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3/26 21:43:42
Name 쓸때없이힘만듬
File #1 1123.jpg (1008.9 KB), Download : 1476
Subject [일반] Farewell Queen of the Sky! 아시아나항공 보잉 747-400(HL7428) OZ712 탑승 썰 (수정됨)


어제였습니다. 하늘의 여왕 아시아나항공 보잉747-400 항공기의 퇴역비행에 우연하게(?) 탑승하게 되어 탑승에 대한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더욱 자세하고 전문적인 글들은 다른 분들 혹은 다른곳에서 더욱 잘 써주실테니, 전 가벼운 마음으로 탑승한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원래 대만 여행계획은 4월이였지만, 마자막 비행이 결정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랴부랴 여행일정을 변경하여 탑승하였습니다.
퇴역비행이 결정된 날 발권해서 아직 비즈니스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지만(편도 약 40만원), 역시 여행까지하면 잔고가 바닥을 보일듯 하여 이코노미로 결정하고 최대한 좋은 자리로 탑승하는 것으로 스스로와 타협을 하였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가족의 품으로 또는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했을 여왕님의 마지막을 함께한다는 것으로도 저는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98년에 제작하였지만, 아시아나항공에서 IMF시절 금전적인 문제로 99년에 도입하여 25년 넘게 전세계 하늘을 누빈 항공기라고 합니다. 실내도 세월을 피할 수는 없었는지 좋게 표현하면 엔틱하고 나쁘게 표현하면 참 관리안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낡은 실내등, 낡은 화면, 무언가 어색한 실내 인테리어와 함께였지만 깔금하게는 관리되는 인상이 남았습니다.

당일날 게이트에가니 이미 수많은 분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계셨고, 한국분들이 아니라 해외에서 오신분들도 매우 많았습니다. 일본, 대만, 홍콩 미국까지 국적도 다양했고, 저마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시면서 여왕님의 은퇴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즐기시는 듯 하였습니다. 탑승이 시작되며 작은 기념품도 나누어 주시고 잽싸게 받아서 하나 챙겨놓았습니다.

비행을 출발하며 재미있었던 부분은 대만 공항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마지막 비행이 기념이셨는지 저마다 스마트폰으로 마지막 비행을 기록하시고 있었습니다. 비행중에도 기장님이 마지막으로 은퇴사(?)를 해주시는데 한국어, 영어, 중국어(대만어), 일본어 까지 무려 4개국어로 은퇴사를 전달하여주셨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그 비싸다는 수입소방차가 두대나 나와 마지막을 기념해주며 비행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사실동영상찍다가 망할 아이폰이 뻗어버리는 바람에 제대로 영상도 못찍었습니다.... 인천공항에서도 많은 직원분들도 은퇴비행이 신기하셨는지 저마다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열심히 찍고 계시더군요

비행 내내 머리를 맴도는 두 노래가 있었는데 토니 베넷님의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와 프랑크 시나트라님의 My way가 떠올랐습니다. 사실 가사가 크게 연관이 있어보이는 노래는 아닌데 머리에 계속 맴도는게 뭔가 저랑 와닿는 무언가가 있었나 봅니다. 예전에 피지알에서 읽었던 화성 로버인 스피릿, 오퍼튜니티때와 마찬가지로 뭔가 기계에 감정이입을 하게되는 듯 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살려야한다
24/03/26 22:31
수정 아이콘
한 시대의 마지막을 보내는 기분입니다 ㅠㅠ
한국화약주식회사
24/03/26 23:10
수정 아이콘
이 녀석을 보러 많은 분들이 인천에 갔었는데.. 회사에 박혀있었죠..
24/03/26 23:14
수정 아이콘
아시아나항공도 머지 않아 보내야될 가능성이 크군요.
24/03/26 23: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전에 나사의 토성 탐사위성 카시니가 .. 마지막 임무로 안테나를 지구로 향한체 토성에 다이브하는 자살임무를 하는 영상을보고

나도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던 기억이 나는데

비슷한 감정을 느끼셨을 것 같네요..

기계라지만, 그동안 참 고생이 많았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191 [일반] 미디어물의 PC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80] 프뤼륑뤼륑13804 24/03/27 13804 4
101190 [일반] 버스 매니아도 고개를 저을 대륙횡단 버스노선 [60] Dresden16380 24/03/27 16380 3
101188 [일반] 미국 볼티모어 다리 붕괴 [17] Leeka15191 24/03/26 15191 0
101187 [일반] Farewell Queen of the Sky! 아시아나항공 보잉 747-400(HL7428) OZ712 탑승 썰 [4] 쓸때없이힘만듬9335 24/03/26 9335 5
101186 [일반] [스포없음] 넷플릭스 신작 삼체(Three Body Problem)를 보았습니다. [52] 록타이트13969 24/03/26 13969 10
101185 [일반]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5) 시흥의 일곱째 딸, 안산 [3] 계층방정23838 24/03/26 23838 8
101184 [일반] [웹소설] '탐관오리가 상태창을 숨김' 추천 [56] 사람되고싶다12112 24/03/26 12112 20
101183 [일반] 진짜 역대급으로 박 터지는 다음 분기(4월~) 애니들 [59] 대장햄토리11957 24/03/25 11957 2
101182 [일반] '브로콜리 너마저'와 기억의 미화. [9] aDayInTheLife8606 24/03/25 8606 5
101181 [일반] 탕수육 부먹파, 찍먹파의 성격을 통계 분석해 보았습니다. [51] 인생을살아주세요10261 24/03/25 10261 71
101179 [일반] 한국,중국 마트 물가 비교 [49] 불쌍한오빠11875 24/03/25 11875 7
101177 [일반] 맥주의 배신? [28] 지그제프13135 24/03/24 13135 2
101175 [일반] [스포있음] 천만 돌파 기념 천만관객에 안들어가는 파묘 관객의 후기 [17] Dončić10701 24/03/24 10701 8
101174 [일반] [팝송] 아리아나 그란데 새 앨범 "eternal sunshine" [2] 김치찌개7117 24/03/24 7117 4
101173 [일반]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143] 천우희11506 24/03/23 11506 109
101172 [일반] 모스크바 콘서트장에서 대규모 총격테러 발생 [36] 복타르14919 24/03/23 14919 0
101170 [일반] 대한민국은 도덕사회이다. [58] 사람되고싶다13933 24/03/22 13933 30
101168 [일반] 올해 서울광장서 6월 1일 시민 책읽기 행사 예정 [46] 라이언 덕후12046 24/03/21 12046 1
101167 [일반] 러닝시 두가지만 조심해도 덜 아프게 뛸수 있다.JPG [43] insane15491 24/03/21 15491 18
101166 [일반] 이번에 바뀐 성범죄 대법원 판례 논란 [94] 실제상황입니다15484 24/03/21 15484 9
101164 [일반] 이건 피지알러들을 위한 애니인가..? 스파이 패밀리 코드: 화이트 감상(스포 조금?) [28] 대장햄토리8930 24/03/21 8930 3
101163 [일반] 박노자가 말하는 남한이 사라진 가상 현대사 [102] 버들소리13919 24/03/20 13919 2
101162 [일반] 참으로 안 '이지'했던 LE SSERAFIM 'EASY'를 촬영해 봤습니다. :) [14] 메존일각7290 24/03/20 7290 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