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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1/15 11:16:20
Name 자유형다람쥐
Subject [스타1] 내게 있어 스타크래프트라는 것.
간만에 주말을 맞아 늘어지게 늦잠을 잤습니다. 그런데도 9시가 채 되지 않은 게 함정...

문득 아침 벽두부터 무슨 변덕인지 제 삶의 절반 이상을 함께해온 스타크래프트에 대해 어딘가에는 기록을 남겨보고 싶어졌습니다.
그 기록을 쓰기에 적절한 곳은 아마도, 물론 존재감 있었던 회원은 아니었지만, 13년을 함께해온 이 사이트가 적절하리라 믿어 부족한 글을 올려봅니다.
일부 자랑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퇴고를 거치지 않아 난잡한 글일 수도 있지만 이해를 부탁드리고, 불편하시다면 읽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혼잣말 같은 글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생각보다 길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평어체로 씀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1.

처음으로 스타크래프트를 접한 건 아마도 초등학교 2학년 친구 집에서였다. 당시 우리 집엔 변변한 컴퓨터가 없어서 친구 집에 놀러가 레이맨, 라이온킹, 재즈 잭 래빗 등의 컴퓨터게임을 하곤 했다. 어느 날 친구의 형이 처음 보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엉성하게 늘어선 푸른 광석 옆에 자리잡은 동그란 건물과 네모난 일꾼들, 그리고 웬 환풍기가 돌아가는 네모넙적한 건물까지. 그것이 나와 스타크래프트의 첫 대면이었다.
그 때 나는 스타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왜냐하면 나에게 잠깐 해보겠냐고 한 그 형이 내가 미네랄 200을 넘겨도 서플라이 디폿 하나를 짓지 않는 걸 보고 답답해서 다시 마우스를 뺏어갔기 때문이다.


2.

그리고 초등학교 3학년까지 별 관심이 없다가 나와 제일 친하던 친구 하나가 스타를 당시 기준으로 아주 잘 했다. 나는 데모밖에 안 해봐서 테란만 아는데, 저그라는 징그러운 종족을 가지고 침뱉는 뱀과 날개달린 십이지장처럼 생긴 물건으로 나를 후드리찹찹 패는 게 아닌가.
어릴 때 매우 얌전하고 조용했지만 승부욕은 강해서 지고는 못 참았다. 그때 즈음엔 스타 데모를 돌릴 수 있는 컴퓨터도 집에 생겼다.
집에서 데모를 줄창 돌리면서, 팩토리에선 벌쳐만 뽑을 수 있고 옆에 탱크같은 건 데모에선 못 뽑나보다 했던 내가 머신샵도 달고 탱크도 뽑을 줄 알게 되었다.

피시방의 존재를 알고 난 이후 스타크래프트를 연습할 수 있게 됐다. 그 때 처음으로 프로토스를 접했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고요하고 웅장한 BGM과 멋있어 보이는 건물들이 나를 매우 끌어당겼던 걸로 기억한다. 그렇게 나는 프로토스 유저가 되었고, 하드코어 질럿 러쉬를 미친듯이 연습했다.

그렇게 나는 틈만 나면 피시방에서 리니지와 스타크래프트를 병행하며 초등학교 시절을 다 보냈다.
(여담으로 당시에는 디아블로2, 리니지, 스타크래프트 정도가 삼분하던 피시방 게임 트렌드였고 가끔 레인보우 식스 같은 게임도 보이긴 했다. 나중에는 카르마라는 FPS와 어썰트라는 로봇 대전 게임이 굉장히 많이 보였다. 어썰트 좋아했는데 내가 시작하고 2달이 채 되지 않아 서비스 종료하더라.)


3.

친구들과 수도 없이 스타를 하고, 브루드워만 사면 되는 줄 알고 브루드워 패키지를 샀는데 오리지날 씨디가 없어서 친구한테 빌려 집에도 스타를 깔게 된 뒤 어느 순간부터 주변 친구들에게 스타로 지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실력에 자신이 있던 나는 중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간소하게 주최한 내 인생 첫 스타대회를 나갔는데, 8강에서 떨어졌다. 2:2 헌터 팀플로 모든 경기가 단판제인 토너먼트였다. 당시 16강부터 시작했으니 우리 팀은 한 번 이기고 떨어진 셈이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나는 조용하고 소극적인 성격이었다. 16강에서 만난 애들은 같은 중1이었는데 좀 힘 좋고 노는 애들이었다. 눈치 없이 우린 이겼다. 그리고 게임이 끝나자 그 애들한테 붙들려 누가 이기래 엉? 누가 이기랬냐고 XX 이런 소리를 들었다. 그 이후부터 남들 앞에 나서서 스타를 하려 하지 않았다.
8강에서 붙은 팀은 내 기억에 2학년 선배들 팀이었는데, 한 선배가 매우 잘해서 일방적으로 내 친구를 먼저 엘리시키고 그 다음 탱크 한부대 퉁퉁포로 내 본진이 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참고로 그 팀이 우승했으니까 우리가 대진운만 좋았으면 준우승했을지도 모른다고 여태껏 합리화를 하고 있다.


