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3/13 01:10:50
Name Timeless
Subject 제 꿈은 선생님이었습니다.
고등학교 후배들께

지금 열심히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계시겠죠?
(그것이 공부든, 기술이든, 또 다른 무엇이든)


제 고등학교 때 꿈은 고등학교 선생님이었습니다.


저희 고등학교에는 젊은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는데요. 그분들의 열정과 또 친밀한 학생들과의 관계가 너무 부러웠고, 꿈나무들을 가르친다는 것 역시 저에게는 큰 매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제 힘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듯, 또 제 힘만으로 자라난 것이 아니듯, 제 진로 결정 역시 그렇게 제 의사만으로는 하기 어렵더군요.

부모님의 기대와 선생님의 기대, 그리고 저의 바람이 뒤섞이면서 수능 보기 전까지도 제 진로를 결정할 수 없었고, 그저 그때를 위해 공부만을 했습니다.


이윽고 수능 점수가 공개되었습니다.

부모님과 선생님이 기대하시던 모 대학의 경영학과를 가기에는 1점 정도가 부족하더군요.

저는 옳거니! 했습니다. 모 대학의 교육학과를 지원할 수 있는 점수는 되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모 대학이라는 것에 만족하셨고, 이제 결정은 저와 부모님과의 타협(?)에 달렸었습니다.

부모님은 못내 아쉬우셨는지 저에게 의대 가기를 권유하셨습니다. 그 순간까지 태어나서 한 번도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꿈도 꾸어본 적이 없었고, 공부를 하면서 '의대'를 타겟으로 잡아본 적도 없었습니다(저는 문과생이었습니다).

원서를 낼 때까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선생님과 의사]

당시에는 제가 어떤 과목에 관심 있었는지 조차 몰랐습니다.

선생님이 된다면 어떤 과목의 선생님이 될까? 부모님의 기대를 져버려도 좋은 걸까? 내가 정말 선생님이 되고는 싶은 걸까?

결국, 그 때는 답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주위에서는 저에게 다들 의대 가기를 권유해서 저 자신에게는 약간 무책임하게도 의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이제 벌써 그때로부터 5년이 흘러 졸업반이 되었네요.

의대 공부는 의외로 저에게 잘 맞았고, 의사라는 직업도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거기다 부모님과 친척들도 기뻐하셨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저 역시 의대를 선택한 것에 대해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내가 꾸었던 꿈은 정말 내가 원한 것이었을까?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내일 일은 알 수 없기 때문에 오늘, 지금에 충실하면 된다"


꿈도 변할 수 있습니다. 5년을 또는 10년을 꿈꾸었다고 거기에 얽매이지는 마세요.

적성검사 같은 것에도 얽매이지 마세요.

자신이 지금 하고 싶은 것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도 아직 젊고,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겠지만 특히 지금 고등학생 후배들은 그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봅니다.

지금까지의 꿈을 위해서도 좋고, 아직은 잘 모르셔도 좋습니다.


제 고등학교 때 꿈은 선생님이었습니다. 다른 길로 온 지금 고등학교 때 꿈꾸었던 것을 이루지 못했다고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그때 꿈을 위해 노력했던 것이 지금 '저의 길'에 들어설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지금을 살아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미래에 대면하게 될 '나의 길'의 입장권을 사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화이팅!^^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진리탐구자
06/03/13 01:21
수정 아이콘
어째 저와는 반대의 경우네요. 저도 수능 보고 나자 갑자기 주변에서 생각도 안 했던 의대 권유했지만(저도 문과.;;;) 다 뿌리치고 사범대로 왔는데. ;;;;
이제 대학 갓 입학했기 때문에 아직은 제 결정이 옳았다는 확신은 가질 수 없습니다만, 제가 뚜렷한 계획을 가지고 성취하려 노력한다면 좋은 쪽으로 결론을 맺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애송이
06/03/13 01:25
수정 아이콘
행복한 고민을 할수있었던 Timeless님이 괜시리 부러워 지는데요?
하하하..^^
대한민국 모든 청년들.. 화이팅입니다~!~!
06/03/13 01:29
수정 아이콘
^^ 열심히 사십쇼~
Timeless
06/03/13 01:34
수정 아이콘
요즘 생각인데, 질풍노도의 시기는 20대 중반인듯^^;

