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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9/10 04:36:27
Name 스타나라
Subject 드랍쉽과 드랍쉽 사이 - So 1 스타리그 5주차 1경기 임요환 vs 박성준을 보고...
2001년 5월 5일

사막 한가운데에서 들려오는 무전...

커맨드 : 치익~ 치익~ 아아~ 여기는 커맨드 치익~ 드랍쉽 출동 드랍쉽 출동~

스타포트에서 출격하는 드랍쉽.

이내 마린과 매딕을 때려싣고 저그의 멀티로 날아간다.

드랍쉽 조종사 : 으메~ 징그러운것 싸게싸게 내려서 해처리 정리해브러!

마린 & 매닉 : 썰!

해처리를 정리할즈음 상대의 저글링과 히드라가 몰려온다.

드랍쉽 조종사 : 아~아~ 병사들 어서 드랍쉽에 올라타라 오바!

이내 드랍쉽에 올라타는 병사들. 드랍쉽은 출발한다.

드랍쉽이 몇미터 가지않아 조종사는 말한다.

드랍쉽 조종사 : 깨던 해처리는 마저 깨고 가야것지? ^^

항로를 바꿔 상대의 멀티쪽으로 회항해버린 드랍쉽 조종사.

결국 쫄다구들을 풀어 해처리를 깨고는 유유히 본진으로 돌아간다.

이 사건 이후로 표창을 받은 드랍쉽 조종사. 그의 이름은 임요환 이었다...

시간은 4년이 흘러 2005년 9월 10일

들려오는 무전은 4년전의 그것과 같았다.

커맨드 : 치익~ 치익~ 아아~ 여기는 커맨드 치익~ 드랍쉽 출동 드랍쉽 출동~

조종사는 기뻐했다.

4년전 표창이후 더이상 드랍쉽은 몰지않고 배슬이나 탱크만 몰고 다녔으니,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드랍쉽을 조종하게 된것이 얼마나 기뻤겠는가!

조종사는 4년전의 솜씨 그대로 쫄다구들을 때려싣고-_-;; 이내 상대편 기지로 향한다.

드랍쉽 조종사 : 으메~ 징그러운것 싸게싸게 내려서 해처리 정리해브러!

마린 & 매닉 : 썰!

상대 병력은 오지 않는다. 둥둥 떠다니던 참새 몇마리는 조금 전에 잡아 먹었고,

그나마 무서운 히드라와 럴커들은 중앙에 있는 동료들이 붙잡고 있다.

드랍쉽 조종사 : 좋다. 해처리 깼으니까 싸게싸게 올라타라!

다른곳으로 가는 드랍쉽.

또다시 병력들은 내린다.

도망가는 드론의 엉덩이에 뽕빨나게 총질해대는(-_-;;) 마린들..

그 옆의 매딕은 뭐가 좋은지 그저~ 마린 총알만 대주고 있다.(사실 매딕이 좋은지 싫은지는 알 수 없지만...)

마린들이 한참 총질하고 있을때 저 멀리서 몰려오는 히드라들.

드랍쉽 조종사는 말한다.

드랍쉽 조종사 : 아~ 제군들! 해처리는 꼭 깨라. 못깨면 죽어 ㅗ(ㅡ_ㅡ)ㅗ

마린 & 매딕 : 이런 조종사 샒 ㅜ.ㅜ

불쌍한 우리의 마린 매딕들.

명령대로 해처리는 깼지만 드랍쉽은 돌아오지 않는다.

같은시각. 드랍쉽 조종사는 생각한다.

드랍쉽 조종사 : 으미~ 4년전이랑은 전선이 많이 바뀌었어. 어떻게 히드라 럴커병력이 쏟아져나오는데 뮤탈에 스컬지까지 날아다니는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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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5월 5일...

한빛소프트배 결승이 있던 날입니다.

드랍쉽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박서는 결승에서 장진남선수를 3:0으로 셧아웃 시키며 우승컵을 차지합니다.

그당시 느려터진 드랍쉽을 쓴다는것 자체가 엄청난 생각이었지만,

제가 주목한 박서의 드랍쉽은 바로 운영 능력이었습니다.

