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킹 루드-다이나믹 맨유-433?
퍼거슨 경은 트레블 이후 루드 반니스텔루이라는 걸출한 넘버원 타겟맨을 중심으로 킹 루드 체제를 만듭니다.
하지만 특급 어시스터 베컴의 이적과 중원 주요 자원들의 부상으로 인한 지원의 질 하락,
거기에 루드 스스로의 부상으로 인한 활동량 하락으로 인해
뒤늦게 들어 온 루드의 파트너인 루니에게 지나친 과부하를 걸게 돼버리죠.
결국 퍼거슨은 자신의 손으로 쌓아올린 킹 루드 체제를 무너트리고 433이라는 꿈을 꾸게 됩니다.
하지만 로이킨과의 불화로 인한 이적과 스콜스의 장기 부상 등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433으로의 변신은 실패하고
그 중간 단계라 할 수 있는 다이나믹 맨유, 즉 공격진 전원의 무한 스위칭을 기반으로 하는 전술을 들고 나와 영광의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퍼거슨 경은 433의 꿈을 버리지 않았고 결국 07/08 시즌 전,
하그리브스와 안데르손을 영입하면서 계속적인 허리 보강을 합니다.
하지만 433은 아직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 하고 있습니다.
433이란 체제가 공격진을 한 명 줄이고 미들진을 한 명 늘리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결국 433이 아직은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미들진의 휼륭한 조합을 찾아내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2. 스콜스
그런데 저는 433으로의 전환 실패의 원인을 오히려 지지난 시즌과 지난 시즌, 맨유 중원의 키라고 할 수 있었던 스콜스를 꼽고 싶습니다.
05/06 시즌 말미의 스콜스의 부상 이후로
스콜스에게는 전에 루드와 짝을 맞춰 쉐도우까지 볼 수 있었던 전진성이 사라지고
그 대신 중원 수비와 볼 배급에 더 역점을 두게 됩니다.
활동량이 그다지 뛰어나지 못한 캐릭과의 호흡이기 때문에 수비에 있어서 철저한 역할 분담이 필요했고
그 결과 공격진과 밀착하기엔 쉽지 않았고 결국 공격진이 만들어낸 공간으로의 횡패스를 주로 사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허리 자원이 비교적 풍족해진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
체력에 대한 부담이 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진하기 보다는 볼 배급에 신경을 더 쓰고 있습니다.
공격의 핵이 되어야하는 433의 중원 꼭지점으로 서기엔 아쉬운 모습입니다.
보다 공격진과 더 밀착해야 하고 전진 패스에 주안점을 두어야 하지만 현재의 스콜스의 모습은 약간은 뒤로 쳐져
볼배급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결국 이는 미들진이 지나치게 내려오게 되면서 공격진에게 지나친 부담(정확히는 루니의)을 가중시키게 되고
3명의 공격진의 무한 스위칭은 4명이 하는것 보단 많은 공간을 만들어 내지는 못하게 돼 효율성의 측면도 떨어집니다.
물론 현재의 스콜스가 나쁜 미드필더라는 건 아니지만 433에 있어선 아주 휼륭한 미드필더도 아니라는 겁니다.
3. 안데르손
퍼거슨 경도 이러한 면을 고려하고 있었는지 이번 시즌 시작 전에 안데르손이라는 미드필더를 데리고 왔습니다.
이 선수는 루드와 짝을 맞추던 시기의 스콜스를 보는것 같습니다.
과감한 전진성, 피지컬을 기반으로 개인기가 버무러진 돌파는 3명의 미들진의 핵이라 할 수 있는
공격 미드필더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어린 탓에 전진 패스와 전체적인 판을 읽을 줄 아는 능력이 조금은 떨어지는 것 같지만
이 선수의 나이를 고려해 볼 땐 3미들의 일부분을 퍼거슨 경이 이 선수에게 맡기려는 것 같습니다.
4. 하그리브스
퍼거슨 경이 꿈꾸는 3 미들진은 개인적으론 무링요 시절의 첼시 3 미들진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수비를 든든히 책임 져주는 마켈렐르, 공격의 핵인 램파드, 그 사이 간극을 메꿔주며 전진성을 지니기도 한 에씨앙.
이번 시즌 전 퍼거슨 경이 구상했던 맨유의 3미들진은
위에 썼던 순서대로 보자면 캐릭-스콜스-하그리브스였을것 같습니다.
캐릭의 역할이 좀 다르긴 합니다만 캐릭이 수비진 앞에 서서 수비를 맡아주고,
스콜스가 전진하고 그 간극을 하그리브스가 메꿔주는 형태가 되어야 하는 거죠.
--안데르손--
-하그리브스-
---캐릭---
이와 같은 형태의 종렬 3미들진이 구성되어야 할 겁니다.