진로, 연애, 독립 등등 생각해야 될 것도 많고, 해야 될 것도 많고, 막 통통 튀고 싶네요.
HirosueMooN
06/03/13 01:50
수정 아이콘
흠 부럽습니다. 대부분의 학생이 점수에 맞춰 대학에 가죠. 자기 자신의 적성을 무시하구요.
저 역시 제가 하고 싶은 것과 상관 없이 점수에 맞춰 공대에 오게 됐네요.
아직까지는 할만 하구요. 하지만 앞으로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죠..
대한민국 학생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06/03/13 01:54
수정 아이콘
저도 이제 갓 입학한 교대생입니다. 지금 학교다니는게 정말 즐겁고 재미있네요. 저야 항상 교대를 지망 해왔고 그래서 교대를 온 케이스이긴 하지만 점수를 맞춰서 갔든 원해서 갔든간에 그안에서 길을 찾는것이 가장 좋은것 같습니다. 물론 세상 겪어보지도 못한 풋내기이긴 합니다. 그래도 자신이 서있는 길위에서 어떻게든 나은 길을 찾기위해 노력하는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네요.
06/03/13 01:58
수정 아이콘
전 사대생입니다.. 원래 선생님이 될생각이 없었는데..
저도 어떻게 보면 점수에 쫓겨서 온 케이스입니다..
하지만, 주어진 상황에 만족하면서 역시 앞으로를 설계하는것이
좋겠지요 ?
제가 아프면.. 타임리스님께 한번 치료받으러 가야겠군요..
근데 무슨과세요 ? 산부인과면 낭패 ;
Nada-inPQ
06/03/13 02:03
수정 아이콘
실제 생활에서 절 알아보는 사람이 생겨 조심스럽긴 하지만,,,

저 역시 제가 10여년간 꿈이라고 믿은 길을 위해 대학을 진학했습니다만, 지금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욕 먹는 직업이 제 꿈이 되어 버렸답니다. 꿈이란, 아니 인생이란, 알 수 없으니까요.
콘트롤 아티스
06/03/13 02:23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데요,,, 지금은 근무하고 있어요.. 근무할수록 보람은 많지만 윗년차들의 갈굼은 대략 OTL
블루 위시
06/03/13 02:27
수정 아이콘
전 그냥 점수 맞춰서 진학했습니다..
대학 선택시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만..
적성보단 장래 취업에 비중을 뒀다는..-_-;;
졸업하면 학점이 어찌되든 그럭저럭 취업은 되기에..
그냥 참아가며 다니고 있습니다.. 제대할 당시(작년초네요..) 수능
생각도 해봤지만.. 지금까진 들어간 비용과 시간이며.. 이것저것 기회
비용을 따져보고.. 결국 복학은 결심했습니다.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자부합니다만.. 솔직히 행복하진 않네요..-_-;;

적성과 직업이 일치하는 분들이 제일 부럽다는..^-^;;
Yourfragrance..
06/03/13 02:32
수정 아이콘
저도 원래 약학과지망학생이었지만.. 수능때 수리점수가 원래 나오는 점수의 -35~40점..제가 7차 초기니깐.. 85-90점나오던 수리가 50점-_-나와버려서.. 지방대 어느 공과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만..
군대다녀와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군요ㅜ_ㅜ짜다시리 제가다니는과에 흥미가 잇는것도 아니고 미래가 밝은것도 아니고.. 답답한마음에 아직 군대 가지도 않았지만... 생각하지도 않았던 공무원시험을 준비해야 하다니-_-;; timeless님 부럽습니다~~~
삽마스터
06/03/13 03:13
수정 아이콘
의대 간건 잘하신걸겁니다. 나이 들 수록 더 그렇지 않을까요?
저는 의대와 컴퓨터과 사이에서(저역시도 의대는 생각해본적이 없고 컴퓨터가 좋았습니다.)컴퓨터과를 선택했습니다.
필드에 진출해있는 선배님들 말 들어보면 의대를 가면 미래에 대한 걱정은 좀 덜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재미도 없었을지 모르지만요.
삽마스터
06/03/13 03:14
수정 아이콘
Nada-inPQ// 혹시 꿈이 국회의원인겁니까?
06/03/13 03:49
수정 아이콘
타임리스님!!! 몇년밖에 더 못산 처지지만 전 사춘기를 지금 겪고 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나이를 더 드신 분들이 보면 어떻게 생각하실지 짐작도 가구요.
인생 참 어렵습니다....흑
여자예비역
06/03/13 09:40
수정 아이콘
음음.. 이런 엄마친구 아들같으니라고..; 농담이고.. 사람은 현실에 맞춰가지나 봅니다..그려..
저의 꿈은 역사학도 내지는 역사선생님이었거든요.. 독도가 우리땅이라는것을 이손으로 세계에 확인받고 일본의 무개념역사를 바로잡고 싶었는데 말이죠..
수능점수와 집안형편에 따라 소프트웨어를 전공했더니.. 그대로 적응해서 이렇게 일하고 있지요..;
적성에 맞냐구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The Drizzle
06/03/13 11:30
수정 아이콘
역시 탐레스님은 엄마친구 아들입니다.

