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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4/16 21:01:59
Name Kaestro
Link #1 http://kaestro.github.io/etc/2024/04/10/%EC%9C%A0%EB%8B%88%EC%BD%98-%EC%98%A4%EB%B2%84%EB%A1%9C%EB%93%9C-%EB%A6%AC%EB%B7%B0.html
Subject [콘솔] 오픈월드를 통한 srpg의 한계극복(2) (수정됨)
목차

3. 유니콘 오버로드는 잘 만든 엘든링식 오픈월드 게임이다.
4. 오픈월드로 srpg가 노동이 되는 한계를 극복하다.


유니콘 오버로드는 잘 만든 엘든링식 오픈월드 게임이다


유니콘 오버로드의 오픈월드는 엘든링을 닮은 지점이 좀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특징들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레벨에 따라 들르는 지역들이 구분돼 있다.
2. 이를 어기면서 플레이하는 것에 제약이 없다.
3. 선형적인 진행을 안내한다.
4. 하지만 그 진행에서 벗어나도록 근처에 유혹을 흩뿌려둔다.

오픈월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저는 엘든링은 기본적인 골자는 다크 소울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이 기본적으로 가야하는 여러개의 점들이 있고, 다만 이들을 명백한 한개의 길이 아니라 여러개의 갈림길을 제공하기 때문에 우리는 방향을 선택할 수 있고 자유롭다 느낍니다. 이는 명백히 젤다의 전설, 스카이림과 같이 '그냥 너 하고싶은거 다 해'라고 하는 게임과는 오픈 월드 게임과 지향점이 다릅니다.

이 방향성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엘든링에서 우리가 모험을 하고 샛길에 빠지는 것은 그 방향이 보이는 지점 옆에 재밌어 보이는 다른 지점들이 계속해서 눈에 잘 보이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젤다의 전설은 대부분을 미지로 뒀다면, 엘든링은 눈에 잘 보이는 여러가지 것들을 앞에서 흔들어 우리를 유혹하고 가장 핵심적인 것을 눈에 잘 보이지 않고 획득하기 어렵게 감추어둡니다. 그러면 우리는 자연스레 눈에 보이는 것들을 먼저 해결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아 맞다, 근데 내가 할 일이 이게 아니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미지로 탐험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죠.

유니콘 오버로드는 그런 점에서 궤가 비슷합니다. 유니콘 오버로드에서 메인 엔딩을 보는 직선 루트는 명백합니다. 하지만 길에다 꼭 갈림길을 두고, 길에서 살짝 벗어나서 눈에 닿는 곳에 우리를 유혹하는 매력적인 아이템이 나올 것 같이 생긴 샛길이나 오브젝트를 세워둡니다. 심지어 이 게임은 일부 오브젝트를 명시적으로 '지금 말고 조금 있다가 돌아와봐'라면서 해결할 수 없는 의문 상태로 남겨둡니다. 이런 샛길을 가다보면 새로운 아이템을 만나고, 새로운 캐릭터를 얻게 되고, 새로운 전투 상황을 경험하는 모험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니콘 오버로드는 굉장히 선형적이지만, 동시에 오픈월드의 모험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이 게임 맵 디자인의 추가적인 장점은, 야생의 숨결처럼 중앙에서 시작해 주변을 여행하는 루트로 맵을 구성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유저는 자연스럽게 이전에 너무 강해서 지나가지 못했던 막혀있던 모험지역들을 아까 들렀던 곳을 자연스럽게 지나다가 도전하는 경험을 통해 맵에 있는 궁금증들을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해당 지역의 보상들은 다른 일반적인 것보다 훨씬 특별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혹해서 맵을 이잡듯이 뒤지게 됩니다.

한 가지를 더 첨언하자면, 유니콘 오버로드는 2d로 구성된 오픈월드 게임이란 것이 가지는 장점이 굉장히 큰 게임이었습니다. 여타의 오픈월드 rpg 게임들은 3d로 복잡한 맵의 구조를 갖추고 있어 저 같은 사람은 맵에 숨겨진 요소들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해 모험의 재미를 못 느끼고 공략을 뒤지는 경우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공략을 보고도 이걸 대체 어떻게 찾으란거지?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기억나는게 야생의 숨결에서 절벽에서 뛰어내려서 창 꽂으면 열리는 사당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2d입니다. 그냥 픽셀 밟다보면 언젠가 답이 나옵니다. 그래서 모험의 재미를 느끼는 것이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도 쉽게 모험의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오픈월드로 srpg가 노동이 되는 한계를 극복하다