4.

그 이후로 고등학교를 다니면서도 나는 남들 앞에서 스타 얘기는 별로 하지 않았다. 틈만 나면 스타 얘기로 웃고 떠들던 애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 내가 그렇게 잘하지 않는 것 같았고, 심지어 학교에 준프로를 준비하던 애도 있었다. 당시 한 번 붙어봤는데 한 게임도 못 이겼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대학교 들어가서는 내가 5:2로 이겼다... 소심한 복수)
그래서 난 친구들과는 스타리그 얘기만 나누고 수업시간에 혼자 전략을 짜며 연습했을 뿐이었다. 당시 스타우트 때부터 강민의 팬이어서 강민의 기발한 플레이를 따라해보려 애를 쓰곤 했다. 재수해서도 파이썬에서 테란에게 2질럿1드라군 후 최적화 다크드랍을 연구하던 나였다.

재수 생활이 끝난 뒤 대학교에 입학하고, 촌놈이 상경해서 온갖 신기한 도시생활을 경험하느라 스타는 손에서 한동안 놓고 있었다. 그러다가 축제기간에 이과대에서 스타리그를 개최한다는 얘길 들었고, 이과대 쪽에 있던 동생이 나보고 참가해 보라고 얘기해서 참가했다. 당시 나는 굳이 따지자면 공대 소속이었지만 이공계면 참가에 제한은 없었다.
나름 날고 기는 친구들이 모일 텐데 내 실력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두렵기도 했지만 설레기도 했다. 공부는 뒷전이었고, 대회날까지 엄청나게 연습했다.


5.

첫 날 예선은 컴퓨터실에서 64강부터 32강까지 진행했던 것 같다. 단판제였는데 생각보다 다들 너무 무난했다. 파이썬에서 원질럿으로 일꾼 서너 기 잡아주고 그냥 드라군 모아서 들어가면 끝났던 수준의 게임들이었다. 대회 참가를 추천한 동생은 내 플레이를 뒤에서 보면서 감탄했는데, 그 때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스타로 인정받는 기분은 그 때가 처음이지 않았나 싶다.

다음 날 8강부터 5판 3선승제를 했는데, 프프전이 걸렸다. 당시 나는 동족전은 매우 자신이 있었고 3:0으로 무난히 4강에 안착했다. 4강에선 저그를 만났는데, 지금까지 만난 상대들이 모두 만만한 상대여서 자신감이 올라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걱정되는 것은 나의 저그전 스타일이었는데, 파이썬 외에는 저그전을 하지 않았고 그 파이썬에서는 7파일런 8게이트 질럿찌르기라는 나만의 빌드를 사용했으며 더블넥은 그 어느 맵에서도 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뒤늦게 더블넥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4강은 그 다음 날 시작했는데, 선수들은 다른 컴퓨터실에서 게임을 하고 원래 컴퓨터실에서는 중계를 하며 사람들이 관람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친구들이 응원을 왔다고 하길래 엄청나게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첫 게임은 파이썬이었고 나는 9시, 상대는 12시였다. 더블넥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히드라 웨이브에 입구가 뚫리고 패배했다. 연습을 하긴 했는데 사소한 실수가 너무 많이 겹쳐 허무하게 패배했고 나는 아, 이 사람은 진짜다 라는 생각을 했다.
두번째 게임은 맵도 잘 기억이 나지 않고 희미해졌지만 어쨌든 이겼다. 아마 레퀴엠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세번째 맵은 몬티홀이었다. 나는 5시, 상대가 11시였다. 몬티홀에서 거의 플레이를 해 본 적이 없어서 뒤늦게 ICCUP에서 연습도 하고 방송경기를 보며 빌드를 짜 보았는데, 당시 몇몇 프로토스가 쓰던 미네랄 넘어 전진 로보틱스를 선택했다. 본진에서 2질럿 1드라군을 뽑고 전진 로보틱스에서 나온 셔틀에 태운 뒤 상대 본진에 떨어뜨려 일꾼을 잡았다. 상대도 몬티홀은 익숙하지 않았는지 수비가 약해 데미지를 크게 주었다. 콤보로 리버를 태워 상대 멀티의 드론을 잡아주고 속업셔틀이 되자마자 2셔틀 리버로 양방향 견제를 해서 완전히 말려죽인 뒤 GG를 받아냈다. 당시 중계진과 관중석은 흥분의 도가니였다고 친구들이 증언했는데 기분이 묘했다. 게이머들이 이런 느낌일까.
네번째 맵은 타우크로스였다. 나는 1시, 상대는 11시였다. 아까도 말했듯 나는 더블넥을 할 줄 몰라서 99게이트를 선택했다. 초반 질럿으로 끝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3해처리 저글링에 결국 막히고 앞마당 넥서스를 가져갔다. 그 후에 정말 치열한 견제와 전투 끝에 당시 장기전에서 자주 나오던 울트라 저글링 디파일러 vs 질럿 드라군 아칸 템플러 싸움이 되었다.
그때만큼 뭔가에 집중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열심히 게임했고, 약 35분 정도의 경기 후 나는 3:1로 결승에 올라갔다.


