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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3 05:35
"기뻐하다가 잠에서 깨어 다시 잠든다.
덧없는 세상 꿈은 새벽하늘과 같네." 잘 보고 갑니다. 일본에 여행갔을 때, 일본의 아날로그함이 참 좋았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90년대 초반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으니까요. 일본에도 추후에 앞을 바라보는 사람이 생기듯이, 한국에도 저같이 뒤를 바라보는 사람 한 명 쯤은 괜찮지 않을까요.
20/04/13 06:15
일본을 욕하는 것보다는 일본 욕을 참는 게 훨씬 이롭다고 생각합니다.
-------------------------------------------------------------------------------------- 여기서 저랑 갈리네요. 이로울진 몰라도 해서는 안되는게 있지요. 과거 청산이 되지않은 상태에서 이익만 추구하면 정신건강에 매우 나쁩니다. 언젠간 해결을 보고 지나가야합니다. 해결되지않은 친일 문제로 몇십년이 지난 아직도 그 후유증은 크기만 하니깐요.
20/04/13 06:58
눈앞의 이익을 위해 눈 감아주자는 게 아니라, 욕 몇 마디로 소모하지 말고 더 발전하고 더 어른, 더 좋은 나라가 돼서 이기는 게 답이라는 제 생각입니다. 사과 받으면 좋지만 햇볕 정책 아니면 어렵습니다. 일본에 있는 뜻 있는 시민과 손 잡는 방법이 지름길이고 유일한 길인 것 같습니다.
20/04/13 11:31
일단 일본의 뜻있는 시민들은 지금 힘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것 같아요. 이게 유일한 길이라니...
원글님만큼 일본의 배경과 지식을 이해하려고 하면서까지 일본을 용서하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한다는 정성이면 한국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보시면 어떨지... 한국을 공부해보면 지금의 반성없는 일본을 결코 용서할수 없을것임을 아실텐데요.
20/04/13 08:36
동감합니다. 갈등해결에 항상 화해가 답이라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그것도 우리 부모를 칼로찌르고 강도짓한 사람이 사과한마디 없고 오히려 그때를 그리워하고 자랑스럽게 여긴다면..
20/04/13 13:10
문장만 따로 떼놓고 보면 흠칫하지 않을 사람 많이 없을텐데
글의 내용으로 보아 오래 생각하신 분이 하신 말이라, 눈 감아주자는 단순한 의미로 들리진 않는 것 같아요 저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0/04/13 06:48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일본여행 좋아해서 27번 다녀왔는데, 여행다니면서 느껴본 여러 가지 느낌적인 느낌이 잘 정리된 느낌이네요. 이해안되는 행동들이 아 그래서였구나 싶습니다.
20/04/13 06:57
현재 일본에 유학중인데, 많은 부분 동의합니다. 두나라의 사유하는 방식은 유교와 신토, 한반도로 치면 조선과 고려의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어느쪽이 우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일본 욕을 참자는 의견도 아니고 죄가 없다는 의견도 아니지만,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자기 시선으로만 생각하는게 분쟁의 원인이라고 봅니다. 서로가 생물학적으로 비슷한 국가다 보니, 일본은 일본적인 사유로 한국을 대하고, 한국은 한국 사고방식으로 일본을 대하는 것이 최근의 마찰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양사람들이 눈찢는건 그냥 넘어가는 사람들이 일본사람들이 조센징이라고 하면 발끈하는 이유에는 (물론 둘다 잘못한것이고, 식민지 시대의 과거가 있진 하지만) 금발머리 빨간눈의 사람들은 그저 생각이 다르겠거니 하지만, 우리랑 거의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놀리면 '아니 어떻게 네가...' 감정적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20/04/13 07:10
일본이 한국 문제를, 다시 말해 세계 제2차대전을 제대로 청산할 수 있다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아쉽지만... 반대로 한국은 자립적으로 일본을 극복할 가능성이 열리고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20/04/13 07:13
시간이 멈춘 듯한 장소가 종종 보이는 나라죠. 심지어 뉴욕보다도 큰 경제권이라는 수도권에서조차 구태적인 현금결제와 레트로한 영업 방식을 고수하는 리테일이 많고 「좋은 가게」를 꼽는 데 있어 그런 부분을 마이너스로 보지 않는 보편적인 인식이 느껴질 때가 있고요.
