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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10/26 21:15:04
Name ㅇㅇ/
Subject [FreeBBS] ㅇㅇ/의 독백(5) - 비범하거나 혹은 미치거나
영재라 불리우며 자란 아이들은 그들만이 가지는 무언가의 기질이 약간은 있다
영재반에 다닌다, 과학고에 다닌다, 포항공대에 다닌다
수학경시를 했다, 과학경시를 했다, 물리경시를 했다, 정보경시를 했다
학창시절부터 어딘가 1등 언저리에서 움직이던 사람들은
항상 남들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이미지가 있다
그것이 사실이건 착각이건

평범하지 않다의 반대말인 비범하다는 말로
그들의 우수성을 평가하곤 한다
물론 학업 성취도의 우수성일 뿐이지만
비범한사람이 우수하지는 않더라도
우수한 사람은 한번쯤 비범하게 쳐다보는게 일반 상식
그 틀 속에서 사람을 판단한 기억들은 모두다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뭐 사실 틀린말도 아니도
영재 반에 다니고 과학고에 다니고 포항공대에 다니고
수학 경시를 하고 과학 경시를 하고 물리 경시를 하고 정보 경시를 한 나로서는
사람들의 그런 시선을 몇년동안 지속적으로 받아온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도 나는 좀 평범하지는 않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우수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어딘가 남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그런 생각

학창시절이 끝나고 이제는 평범한 사회인이 되버렸다
다만 평범한 사회인이라는 사회적 직함이 있을뿐 나는 여전히 평범하지는 않다
내 생각 내 행동 내 가치관은 여전히 특이한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것이 옳든 그르든 간에 말이다

비범한 사람들의 특징은 평범함을 거부한다는 특징과 함께
그 평범함이 현실의 중심과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다는 특징도 있다
그 중심은 철저하게 사회가 만들어낸 중심이다
모두가 현실이라 생각하고 합의한 중심
그 중심에서 만들어내는 가치들은 사회 보편적인 가치라고 불리운다
그 가치를 기준으로 평범과 비범을 가른다

이유는 모르겠다 왜 학업 성취도가 높은 사람이 비범한지는
한 분야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은 다른것이 평균에 수렴하기 힘들다는걸 의미할 수도 있겠다
어짜피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사회가 갈수록 극단으로 가는 이유도
어찌보면 모두가 우수한 능력만을 추구하기에
중용의 도를 지키면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것은 아닐까 한다

평범과 비범은 진실과 거짓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사회가 건강하다면 평범이 진실에 가깝고 건강하지 못하다면 거짓에 가까울 뿐이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은 비범을 거짓에 대응시켜 생각한다
절대 가치가 없는 사회에서 평범의 가치가 진실이라고 느끼는건 분명 문제가 있는 판단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그런 판단속에서 사람을 평가하기 마련이다
특히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비범은 곧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려버린다
자신이 평범의 중심에 있을 뿐이지 자신이 진실에 가깝지는 않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한채
그저 그렇게 비범한 사람들의 진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소위 영재라 불리우는 친구들과 많이 지내볼수록
그들이 극단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느끼곤 했지만
그들 모두가 진실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다
오히려 진실에 현저히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비범한 사람들이다
평범을 깨야만 진실에 가까워 지고 그 진실을 추구하려면 비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위인들은 하나같이 비범했다
또 그들이 진실을 추구했던 위인이라면 그 비범함은 하나같이 깊고 심각했다
고뇌에 휩싸여 일반인의 삶을 거부한 위인들이 찾아낸 진실들은 우리에게 대단한 귀감을 주곤 한다

한때 평범하지 않았던 내가 싫어 전적으로 평범해 지기위해 노력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에서 멀어지는 것을 깨닫고 다시 비범해지려고 돌아와 버렸다
예전에는 단순한 학업성취도 향상을 위한 평범의 탈출이었기 때문에 진실에 가까워지는것은 힘들었지만
진실에 가까워지는 것을 추구하는 순간 다른방향으로 나의 평범을 깨는데 성공하였고
그러한 방향을 내 인생의 반환점 삼아 조금씩 이동하려고 하고 있다

