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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 15:36
아쉽다 나만 알고 있으려 했는데... 농담이고요. 진짜 좋은 책입니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번역서 중 최고인 듯.
다만 유의해야 할 사항이 몇 개 있긴 합니다. 중국학자의 책이다 보니 가끔씩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왜곡된 마르크시즘적 역사관이라든지, 대체로 제갈량을 비롯한 촉한에 비판적인 입장이라든지... 뭐 그런 부분들만 감안하면 아주 좋습니다. 여기에 필적할 만한 삼국지 관련 번역서는 자치통감밖에 없을 거 같네요.
20/04/02 15:51
제갈량에 대한 비판은 어떤 건가요? 능력 부족이다? 과대평가다? 북벌 때문에 무리했다?
궁금합니다 아주아주 대충이라도 알려 주시면..
20/04/02 16:12
우선 저자는 제갈량의 인격과 내치를 칭찬하지만 용인술과 군재를 비판합니다.
[제갈량의 용인술에는 큰 한계가 있다. 그는 재능있는 사람을 기용할 수 있었지만, 그가 가장 좋아한 인재는 충성스럽고 부지런하며 침착하고 신중한 사람이었다. 그는 임기응변의 지략을 갖췄더라도 성격이 과격하거나 자부심이 강하거나 승벽이 지나친 결점이 있는 사람을 기용하지 않았다. 사람을 기용하는 그의 도량은 유비는 물론 조조만도 못했다. (위연, 팽양, 요립등의 예를 듬, 중략) 이와 같은 용인술 덕분에 촉한 조정의 모든 관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규율을 잘 지키는 사람이었다. 제갈량 사후 수십 년 동안 환관 황호가 소소하게 권력을 휘두른 일을 제외하면 권신이 한 사람도 없었다. (중략) 그러나 그의 용인술이 지닌 단점도 있다. 강유를 제외하면 권모술수와 지략이 출중한 전략가가 촉한에 한 사람도 없었다는 점이다.] 제갈량이 이런 선택을 한건 유선의 무능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유선에게 위협이 될 만한 인물은 애초에 싹을 잘랐다는거죠. 하지만 저자는 그래서 강유 말고 뭐 있음? 이런 느낌이네요 제갈량의 내치의 치적도 언급하지만 동오의 장엄의 제갈량 평을 언급하면서 ['제갈승상은 참으로 세상을 바로잡고 군주를 보필할 인재였다. 그러나 고립되고 단절된 지역에 거주했고 병력은 5만을 넘지 못했다. 스스로 관문을 닫고 험난한 요충지를 지켰더라면 군주와 신하에게는 아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병사들에게 헛심을 쓰게하면서 해마다 원정을 감행했지만 지척의 땅으로도 진격하지 못해 제왕의 기업을 열 수 없었다. 그로 인해 촉한 내부는 흉년의 참혹함을 겪었고 촉한의 백성은 부역과 징집에 시달렸다.(장엄의 평)' 촉한 내부가 흉년의 참혹함을 겪고 부역과 징집에 시달린 것도 실제 상황이었다. 역사가 사건과 인물을 평가할 때 한쪽 측면만 볼 수는 없다.] 진수의 칭찬도르를 언급하고 ["서진 시대에서 전 시대의 인물을 폄하하기는 쉬웠을지 몰라도 찬양하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진수가 이 정도까지 찬양할 정도면.." 반면 사마의는 제갈량을 천하의 기재라고 칭찬했지만 '지향은 크되 정세를 판단하지 못했고, 많은 방면에서 계획을 세웠지만 결단력이 부족했으며 전투를 좋아함에도 임기응변이 없었다'라고 혹평했다. ] 저자는 이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모습입니다. 즉 내치는 인정하지만 군재는 글쎄? 라는 느낌입니다.
20/04/02 16:27
그래서 저는 용인술 관련해서 저자가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한다고 느낍니다.