자영업자 리테일에 한정해서, 골목식당 같은 자영업자를 테마로 한 프로그램들, 그리고 그 자영업자들의 TV 이후의 행보와 일본에서의 경험을 대조하고, 무엇이 다른가 생각해보면 「성장해야 한다」라는, 비즈니스를 하는데 있어 의식해야 할 당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 유의미하게 차이가 난다고 느껴집니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이걸 일종의 업으로 인식하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꾸려나갈 수 있다면 바꿀 필요가 있냐는 건데, 본문에 있는 무상 속에서 항상성을 가지는 것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된 걸수도 있겠다 싶네요.
20/04/13 08:12
그러고보니 코비드19사태가 현금위주 사회에서 벗어날 기회이기도 하네요. 비말이 묻어 있을만한 현금보다 카드가 안전하니까요. 일본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배우고 변할까 궁금해집니다.
20/04/13 07:32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생각난게 만주 퉁구스계 국가들입니다. 일본이 우리랑 복작거리며 동경과 멸시를 나누고 서로 의식하고 비슷한 외모지만 알맹이가 다른게 재밌네 근데 그 비슷한 나라? 민족?이 하나 더 있었는데 싶어서요. 우리랑 만주도 형이네 아우네 야만이네 약골이네 하며 지긋지긋할 정도로 부대끼며 살았는데 폭삭 망하고 한족의 물결에 완전히 잠겨버렸죠. 이놈들도 존속했으면 우리랑 비슷하면서도 다른 정서, 문화를 즐길수 있었을텐데...
20/04/13 07:52
개인적으로 팔콤게임의 팬인데 읽으면서 섬의궤적에 학창시절이 들어간 것과 벚꽃에 비유되는 라이노 꽃이 생각나면서
게임내에서 표현하던 나레이션 문구들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네요. 저번글도 그렇고 이번글도 읽으면서 일본에 대한 이해가 한층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4/13 07:57
한국은 미신이다,악습이다 그러면서 무속이나 관련된 전통문화를 너무 많이 없애버렸죠. 조선시대에도 좀 그랬고.. 결정타는 개발독재 시대 때.. 그러면서 이제와서 일본이 그런걸 문화 콘텐츠에 활용하는 건 부러워하더라고요. 일본 부러워만 하지 여전히 관심은 하나도 안주면서요.
그리고 콘텐츠에서 학창시절 그리는 건.. 뭐 한번뿐이라는 점도 있지만 일본의 사회인 생활이 별로 재미없기 때문 아닐까요. 일본인의 학창시절이야 40% 정도의 대학입시생만 빼놓곤 한국에 비해 강도가 훨씬 약하고 부활동 같은것도 많이 하는걸로 아는데.. 사회생활 하면 직장 분위기도 보수적이고 노동시간도 노동강도도 한국이랑 더불어 엄청나게 강한편이니까요. 괜히 학창시절을 그리워하는게 아니라고 봅니다.
20/04/13 13:07
맞습니다. 노동이 극도로 고통스럽죠. 그래서 '덧없음'과 '멋'은 별개가 아닙니다. 일본 사람들에게 학창시절은 인생의 벚꽃인 것 같습니다.
20/04/13 08:44
정성 가득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최근 출간된 <나쁜 나라가 아니라 아픈 나라였다>에 대한 글쓴이님의 소회 역시 듣고 싶네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20/04/13 09:49
일본관련 글은 항상 관심있게 읽게 되는데 지난 번 글도 그렇고 이번 글도 그렇고 공감을 느끼며 또 깊이에 대해 놀랐습니다.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일본과 연을 맺으시고 계신진 모르나 자주 다양한 글을 써 주셨으면 좋겠네요.
20/04/13 09:50
감사합니가 일본 서브컬쳐에서 학창시절 얘기가 왜 그렇게 많은지 그 이유를 알게되었네요
그리고 짱구 아빠 과거 추억편이 왜 일본에서 레전설로 꼽히는지 더더욱 알 수 있네요 (물론 그 극장판은 한국인이 봐도 눈물없인 못보는 감동편이지만요)
20/04/13 10:01
명탐정 코난을 예전에 자주 보았었는데 계절의 변화는 만화 속에서 나타나지 않는데 캐릭터들이 나이를 먹지 않는 모습이 보여서 상당히 신기했습니다. 명탐정 코난 때문에 알아보니 사자에상 시공이라고 하는데 오늘 UMC님의 글을 보니 일본이 그러한 세계관에 익숙할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 드네요....
