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릴적부터 횡스크롤 겜을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오락실에 붙어살며 많은 겜을 해왔습니다.  

캡콤제 횡스크롤 겜은 거의 다 해보았고 또 잘했습니다.

캡틴 코만도라든가, 천지를 먹다 라든가,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라든가 캐딜락이라든가

요즘 게이머는 이름도 잘 모르는 겜들이죠.

나름대로 횡스크롤 매니아라고 할수도 있겠는데요.

그런 제가 한국제 횡스크롤 겜들, 쉽게 말해 던파류를 하다보면

정말 짜증나는 것이 있습니다.

화면과 조작성이죠.


한국제 횡스크롤 겜들은 왜 그렇게 숫자가 뜨는 것을 좋아할까요?

적을 한방 때리면 숫자가 뜨는데 이 숫자가 화면을 가려서 짜증날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연타류 기술을 쓰면 숫자에 가려 적이나 제 캐릭터가 보이지도 않을때가 많습니다.

이게 던파만이 아니라 다른 겜에서도 다 그렇더군요.

왜 게임 제작자들은 이렇게 숫자가 뜨는 것을 그렇게도 좋아할까요?

이 숫자를 보고 딜x질이나 하라는 걸까요?

저는 겜 하다보면 바빠서 숫자가 몇이나 뜨는지 전혀 신경쓰이지도 않는데 말입니다.

자기가 가한 딜을 보면서 게이머가 즐거워하게 만들고 싶다면

화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구석 같은 곳에 뜨는 데미지를 표기하면 좋지 않을까요?

숫자 보면서 즐거워할 사람들은 보게 내버려두고

보기 싫은 사람은 그런 숫자를 안보게 할수 있게 만들어주거나요.

화면이 복잡해지면 적의 움직임을 볼수가 없고

따라서 액션겜의 기본인 피하고 때린다가 어렵게 됩니다.

눈에 들어오는 많은 정보 때문에 플레이어의 피로도가 가중된다는 점도 있고요.

그런 문제점을 감수하면서도 화면에 꼭 그 많은 숫자를 띄울 필요가 있는 걸까요?



여기에 파티플을 하면이 문제는 몇곱절로 심해집니다.

던파는 펀치 킥 던지기 정도가 기술의 다이던

과거 횡스크롤 겜과 달리 화려한 스킬들이 많은데요.

네 명이서 이런 스킬들을 난무하다보면...

뭐 설명안해도 다 아시겠지요.




요즘에는 클로저스라고 새로 나온 겜을 하고 있는데

이 던파의 단점을 몇곱절로 부풀린 것 같습니다.

기술 이팩트가 엄청 화려한데 거기다 숫자는 가릴만큼 뜹니다.

이상황에서 파티라도 하면 정말 뭐가 뭔지 보이지도 않습니다.

거기에 화면 한가득 부비트랩이 깔려 있어서

건드리면 대폭발이 일어나는 일이 허다합니다.

이것만으로도 짜증나는데 이 겜은 공콤이 주가 되는 겜이라

한번 몹을 붙잡으면 공중에서 내려오지 않는 인간들도 있습니다.

거기에 기술들이 하나같이 화려하고 화면을 가리는 기술들이라

내 기술이 상대방 기술 때문에 빗나가는 일도 많습니다.

웃기는 일이죠. 화면 절반을 가리는 기술을 썼는데 적이 맞질 않아요!

그야말로 개판 오분전이죠.

이 겜 하다보면 미아찾기 하는 것 같습니다.

겜 하다보면 내 캐릭이 어디있는지 왜 맞았는지 왜 죽었는지도 모릅니다.

이것때문에 짜증나서 겜 안한다는 사람들도 많아요.


저는 이 겜 하면서 정말 겜 제작자가

자기들이 만든 겜을 단 한번이라도 테스트를 해본

것인지 의심스러워질지경이었습니다.

한번 불러내서 겜 플레이 시켜본후에 너넨 이게 재밌냐?

라고 물어보고 싶어지더군요.

과연 무슨 대답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이것도 넥슨에서 서비스하는 겜이니 넥슨의 입김이 들어갔을텐데

던파의 모든 단점들을 극대화시킨 겜을 만들라고

넥슨이 지시라도 한걸까요?



화면 문제도 그렇고 또 마음에 안드는 것은 조작성입니다.

예전 횡스크롤 겜들은 복잡하거나 어려울 것이 없었어요.

버튼 하나는 점프 버튼 하나는 펀치 이게 다였죠.

레버 하나 버튼 두개. 심플하죠. 이걸로 겜 진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던파류 겜들은 왜 그렇게 써야 하는 버튼이 많은 걸까요?

키보드라서 패드보다 더 어렵고 복잡한 조작을 요구하는데

거기서 써야 하는 버튼은 한가득입니다.

던파는 버튼 열다섯개는 써야 하더군요.

그걸로도 모자라서 커맨드도 써야 하고요.

왜 이렇게 많은 버튼을 써야 하죠?

스킬들이 그많큼 많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 스킬들이 그게 그거에요.

이 스킬이 저 스킬 같고 저 스킬이 이 스킬 같습니다.

그냥 기술이름만 틀리고 모션이나 활용도는 비슷한 스킬들이 아주 많아요.

왜 이렇게 스킬들을 나누어 놓은 걸까요?

예전 횡스크롤 겜은 버튼이 적어도

다양한 액션을 구사할수 있었습니다.

때리고 차고 던지고 하는 기술들을 다 구사할수 있었어요.

거기다 그 시절 겜들은 기술이 적어도 그 기술 하나하나가

다 필요했고 적절하게 써야 했습니다.

던지기 날아차기 특수공격 다 쓸모가 있었고 특색이 있었죠.

던파는 그와 정반입니다.



이 조작 문제에 대해서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겜은

제가 한 겜중에서는 단 하나 블소였습니다.

블소는 적은 키를 사용해서 어떻게 하면 다양한 액션을 사용할까에 대한

고민이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저 처럼 나이 먹은

린저씨층이 주 고객이기 때문이겠죠.

그런 사람들도 만족할수 있는 겜을 만들어야 할테니까요.

블소가 다른건 몰라도 그런 점은 칭찬할만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겜은 그런 고민이 없나봐요.

저는 정말 한국 게임 계발자들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화면에 숫자 한가득 뜨면 겜이 재밌어지고

버튼을 많이 쓰면 겜에 깊이가 생기는 것 같냐고요.



저는 정말 이런게 싫어서 던파 집어치웠고

다른 던파류 겜을 할때마다 실망하고 있는데

남들은 그냥 별 문제 없이 다 하더군요.

이런 문제에 별 불만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나이를 먹은 퇴물 게이머라서 젊은 사람들의 반응속도를 못따라가는 걸까요?

어린 친구들은 이런 겜 하면서도 아무런 문제를 못느끼는 걸까요?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죠. 저 같은 시대에 뒤떨어진 게이머는 설자리가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