현대 인터넷 용어로 쉽게 말하자면 낚시질인 샘이죠^^

박서의 드랍쉽은 다른 테란의 그것과 다를것이 없었습니다.

느려터진 드랍쉽...

하지만, 박서의 드랍쉽에는 뭔가 다른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전선에 재 투입되는 "용기" 였습니다.

블래이즈에서 벌어진 경기.

박서의 드랍쉽은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한곳을 찾아 내린 그의 병력들.

하지만 이내 들이닥치는 상대 병력을 뒤로하고 박서의 드랍쉽 병력은 퇴각합니다.

얼마가 지나고, 맵 구석에 숨어있던 박서의 드랍쉽은 아까갔던 그곳으로 다시한번 들이닥칩니다.

수비왔던 병력이 빠지는 것을 기다린 박서의 멋진 전술이었습니다.(혹자는 잔머리^^; 라고도 하겠지만 말입니다.)

그것은, 그 당시 저그들의 성향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저글링뮤탈을 사용하지 않는한 스파이어는 올라가지 않는...그래서 스컬지가 없는 저그를 상대로,

느려 터졌지만, 박서의 드랍쉽은 종횡무진 활약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날아다니던 박서의 드랍쉽이

1.08을 지나오면서 더 빨라진 드랍쉽으로 바뀌게 되었고,

1.08패치. 이른바 '테란패치' 라 명명된 이 패치의 영향으로 많은 테란 유저들이 드랍쉽을 쓰게 됩니다.

하지만, 저그유저들은 히드라덴과 스파이어를 동시에 올리는 선택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자신의 테크를 속이는 효과 까지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이리하야 박서의 드랍쉽은 한경기, 두경기 뜸하게 나오더니,

급기야 어느순간에서인가 실전에서는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섬맵의 실종과 저그유저들의 대응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박서 자신의 성향 변화가 가장 큰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박서의 성향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박서가 드랍쉽을 쓰지 않으면서부터는 초반 승부가 기형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한빛 ~ 코크 ~ 2001스카이를 넘어오면서 박서의 전성기는 드랍쉽이 함께 했고,

그 이후 2002스카이, 파나소닉 등을 거쳐오면서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됩니다.

바로 bbs로의 변화가 그것입니다.

이것은 2003년~2004년초 암흑기를 거치면서 아카페 전략으로 바뀌었고,

2004ever를 거치면서 전진팩토리와 말도많고 탈도 많은 8배럭빌드까지 발전하게 됩니다.

지금까지의 빌드의 변화를 보자면, 드랍쉽을 주로 사용하는 빌드는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저그전은 초반을 노렸고,후반으로 갈 수록 박서는 드랍쉽을 쓰는 모습보다는

마린 탱크 배슬의 한방 전투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경기에서는 박서의 예전과 같은 드랍쉽을 볼 수 있었습니다.

8배럭 플레이를 통해 초반을 노리다가, 빨리 멀티를 하고 폭발하는 풀량으로 하이브 테크를 상대하는 사이에

신출 귀몰하게 날아다닌 박서의 드랍쉽.

결국 드랍쉽이 한몪 해주면서 투신에게 얻어낸 값 비싼 GG...

오늘의 경기야 말로 진정 "박서 스러운"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조 1위가 확정된 임요환선수 축하드립니다.

쏘원 스타리그의 우승자가 박서가되길 바랍니다.

박서 화이팅!

p.s. 글 중간에 쓰인 투박하고 상스러운 표현은 너그러이 봐주시길 바랍니다 s(__)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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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10 05:41
수정 아이콘
오늘경기는 이겼다는 자체 보다도
박서답게 이긴 것에 더 큰 기쁨을 느낍니다.
황제가 우승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황제 그는 박서니까요^^
The Drizzle
05/09/10 06:24
수정 아이콘
예전과 조금 달라진 점이라면...
예전에는 '게릴라'의 특징이 강했으나 어제의 경기는 '특공대'의 성격이 강하게 묻어나오는 경기였습니다. 상대병력이 달려드는데 퇴각하지 않고 해처리만 때리는 드랍쉽 병력들... 더군다나 드랍쉽을 희생양으로 던지려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해처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죠.
Milky_way[K]
05/09/10 09:13
수정 아이콘
박서다운 경기라~
며칠 전만 해도 그렇게 욕을 먹던 박서였는데,
어제 경기에서는 또 그렇게 멋지게 승리하시다니;
이래서 이 선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불꽃질럿
05/09/10 10:01
수정 아이콘
몸값 한다는 말이 바로 임요환 선수인가 봅니다. 그런데 왜 강민은 자꾸 밑으로만 내려가는지.. ㅜ.ㅜ
글루미선데이
05/09/10 10:26
수정 아이콘
대신에 강민선수는 프로리그에서 몸값이상으로 펄펄날잖아요 ㅎ

