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랭크 게임이 생긴 이래 오랜 격언이 있어왔습니다.

1판은 운이지만, 티어는 실력이다.

즉 한판 한판은 팀운빨을 탈 수 있어도, 수십판을 통해 쌓인 티어는 곧 실력이라는 이야깁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저는 자기 실력 대로 티어가 나오기까지 필요한 [최소 판수]가 생각보다 많은것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2.
계정이 두개가 있습니다. 몇년간 두 계정 모두로 랭겜을 돌려왔는데, 올해는 다년간 겪지 못한 일을 겪고있습니다.
바로, 두 계정의 티어가 엄청 심하게 벌어졌다는것...

구체적으로 적기는 쪽팔립니다만, 한 계정은 제 롤 인생 가장 높은 티어에 도달해서 다이아가 어른거리는 단계인데
다른 한 계정은 무려 실1입니다(...)

근 몇년간 롤 랭크게임 수십판 이상 하면서 가장 높은 티어와 가장 낮은 티어 게임을 동시에 경험중입니다.


3.
어제 새벽은, 근래 겪는 이 특이한 경험의 가장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실버 계정에서 무쌍을 찍겠다! 는 마음가짐으로 플레이를 했는데 폭풍같이 4연패를 박았습니다.
그중 2~3세트는 팀운을 논할만 했는데(한세트는 대놓고 탈주) 1~2세트는 저도 팀이 어쩌고 할 게임은 아니었죠.
4연패 후 복기해보니, 말 그대로 실버에서 좀 잘하는 현지인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멘붕해서 플레 계정으로 갈아탔는데, 폭풍같이 3연승이 나왔어요.
똑같은 사람이 당일 경기하는데, 2시간 전에 실버에서 고생한 사람이 2시간 후에 플1에서 12/3/17로 캐리했어요.


4.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가? 몇가지 이유가 보이긴 합니다.

첫째로는 주력 챔피언이 소위 하위티어 학살에는 부적절하다는것. 블라디, 말자하, 카사딘, 애쉬 등이 주력인데,
다들 무슨 암살자가 아닙니다. 물론 대리기사쯤 되면 저 챔피언들로 라인전부터 솔킬 5번씩 낼지 모르겠는데,
저는 솔직히 그 정도는 아닌것 같아요.

둘째로는 실버 계정에서 자꾸 마음이 급해져서 던진다는것. 자꾸 내가 캐리해야된다 생각을 하고있으니, 던질때가 잦습니다.
플레 계정에선 오히려 안나오는 오바플레이가 실버 계정에서 자꾸 나오더군요.


5.
그렇지만 위와 같은 이유들은 솔직히 핵심은 아닙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리 봐도 운입니다. 합리적으로 설명하는데 한계가 오더군요.

대략 두 아디의 50판 정도를 opgg, yourgg 등으로 추적해보면, 명백히 대우주의 축복이 플레 계정으로 몰리고 있고,
실버 계정은 대우주의 저주가 가득한 판이 지나치게 많더군요.


6.
어제 새벽에는 정말 이해할수가 없어서 브론즈 권위자 홀스 교수님이 항상 외치는 라이엇 음모론을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만...
오늘 아침 한숨 자고 일어나보니, 좀 특이한 일이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희소한 일도 아니다 싶었습니다.

같은날 챌린저 최상위에서 캐리하다가 다이아에서 똥쌀수도 있다는걸 보여준 전설적인 정글러도 있지 않습니까.

그 덕택에, 요새는 과거 블랭크가 겪었던 챌린저에서 캐리하는데 다이아에서 똥을싸는 기괴한 현상이 충분히 있을법한
일이었다는걸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새삼스럽지만, 그때 블랭크 진짜 솔랭 다이아에서 똥싸는 실력인줄 알고 열심히 깠었는데
다시 반성합니다... 일본에서 성공하시길 빌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