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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5/01/31 12:54:48 |
Name |
JaeS |
Subject |
[기타] [스타1] 스베누 스타리그 8강 C조/B조 Preview |
안녕하세요 소닉TV 똘PD입니다.
어떤 분께서 지난 8강 1회차 경기가 끝나고 불판에 소닉님과 제가 소주 한잔 하실 것 같단 글을 남겨주셨더라구요.
그렇지 않았습니다.
테테전 매치업이 나온 것이 조금 걱정은 되지만, 4강에 올라온 선수들 누구라도 정말 실력있고 멋진 게이머들인데요.
(하지만 제가 윤용태 선수로 스토리를 만들고 있었던 것은 팩트...)
내일 2월 1일 일요일 낮 1시에는 나머지 8강 경기가 펼쳐집니다. 두 경기 모드 테란vs프로토스의 경기이네요.
[ 8강 C조 P변현제(A조1위) vs (C조2위)최호선T ]
1세트 신백두대간 (PvsT 6:6)
2세트 투혼 (PvsT 72:88)
3세트 왕의귀환 (PvsT 3:4)
P변현제: 24승 21패 53.3%/ vsT 10승 5패/ 신백두대간vsT 2승0패/ 투혼vsT 2승 0패/ 왕의귀환vsT 전적없음
T최호선: 96승 62패 60.8%/ vsP 37승 24패/ 신백두대간vsP 1승0패/ 투혼vsP 15승 3패/ 왕의귀환vsP 1승0패
택뱅리쌍시대 개막 이후,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게임단에 합류한 선수들. 이 선수들은 대부분 92~95년생들입니다. 프로게이머로써 정점을 찍는 평균적인 나이를 19~21세로 본다면, 이들이 정점을 찍기 직전이었던 2012년. 스타1의 프로무대가 사라져버립니다. 프로리그에서 주전으로 기용되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만개하려던 딱 그 때, 판이 사라져버린 것이지요. 이 세대들이 선택할 수 있던 길은 크게 세가지. 스타2로 전향하거나, 아프리카TV로 건너와 개인방송을 통해 스타1을 계속하거나, 아예 게이머를 관두거나. 저는 개인적으로, 이 세대를 "버림받은 세대"라고 부릅니다. 이 "버림받은 세대" 중의 대표주자들이라 할 수 있는 두 사람이 8강에서 만났습니다.
"버림받은 세대" 혹은 "새로운 세대"의 기수는, 쭈욱, 아프리카로 일찍 전향한 이들이었습니다. 윤찬희/임홍규 선수가 대표적인 인물이죠. 이들의 공통점은 현역시절의 커리어가 일천하다는 것. 그리고 아프리카에 빠르게 전향하여 게임 이외의 캐릭터를 쌓아왔다는 점입니다. 예로 들은 저 두 선수의 현역 공식전 커리어는 둘이 합쳐 단 1전 뿐입니다.
반면, 스타2로 전향하여 괜찮은 적응력을 보여주었으나 딱 거기까지 였던 선수들이 2013년 즈음 대거 아프리카로 넘어옵니다. 이 인물들의 대표주자가 바로 변현제 선수와 최호선 선수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수준급의 경기력을 갖췄으나 스타1/스타2 모두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커리어를 갖고 있다는 점과 아프리카 특유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점. 그래서 이들의 개인방송은 높은 경기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시청자수를 보이며, 대회에서도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곤 합니다. 현역시절 자신들보다 한단계 아래였을 연습생 출신 게이머보다도 낮게 평가되고는 하죠. 그렇다고 욱하기에는 자신들의 커리어 역시 그야말로 애매한 수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소닉TV의 리그에서도 아주 조용히 게임을 하고, 소리소문없이 애매한 16강-8강에서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런 그 둘이 8강에서 만났습니다. 이제 한 명은 4강에 가고, 한 명은 다시 애매한 커리어로 이번 스타리그를 마감합니다.