20/04/13 10:34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저의 어린시절엔 일본이란 애증의 관계랄까요. 어릴적 아버지가 일본 출장 갔다오시면서 사다주시던 가슴팍이 열리면서 따발총이 나오던 장난감, 게임기 (카시오), 카시오 전자시계, 명동 거리에서 사온 일본노래들이 담겨 있던 빽판, 그리고 영화 잡지 스크린..고등학교때 교실 뒤에서 "긴기라기니" 노래맞춰서 춤추던 기억들. 외국에서 만나면 제일 먼저 친해질수 있던 사람들, 그리고 잊을만하면 신문에 나오던, 재일동포 차별, 그 차별을 이기지 못한 소년의 자살...이렇게 증오할수 밖에 없었던 나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줄 알았던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아직도 저렇게 안정이 안된것은 다 두 나라의 정치인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과거에 솔직해지지 않고, 또 과거를 자신들에게 이용하려는 것인지....이제는 좀 그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친했던 일본 친구, 그렇기에 비틀어진 두나라의 관계에 대해 솔직히 대화할수 있던 친구의 말이 기억남니다..."우리가 과거에 대해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한국을 이해못했어..미안해" 이 대화에서 "맨발의 겐"에 나오던 동네사람들의 조선인 "박씨"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오버랩이 되더군요. 원글님 생각에 200% 동의하면서 이제 서로들 반목하지 말고, 이해하며 잘 되길 바라고 싶네요. 사족으로 전에 본 일본 드라마, "굿럭" 에서 김탁구를 갈구던 회사의 감사관이 그의 마지막 비행을 마치며 조종석에서 계기판을 향해 고개숙여 절을 하고 나오는 장면이 원글님의 일본 사람들의 일에 관한 가치관을 읽으면서 이해가 갔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20/04/14 00:17
답이 늦었습니다. 제 생각엔 93년 고노, 95년 무라야마, 김대중 대통령, 오부치 총리의 공동선언에서 이제 안좋은 과거에 사과하고, 사과받고 끝냈었는게 좋았을것이란 말이죠. 고이즈미 총리도 사과를 했었죠.
그런데, 그후 일본 정치인들이나 누구나 다 아실만한 한국 정치인들이나 계속 한국에 대한 식민지배의 부정, 또 이렇게 사과를 받았습에도 계속되는 사과요구... 제가 말하고 싶은건, 두나라가 끊임없이 과거에 사로잡혀 서로를 어렵게 하기보단, 서로 잘살고 잘나기 위해 힘을 합치는게 낫지 않을까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반한/반일인가요?
20/04/14 20:56
제가 질문드린 것은 한국 측의 잘못이 무엇인지에 대한 보충인데 그게 일본에 대한 거듭된 사과요구군요.
최근 양 국이 반목하게 된 원인은 독도문제와 일본이 이전 담화를 뒤집은게 가장 큰데 그걸 양 국의 잘못으로 본다는 것은 동의할수 없습니다. 그리고 반한/반일은 입장이 명확히 다른데 계속 같이 묶는 것도 이해가 안됩니다. 가해자/피해자 관계로 치환하면 단순한 일인데 문제의식이 아쉽네요.
20/04/13 10:59
일본이 잘되어야 우리나라도 잘 되니까 욕하지 말고 꾹 참아라 그게 이득이다라는 부분부터 어처구니가 없는데 그거 위안부 성착취 피해 할머님들께 박정희같은 놈들이 할 법한 이야기 아닙니까?
군대의 예를 들면서 지겹고 힘든 일을 멋을 통해 자기것으로 바꾼다고 하셨는데 다녀온지 오래됐고 민방위도 얼마 안남았지만 되도 않는 이상한 멋을 부리는게 고단한 일에 힘을 준다는 내용도 전혀 안갑니다. 쓸데없이 멋부리고 각 잡고 각종 검열할 때 대형보면서 1cm 오차 잡겠다고 괴롭히고 시간 낭비하는 그 짓거리 자체가 어처구니 없는 괴롭힘일 뿐인데요. 심지어 그걸 예시로 일본인들의 행동이 이해가 가다니 영 모를 이야기네요. 지겹고 힘들고 어려운 건 그것 자체로 힘든거고 그 와중에 즐거움을 찾는 경우가 있기야 하겠죠. 하지만 그건 그냥 정신승리인거지 그게 대단한 멋이라고 생각하면서 이겨낸다는 구조가 이해를 못하겠네요.
20/04/13 11:08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면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만 확대재생산한다는 게 이런 느낌이겠죠. 이런 거 제일 잘 하는 곳이 언론사인데 무슨 정치기사 보는 것 같기도 하고..
20/04/13 11:25
대댓 달아주신 두분은 시간되시면 설명 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본의 문화에 대한 부분, 멋, 이런 내용은 제가 크게 관심이 없어서 잘못 해석했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하겠습니다만 일본이 잘되어야 우리나라도 잘 되니까 욕하지 말고 참는게 이득이다라는 저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오독이 아니고 확대재생산이 아니게 되는겁니까? 단언을 하실 정도라면 저 내용이 그게 아니다라는 걸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풀이가 가능하실텐데 부디 부탁드립니다.
