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워 1을 왕년에 정말 재밌게 플레이했는데,

그렇게 열심히 해본 게임이 없을정도입니다. 국가대표로 외국나가서 우승하고

상금도 받았으니 제 인생게임이었죠.


근데 국내에선 출시 이후 얼마 안되어 외면받은 비운의 게임이죠.

이 게임이 2005년에 나왔는데 당시 국내 rpg는 리니지2, 와우가 전성기였습니다.



리니지1,2,는 둘다 레벨업과 그로 인한 고성능 아이템 입수가 주요 컨텐츠고

와우는 당연히 레이드가 핵심이죠. 와우 전장, 투기장은 절대 메인이 아니었고,유저수도 레이드에 밀리고,

개발사의 관심도도 항상 뒤떨어졌죠.

반면 길드워1은 pvp가 무조건 메인입니다.

게임 시작과 동시에 만렙장비가 주어지고, 바로 pvp를 하는게 가능하고,

rpg로 1레벨부터 만렙까지 찍는데 3일이면 충분한 수준이었죠. 게다가 rpg로 힘들게 얻은 장비들은

pvp모드에서 거저받는 장비와 동일한 성능에 불과하고, 그저 외형만 다를뿐이었죠.


리니지유저들은 레벨업도 없다시피하고  아이템성능 상승도 없는게 그게 무슨 rpg냐라고 비판했고,

와우저들로부터는 황당하게 와우따라한게임다 라고 막연하게 매도당했죠.


그래픽, 외형,맵이나 퀘스트 흐름등은 와우를 따라한건 맞지만 근본적으로 길드워는 절대적으로

pvp게임이라 레이드가 중심인 와우랑은 전혀 다른게임이었죠.


길드워가 내세운 모토는 짧고 빠른 한판이었고, 레벨과 장비의 성능은 동일한 조건에서 해야한다는게

기본이었습니다. pvp버전으로 캐릭을 시작하면 시작과 동시에 만렙+최고성능 장비를받지만

rpg모드로 시작하면 레벨업+사냥을 통해 더 나은 룩의 장비를 갖출수 있었죠.

한마디로 부캐릭같은건 rpg다시 하기 귀찮으면 바로 만렙으로 시작해라 이런식이죠.



여기까지 들으면 왜 길드워1의 선구안이 대단한지 이해하시겠나요?

길드워1이 나온지 10년이 지난 대한민국 게임계에선

노가식의 무한 레벨업 rpg는 대부분 망했고, 빠르게 시작할수있는

pvp게임이 대세입니다.


게다가 10년전에 성능이 동일하고 룩만 다르면 뭔소용이냐 라고 매도당하던 시스템이

지금은 대부분의 게임에서 유료컨텐츠로 자리잡았을정도로 대흥행입니다.

와우조차도, 형상변환 패치이후로 더 나은룩템을 찾겠다고, 온맵을 뒤지는 유저가

상당수입니다.

롤이나 오버워치 등에서 스킨팔때 약간의 성능 업이 있으면 오히려 유저들의 반발을살테죠.

그만큼 pvp겜은 공정한 조건하에 싸워야한다는게 요즘 게이머들의 기본마인드입니다.

와우도 이번 군단 확팩에선 투기장 , 전장에서 유저들간의 템격차를 완전히 없앴다고 발표했죠.



게다가 길드워 pvp 컨텐츠중 하나인 4:4 매칭이 있는데,

4인이 파티로 신청하면  4인파티 끼리의 매칭을

1인큐는 1인큐끼리만 매칭을 시키는(심지어 2인큐도 불가능) 공정한방식에

1인큐끼리 모인팀이 이기면 무조건 다시하고 지면 자동으로 쫑나게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게다가 1인큐로 모인팀이 10연승을 달성하면 그때부터 4인큐 매칭에 참여하는(한판이 5~8분남짓)

흥미유발적인 요소도 있었죠.   롤 다인큐이후로 유저들의 원성이 얼마나 자자한지 생각해보면

2005년에 나온게임이 그런점까지 고려했다는게 대단하죠.




