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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5/02/13 23:37:10 |
Name |
저퀴 |
Subject |
[기타] 이볼브 리뷰 |
이볼브가 처음 공개된 건, THQ가 자신들의 IP를 팔아 치우면서 유출되어서였습니다. 그 때는 레프트 4 데드 개발진이 만드는 새로운 IP란 이야기만 있었죠. 이후로 2K 게임즈 쪽에서 인수하고 나서 드디어 공개된 이볼브는 제목처럼 진화하는 몬스터와 헌터 간의 싸움을 다룬 액션 게임이었습니다. 꽤 신선한 소재였죠. 그리고 출시된 이후에, 직접 플레이해봤는데요. 단순히 소재만 신선한 게 아니라, 게임 자체도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1. 훌륭한 배경
게임의 배경은 아주 단순합니다. 어두운 밀림이나 협곡에서 4명의 헌터와 1마리의 몬스터가 싸우는거죠. 그리고 보고 듣는 즐거움이 있는 게임입니다. 거대한 몬스터를 쫓다가 슬슬 근처에 있으면 땅이 울리면서, 어느샌가 몬스터의 괴성을 들을 수 있고,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밀림 속에서 계속 몬스터를 추적하는 과정은 보는 것만으로도 꽤 즐겁습니다.
특히 게임이 지나치게 단순해질 것을 막기 위해서, 중립 위치에 속하는 야생 동물들도 있고, 여러 환경 변화가 제공되는 점도 매우 좋았습니다. 요즘 좀처럼 보기 힘든 크라이 엔진을 쓴 작품이기도 한데, 그래픽도 꽤 훌륭했고요. 다만 맵 디자인에 있어서는 전반적으로 큰 차이점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2. 헌터와 몬스터
헌터는 4명이 한 팀이고, 각각 어썰트, 트래퍼, 메딕, 서포트로 나뉩니다. WOW처럼 확고한 역할 놀이인 셈이죠. 그리고 개성이 꽤 강합니다. 4가지의 클래스마다 자신이 수행해야 하는 목표가 확연하고, 그렇게 어렵지도 않습니다. 다만 누군가가 실수하면 팀 전체가 무너지는 구조라서 때에 따라선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몬스터는 좀 더 자유로워서 좋았습니다. 홀로 플레이해서 협동이란 개념이 없거든요. 골리앗과 크라켄만 해도 겉모습부터 플레이 방식까지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이볼브는 4 대 1로 이루어지는 멀티플레이가 자칫 몬스터 쪽이 스트레스만 받을 가능성이 있었는데, 헌터나 몬스터나 매력이 넘칩니다.
다만 헌터 입장에선 사냥 모드에서 시간이 끌리면 지루하게 느낄 때도 있어서 아쉽더군요. 특히 숙련되지 못한 유저들 입장에선 일방적으로 당한다고 느낄 때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몬스터 쪽도 마찬가지고요.
3. 그 외
게임의 대표격인 사냥은 처음 접할 때는 좀 어려운 감이 있었습니다만, 게임에 숙련될수록 특유의 매력이 넘치는 모드였습니다. 몬스터는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면서 도망쳐야 하고, 거기다가 야생 동물까지 사냥하면서 진화해야 하죠. 그리고 헌터 쪽은 그냥 단순하게 쫓아가는 게 아니라, 몬스터가 어디로 움직이는지 예상하면서 아군하고 같이 협동하면서 사냥하는 재미가 대단합니다.
그 외에 방어나 본거지 같은 모드는 생각보다 별로였습니다만, 그렇게 나쁘진 않았고요. 모드가 엄청나게 다양한 건 아닙니다만, 대부분의 모드는 금방 규칙을 익힐 수 있고, 다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 장점이었네요.
그리고 의외로 AI가 상당히 훌륭한 편입니다. 처음에는 AI와 플레이하다가 멀티플레이를 즐겼는데, 그 때부터 알게 된 점이 AI가 어지간한 유저보다 똑똑하다는 점이었거든요. 몬스터는 어떻게 도망쳐야 할지, 누굴 잡아야 할지 잘 알고 있고, 헌터 측은 몬스터를 놓치지도 않고, 협동도 잘 하는 편이었습니다. 다만 헌터 쪽 AI는 무언가가 문제인지 몰라도, 가끔 지나치게 멍청하게 굴 때가 있더군요.
4. 가격과 컨텐츠 양
제가 이볼브에 가장 실망하는 점은 이게 국내에선 3만원대의 적당한 가격으로 정식 발매되었지만, 기본적으로 이볼브는 보통의 게임들처럼 60달러로 출시되는 패키지 게임이었다는 점입니다. 12명의 헌터, 3마리의 몬스터에다가, 그나마 헌터는 각각 클래스마다 3명이니 일반적인 FPS보다 더욱 폭이 좁습니다. 그나마 장비를 골라줄 수도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있는 레벨 시스템은 구색만 갖춘 것에 불과합니다.
결국 게임을 하면 할수록 부족하단 느낌을 상당히 많이 받습니다. 더군다나 더 심각한 건 DLC 쪽입니다. 벌써부터 외형을 바꿔주는 스킨 DLC와 앞으로 예정된 추가 헌터와 몬스터가 존재하죠. 그런데 스킨이야 어차피 안 사도 그만인 것들이니 별로 문제 삼고 싶진 않습니다.(그렇다고 마음에 든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당장 예약 특전이었던 베히모스 DLC의 가격이 무려 10달러가 넘습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 하나를 어지간한 게임의 대형 DLC 수준으로 팔아치우고 있습니다. 당장 모든 DLC를 다 합치면 본편 가격을 뛰어넘는 수준이고요.
비슷한 예로 배틀필드4와 비교해보죠. 추가 장비, 맵, 모드가 들어간 4편의 확장팩 DLC를 개별로 구매해도 이볼브와 비슷한 수준 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이볼브는 앞으로 예정인 헌터와 몬스터 DLC까지 다 구입하면 아마 게임 2~3편은 사는 수준이 될 겁니다.
차라리 이럴거면 부분 유료화 모델의 온라인 게임으로 나오는 편이 나았을 것 같네요. 게임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게임 본편의 컨텐츠 양도 부실하다고 생각되는데, DLC 정책조차 별로 마음에 들지 않네요.
5. 총평
만일 국내 발매 가격으로 구매해서 즐기시겠다면 나쁘지 않습니다. 그만큼 국내 가격대는 적절합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쳐도, 이볼브는 풍부한 컨텐츠 양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것도 심각할 정도로요.
거기다가 DLC들은 그 어떤 것도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정말 게임에 애정이 잔뜩 생기신 유저 분이라면 구매할 수도 있겠지만, 제 기준에는 납득하기가 어려운 수준이네요.
그리고 협동을 별로 좋아하시지 않는 분이라면, 저처럼 혼자서 플레이하는 걸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별로 성격에 맞는 게임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매칭 시스템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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