉전반공 이데올로기를 수렴해서 이기는것이 좋았다' 고 생각하는 것이겠죠.

4. 지난 대선에 보여왔던 거대프로젝트의 상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당선시의 행정수도이전,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시의 한반도 대운하와 같은 거대프로젝트의 공약이 이번에는 빠져있었습니다. 뭐 반값등록금이 있긴 합니다만 그렇게까지 크게 이슈화되지는 않았죠. 최장집 교수는 짧은 재임기간동안 역사에 남을 업적을 남기기 위한 욕심 (일부는 사욕도 추가된다는 사견이 있습니다만) 때문에 거대프로젝트를 국민적 합의와 철저한 검증 없이 이루어지는 점들을 지적했습니다. 일단 후보간의 공약간에 이러한 거대프로젝트가 빠져있었던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한국 대통령제의 구조상 박근혜 당선인에게도 무언가 거대프로젝트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다수당과 최다득표로 대통령 당선이 되기는 했습니다만, 반대당에 대한 지지도 그만큼 적지 않은 편입니다.
이러한 거대프로젝트의 접근은 대단히 신중하게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는 다소 따분한 이야기고, 제 사견을 말씀드리자면...
문재인 후보는 난세에 적합한 유형의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저는 이번 투표율을 68퍼센트 정도로 예측했는데요, 이는 노무현 바람보다도 안철수 바람이나 문재인 후보의 호소력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경이로운 수준의 투표율에는 수도권 등 기존의 무투표자들보다는 전라, 경상 등 콘크리트 세력이 결집했던 것이 더 컸었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연설 실력이나 시대정신을 읽어내는 통찰력 등 감성에의 호소력이 강한 반면, 승부사 기질이 있어 호불호가 확실한 스타일이었다면, 문재인 후보는 국정운영의 안정감은 노무현 후보보다 높게 치지만은 무난한 신사같은 이미지였습니다. 난세에는 노무현 후보같은 다소 과격한 성향의 정치인이 더 먹히는게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내용추가) 개인적으로 야권 지지자이긴합니다만, 그 이유는 야권인 민주당이 집권해야만이 여권의 견제표로 거대야당인 민주당에 지지를 보내는 것이 아닌 진보정당에게 적극적 지지를 보낼 수 있다는 판단이었기 때문인데요.
그런 면에서 새누리당의 재집권은 개인적으로 참 아쉽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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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글링아빠
12/12/20 00:53
수정 아이콘
지금의 국민의 일반적인 대북관에 "냉전반공이데올로기"의 레떼르를 붙이는게 온당한가 싶습니다.