아무튼 어제 임요환선수 팬들에게 정말 반가운 스타일의 승리보여줬어요
정말 좋았습니다 ^^
05/09/10 10:52
수정 아이콘
박서다운 승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임요환 선수....
언제나 강하지는 않지만 언제나 좋아라할 수 밖에는 없는 선수네요..^^
Neosteam Rule
05/09/10 11:02
수정 아이콘
R급 (아스트"랄") 테란 임선수...
하늘 한번 보기
05/09/10 11:24
수정 아이콘
CKCG에서 중국선수에게 1패, 커뮤니티 난리, 이윤열선수에게 2:0 셧아웃 8강에서 탈락, 한국와서 WCG예선 탈락...그리고 고대하고 올인했던 프로리그 개막!!!
그러나 3전 3패!!! 전승이였던 에이스 결정전에서 패배, 무패였던 포르테에서 패배, 개막전-최연성/박태민/박용욱선수 승리 후 자신의 2패로 팀 패배, 언제나 강했던 신맵에서 패배, 스타크래프트 역사 이래 처음이라는 프로간의 경기에서 팀플 2:1 패배
커뮤니티들 난리라는 표현으로는 부족.....글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세포조각 하나 안남았을 정도로 난도질......

그러나 그는 한마디 변병도,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고
묵묵히 어제의 경기를 준비했다.
그리고 비로소 보여줬다. 누구보다도 당당하게 보여줬다.
자신이 여전히 황제라는 것을......임요환의 드랍쉽을...
하늘 한번 보기
05/09/10 11:39
수정 아이콘
덧붙이자면... 몇일전.....
양대 마이너로 탈락하고 연이은 주요 경기에서의 패배로 많은 이들을 충격 속에 몰아넣었던 이윤열 선수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승부를 보여주며...경기로 말했었지요....'나는 천재라고, 나는 부활했다'고

또 그 얼마전...
오랫동안 양대 마이너도 모자라 pc방 예선에서까지 머무르며 팬들을 걱정시켰던 강민선수가
프로리그에서(에이스 결정전에서) 누구를 만나든 한번도 지지 않으며 팀을 전승으로 이끌며 스스로 보여줬었지요(결승전은ㅠ .ㅠ)
'몽상가 강민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진호야.....(애정을 1000g-듬쁙-담은 반말입니다....)
뻑난 CD
05/09/10 11:54
수정 아이콘
오늘경기 임요환스럽게 재미있었어요 하하하
김종오
05/09/10 14:07
수정 아이콘
이 경기로 엄청나게 욕먹은 것은 잊혀질 듯.. ^^;
팀플 경기 생각하면 MVP 생각은 전혀 안들지만 어제 정말 날카로운 경기력이었습니다.
Boxer Mania
05/09/10 14:12
수정 아이콘
하늘 한번 보기// 2:1 역전한 적이 처음인가요? 전에 강민선수가 안기효 & 김종성 선수에게 2:1로 승리한걸로 알고있었는데요.. "스타급센스" 노래에 나오지 않습니까.
하늘 한번 보기
05/09/10 14:43
수정 아이콘
Boxer Mania 님// 그때 경기를 2:1로 보시지 않는 분들이 꽤 많으시더군요..2:1이 됨과 동시에 한쪽이 밀리면서 바로 1:1이 되어서....동시 공격에 가까웠다고.....
제 개인적으로도 강민선수의 그 경기를 2:1 승리로 보고 있는데요....그냥 대세에 따라서 글을 썼습니다.^^ ( )를 넣고 부연설명을 할까 하다가 그냥 지나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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