마켈렐르보단 수비가 좀 부족한 캐릭이 수비진 앞에 설 수 있는 건 휼륭한 수비진,
그리고 캐릭이 가진 특출난 패스가 게임 메이킹에 있어서 +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하그리브스에 다시 초점을 맞추자면 하그리브스는 기대를 아주 만족시키지는 못했습니다.
부상 이후 약간은 축소된 활동량, 거기에 그에게서 기대했던 전진성이 부족한 모습은
제가 위에 썼던 스콜스의 변화와 맞물려 미들진을 전진시키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하지만 시즌 후반에 들어서 활동량과 전진성이 살아나고 있고 거기에 킥이 좋아 공격진에 전진성에 있어서 휼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은
그래도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긴합니다.
5. 플레쳐
그런데 오히려 하그리브스에게서 바라던 모습을 플레쳐가 보여주고 있는 거 같습니다.
지난 시즌부터 보여주는 미칠듯한 활동량과 때때로 최전선까지 올라가는 모습이 말이죠.
거기에 패스가 나쁘지 않아 전체적인 공격진의 전진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하그리브스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커서 그렇지 나중에 433의 완성 즈음해서 충분히 경쟁해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6. 캐릭
안데르손에게 바라는 건? 찬스 메이킹, 하그리브스나 플레쳐에게 바라는 건? 활동량, 그럼 캐릭에게 바라는 건?
수비와 게임 메이킹입니다.
무링요 시절의 첼시 3미들진을 보자면, 람파드는 안정적인 뒷선이 확보되기만 하면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에서 굉장히 휼륭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마켈렐르는 수비만 하면 됐고 에씨앙은 틈을 메꿔주기만 했으면 됐습니다.
하지만 현재 맨유의 미들 구성진을 보자면 안데르손은 찬스 메이킹에 더 능한 모습이고
하그리브스나 플레쳐에게 바라는건 게임 메이킹이 아닙니다.
결국 맨유식 433 미들진의 핵은 바로 캐릭의 역할에 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비도 좋지만 전체적인 판을 읽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애초에 이것을 보고 퍼거슨 경이 데려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실제적으로 부여받은 롤에 캐릭은 아주 적합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7. 게리 네빌
갑자기 왠 미들진 얘기하다 수비수 얘기냐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공격진이 한명 줄어드는 433에 있어선 풀백들의 지원 사격이 중요 요소중하나입니다.
지지난 시즌과 지난 시즌 중반기까지 전진성이 탁월한 에브라와 공수 밸런스가 일품이었던 게리 네빌, 양 풀백은
3미들진의 구성이 완료가 되기만 하면 후방지원을 제대로 해줄 수 있는 조합이었죠.
하지만 네빌이 아웃되고 그자리에 브라운이 들어가게 됩니다.
물론 브라운이 솔리드한 모습을 보여주곤 있지만 전진보다는 후방에 위치하는 걸 좋아하고
크로스가 그닥 좋은 편이 아니라
풀백의 공격 가담은 에브라한테서 밖엔 바랄 수 밖엔 없게 됩니다.
결국 에브라에게 과부하가 걸리고 에브라는 시즌 말미 혹사때문에 약간의 체력 저하를 나타내고,
이 부분은 후방 지원의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낳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제가 거론하는 점은 미들진의 구성은 어느 정도 완성에 다가가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네빌처럼 공수 밸런스가 좋은 풀백을 구하고는 있지 못하다는 점 때문입니다.
8. 공격진
433엔 타겟맨이 꼭 필요하지 않느냐, 란 질문에 저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은 모습의 공격진의 활발한 스위칭을 통한 공간 창출이 맨유식 433의 역점이 될 겁니다.
긱스가 은퇴하고 사하가 거의 전력외라 봤을 때 공격진이 6명 - 루니, 테베즈, 마누쵸, 날두, 지성, 나니 - 이고.
거기에 마누쵸의 플레이를 직접 보진 않았지만 마누쵸는 활동량 있는 타겟맨이라는 옵션으로 사용될 것 같습니다.
현재 아데바요르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처럼 말이죠.
물론 이 6명으로 끌고 가려면 미들진의 조합 완성이 선결과제이긴 합니다.
9. 마무리
뭐 주저리주저리 써놓긴 했지만 퍼거슨 경이 꿈꾸는 433에는 어느정도 다가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3미들진의 구성과 호흡은 프리시즌을 통해 완성시켜 낼 수 있을 거 같고, 공격진엔 휼륭한 자원들이 넘쳐 납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음 시즌의 맨유의 모습이 킹 루드 체제이후 계속해서 변화해온 맨유의 모습 중 가장 기대가 됩니다.
물론 그전에 이번 시즌 더블 한번 해야죠.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