저도 햇볕정책 좋아합니다만..
Grow랜서
12/12/20 00:57
수정 아이콘
4번같은 경우는 서울경기 투표율 전국투표율과 그다지 차이 없었어요....
오히려 50대유권자들의 총결집을 원인으로 보셔야 될거같아요
라라 안티포바
12/12/20 01:01
수정 아이콘
제가 근거자료가 있는건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수도권쪽에는 대학생 비율이 많고
지방쪽에는 50, 60대가 많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물론 말씀하신대로 투표율의 증가가 무당파인 2030세대보단 50대 이상의 유권자들이 결합이 강했다는 것이 제 의도와 부합합니다.
그 부분은 매끄럽게 설명하지 못했네요.
12/12/20 00:57
수정 아이콘
초등학생땐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런 노래를 배웠는데..
요새 보면 실제론 북한은 그냥 '나쁜 친구'네요.어울리지도 말아야 하는...
진심으로 생각하는데..북한이 통일 후 우리쪽으로 흡수합병 한다하면 반대하는 표가 훨씬 많지 않을까 합니다.
그냥 중국 줘 버리는게 현실적일거같아요.
라라 안티포바
12/12/20 00:59
수정 아이콘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석훈 박사의 '촌놈들의 제국주의'에서 나오는 말처럼, 북한을 일종의 식민지로 한국의 정체된 경제를 돌파하는 해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좌우 가리지 않고 대단히 많습니다.
12/12/20 01:02
수정 아이콘
학식인들은 그럴수도 있다고는 보는데..
국민투표 같은거 하고..세금 많이 들어간다 어쩐다 같은 프로파간다 한두방 언론에 띄워주면..
전 제 생각대로 북한 분리하자는 의견이 훨씬 많이 나오리라 예상합니다.하하;
라라 안티포바
12/12/20 01:05
수정 아이콘
보수세력도 북진통일이나 북한의 자멸로 인한 흡수통일을 주장할뿐
통일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평화통일의 경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 또는 '휴전선을 가로지르는 어떤 것' 으로 채색해서 공격하는 경우가 태반이죠.
흰코뿔소
12/12/20 01:02
수정 아이콘
장기적으로 볼 때 통일하는 쪽이 국력의 향상에 무조건 도움이 됩니다.
중국이 왜 무서운데요. 인구 때문입니다.
12/12/20 01:04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저도 그리 생각합니다만..
근데 오늘 투표결과도 그렇고,북한을 포용하는 정책보단 척을 지는 정책이 앞으로도 표를 더 받을거같은데..
그럼,과연 국민들이 국익을 먼저 생각할까요? 본인들 호주머니 사정부터 먼저 생각할까요?
(물론,그런 일이 국민투표같은걸로 결정되지야 않으리라 생각하고 if를 써 봤습니다만..;;)
흰코뿔소
12/12/20 02:29
수정 아이콘
정부가 민생을 얼마나 챙기느냐의 문제겠지요.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민생을 허덕이게 만듦으로 북한 프레임에서 자신들의 우위를 놓치 않을 가능성. 다분하다고 봅니다.
그러면 다시 자기 호주머니 사정 챙기기 바쁘고 햇볕정책 같은 것은 배척받겠죠.
장기적인 국익을 보자면 손해고. 개인적으로 보면? 뭐...그렇습니다.
긍정_감사_겸손
12/12/20 01:0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통일은 절대 이루어 지지않을거라 생각합니다.
통일 즉시 북한의 대다수 기득권층이 인권조차 무시할수있는 그 절대권력을 포기해야되는데 그게 싫어서 질질 끌어온거죠..
사실 김일성이 그렇게 빨리 죽지만 않았다면 통일이 되었을거라는 예측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북한군 장교는 일반 시민들 마누라들을 탐할수 있는 권력이 있다고 합니다. 죽이는것도 마음대로겠죠
먼지가 되어
12/12/20 00:58
수정 아이콘
냉전반공이라기 보다는 북한 스스로가 정당하지 않으니까요
북한이 공산주의 국가는 아니지 않습니까?
12/12/20 01:00
수정 아이콘
문후보에 대한 판단에 동의합니다. 구경꾼으로서 저는 '문재인'이라는 인물이 약했다고 생각합니다.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힘든 스타일이에요. 정치세력을 이끌어가는 리더는 아니라고 봅니다.
흰코뿔소
12/12/20 01:03
수정 아이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연설 실력이나 시대정신을 읽어내는 통찰력 등 감성에의 호소력이 강한 반면, 승부사 기질이 있어 호불호가 확실한 스타일이었다면, 문재인 후보는 국정운영의 안정감은 노무현 후보보다 높게 치지만은 무난한 신사같은 이미지였습니다. '

이 부분 심히 공감합니다.
Younhapia
12/12/20 01:06
수정 아이콘
냉전 반공이전에 핵을 만들었고 미사일을 쐇고 연평도를 공격하고 천안함을 침몰시키고 결국 대륙탄도탄을 성공시켰습니다. 이러고 친북정책을 좋아하라고 하면 그게 이상한 노릇이죠. 사실 저도 북한은 참 싫어합니다
라라 안티포바
12/12/20 01:10
수정 아이콘
냉전반공 헤게모니에 부연설명을 하자면요.
물론 휴전이 아닌 정전 상태에서 분단국가의 입장인 한국에서 북한과의 이념문제가 중요하긴 합니다만,
그것이 노동의 배제와 같은 사회경제적 문제를 압도할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문제라고 봅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저조한 투표율이나 민주세력의 저조한 지지율은
한국 정당체제가 이러한 사회경제적 문제에 기반한 정당이 아닌 허약한 정당체제이기 때문이라는
최장집 교수의 생각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후보가 1차토론에서 보여준 만큼, 혹은 군소후보 토론회에서 김순자 후보만큼 노동문제를 꺼내올 수 있었다면은
야권에 유리하게 투표율이 증가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만...
그렇다면 '휴전선을 가로지르는 어떤 것' 으로 채색되어서 언론에 공격받을 위험도 컸다고 봅니다.
흐콰한다
12/12/20 01:13
수정 아이콘
http://soonja.net/xe/think_1/14932



"We'll be back."

- 2012년 12월 19일
19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김순자 선거운동본부
단빵~♡
12/12/20 02:58
수정 아이콘
내용추가의 내용과 같은이유& 그과정 에서생긴 문후보에 대한 호감으로 야권 지지자였는데 많이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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