6.

당시의 나는 테막이었다. 그 때는 상대가 물량 모으면서 안 나오고 있으면 뭘 해야할 지 몰랐다. 이기는 법을 잘 몰랐기에 테란전이 제일 싫었다. 그런데 결승에서 테란을 만났다. 8강 4강 결승 순으로 3종족전을 다 한 것이다.
이 때의 경기는 4강만큼 세세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1:2까지 몰려 있었다. FD를 잘 대처하지 못해 초반 분위기는 항상 좋지 않았고, 벌처견제에 엄청나게 많이 당했고 자신이 없었기에 준비했던 노림수도 막히면서 생각대로 되지 않아 계속 졌다. 4경기에는 상대 실수가 있어 비교적 쉽게 이겼던 걸로 기억한다.
  
결국 2:2에서 마지막 게임은 파이썬, 나는 9시고 상대는 1시였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그냥 문득 든 생각은 하던 대로 하자는 거였다. 내가 제일 익숙한 방법대로 게임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당시 나는 앞마당을 먹고 10드라군 정도 모이면 11시나 5시의 가스멀티를 먹은 뒤 물량으로 찍어누르는 식으로 테란전을 하곤 했다. 익숙한 방법대로 하니 생각보다 세세한 플레이가 잘 됐고, 그렇게 수없이 당하던 벌처견제를 완벽하게 막아냈다. 이후 테란이 미네랄 멀티부터 벽을 타고 자리잡고 있던 방어라인을 왠지 뚫을 수 있을 것 같아 꼬라박을 했고, 미네랄 멀티를 띄우며 승기를 잡아냈다. 마지막은 리콜쇼로 본진을 초토화시키며 GG를 받아내 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작은 단과대 대회였지만 공부 외에 성취감을 느낀 적이 그 때가 처음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내가 이 정도까지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알고 보니 4강에서 만난 저그는 이과대의 희망이라 불리는 원탑 플레이어였고, 이듬해 이과대 스타리그는 이과대만 참가 가능하도록 규칙이 바뀌었다.


7.

그 후 입대를 하고, 군대에 있을 때 나온 스타2에 빠지고 그 이후엔 스타1에 전혀 손대지 않았다. 아쉽게도 두 게임은 병행할 수가 없는 게임이었다. 나름 스타를 하던 가락이 있었던지 금세 적응해 당시 최고등급이던 마스터를 달고 래더서치에서 프로게이머들을 만날 수 있었다. 김성제, 박성준, 임재덕, 이정훈 등의 게이머를 만났고 심지어 박성준 선수는 한 번 만났는데 날빌을 막아서 이겼다.
무엇보다 감개무량했던 것은 강민 선수를 만났다는 것이다. 팬이라고 채팅으로 말하는 것이 어찌나 손이 떨리던지. 그리고 졌다. 분명 손은 내가 빨랐지만 나는 단순한 플레이를 했고 강민 선수는 큰 그림을 보며 조금씩 이득을 취하다 압도적으로 찍어누르는 식의 플레이를 했다. 재밌게도 그 후에도 강민 선수와 여러 번 매치가 잡혔고, 1:4 정도의 전적으로 끝났다. 한 번이라도 이겨봤다는 것에 만족한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내가 동경하던 게이머들이었지만 스타1에서는 절대로 상대해 볼 수 없는 사람들이었고 그럴 기회도 없었기에, 서치에 잡힌 상대의 아이디가 내가 알고 있는 스타2 게이머들의 아이디였을 때는 스타2를 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전역한 뒤 학교 공부에 매진하려 했는데 우리 단과대에서 스타2리그를 열었다.
참가했고, 우승했다.


8.