스타리그, 보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이 둘의 경기력에 대한 의문은 이미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현제 선수는 32강 B조 1위/16강 A조 1위로 8강에 올랐습니다. 네, 스베누 스타리그 유일무이의 무패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입니다. 그가 상대한 선수들의 이름은, 이성은/임진묵/박세정/진영화/윤찬희. 다섯 경기 모두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주었죠. 게다가 이 선수, 누구보다 캐릭터가 강한 선수입니다. 프로리그 5일 체제 이후 그 명맥이 사라지고 있는 사파형 스타일에 완전히 특화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끊임없는 견제와 색다른 유닛이용때문에 그의 경기는 기대하게 만드는 힘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박태민 해설의 한 마디 이후, 변현제를 상징하는 단어가 되어버린 "사랑". 그는 이번 스타리그에서도 적극적으로 배터리를 이용하며 상대를 교란하고 있네요. 이번 16강 세 경기에선 사랑의 배터리-파일런-캐리어 로 이어진 시리즈를 보여주었는데요. 과연 다전제에서도 변현제 특유의 흔들기가 빛을 발할까요?
최호선 선수는 32강 A조 1위/16강 C조 2위로 8강에 올랐습니다. 그가 2승으로 뚫은 32강 A조의 멤버는 진영화/김명운/김범성. 그리고 최호선은 소닉TV의 마지막 공식대회였던 스베누 올스타전의 우승자입니다. 변현제가 사랑이라면, 최호선은 묵직함입니다. 최호선의 경기는 유별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단하고 강하죠. 현역시절부터 메카닉에 뛰어났고, 초반부터 상대를 보며 맞춰가는 후반운영이 일품입니다. 그의 테테전은 70%에 육박하고, 토스전은 테란1위입니다(부동의 1위 박성균이 지난 재경기로 미끄러지는 바람에...) 종합승률 역시 전체 4위. 그의 앞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지난리그우승자)김택용-(2회연속우승자)박준오-(꾸역꾸역승률기계)염보성입니다. 이런 대단한 승률에도 불구하고, 최호선은 이번 대회에서 철저히 가려져 있었던 선수입니다. 프로리그 12연패와 온게임넷스타리그 2전2패의 커리어도 한몫 했겠죠. 때문에 최호선은 많은 이가 주목하는 이번 8강에서 증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선수이며, 어떤 게임을 할 수 있는지를.
놀랍게도, 두 선수 모두 8강이 치뤄지는 세 맵에서의 상대종족 승률이 엄청나네요. 변현제는 테란을 상대로 1패도 기록하지 않고 있으며, 최호선의 투혼 토스전은 무려 15승 3패(!!)입니다.
예상은, 글쎄요. 너무 뻔하다고 해야할까... 변현제는 또다시 경기 시작부터 최호선을 흔들 것이고, 최호선은 그걸 받아내며 우직하게 자신의 게임을 해나가겠죠. 다만 변현제의 견제만 있는 선수가 아니라는 점. 최호선이 공격을 꺼려하지 않는다는 점이 변수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싶네요.
[ 8강 D조 P장윤철(C조 1위) vs (D조 2위)구성훈T ]
1세트 투혼 (PvsT 72:88)
2세트 왕의귀환 (PvsT 3:4)
3세트 신백두대간 (PvsT 6:6)
P장윤철: 6승 1패 85.7%/ vsT 4승 0패/ 투혼vsT 1승0패/ 왕의귀환vsT 전적없음/ 신백두대간vsT 1승0패
T구성훈: 140승 104패 57.4%/ vsP 56승 44패/ 투혼vsP 12승12패/ 왕의귀환vsP 전적없음/ 신백두대간vsP 1승0패
위의 두 선수가 "버림받은 세대"라고 한다면, 이 두 선수는 그 바로 앞세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죠. 비슷한 그룹으로 박준오,김윤중,염보성,진영화가 있습니다. 공통점도 많은 두 사람입니다. 팀에서 촉망받던 종족별 유망주였으며, 프로리그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기대를 받았으나 개인리그에서 무언가 아쉬움을 남겼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허나 확연한 차이가 있죠. 구성훈은 특유의 유들유들함으로 현역시절부터 재기발랄한 모습으로 사랑받았다면, 장윤철은 굉장히 조용하고 차분한 이미지입니다. 개인방송만 봐도 그 차이가 확연합니다. 이 두 선수 역시 무언가 한번의 커리어가 필요합니다. 스베누 스타리그는 그 기회가 될 수 있을까요.