결점이 있는 사람을 기용하지 않았다기에는 위연을 엄청나게 중용했죠. 팽양은 누가 봐도 죽을 짓을 해서 죽은 거고요. 등지만 봐도 대 놓고 성격 괴팍하다는 평가를 받은 사람이고, 왕평도 상대를 안 가리고 말을 함부로 해서 좋은 소리 못 듣던 사람인데 모두 제갈량이 중용한 바 있습니다. 심지어 양의는 유비가 구석탱이에 처박아 놓은 인물인데 제갈량이 다시 중책을 맡겼습니다. 기타 많은 사례들이 있지요. 군재는 뭐, 성과를 내지 못한 건 사실이니 물러나겠습니다.
20/04/02 16:52
결과론으로 보면 맞는 말이지만, 얼마 전에도 PGR에 올라왔듯 [규율을 잘 지키는 학자타입의 관료]를 [신출귀몰한 전략가]보다 일부러 중용한 게 아니라 형주와 이릉을 겪으면서 인재풀이 다 박살난 게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 지경에서 북벌을 꾀한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20/04/03 01:03
허쯔취안 교수는 의도적으로 장엄의 평을 왜곡하네요. 저 발언은 장엄의 말에 반박하는 '어떤이'의 말로 장엄이 저 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반박합니다.
무릇 병(兵)은 기(奇)로써 승리하고 지(智)로써 적을 제압하는 것이니, 토지의 넓고 좁음이나 인마(人馬)의 많고 적음에만 편벽하게 의지해서는 안 되오. 내가 그의 치국한 형체를 보면 당시에 이미 엄숙하고 가지런했고 그 가르침이 뒤에도 남았으며, 그 말에 이르러 간절하고 적극적으로 나아가서 일을 이룩하는 뜻을 진술하여 충모(忠謀-충성스러운 계책)가 건건(謇謇-충직)하여 주인에 대한 의(義)가 드러나니 비록 옛날 관중, 안영이라 해도 어찌 이보다 더하겠소? 대놓고 제갈량의 통치는 관중과 안영이라고 해도 이보다 더할 수 없다는 칭찬으로 마무리하는데 딱 제갈량 까는 부분만 잘라왔군요. 촉한의 병력이 '고립되고 단절된 지역에 거주했고 병력은 5만을 넘지 못했다'라고 쓴것도 어떤이가 잘못 파악한 것으로 제갈량 시절에는 10만명도 동원이 가능했죠. 장엄이 나타내는 바는 어떤이의 의견을 반박함으로서 제갈량의 통치가 훌륭했다는 칭찬인 것인데 진짜 고의적으로 저 부분만 잘라왔어요. 만약 이 사람(제갈량)이 죽지 않았다면 끝내 그 뜻을 펼치며, 해를 이어 궁리하고 바삐 다그치며 모략을 일으켰을 것이니 즉 옹주, 양주는 갑옷을 벗지 못하고 중국은 안장을 풀 수 없어 승부의 형세는 또한 이미 결정되었다 할 것이다. 지난날 자산(子産)이 정나라를 다스릴 때 제후들이 감히 군사를 내지 못했고 촉상(蜀相)이 이에 가깝다 할 수 있으니, 사마의에 비하면 또한 뛰어나지 않은가! 대놓고 장엄은 춘추전국시대 명재상 자산까지 비유하며 사마의는 상대도 안 된다고 하는 판인데 그 부분만 잘라 오다니 그냥 헛웃음만...
20/04/02 15:47
보통 삼국지 소설을 보던지 게임을 하다보면 더 갈증(?)이 나게 마련이죠.
-> 저같은 경우는 가정전투에 왕평을 기용하고 제갈량이 옹양을 겸병한 후, 정신차린 손제리놈과 함께 협공하여 위를 멸망시키고 오와 협치하다가 오에 내분이 일어나 오까지 점령한 후 삼국을 통일하는 스토리를 보고 싶은 갈증...(-_-;)입니... 크크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지금 책 몇개 주문하려고 했는데 하나 추가해야겠네요^^ p.s. 근데 목차 보니 촉의 사회와 정치는 없나요...? 제가 안 그래도 요즘 궁금했던게 삼국지 시절(1~2세기)의 의복이나 생활상이었거든요 진짜 고대국가인데 저 시기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가 궁금했어요 드라마나 영화는 너무 현대적인 요소가 가미되어있어서...