나는 여전히 평범하지 않다 방향을 바꾸었을 뿐이다
평범하지 않은 사람은 사회에서는 미친 사람 취급을 받는다
사회가 인정하는 중심에서 멀어진 사람은 사회의 언저리에 속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치이게 된다
사회가 제공하는 가치를 얻을수도 없고 사회가 제공하는 안락함도 얻을 수 없다
물론 지금의 사회는 극단속에서 중심을 찾고있지 못하기 때문에
또 '능력'적으로 비범한 사람을 대우해주는 사회이기 때문에
평범하지 않더라도 그럭저럭 인생을 살아가는데 기회가 많이 발견되기도 한다
(대한민국이 다이나믹한 이유도 이런곳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도 한다)
그 속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데는 비범한 사람들이 머리만 잘 굴리면
오히려 더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실을 추구하고 진실을 얻는데 있어서는
이 사회는 여전히 비범한 사람들에게 틈을 내어주지 않고 있다
사회가 인정하는 중심의 가치에서 벗어나면 가차없이 잘라버린다
사회 이슈들은 하나같이 극단의 중심에서 블랙홀 처럼 여론을 빨아들이며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만을 보이고있다
친구 가족 이웃 사회 예술 철학 자유 평등 정의 그리고 사랑
그 모든 진실들에게 가까워 지려는 노력 없이
자신들의 평균이 만들어낸 의미없는 중심에 모두를 집어넣으려고만 하고 있다
비범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더이상 발생하지 않는다

사회는 진실로 나아가야 발전이지 평범해지는 것은 발전이 아니다
비범한 사람들이 사회에서 수용 가능해야 진실쪽으로 평행이동이 가능하다
모두가 한번에 움직일수는 없어도 비범한 사람들이 외치는 진실이 사회를 변화하는 동력으로 작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다이나믹한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은
양 극단에서 서로 왔다갔다 하며 혼란만이 있을뿐이다
진실로 움직이려는 노력은 평범하지않은 의견이 되어
종국에는 미친 의견으로 치부되어진다
그렇게 비범한 생각은 미친 생각으로 버려져 버린다

미친사람 소리를 들으며 비범해 질것인가
아니면 평범속에서 정서적 안락함을 추구할것인가는
전적으로 개인의 몫에 달렸다
하지만 자신이 감당해낼 인생의 무게가 무겁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아니 그 무게를 이겨낼 자신이 있다면
일단은 미친쪽에 한번은 승부를 걸어보는 것이 더 가치있는 삶아닐까
더이상 영재소리 들으며 미친짓을 하지는 않겠지만
진실된 위인이 될 수 있다는 사명감 하에 나는 이 사회에 미친소리를 하며 살고 싶은 마음이다
비록 내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기도 하고 그 누구에게도 나를 인정받을 수 없다 할지라도
그 속에서 겪는 고뇌와 고통은 나를 다시한번 자라게 하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평범함을 무시하지 않는 비범함을 유지한다면 내 목소리가 확성기를 타고 남들에게 전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독단과 독선을 경계하고 중용과 정반합의 저울을 잘 이용한다면
비범함도 평범함에 어울려 지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실험이지만
어짜피 인생 한번 사는거 실험 한번 하는거도 괜찮지 않겠는가

하는 만용을 내비치며
오늘도 수많은 고민속에서 진실을 향해 한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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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껀 정말 독백이군요 -ㅇ-
개인사를 좀 많이 적었더니 민망하기도 하네요;;
그래도 뭐 어떻습니까 전 비범한걸요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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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마임팩트
07/10/26 21:52
수정 아이콘
비범하군요...
07/10/26 23:57
수정 아이콘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같은 내용인 듯 싶은데 저와 같은 범인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군요. 언어 쪽 경시는 없어서 못 나가신 게 안타깝습니다.
07/10/27 10:33
수정 아이콘
평범의 벽을 깨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범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시도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고 서로가 서로의 그런 노력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이랄까요
사회가 만든 중심에 빨려들어가지 말고 각자의 다양성을 마음껏 뿜어낼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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