20/04/13 11:07
주변 일본인들의 행동이나, 일본이란 나라를 보면서 실존주의의 향기를 깊게 느꼈습니다. 더 모를 때는 1억 3천만명의 우울증 환자가 사는 나라인 줄 알았는데, 그 성질은 일본인만 지닌 것이 아니더라고요.
20/04/13 11:10
밀레니엄 이후 한국이 일본을 그리 미워하진 않았죠.
왜 일본 여행객이 넘쳐났겠습니까? 왜 동일본 대지진때는 간바레 일본이라며 모금 프로그램까지 공중파에서 방영해서 가져다줬을까요? 한국은 과거를 잊자는 움직임이 분명했지만 일본인 태반이 숨쉬듯 혐한을 하니 일본 바라기가 미친짓인걸 깨달은 사람들이 늘어난겁니다. 돌이킬 수 없죠.
20/04/13 11:21
글 자체는 좋은데 역사관을 읽고 보니 선입견이 안생길수가 없네요. 많은 열강 중의 하나일 뿐이라니..
[하지만 일본을 특별시 하는 데엔 반대합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특수한 역사가 있지만 일본이 특별한 나라는 아닙니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특수한 역사가 있으니 특별시 하는게 오히려 정상적으로 보입니다.
20/04/13 11:40
언젠간 미워하지 않게 되면 좋겠습니다. 과거를 잊자는 말이 아니구요.
사람마다 그 시기와 기준은 다를 수밖에 없는데, 그걸 강요하지 않고 본인이 느끼는 점을 서술한 점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해하려는 마음은 그 어떤 다툼이나 분쟁에서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금처럼 혐오의 정서가 만연한 시기일수록요.
20/04/13 11:47
일본이 잘 돼야 한국이 잘 된다는건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네요.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죠. 일본은 한국전쟁의 쑥밭을 발판삼아 성장했고 한국은 휘청이는 일본의 전자업계를 잡아먹고 성장했습니다.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으로 치명타를 입지 않았으면 한국이 선진국으로 올라설 일도 없었어요.
20/04/13 11:52
동일본 대지진 때 한국이 입은 수혜와 한국전쟁 때 일본이 입은 수혜를 생각하면 이 분 말이 맞죠. 경쟁하고 있는 산업 부분이 많이 겹쳐서요. 그렇게 서로 공생관계라면 아베의 정권이 수출규제같은 조치를 취했을까요?
20/04/13 12:16
본문에 일본을 "개 같은 짓을 많이 한 열강국가"라고 적어 놓았는데 그 뒤에는 직접 피해자인 나라의 국민이 "일본을 특별 취급 할 필요가 없다"라니 타국의 시각에서 본다면 그럴 수도 있지만 한국의 입장에서 왜 그래야 하는건지 모르겠네요.
20/04/13 12:17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일본에 대해서는 어찌되었건 지정학적 위치로 근접해있기 때문에, 또 관계산업이 이리저리 얽혀있기 때문에 공생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 다만 일본을 특별한 나라로 여기지 않기에는 이전의 특수한 역사가 너무 크죠. 욕할 일 또한 과거사만 존재한다면 몰라도 이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더러, 현재까지 다양한 언행을 일삼으며 욕먹을 일을 지속적으로 반복 재생산해오고 있음에도 참는 게 이롭다는 주장은 선뜻 동의가 어렵죠.
20/04/13 13:16
최근에 인터넷에서 보니까 SLR에서 일본이 어쩌니 저쩌니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당신 왜 카메라 니콘이요? 하고 물으니까 그 물어본 상대방한테 패드립 치던데,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보면 선택적 극일 참 웃겨요. 그 일해라 핫산하는 만화에서도 지적하듯이 코끼리 밥통 싸들고 오던 세대에서 밤이면 밤마다 양질의 동영상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갑자기 일본 문화에 대한 탐구 및 양국의 진지한 화해와 이해 발전을 모색해 보자 하는 말 앞에서는 엄청 근엄해진단 말이예요. 극일을 하고 싶으면 하는 거라고 쳐도, 남들한테 엄격한 그 이상으로 자기한테 엄격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
20/04/13 13:44
그 부분을 지적한 댓글들의 논리가 맞다고 보고 스스로의 생각을 수정하신 건지
아니면 역사관은 그대로인데 불편한 분들이 많아서 지우신 건지 궁금하네요. 비판하려는 건 아니고 진짜 순전히 궁금해서 한번 여쭤봅니다.