게다가 8인이 파티로 신청하는 다인큐의 경우엔 실시간 무제한 토너먼트라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예를들어 8인이 겜을 신청하면, 자동으로 약 128~256강쯤되는 토너먼트에 자동으로 등록이 되어,

이기면 계속 상위라운드 진출에 한번지면 탈락(다시 신청해서 게임하면 토너먼트 가장 밑자리부터 다시시작)

5~8판 연속 이기면 결승토너먼트까지 가는데, 현재 토너먼트 꼭대기에있는 챔피언팀과 붙게되는겁니다.


이런식으로 챔피언팀을 못꺾으면 바로 끝이고, 만약 이기면 챔피언이 되어 밑에서 토너먼트 뚫고올라온 새로운 도전자팀과

무한으로 매칭되는 시스템입니다. 한판한판이 짧아서 24시간 토너먼트가 계속돌아가고, 챔피언을 하면 보상이

챔피언 자리를 오래 수성하면 더 큰보상이 주어지는식이었죠.


만약 와우 전장 혹은 평전에도 단순 레이팅 시스템대신 이런 실시간 토너먼트가 있었다면,

지금처럼 와우 전장이 의미없는 게임이 되지 않았을거라봅니다.


또, 길드워의 가장 큰 특징은 전세계 서버를 하나로 통합시켰다는겁니다.

한마디로 pvp하다보면 북미 유럽, 남미, 일본 다 만납니다. 오버워치처럼 아이피에 따라

대만은 대만끼리, 한국은 한국끼리 주로 매칭시키는거 없고, 레이팅따라 랜덤으로

국내외 매칭입니다.


2005년에 나온게임인데도, 외국팀과의 매칭에서 핑, 렉문제가 아주 크진않았다는게 놀라운점이죠.

따라 개인랭킹 길드랭킹도 세계 단위로 매겨져서,

현재 오버워치에서 사용하는 세계랭킹은 사실 서버간의 매칭이 없어서 세계랭킹이라 하긴 뭐한데,

길드워에선 진짜로 외국팀과 매칭을 하기 때문에 레이팅시스템이 더 흥미진진했죠.




더 혁신적인건 리플레이 시스템입니다. 4:4 , 8:8 상위라운드 경기 혹은 오랜 연승을한 팀간의 매칭은

자동으로 시스템에 등록, 열람되어서 게임내에서 모든유저가 리플레이를 볼수있게 만들어놨습니다.

리플레이에 등록이 된다는건 그 게임내에서 영광이었죠. 덕분에 룩변템이 극도로 인기였고,


모든 pvp컨텐츠 승리 혹은 연승의 보상은 특별한 룩템을 얻을수있는 포인트였습니다.

그놈의 룩만 다른 룩템이 10년전엔 상당한 비판과 더불어 이해못할 시스템이다라는 소릴 들었는데

지금은 초딩들도 현금결제로 롤 스킨사는 시대죠.


저도 와우 검투사를 달아봤고, 와우역시 오래했지만 길드워1의 pvp 전투방식은 와우와는 별개의

독창적인 시스템이었고, 저는 지금도 와우를 하고 투기장을 하지만 당시 길드워1의 pvp시스템이

절대 밀리지가 않을정도로 정교하게 짜야져있습니다.



시스템적으로는 정말 길드워1을 따라갈게임이 없을정도로 시대를 앞서간게임입니다.

길드워1 당시에 NC소프트가 퍼블리싱을 하고도 홍보도 제대로 안하고,

길드워2는 국내에 아예 출시를 안하는 꼬라지를보면 정말 실망만 들 뿐입니다.
(길2는 안해봐서 모릅니다)



하지만, 토너먼트 , 리플레이 시스템, 전세계 서버 통합등은

기술적으로 대단할뿐더러 굉장히 혁신적인 시스템이었습니다.



국내에서 너무 빨리 망한게 안타까울 따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