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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5/06/04 17:34:53 |
Name |
글곰 |
Subject |
[히어로즈] 아재를 위한 리리 공략 |
이 글은 저처럼 손가락은 굼떠서 움직이지 않고,
QWER 누르는 데만도 벅차서 1234번호키 따위는 누를 수 없고,
암살자를 선택하면 아군 지원가보다 딜이 덜 나오고,
전사를 선택하면 한타 시작하자마자 증발해 있고,
전문가를 선택하면 공성은커녕 상대 돌격병이나 잡다가 노바 제라툴에게 기습당해 승천하는
그런 아저씨들을 위해 쓰는 왕초보식 공략입니다.
참고로 저는 영웅리그에서 47등급(...)을 기록하고 있으니
저보다 등급 높으면 그냥 보지 마세요. 움하하.
각설하고, 리리는 단언하건데 아재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영웅입니다.
우선 못해도 티가 덜 납니다.
한타에서 전사가 순식간에 죽어버리거나 암살자가 딜은 안 하고 도망가 있으면 욕을 먹지만, 리리는 원래 하는 일이 한타가 터진 곳 살짝 뒤에서 어정거리면서 찻잔을 던지고, 찻잔을 던질 수 없는 쿨 타임에 운룡을 대충 걸어주거나 실명의 바람을 대충 날려 주는 것입니다. 물론 어그로를 끌어준다거나 하는 비교적 고급 스킬도 있지만 관두세요. 리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입니다. 리리가 살아 있는 한 아군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1레벨에서는 프로 투수(q)를 찍으세요. 마술사의 꿈이 조금 더 좋은 평가를 받기는 하지만 아재들은 어차피 mp가 남습니다. 기술 쓰는 걸 아주 자주 깜빡하거든요. 허브차 사거리가 늘어나면 더 멀리서 차를 던져댈 수 있고, 이는 내가 죽을 확률이 더 낮아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리리는 본인의 생존이 곧 아군의 생존을 담보하는 영웅입니다. 살아남으세요.
4레벨에서는 거대한 소용돌이(e)를 찍습니다. 리리가 라인을 미는 데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될 뿐더러, 한타에 휩쓸렸을 때 열심히 도망가면서 e라도 눌러주면 의외로 적들이 골치아파집니다. 이후 13렙에서 휘감는 바람 특성까지 찍으면 시너지가 크게 납니다.
7레벨에서는 몸에 좋은 차(q)나 연속 투척(q) 중 마음에 드는 걸로 고르세요. 몸에 좋은 차는 자신의 생존력을 조금 더 올려주고, 연속 투척은 한타가 자주 일어날 때 도움이 됩니다. 아이고오 상대가 계속 기절시켜서 죽겠어요~ 내 손가락으로는 도저히 피할 수가 없어~ 할 경우에는 후다닥(패시브)을 찍으셔도 됩니다.
10레벨 궁극기는 1,000잔 돌리기입니다. 이걸 찍는 순간 당신은 장년의 손가락과 노년의 판단력으로도 한 타 때 1인분을 할 수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한타 때 우리편 뒤쪽에서 q를 꾸욱 누른 상태로 어정어정거리다, 아군 중 어느 한 명의 체력이 50% 이하로 떨어졌다면 r을 누르세요. 그리고 찻잔이 아슬아슬하게 닿는 거리에서 마찬가지로 어정어정거리시면 됩니다. 이 때 실수로 앞으로 어정거리시다가는 적의 스킬을 맞고 궁극기가 끊길 수도 있으니 적절한 방향으로 어정거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13레벨에서는 휘감는 바람(e)을 찍습니다. 아, 축소 광선이요? 그거 좋은 거 알죠. 그런데 아재들은 그런 거 못 씁니다. q누르는 데만도 바빠 죽겠는데, 심지어 e누르는 것도 자주 깜빡하고 w는 1분에 한 번씩 쓰는 수준인데 언제 1까지 누르고 앉아 있겠습니까. 휘감는 바람이 거대한 소용돌이와 조합되면 상대에게 짜증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특히 자신이 도망갈 때 e 한번 뿌려주면서 도망가면 리리의 패시브 스킬까지 더해져 상대속도가 35%나 차이나는지라 못 쫓아옵니다.
16레벨에서는 만병통치(q)를 찍으시면 됩니다. 이 스킬의 최고 장점은 스킬이 매우 훌륭한데도 불구하고 리리 유저는 아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 어차피 q는 타깃이 자동으로 정해지거든요. 그냥 똑같이 q를 눌러대시면 됩니다.
20레벨에서는 쿵푸 허슬(패시브)을 추천합니다. 20레벨이면 한타가 정말 자주 일어나는데, 살아있는 한 한타 때마다 궁극기를 난사할 수 있게 됩니다. 이쯤 되면 상대에게 리리는 악몽입니다. 쪼끄만 망할 판다 기지배가 아주 그냥 힐링을 퍼붓거든요.