20/04/02 15:57
그래서 전 마행처우역거란 대체역사소설을 전편 다 질러서 간간히 보죠 크크 촉빠심이 올라올땐 그걸 보고
조조 생각나면 창천항로 보고 ... 근데 왜 창천항로를 보면 삼삼좌가 크크크 오나라는 진짜 군주가 매력이 없어서 주유나, 노숙을 좋아하는데 개넬 다룬건 보기가 힘들어서
20/04/02 16:41
와...이런 책이 다 있었네요...???;;
"...이후 적극적으로 역사에 개입한 결과 익양에서 반장, 탕거에서 장합, 백수관에서 양부, 강릉에서 여몽등 유명한 인물들을 죽이게 되었고 한중에서 방덕을 포섭하고, 형주에서 관우를 구원하고, 유파의 병을 치료하고, 미방을 살려 미축을 구하는 등 촉한에 도움이 되는 인물들을 죽음의 위험에서 구해내고..." 형주에서 관우를 구원하고 형주에서 관우를 구원하고 형주에서 관우를 구원하고 읽고 싶은 열정 뿜뿜...
20/04/02 16:50
작가분 이전작도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같은 꿈을 꾸다' 라고.. 원래 소녀시대(???)가 삼국지시대에 떨어진 소녀시대 팬픽이었는데 연재중 수정되서 소녀시대는 사라진 그래도 소녀시대의 흔적이 남아있긴 합니다만은 크크 같은꿈을 꾸다를 성공적으로 완결. 출판한 다음에 대놓고 "촉빠를 위한 소설을 쓰겠다"라고 말하고 낸게 마행처우역거죠
20/04/02 19:52
원술 딸이 윤아고, 여포 딸이 유리고, 태연이 육손 쪽 딸내미였고.. 크크크
써니는 같은 이방인 느낌이였던가 그랬쥬 같은꿈을 꾸다는 그 수춘 공방전까지가 정점이고 이후론 좀 그렇더군요 ...
20/04/03 00:51
이전작 같은꿈을 꾸다보다 저는 마행처우역거가 더 재밌었어요. 최근작 전국은 진시황 천하통일기를 다룬 대체역사소설인데, 이것도 마행처우역거보단 재미가 없었고요.
20/04/02 17:44
저도 요새 마행처우역거 삼국지유봉전 둘을 번갈아 읽고 있습니다. 그 둘이 최근 촉빠물의 정점인 듯...
마행처우역거 작가의 전국도 재미았게 읽고 있고요
20/04/02 16:49
목차만 보면 아쉬워 보이는게 관도대전 이전 군웅할거 기간이 많이 짧게 다뤄지는 것 같네요.
예를 들면 손책이 강동을 평정한 과정은 거의 언급도 없는 듯 해요.
20/04/02 17:48
좋은 자료 추천 감사합니다. 한 번 꼭 읽어봐야겠네요. 저도 한 권 추천하자면 대중적으로 보통 삼국지 서적 관련해서 이중톈의 "삼국지 강의"를 많이 이야기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리둥팡의 "삼국지 교양 강의"가 좋더군요. 본격적으로는 처음으로 접한 역사 자료로서의 삼국지 서적이어서 그런지 책이 꽤 두껍고 다소 기전체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음에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입니다.
20/04/02 19:05
삼국지를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는데
이 책은 삼국지 읽은 사람 대상의 책인거죠? 마침 좀전에 책읽어드립니다 프로그램에서 설민석이 요약강의 해주거 보니까 제대로 읽어보고 싶더군요 아무래도 삼국지는 나관중 삼국지를 읽는게 순서일까요?
20/04/02 22:10
소설 삼국지연의가 아닌 정사 기반의 책입니다.
당시 사회상 경제상 등 심화적인 내용에 관심있으시면 추천합니다. 아직 삼국지연의에 입문하지 않으셨다면 이 책 보다는 일반적인 삼국지연의 소설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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