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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1/13 22:17:51
Name 글곰
Subject Oh...... I'm OK. It's just game.
디아3 초창기에, 그 엄청난 서버렉과 난이도를 감내하면서 한 번 죽으면 모든 게 끝인 하드코어 모드를 플레이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와우에서 세계최강의 탱커로 불리던 쿤겐(Kungen)이 전세계에서도 단연 가장 앞서갔는데요.

신의 경지에 달한 컨트롤과 판단력으로 쿤겐은 조심조심 불지옥 난이도의 하드코어 모드를 플레이하였고
그의 인터넷 방송을 통해 전세계의 디아3 팬들이 그의 플레이를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그는 결국 175시간 13분만에 죽음을 맞습니다.
그러나 그 이유는 어이없게도, 인터넷 방송 중 불륨을 조절하고 채팅을 하느라 몬스터가 자신을 때리는 걸 몰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주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죽어버린 셈이죠.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사망한 자신의 캐릭터를 확인한 순간, 쿤겐은 소위 완전 멘붕상태에 빠집니다.
"Oh, I'm dead"만 몇차례 반복하죠. 그리고 잠시 후 그는 허탈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I'm OK. It's just game."

(참고영상 링크 : http://youtu.be/K1e8LXRnVoM )
(위의 링크가 안 뜨면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ldy3000&logNo=150139882808 )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방금 전 제가 비슷한 멘붕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확산성 밀리언 아서(확밀아). 요즘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 중에서도 저는 상당히 잉여폐인스러웠습니다. 약 3주간 이 게임에 엄청나게 시간을 투자해 댔죠. 현재 각요 레벨이 20을 넘어섰다고 하면 확밀아 유저분들은 대강 이해가 가실 겁니다. 비록 6성 카드는 하나도 얻지 못했지만, 운좋게도 5성 모르간 카드가 두 장 나왔고 오늘 또 추가로 한 장이 나와 2돌이 가능해진 상태였습니다. 일반 MMORPG 게임에 비유하자면, 전설의 무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매우 좋은 무기를 극악한 드랍확률에도 불구하고 운좋게 연달아 몇 개나 주운 셈입니다.

그리고 오늘, 남는 카드를 정리하다가 이 카드를 실수로 팔아 버렸습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더라고요. 언젠가 직장에서 엄청 큰 사고를 쳤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느꼈던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제대로 말도 안 나오더군요. "어....어어어......" 벙어리 삼룡이처럼 어버버거리기만 하다가 갑작스레 눈앞의 테이블을 내려쳤습니다. 미처 감정이 제대로 제어되지 않더군요. 그리고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다음에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게임 때려칠까?'

그 다음에 문득, 이 글 서두에 언급한 쿤겐의 에피소드가 생각났습니다.  

I'm OK. It's just game.

그저 게임입니다. 즐거우라고 하는 게임입니다. 재미있으라고 하는 게임이죠. 인생이 걸린 것도 아니고, 이걸로 밥을 벌어 먹고 사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되면 되는 데로, 안 되면 안 되는 데로 즐기면 되는 거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며 간신히 마음을 부여잡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멘붕의 상처가 복합 마데카솔을 들이부은 것마냥 확 나아버린 것은 아닙니다만.


그럼 여기서 문제 하나 내겠습니다.
쿤겐이 자기 캐릭터의 죽음을 깨닫고, 멘붕상태에서 간신히 벗어나 저 말을 한 후, 그의 다음 행동은 무엇이었을까요?  

정답 : 그는 바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하드코어모드를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다시 각요에 숟가락을 얹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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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13 22:19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전 []가 있길래 인섹글인줄 알앗네요... 댓글로도 영원히 고통받는 인섹
13/01/13 22:23
수정 아이콘
아...글을 올리다 실수로 뭔가 잘못 눌렀더니 제목 앞에 대괄호가 붙었네요. 삭제했습니다.
13/01/13 22:20
수정 아이콘
각요보다 일반 요정이 더 무서운 시대가 왔습니다...요정이 변하기 전까지 어떻게 해야할지...각요는 화력이 몰리는데 일요는 답이 없네요..
되는데요
13/01/13 22:22
수정 아이콘
멋지시네요.

게임은 게임일 뿐이죠.