리리의 운용법은 이미 위에서 대충 언급한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추가할게요.
일단 라인전에서는 생각날 때 가끔씩 w를 걸어주면서 상대를 압박합니다. 내 체력이 부족하면 q를 씁니다. 죽을 것 같으면 우물을 먹습니다. 그래도 죽을 것 같으면 집에 다녀옵니다. 리리는 아군과 함께 라인에 서는 편이 좋고, 특히 암살자와 함께할 때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아군을 항상 찻잔이 닿는 범위 안에 넣어두세요. e는 조금 아낀다는 기분으로 쓰시고, 아군 암살자가 '내래 저놈 모가지를 따버리가써!'라고 외치며 상대에게 뛰어들 때 같이 들어가면서 한 번 써 주시면 좋습니다. 라인클리어가 급히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돌격병들에게 쓰진 마세요. 리리가 라인에서 하는 가장 큰 역할은 '죽지 않고, 가능하면 집에 자주 가지 않으면서 경험치를 꾸역꾸역 먹는 것'입니다.
라인전에서 리리가 유리한 영웅 따윈 없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사실 리리는 초반에 1:1이라면 w와 q의 힘으로 어느 영웅을 상대로 하든 대치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저같은 아재들은 스킬 쓰는 거 까먹다가 체력 다 까먹고 헐레벌떡 우물 먹으러 가기 일쑤입니다. 아니면 스킬 마구 난사하면서 라인 밀다가 mp모자라서 역시 우물 먹으러 돌아오거나요. 그러니 리리가 항상 불리하다고 생각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1:1 라인전에서는 평타로 계속 상대 영웅을 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쪽에서 나를 치는데 나는 태평하게 돌격병이나 때려잡으면 안됩니다. 다만 몇 가지 상대에 대한 간단한 대처는 있습니다.
-상대가 자가라인데 히드라를 부른다? : 뒤로 빼세요. 쭈욱. 히드라 없어질 때까지.
-상대가 일리단이다? : 아군 원거리 암살자에게 힐 뿌려줄 테니 라인 같이 서자고 하세요. 일리단에게 한 번 물리면 죽어라 맞습니다.
-해머 상사가 공성모드했다? : 그냥 사거리 밖에서 돌격병이나 잡으세요.
-근거리 전사다? : 평타로 툭툭 치면서 가까이 오면 물러나세요. 항상 거리를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상대가 지원가인데 혼자 라인에 서 있다? : 너나 나나 어쩌다 팔자가 이렇냐... 하고 한숨을 쉬며 툭툭 치세요.
한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 1. q를 [꾹 누르고 있는다]입니다. q를 누르고 있으면 쿨타임이 돌아올 때마다 자동으로 찻잔이 튀어나갑니다. 아재들은 q연타하다 w를 쓰는 순간 다시 q누르는 걸 까먹기 일쑤입니다. 한타 시작부터 끝까지 q는 그냥 누르고 계세요. 그리고 여유가 생기면 아군에게 w를 걸어줍니다. 자신에게 걸지는 마세요. 어차피 뒤쪽에서 어정거릴 거라, w 걸어봤자 사거리에 닿지도 않거든요. 항상 전선 최후방에 위치하며 아군을 힐하는 데 주력하세요. 그러나 내 찻잔의 사거리 안에 아군 최전방 영웅(전사 혹은 근접암살자)이 꼭 들어가야 합니다. 궁극기는 상대의 기절 스킬이 빠진 다음에 쓰는 게 좋지만, 그것까지 계산할 줄 알면 이미 아재가 아니겠죠. 다만 스랄은 조심하세요. 다른 놈들은 비교적 가까이 와야 내게 기절을 걸 수 있지만, 스랄이라는 초록색 못난이 오크는 저 멀리서도 지진을 일으켜 내 1,000잔 돌리기를 끊어버립니다. 1,000잔은 절대 끊겨서는 안 되는 스킬이라는 걸 꼭 기억해 두세요. 그 외에 디아블로, 무라딘, 타우렌 족장 같은 애들도 항상 최전방에 위치하다 보니 리리에게 가까이 있을 경우가 많아서 조심하셔야 합니다. 티리엘이야 뭐 저 멀리서도 달려오니... 티리엘 심판 빠지길 기다려서 1,000잔 돌릴 수준이면 이미 아재가 아니잖아요? 게이머지.
그리고 하나 더. 우리편에 지원가가 혼자뿐이면 용기사나 식물에 타지 마세요. 잘못하면 신나게 공성하다가 힐러 없어서 우리편 죄다 죽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손가락이 안 따라가서 무빙이 안 되고 한타 벌어지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지만,
그래도 히오스인지 뭔지 하는 게임 한 번 해 보고 싶으신 분들께 이 글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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