사실 몇 년 전까지 스타를 많이 해서 내 인생에 도움이 된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 시간에 공부나 여행같은 더 의미있는 무언가를 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많이 했다. 후회하면서 또 스타를 켰다는 게 문제였지만.
그런데 알고 보니 스타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내 삶에 영향을 많이 끼쳤다. 소극적인 성격이었지만 스타라는 교집합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고, 더불어 매사를 대하는 태도에 자신감도 붙었다. 그리고 의외로 스타를 할 줄 안다는 것이 아직까지도 남자들 사이에서는 충분히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어서 인간관계를 좀 더 수월하게 만들어주기도 하였다.

세상에 어떤 사소한 일이라도 언젠가는 의미가 생긴다는 말이 있다. 스타크래프트가 인생을 바꿔주었다고 하면 비약일지 모르겠으나, 지금 돌이켜보면 나에게 정말 많은 의미가 되어 준 게임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가 어떤 하나에 이렇게 집중하고 열정을 불태울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고, 뭐든 할 수 있음을 알려준 것에 감사한다.

지금은 컴퓨터를 바꾼 뒤 귀찮아서 스타를 깔지 않은 것이 벌써 반 년 가까이 되어 스타를 손에서 놓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스타를 하고 싶다. 어쩌면 내 인생을 되짚어보는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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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봉
17/01/15 12:29
수정 아이콘
스타를 즐긴 사람은 많지만 우승 경험에 나름의 교훈까지 얻은 사람은 드물텐데 그 부분이 부럽네요.
자유형다람쥐
17/01/15 17:46
수정 아이콘
사실 게임하는데 이유가 어딨겠습니까 그냥 하는거죠 흐흐... 말씀 감사드립니다.
사상최악
17/01/15 14:36
수정 아이콘
추천 드립니다. 이 글로 제 스타 이야기를 대신해도 될 정도로 많이 공감하네요.
참 오랫동안 함께했어요.
자유형다람쥐
17/01/15 17:48
수정 아이콘
조금 더 있으면 20년이 되어가는 걸 보니 새삼 대단하네요. 추천 감사드려요!
17/01/15 18:33
수정 아이콘
스타와 함께한 인생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글쓴분도 저도.
자유형다람쥐
17/01/16 18:22
수정 아이콘
크크 다들 비슷하신가 봅니다
Rosinante
17/01/17 00:51
수정 아이콘
글 정말 잘 쓰시네요. 인생에서 묻어나온 진솔한 경험이라서 그런가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펠릭스
17/01/17 02:45
수정 아이콘
제 삶에서 하나 확신하는게 있다면 그건 바로 '내가 스타를 안했으면, 혹은 안봤으면 1억을 더 벌었을 것이다' 입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전혀 후회가 되지 않아요.

손스타는 오히려 군대가기 전 초창기때가 열심히었다면 눈스타는 진심 2006년까지 양대 방송사의 모든 경기를 다 본 것 같습니다.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것 중에 라이브로 안본게 별로 없을 정도로.

그 시간의 1/10이라도 자기계발에 썼었더라면, 아니 그 시간을 전부 유흥에 썼었어도 훨씬 더 나은 제가 되었을 거라 생각하는데도(최소한 유흥이란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니까요.) 전혀 후회가 안됩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스타라는게.
17/01/19 10:26
수정 아이콘
스타해서 공부망침 인가요...크크
저도 어릴 때 몸집도 조그맣고 소극적인 성격이라 괴롭힘도 좀 당하고 했던 편이였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쯤 브루드워가 나올 시점... 그러니까 막 피시방이란게 생겼을 그 시점? 그 때 스타크래프트에 제대로 입문했었지요.
주변의 다른 친구들도 물론 스타를 하긴 했지만 나 외에 다른 친구들은 그냥 친구끼리 피시방 가서 무한맵으로 200캐리어나 모아서 쳐들어 갈줄만 아는 녀석들이였죠.. 하지만 저는 중학교때부터 게이머들 경기도 보면서 빌드 공부도 하고 했었지요~
그래서 중학교 때 "야 나 스타 완전 잘함" 이러면서 입 털던 애들 하나둘씩 다 바르고 다녔죠.
그렇게 잘난체 하더니 진지한 빌드도 아니고 무한맵 메타더라구요...크크
근데 시에서 하는 학교대표 스타리그 같은거가 있어서 대표로 나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저도 한번인가 이기고 떨어졌던 걸로 기억하네요~
그렇게 입 털던 애들 다 바를 정도의 실력이라 나름 자신만만했었는데 어이없게 저글링 초반 러시에 삐끗해서 졌던 걸로 기억 나네요...크크;;
그 이후로는 대회 같은건 참가 해본 적 없었습니다. 그런걸 주변에서 하지도 않았었고요~
하여튼 중고등학교땐 전교 스타짱, 대학때는 학과내 스타짱으로 지내왔던 것 같네요 (숨은 은둔고수가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아재가 되어 피지컬이 노후화됐는지 뭔 게임을 하던 힘드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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