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성-리분때는 투기장만 다니다가 대격변때 복귀할까 하니 계정이 해킹 후 영정크리를 맞아 멀어졌다가, 판다 세기말 복귀-드군 초기에 다시 접고, 군단도 한달정도 늦게 시작했습니다.

제 mmorpg할 때 직업을 고르는 기준은 1) 은신 2) 근접퓨어딜러 였습니다. 그래서 아이온에선 살성, 블소에선 암살자, 와우에선 도적을 했는데 셋 다 천민이네요.. 아오..

다른 와우저들에 비하면 경험해본 확장팩이나 시간은 적지만, 나름 느낀 점을 써보려 합니다.


1. 그대 이름은 천민
'도법냥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공대 모집시 유저가 많은 직업인 도적, 마법사, 사냥꾼은 바로바로 모집되기에 나왔는데요, 언제는 안 그랬냐만은 이번 확장팩 역시 전통의 천민답게 들어갈 수 있는 파티가 흔치 않습니다. 심지어는 악몽 손님팟도 튕깁니다. 며칠 전에는 손님팟 모집이 올라오길래 귓말했더니 깔끔하게 무시당하고 모집글이 수정되더군요. '도적 제외 3손님 모십니다'로.. 내가 내 돈 주고 따라가겠다는데 왜..ㅜㅜ
전 암살 도적만 하는데, 단일딜이 최상급이지만 광딜이 매우x100 약합니다. 어둠심장 숲이나 감시관의 금고같이 쫄을 몰아서 잡는 구간이 많은 던전의 경우 탱밑딜도 심심찮게 나오죠. 전 아직 템렙이 낮아 쐐기 3단까지만 가봤지만, 다른 도적 유저들도 유물 특성 3금테 전에는 고단에서 심심찮게 거절당한다 하더라구요. 혹시나 이 글 보시는 다른 와우저들은 도적 좀 사랑해주셨으면 합니다. 네임드에서 딜 잘 나옵니다..ㅜㅜ

2. 역대 최고의 노가다 - 부캐의 무덤
위에 썼듯이 제가 경험한 확장팩은 불성, 리분, 판다, 드군(잠깐) 이었고 5번째가 군단입니다. PVE 컨텐츠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어서 꼭 필요한 작업만 해놓고 라이트하게 즐겼었는데, 이번 군단에서는 그게 안 됩니다. 무기가 유물 무기 하나로 통합됐고, 부서진 섬 전역에서 진행하는 전역 퀘스트 보상으로 PVP템도 주는데다가 전역퀘+기타 일일 보상+던전두세번 하면 2~3시간은 가볍게 지나가는지라 다른걸 할 틈이 없거든요.
전문 기술같은 경우에도 도안 하나 주는 퀘스트가 며칠씩 걸리기도 합니다. 제 전문 기술은 기계공학+마법부여 인데, 다른 전문 기술에 비해 그나마 수월하게 퀘스트를 진행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부캐의 무덤이라고 평가되기도 합니다. 대학원 후배가 오리 베타때부터 진성 다캐릭증후군(16개 만렙)이었는데, 군단에서 부캐육성은 꿈도 못 꾼다 하네요. 라이트하게 즐기는 경우 본캐로 꼭 해야 하는 것만 해도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구요.
이전의 확장팩에 비해 나아진 점은, 노가다가 심하긴 하지만 어쨌든 꾸준히 노력하면 들인 노력에 비례하는 보상이 따라온다는 점입니다. 판다땐 될놈될 퍼레이드였고, 드군은 주둔지 온라인에 질려서 일찌감치 접었거든요. 반면 군단은 어쨌든 꾹 참고 하기만 하면 좋은 보상이 확정적으로 옵니다. 가끔 크리터져서 전쟁벼림 등으로 업그레이드되는건 보너스구요. 확고 평판을 찍어야 살 수 있는 도안때문에 보이는 모든 전역 퀘스트를 매일 다 하고 있는데, 공대나 던전에서 득템하지 못하더라도 전역 퀘스트 보상을 통해 조금씩 꾸준히 템렙 올라가는거 보면 만족스럽습니다.

3. 유물 무기
군단 노가다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세 번째 성물 슬롯을 뚫기 위한 직업 대장정 퀘스트부터 해서, 특성을 찍을수록 지수적으로 증가하는 요구 유물력은 유저가 반강제로 전역 퀘스트와 쐐기 신던에 목매게 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유물 무기 도입을 통해 PVP와 PVE 무기를 구분하지 않고 드랍 확률에 의한 차이를 최소화한 점은 좋다고 생각되는데, 아마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유물력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실 것 같습니다.
성물은 취향따라 언제든 교체가 가능하지만, 특성은 한 번 잘못 찍으면 다음 특성을 찍는 만큼의 유물력을 지불해야 리셋이 됩니다. 때문에 특성 몇 개 안 찍어놨으면 괜찮은데 20개정도 찍어놓고 되돌리려면 피눈물이 나는 사태가 생기기도 합니다. 블리자드에서도 이 점을 의식했는지 7.1에서는 유물력 보상을 더 늘리겠다고 했는데, 지켜봐야겠죠 이건. 개인적으로는 큰 불만이 없긴 합니다. 도적같은 퓨어딜러의 경우 딜특성만 잘 찍어주면 이전에 없던 뽕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4. 쐐기돌 - 신의 한수
군단에서는 쐐기돌 시스템이 생겼습니다. 신화 던전 클리어 이후 보상으로 주는 쐐기돌을 다음 신화 던전 입장시 마력의 돌에 주입해 던전의 난이도와 보상을 올리는 시스템인데, 개인적으로 정말 만족하고 있네요. 쐐기돌로 인해 필수템을 다 획득한 이후에는 버려지던 기존 던전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던전 귀속에서 자유롭다는 점때문에 굳이 공격대를 가지 않고 쐐기신던만 돌아도 고스펙이 가능해지거든요. 귀족으로 꼽히는 탱/힐의 위상이 더 올라가긴 했지만 저같이 라이트하게 즐기는 퓨어딜러들도 득템의 꿈을 꿀 수 있게 해줬다고 생각됩니다. 3단까지밖에 못 가봤지만..^^;


제가 경험한 확장팩 중 가장 재밌습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컨텐츠 배분이 좋고(주둔지 온라인 생각하면 아직도 혈압이..) 던전이나 공격대 공략에 다양한 요소를 심어놓아 지루하지 않게 한 점이 특히 맘에 듭니다.

밖에 나가면 지천에 널린게 고대 마나인데 나갈 생각은 않고 목마르니 빨리 달라는 나이트폴론은 좀 맘에 안 들지만, 이후 추가될 카라잔+수라마르 2부가 더 기대되는 확장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 읽으시는 모든 와우저들 필요한 전설템 꼭 드시길 바랍니다. 록타르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