그런데 왜 저는 스틸만 당하면 화가 날까요? 크크크

더 좋은카드로 업그레이드 해서 찾아올겁니다. 힘내세요
Ovv_Run!
13/01/13 22:22
수정 아이콘
일요가 너무 무서워요..
홍차먹으면서 팰수도 없고..
13/01/13 23:05
수정 아이콘
저는 피버기간 동안 일요만 집중적으로 홍차먹으면서 두들겼습니다. 반대로 각요는 보통 숟갈만 얹거나 10만딜 정도만 했고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가 각요를 띄우면 저도 이득이고(카드가2장), 친구들도 모두 이득을 보거든요.
결과적으로 서로 이득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에우레카
13/01/13 22:22
수정 아이콘
루리웹의 어떤 분은 슈레플 콘스탄틴을 숟가락에 도시락으로 먹여버리셨다요.
그 다음 행동은 11연 가챠 뽑기였고
결국 콘스탄틴은 지옥에서 리틀그레이!를 데리고 귀환했습니다.
좌절하시지 마시고 꾸준히 각요 잡다 보시면 더 좋은 카드 많이 쌓이실거에요 :)
13/01/13 22:27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이거 그러면 결국 현금 3만원돈이 하늘로..
Euphoria
13/01/13 22:27
수정 아이콘
어이쿠... 과금유저시면 어떻게된 괜찮으실텐데 무과금유저시면 멘붕이 크게 오시겠군요..
13/01/13 22:49
수정 아이콘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게임 때려칠까?' 다음에 든 생각은 '지금 통장에 몇백 있는데 이거 갖다부으면 설마 모르간 풀돌 안되겠어?'였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물론 다행히도 실행하지는 않았습니다.
13/01/13 22:27
수정 아이콘
빨리 카드잠금 기능좀 도입해 달라고 건의하고 싶네요.
실수로 갈갈하거나 팔아버리시는 분 얘기가 은근히 많이 나와서 말이예요.
Made in Winter
13/01/13 22:28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아니면 와우처럼 재구입이라도 가능하게 해주면 좋을텐데...
잭스 온 더 비치
13/01/13 22:32
수정 아이콘
I'm OK. It's just game. 멋진 말이네요. :)
크리스티나
13/01/13 22:32
수정 아이콘
이런 거 액토즈사에 전화해서 복구해달라고 하면.... 안될까요? ㅠㅜ
13/01/13 22:33
수정 아이콘
으... 진짜 멘붕이 여기까지 느껴지네요..
13/01/13 22:42
수정 아이콘
더 좋은게 나올겁니다 화이팅!!
13/01/13 23:06
수정 아이콘
와, I'm OK. It's just game. 이거 진짜 멋진 말이네요.
미하라
13/01/13 23:15
수정 아이콘
저도 프야매 카드깡으로 얻은 08 조성환 모르고 갈갈이했는데 그거 갈아서 08 가르시아가 나오니까 더 열받었던 기억이...
13/01/13 23:36
수정 아이콘
it s 사이에있는 특문?같은거 어디에있는건가요?
13/01/13 23:44
수정 아이콘
그냥 어퍼스트로피입니다만.... 키보드 엔터키 왼쪽 옆에 있습니다.
흰코뿔소
13/01/13 23:42
수정 아이콘
흐흐 저는 오리온 하나 실수로 갈아버려서 키우지 못하고 있는데 저는 양반이네요. 힘내세요~~~ 우리는 게임의 노예가 아니잖아요~ 즐기는거죠^^
13/01/13 23:46
수정 아이콘
흐흐.... 4성이라면 풀돌한 걸 갈아버려도 이정도 멘붕은 아니었을 겁니다. 잉여짓을 하다 보니 어지간한 4성은 죄다 열댓장씩은 뽑았거든요. 하지만 5성은 타격이 심하네요.
그래도 즐겨야죠.^^
기사도
13/01/13 23:51
수정 아이콘
폰게임이라 그런지 가끔씩 잘못 누르게 되더라구요
전 다음주 금요일에 요정보상카드 원기옥 터뜨릴려고 했던걸 조금전에 터뜨려서
200장한계 안걸리게 어떻게 관리하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저는 아무것도 아니었군요
아 초성체 쓰고싶다-.-
Practice
13/01/13 23:57
수정 아이콘
저 아는 형님은 로빈훗 강화 시키려다가[2돌 콘스탄틴]을 갈아버렸습니다. 그러고 새벽 1시에 전화 와서 1시간 동안 멘붕 상태를 토로하시더군요 ㅠ_ㅠ

그 시간에 걸려온 전화였지만 진심으로 위로해드렸습니다... 흑흑... 글곰님도 힘내세요! 세상엔 더한 날림도 많...다는 건 결코 위로는 안 될지 몰라도 ㅠㅠ
13/01/14 00:28
수정 아이콘
헐.... 2돌 콘스탄틴이면 6성 세장이고, 분명 그 형님분은 과금전사시겠군요. 저보다 멘붕이 훨씬 크겠는데요.
뭐랄까...... 이러면 안 되지만 조금 위로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Practice
13/01/14 00:32
수정 아이콘
세상은... 아래를 내려다 보아야만 살 만한 것 같습니다... 크크크크 힘내시길;;;;
네랴님
13/01/14 08:45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감자튀김
13/01/14 18:39
수정 아이콘
쿤겐은 신이니까요. 크크크크 오오 쿤겐신..
아직까지도 그 당시 광어글기 하나뿐인 전사로 줄아만 2넴 앞까지 모든 몹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몰고갔을때의 전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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