20/04/13 14:04
짧게 주장할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지웠습니다.
일본만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도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위안부 합의해준 정권도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뽑은 국민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얘기 나누고 싶습니다.
20/04/13 14:08
사실 저도 UMC님의 역사관에 어느 정도 공감이 돼서 여쭤본 것이었습니다. 근데 그러한 역사관에 반대하는 분들의 생각에도 어느 정도 공감이 되거든요. 한국인의 입장에서 일본을 특별시할 수도 있는 거고... 객관화시켜서 일본을(비롯한 근세 제국주의 열강들을) 특별시하지 않을 수도 있는 거고... 꼭 한쪽을 선택해야만 하는 당위성이 있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어느 쪽의 논리가 더 타당한지 궁금하긴 합니다.
20/04/13 14:24
똑같이 나쁜건 없죠. 개인한테는 더더욱이나 그걸 똑같이 나쁘다고 하면 받아 들이는것 보다 반발이 오는게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보통 이런점은 한국가에 있는 사람이 아닌 음 2국가 이상의 나라에 걸처 사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판단 오류죠. pgr에서도 몇번 이런류의 주장을 본적있어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제가 역사관을 미처 다 못봐서 딱 여기까지만 말씀드릴수 있겠네요. 똑같이 나쁜건 없습니다.
20/04/13 15:38
그 나쁘다라는게 단순히 뭉뚱그려서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서 댓글을 달았습니다. 솔직히 이 글에서도 사족이라고 생각했고요.
다만 삭제 하셨으니 굳이 이 말을 더 할 필요는 없겠죠.
20/04/13 15:39
글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동조하는 입장입니다.
당시에 (19세기에) 타국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열강의 입장에서 주변국에 영향력을 안 끼치는 선택을 하기는 힘들었을 것 같아서, 일본도 나쁘지 않고 다른 열강들도 당연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힘의 논리라 -_- 당시 조선도 그냥 힘의 논리에 의해서 일본에 소속되게 된 거고요. 다른 나라의 식민지화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 와 비교해 봤을 때, "소속"이라는 온건한 표현을 사용해도 된다 생각합니다. 일본의 입장에서도 조선은 지배해서는 도저히 수지가 안 나오는 땅이었고, 소속을 시켜야 겨우겨우 유지가 되는 말 안 듣는 식민지였으니까.... 아예 눈치를 보지 않고 일본의 침략행위에 대한 비난을 아예 하지 않으셨으면 더 논란이 안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부분이 있었을 때는, 일본 언급만 나와도 경기를 일으키는 한국인 독자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 억지로 첨가됐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20/04/14 10:16
당시 시대상으로 그게 당연하다고 해서 나쁘지 않다기엔 좀.. 우생학도 사회진화론도 그 당시엔 당연하던 건데 그럼 왜 비판하나요. 그리고 정부재정으로 따지면 조선뿐만 아니라 애초에 수지 맞는 식민지 자체가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은 적자였죠. 뭐 대만이나 인도같은 상당히 흑자 보는 땅도 있었지만 드문 케이스죠.
20/04/14 10:24
저도 사실 혼란스러워요. 아는 것도 잘 없고... 한국 사람에게 피해자로서의 역사관이 강요된다고는 생각하고 반대로 일본 사람 입장이라면 그게 뭔 잘못인가 싶을 것 같은데, 그래서 주권을 배제하고 조선 민중들이 어떤 생각으로 합병을 받아들였나 궁금하기도 하고...
식민지를 만드는 행위 자체를 비판해야 하나, 거기서의 착취행위를 비판해야 하나, 내 나라를 지배한 일본을 비판해야 하나 이것도 아직 생각 정리가 잘 안 됐네요.
20/04/13 14:27
굳이 이런 댓글이 사람들 강요하는 글이죠. 일본과 중국을 똑같이 볼필요도 없는데요.
더군다나 이러한것은 단순히 국가간의 문제가 아니라 자국가에서 타국가를 바라보는 모습이기 때문에 아마 중국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니 체제가 더 극단적이니 더 그 말만 나올 가능성이 더 커보이죠. 굳이 댓글 다시는 분들을 비아냥 거릴 필요 있나요?