개인적인 srpg 게임의 한계라 느끼는 시점은 내 캐릭터들이 지나치게 강해지는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srpg는 기본적으로 내가 상대에 비해 더 적은 수의 병력을 지형과 상성, 전략을 통해 순간적인 우세를 쌓아가면서 이득을 보는 것이 전투의 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대부분의 경우 상대와 나의 일방적인 교환비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rpg 게임의 특성상 유저가 성장하지 않는다면 그건 그것대로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에 캐릭터들은 성장해야하고, 최종적으로는 적보다 강해지기 때문에 그 시점부터 srpg에서 전략은 사라지고 반복 노동이 되는 경우를 저는 아직 벗어나는 게임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 시점부터 유저는 적보다 열세의 병력을 전략으로 뒤집는 것이 아니라, 무적의 엑스컴 정예병사(?)를 이끄는 지휘관으로 외계인을 학살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유니콘 오버로드 역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게임을 엔딩을 보는 시점까지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 게임이 오픈월드로 구성돼있기 때문입니다. 아 내가 지난번에 지나온 거기로 다시 가면 뭔가 있었던 것 같은데? 아래에 있는 저기 들렀다 가면 좋은 무기 하나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니 이 아이템은 대체 어디 숨겨져 있는거야? 하는 생각을 가지고 온 맵의 픽셀들을 뒤지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정신 차리면 엔딩까지 가게 되는 것이죠.

이런 잘 만든 오픈월드의 도입을 통해 만들어진 유니콘 오버로드의 세계는 분명 젤다와 같은 엄청나게 훌륭한 오픈월드냐 하면 그정도는 아닌 것은 사실입니다만, 굉장히 잘 만들어진 2d 오픈월드 srpg 게임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훌륭하다고 평가합니다.

---

한번 더 끊어가겠습니다. 다음은, 소위 srpg보다는 rts로 분류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은 택틱스 오우거 전투 방식이 오픈월드와 결합해서 srpg의 한계를 극복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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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3
24/04/16 21:10
수정 아이콘
갓겜입니까?
24/04/16 21:13
수정 아이콘
기존 장르의 한계를 부수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고, 그걸 성공했다고 평가합니다.
그렇다해도 게임의 재미, 갓겜은 취향을 타기 때문에 제 기준으로는 메타 점수 90점 초반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24/04/16 21:25
수정 아이콘
스토리가 별로라고 말들이 많아서 아쉽네요

저도 SRPG/JRPG 쪽 좋아하는데 스토리가 좋아야 몰입도 잘 되더라고요

그래서 파엠도 풍화설월은 3회차까지 재밌게 했는데 인게이지는 아직 손도 대지 못했죠
24/04/16 21:27
수정 아이콘
스토리는 별로인건 맞습니다. 명확하게 말하면 딱히 별 스토리가 없습니다
24/04/16 23:10
수정 아이콘
사실 이 게임의 진짜 스토리는 모든 동료 캐릭터들 계약 이벤트 보는 겁니다.
퍼블레인
24/04/16 21:55
수정 아이콘
사장님 일러스트 였으면 더 흥했을거라 생각합니다
24/04/17 02:28
수정 아이콘
바닐라웨어 사장님이 유명한 분이신가보죠?
미숙한 S씨
24/04/17 09:42
수정 아이콘
드래곤즈 크라운이나 오딘 스피어 같은게 유명하죠. 드래곤즈 크라운의 소서리스가 특히 유명합니다.
24/04/17 09:50
수정 아이콘
좋은거 배웠습니다 와우
기계새
24/04/16 22:03
수정 아이콘
출처링크의 상태가 이상한것 같습니다요
24/04/17 02:27
수정 아이콘
크흠... 이런 말도안되는 실수를
감사합니다
이웃집개발자
24/04/17 08:41
수정 아이콘
스토리는 왕도중의 왕도인데 무난히 잘만든 담백한 왕도라 오히려 좋았습니다. 이상하게 꼬아놓은것도 없고 정말 담백한 그냥 왕도물..
24/04/17 08:42
수정 아이콘
저도 실험적인 것이 굉장히 많았어서 스토리를 어렵게 만들었으면 지금 같은 평가 받기는 힘들었을거라 생각합니다.
야생의 숨결 시리즈가 게임은 엄청 혁신적이지만 스토리는 왕도의 끝을 달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나마 어느 정도 정착이 됐기 때문에 왕국의 눈물에서는 스토리가 조금 더 복잡해진 것도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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