장윤철은 스타2에 제법 오래 있었고, 그래서 아프리카 진출이 굉장히 늦었습니다. 소닉TV 데뷔 역시 얼마 되지 않았죠. 그리고 바로 2주 전, 조일장과의 경기 전까지 단 1패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그가 기록한 패배는 그 1패가 전부입니다. 테란전은 특히나 강력합니다. 최호선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장윤철이 보여준 단단한 운영은 일품이었죠. 변현제가 사파토스의 계보를 잇는다면 장윤철은 정파토스의 계보를 잇는다 할 수 있겠네요. 다만, 워낙 오프라인 경기가 오랜만이고. 본인 스스로 이번 대회에 받는 압박이 거세다 말하고 있는 점이 불안요소라고 보여지네요.
구성훈은 다릅니다. 그는 아프리카에도 잘 적응하여 사랑받는 개인방송을 만들어냈고, 경기력 역시 수준급으로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시대 이후 치뤄진 여러번의 오프라인 대회에서 구성훈은 늘 4강권에 자리하는 선수였습니다. 곰클래식에서 우승을 거뒀고, 헝그리앱초청전에서는 김택용을 잡고 우승했으며, 소닉TV에서도 8차스타리그의 준우승을 차지했었죠. 딱히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정작 경기를 해보면 이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슬렁슬렁 걷는 듯해도, 정작 상대의 공격이 들어오면 스윽하고 받아쳐버리는 취권의 고수같은 느낌이랄까. 현역 시절에도 세리모니로도 한 몫했던 구성훈이 이번 대회에선 유독 조용합니다. 하지만 승리 후 그의 몸짓은 언제나 의미심장했어요. 임홍규를 이기고 빙빙 돌리던 손이라던가, 김승현을 이기고 내뱉은 입모양이라던가... 이번 8강이 끝나고 부스를 나오기 전, 구성훈이 팬들이 기다렸던 무언가를 보여줄지 궁금해지네요.
그 누구에게도 불리하거나 유리하지 않은 맵, 투혼이 1차전이기에. 이 경기의 승자가 그대로 2:0의 승리를 거두지 않을까 싶네요. 2세트 왕의귀환이 테란에게 상당히 유리한 맵이지만, 1세트를 승리한다면 장윤철의 노림수가 바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또 유들유들 구성훈이 막아넘길지 모르지만요.
저그가 사라졌고, 33혁명 이후를 대표하는 두 게이머가 탈락한 현재. 흥행을 걱정하는 팬들이 여럿 있더라구요.
물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리그를 기획하고 준비했던 제겐 오히려 즐거운 결과로 느껴지네요. 버림받았던 세대들이 자신의 사라진 청소년기를 불태울 기회가 생겼습니다. 한 때의 영광을 바탕으로 정상의 맛에 취해 있던 올드게이머들은 쓴 잔을 맛봤죠. 그러나 그들 역시 자신들의 클래스를 충분히 입증했습니다. 남은 두 8강 매치업 역시 버림받은 세대와 낀 세대들 간의 경기. 모든 게임은 이렇게 의미를 하나하나 담고 있습니다. 이번 스베누 스타리그를 통해, 판이 사라져 못다했던 꿈을 실현하는 어린 게이머들이 있고. 이번 스베누 스타리그를 통해, 별풍선에 날려보냈던 열정과 투쟁심에 다시 발이 붙은 네임드 게이머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또 한 번 새로운 이야기를 써줄 것이라 기대합니다. 이 기대감을 믿기에, 소닉TV는 이들의 이야기를 쓸 종이를 계속 만들어볼 작정입니다.
흰 종이만 있으면 됩니다. 게이머들이 그 하얀 공간을 가득 채워줄테니까요. 그런 게이머들에게 여러 색의 크레파스와 연필과 붓을 쥐어줄 사람은, 바로 여러분. 우리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 아닐까요. 이번 주 일요일에도, 용산 이스포츠 스타디움을 가득 메워줄 팬분들의 큰 함성을 기다립니다. 내일도, 아프리카 소닉TV와 온게임넷을 통해 지난 시절의 향수를, 새 시대의 꿈을 응원해줄 여러분을 상상할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스베누 스타리그 결승은 2월 15일 낮2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생방송으로 시작됩니다. 첫 유료화인만큼 걱정도 되지만, 이 것 역시 오래도록 마지막 장이 나오지 않을 스케치북의 한 축이 되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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