20/04/13 15:30
중국에 대해서도 동일하다는건 중국에 대해서도 똑같이 반사적인 반응이 나올거란 거에요
일본인들의 삶의 방식에 대한 글에서 몇몇 댓글이 과거사 이야기만을 반사적으로 꺼내는건 혐한하는 2채널쪽 반응과 큰 차이가 없는거 같아서 '비아냥'거려봤습니다
20/04/13 15:37
글쎄요. 단순히 과거사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관을 어떻게 받아드리냐 차이인데 그걸 반사적으로 꺼낸다고 하시는건 해석을 너무 한쪽으로만 하신가 아닌지요? 단순한 험일 험한 이야기가 아닌데요. 보편적인 인접 국가의 흥망성쇠와 자국의 흥망성쇠의 연관성, 그리고 우리나라만의 특수성을 따져서 이야기할떄 전에 있던 글쓴이 분의 역사관에 대해서 반론이 나오는게 어찌보면 당연하죠. 애초에 그 이야기는 여러 이야기가 나올수 밖에 없는 부분인데요.
그걸 2ch랑 비교하면서 차이가 별로 없다면서 비아냥 거릴 자격이 님에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20/04/13 14:20
댓글이 좀 산으로 가는 면이 있습니다
지엽적인 부분보다는 일본이라는 나라, 일본인이라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좋은 내용을 전달했다는데 초점을 두는게 어떨까 하네요 전 무엇보다 일본사람들이 왜 이리 '가업'이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좀더 이해할 수 있어서 좋네요 온갖 문화컨텐츠의 근간이 '학창시절'이란 측면도 말이죠;;
20/04/13 14:25
글쎄요. 지금이야 아예 삭제 하셨지만 그 부분이 작은 부분은 아니였죠.
글을 읽는 초점은 독자가 같는것이고 그런것이 거슬린다면 지금 처럼 아예 삭제하는 편이 좋은거죠.
20/04/13 16:04
오랜만에 보는 깊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옆나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며 본인은 알았다 착각하는 글들이 많았는데 이글은 읽으면서 감탄이 나왔습니다
20/04/13 16:15
개인적으로는 글쓴분 생각에 동감하는데 모든 사람이 동감하긴 쉽진 않긴 하겠죠. 이런부분은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부분이라.
일본도 사과를 하긴 했었는데 한국이 모르쇠 하는 것도 있고(고노담화-무라야마담화-간담화때 일본 스탠스는 분명히 사과가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한때는(민주당정권 한류발흥기) 일본이 한국 짝사랑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MB가 천황 사과 드립쳐서 한일관계 개판으로 만들었던 적도 있으니 그쪽 입장에서는 뭔가 배신당한 기분도 들거구요. 근본적인 문제는 박정희가 사과고 보상이고 퉁쳐서 본인 착복+경제개발비로 써먹은게 제일 큰 문제라고 봅니다. 이렇게 되다보니 일본한테는 맨날 느그 근대화 전부 우리 자본으로 이룬거고 우리 기술으로 이룬거라고 빈정댈때 뭔지 모르게 반박은 못하겠고 열받는거고... 현대 한국이 예전의 약소국 포지션보다는 오히려 일본과 같은 열강에 더 근접한 포지션이라는 걸 고려해보면 지금 시점에서는 국제사회의 룰(이라고 적고 열강들의 합리화 대잔치)에 가까운 스탠스를 가져가는게 맞긴 하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대놓고 속시원하게 내지르는건 북한처럼 뭣도 없는 국가라야 가능한거죠. 그래서 이승만 시절의 한국이 외교에서는 제일 사이다 외교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구요. 정말 이성적으로만 딱딱 따져서 국제관계를 대처하려면 논리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몽골은 고려인들한테 일제보다도 더 악랄하게 굴었던 놈들인데다가 전세계를 말아먹을뻔한 놈들이니까 키트같은건 1도 주지말고 전쟁이라도 해서 말라죽여야 하고, 중국은 통일 대업을 가로막은 놈들이니 단교부터 해야할거고, 반대로 베트남은 우리가 미안한 감정을 약간이나마 가지고 있어야할거고, 마다가스카르 같은 경우에는 이건 진짜 대놓고 한국인들이 제국주의 흉내내다가 혁명 일어난 곳이니까 매일같이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죠. 하지만 사실 이런식으로 얘기하면서 남을 설교하며 뭔가 도덕적 우월감을 얻으려들면 당장 상대방이 미쳤냐 그럴 겁니다. 결국 대국적으로 어느 시점이 오면 한일은 손을 잡을 수밖엔 없을 거라 생각하는데, 이는 한국이라는 나라, 일본이라는 나라 각각의 본질이 결국은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만들어 놓은 방파제이자 전시품이고, 어느 시점이 오면 전시품 각각의 의지는 별로 중요하지가 않을 거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곧 한국 일본 각각의 감정보다 중국 견제라는 본연의 목적이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 오게될 것 같아서요. 당연히 그건 저희 의지라기보다는 미국의 의지일 거고요.