딴건 모르겠고 연애...로 고민좀 해봅시다-_-;
LowLevelGagman
06/03/13 12:32
수정 아이콘
전 초등6학년때 처음 컴퓨터를 접한뒤, "아.. 내 길은 이거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전에는 여느 어린애들 처럼, 경찰, 소방관,
과학자, 기술자..등등이 꿈이었죠.)
그리고 프로그래밍이라는걸 알게 되면서
확실하다고 생각했죠. 난 이게 적성이 맞는구나..

그런데 결국 대학은 경영학과를 가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미련이 남네요.
뭐.. 하지만 경영학이라는 것도 적성에 안 맞는건 아니더군요. 크크

이게 마지막이 될지.. 아니면 또 한번 수정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앨런스미스
06/03/13 12:39
수정 아이콘
전 의대갔다가 적성에 안맞는것 같아서 자퇴하고 법대에 왔는데요..그것이 옳은 선택이었는지는 아직 모르겠네요..
Timeless
06/03/13 12:50
수정 아이콘
주위에 보면 나이가 몇 살이든 계속 이것저것 도전해 보는 사람도 있지만 어는 것이 더 좋다고는 본인 외에는 판단 불가! 라고 생각합니다.

인생 한 번 인데요^^

고등학생 후배들께 쓴 글이었지만 결국 우리 모두 화이팅!!
레지엔
06/03/13 18:53
수정 아이콘
저도 의대생입니다. 의사하고 싶어서 왔습니다.('일반적인' 의사를 꿈꾸고 온 건 아닙니다만...) 지금 좌절 중입니다... 시험이 잡혔거든요... 후... 힘들면 꿈을 잃어버리는 것 같습니다-_-;
한동욱최고V
06/03/13 23:15
수정 아이콘
아직 꿈이 없습니다. 그나마 좋아하는 건 스타리그를 관람하는 것.
스타리그 pd가 되고 싶은 마음도 조금^^..
선생님이란 직업 정말 매력있긴 한데 저처럼 뒤에서 까는 학생들을 생각하니 멀어지네요ㅜㅜ
세이시로
06/03/13 23:52
수정 아이콘
좋은 의학교육자가 되시면 되겠군요 하하 ^^
군의관
06/03/26 22:32
수정 아이콘
의대생분을 또 만나네요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1735 온게임넷 옵저버 이대로 괜찮나요..? [294] JJ7670 06/03/13 7670 0
21734 조금전 WBC 미국 : 일본 경기 보셨습니까? [64] 마르키아르5353 06/03/13 5353 0
21732 듀얼 1라운드 시드의 가치 [28] 마술피리3395 06/03/13 3395 0
21731 [kencls의 저 질 칼럼 -1-] 온라인 게임이 가지는 의미? [9] 내일은태양3398 06/03/13 3398 0
21729 제 꿈은 선생님이었습니다. [23] Timeless3873 06/03/13 3873 0
21726 좀 씁쓸하네요.. [16] Den_Zang3427 06/03/12 3427 0
21725 군대 이야기..전투화.. [26] 3914 06/03/12 3914 0
21722 더이상 스타를 이스포츠라 부르지 않겠습니다.(글 수정) [136] 내스탈대로5829 06/03/12 5829 0
21721 경기수...이대로 좋은가? [17] 다크고스트3443 06/03/12 3443 0
21720 요즘 젊은이가 보는 군대. [19] 64675753432 06/03/12 3432 0
21719 24강..싫어하시는 분도 잇네요 약간의외.. [19] loadingangels3450 06/03/12 3450 0
21718 K리그 개막전을 가다.~ 대구FC VS 전남드래곤스 [13] 산적2721 06/03/12 2721 0
21717 [잡담]경제원론 수준의 남녀 연애시장 고찰 [17] 뛰어서돌려차4631 06/03/12 4631 0
21715 양치기 소년의 '이번엔 임요환이 아니라고!' [15] 김연우4720 06/03/12 4720 0
21713 24강 확대시 추가 8인의 선정방식에 대한 이야기. [29] 견습마도사3219 06/03/12 3219 0
21712 프로리그 위기 타개책이 스타리그 전격확대 뿐인가 [26] wingfoot3489 06/03/12 3489 0
21711 정식으로 건의 합니다. [43] 루루3443 06/03/12 3443 0
21710 임요환 선수 팬으로써 정말 안타깝습니다.. [101] 레젠4446 06/03/12 4446 0
21709 군 면제자입니다....... [52] 밥은먹고다니4731 06/03/12 4731 0
21707 [잡담] w 플레이어 보시나요?? [17] Den_Zang3701 06/03/12 3701 0
21706 @@ 응원글 이벤트 ... 마감 하루를 남긴 시점에서의 소고 ...! [7] 메딕아빠3628 06/03/11 3628 0
21700 억지만남.... [17] 천제토스강민3370 06/03/12 3370 0
21699 현대 연애 시장의 흐름. [33] 6726 06/03/12 6726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