20/04/13 16:53
어느 커뮤니티에서나 일어나는 현상이기는 한데, 그래도 이 글의 본질에 좀더 집중하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일본이 세계사와 특히 우리나라에 저지른 악행에 저도 치를 떨지만, 원래 본문에 적힌 정도의 소회면 무리없이 지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글쓴 분도 일본의 과오에 대해서는 그냥 사족을 붙였을 뿐, 길게 이야기하실 생각은 조금도 없으신 것 같았는데 그냥 넘어가면 안 될까요;; 아무리 게시글의 한줄 한줄에 무거운 책임이 있다지만, 글쓴분이 '일본은 별 잘못없다!' 라고 선언하신 것도 아니고...
20/04/13 17:17
영화나 소설 보면 오다 노부나가가 술먹고 기분 좋으면 수시로 부채들고 춤 추면서 인생 50년~ 덧없다 냥냥 거리던데, 역시 글에 이 부분도 있네요
20/04/13 17:53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는 참으로 '아브라함적인 사람'으로서, 일본의 '종교 아닌 신토'를 보면서 항상 기겁하는 눈빛으로 쳐다봤습니다. 텍스트에 대한 수백년어치 묵은 고민을 하지 않는 신토가 국가신토로 20세기에 사람을 그리 동원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세일계로 생존해있다는게 정말 기가 막히더군요. 오늘 드디어 UMC님 덕분에 '그러려니 하는 종교 아닌 문화로서의 신토'를 이해하고 갑니다. 저는 항상 그런게 궁금했습니다. '경전의 토씨에 집착하지 않는 종교가 1억이 넘는 사람을 묶어주고 있다니, 얼마나 모호한 힘이 단호하게 작용하고 있을까?' 라고요. 친구랑 가끔씩 카루타를 하면서, 참 신기했거든요. (제 지인이 사학과 출신인데, 한국 시조 카루타 룰을 만들어보겠다고 맨날 취미로 카루타 대회를 지인을 불러서 여는 기인입니다.) 아니, 공자의 학문적 언쟁도 아니요, 아브라함의 유일신적 신앙고백도 아니요, 마르크스의 이념적 변증법도 아니고, 카루타의 멋에서 신앙이 꽃필 수 있다니, 도대체 천조대신은 어떻게 되먹은 신격인것이냐? 세계관 최강자들의 싸움을 위해서 다른 신화들이 괜히 힘겹게 싸운 것이 아닐텐데? 결국, 얼마나 탈아입구를 써먹던지간에, 구미와 동양은 너무나도 다른 신화의 집단인가 봅니다. 한국인들이 신이 없는 것처럼, 일본인들도 철저하게 아브라함적인 신은 존재하지 못하는군요. 19세기 서양의 로맨티시즘과 19세기 동양의 근대화는 지구반대편의 평행세계적인 정반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신이 없는 세상, 나라도 기부니가 좋아야지~ 그게 유용성이다!'와 '신이 존재하는 닫힌 계에서의 먹힐자와 먹는 자의 몸을 갈고 닦기'의 자리바꿈. 이제 다시 신은 죽었고, (일본인은 니체도 필요없었군요!), 인간은 만들어진 신보다도 덧이 없어라~. 이런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무엇입니까?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해지는 다음 질문은 바로 이것이군요. 아니 타인이란 무엇입니까? 저 또한 탐미적이고 퇴폐적인 '왜색'이라면 환장하는, 담론으로 가득찬 북조선적인 '광장'과 무철학이 최고의 철학인 남조선적인 '밀실' 사이에서 갈길을 잃은 '반도인'입니다. 오타쿠의 토양이 되는 '타인은 내가 결고 닿지 못할, 다만 가시달린 장미꽃'이라는 자폐적인 21세기가 대한민국을 빼고 구미와 일본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우리야 선비정신으로 투표지형, 계급구조로 '너는 나에게 의미가 있다'를 외치고 있지만요, 얼마나 갈까요? '아'에게 '비아'에 대한 질려버림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얼마나 맨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언젠가 일본은 극복될 것입니다. 과거를 묻어둔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런 날이 와버리고 말겁니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태평양 전쟁'을 그냥 '과거의 사건'으로 보는 것처럼, 몽골이 그랬듯이, 일본은 이집트처럼 박물관으로 보내질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을, 우리의 승리, 우리의 여유라고 해석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우경화나, 우리의 한심함이 아니라요. 왜냐면, 잊을만 하면, 필요할만 하면, 아쉬울만 하면 계속 꺼내들고, 올바름을 요구할 것이거든요. 동북아의 정치외교라는 것은 말이지요. 소모적인 떡밥으로 계속해서 소환되겠지요. 그리고 애석하게도 우리는 이미 수십년동안 '그것이 삶의 일부였던 상처입은 피해자'에게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랬으면, 나라의 지갑을 먼저 열고, 그 다음에 타국에게 떡밥을 날렸어야죠, 맨날 서로 법원에서 남의 나라에게 단죄하겠다는 판결이나, 행정부에서의 남의 나라는 이상하다는 식의 유권해석이나 하고 말입니다... 앞으로 관심이 없을것이고요. 저는 이 이야기를 직접 피해입으신 분들께 하지 못할 것입니다. 얼마나 건방지고 무서운 소리입니까, 당신의 삶이 끝나면 우리는 당신이 겪은 사건을 '사건'보듯이 할것이라고... 빨리 죽어달라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요. 도저히 그래서는 사람으로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 앞에서는 방금 제가 말한 앞문단을 번복할 염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잔혹하지요. 질리지 않고 놓아주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진정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은 쓴적이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이렇게 가지고 놀 장난감이 많은 시대에서... 나에 대한 효용이 아닌 타인이 존재할 수는 있는가? 차라리 신이라고 하나 아브라함적으로 믿어야 제정신을 차리고 있을수 있지 않을까?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신이 없는 세상에서, 나는 누군가를 소중히 섬겨줄 수 있는가? 문화든, 역사든, 민주시민으로서의 타인이든, 옆 나라든? UMC님과 다른분들께서라도, 이 장광설이 UMC님의 좋은 글에서 나오는, 연관성있는 가지치기프랙탈로 읽힐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렇지 못한다면, 제가 글을 더럽게 못쓴 탓이고요. 다시 한번,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4/13 18:21
짧은 글이라 많이 부족합니다. Farce님의 말로 다시 정리해보면, 종교의 목적이 구원이라면 말하자면 일본 문화 전체가 구원의 체계를 이루고 있다는 게 되겠네요. 답없..
공각기동대나 에반게리온에서 극적으로 나타난 허무주의적 실존주의는, '타인은 지옥이다'를 수용하면서 남도 싫고 나도 싫고 우와아아아아아앙, 그러면 남은 뭐고 나는 뭐지에서 극한으로 해매다가, 어느 순간 그냥 '열혈'이라는 키워드로 극적 타결되었습니다. 맞는 답에 도달하긴 했지만 풀이과정이 없으면 빈깡통일 뿐이죠. 결국 그 안에는 고생해서 '역사'와 '지성'을 채워 넣어야 하는데, 역사와 지성 또한 그저 타인일 뿐인 시작점으로 무한히 돌아가므로, 언제까지나 타인이라는 지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형국인 셈입니다. 어른이 만들어 놓은 안정적인 지옥에서 외로이 운둔하는 아이가 일본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글을 마친 마당에, '국가'와 '세계'와 '합리'에 짓눌려 몇십 년간 묻기를 주저해왔던 '민족'에 대해서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0/04/13 17:57
저도 예전부터 일본 여행가서 몇번가서 느낀거지만 정말 일본은 조용히 질서정연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의 땅라고 생각했습니다. 정갈하고 깔끔하지만 변화를 거부하고 현재의 익숙함을 유지하기 위해선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주는 사람들이 사는 실버타운 같은 나라... 베트남이나 상하이 여행했을 때 느꼈던 역동적이고 무질서한 에너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뭔가 공동묘지의 안온함의 결정체 같은 분위기가 어딜가든 짙게 배어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솔직히 인생에 딱히 희망도 없고 조용히 별일 없이 살자 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참 코드가 맞는 여행지였어요. 허망한 벛꽃과 철저하게 선을 긋는 친절하지만 무관심한 사람들... 썩어 문드러질 지언정 깨끗하게 청소된 거리와 과거의 영광만 아스라이 남은 오래된 랜드마크들까지. 제가 느꼈던 그 체념의 감성을 이해하기 쉽게 글로 풀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뭐 언제 다시 해외 여행길이 열릴지 잘 모르겠지만 전 일본 또 여행가고 싶어요. 하지만 삶에 희망이 있고 뭔가 에너지가 전이되는 경험을 느끼는 여행을 하고 싶은 분들은 절대 일본 여행 가지 마시길.
20/04/14 09:59
개인적으로 일본 전공 관련자들이 쓴것보다 간결하게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근원에 잘 접근한 글이라고 보여져서 굉장히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저런 맛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았어요. 그래서 한 때 일본 문화와 일드에 무척이나 빠졌었기도 했구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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