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판
:: 이전 게시판
|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0/04/18 05:05
본문에서 말한건 차라리 독일어같은거에 가깝다고 봅니다.. 주어 목적어 다 빼먹고 그저 문맥상으로만 알아먹을 수 있게끔 얘기하는게 한국어의 가장 큰 매력이고 끝까지 안 들으면 모른다고 자주들 얘기하는게 바로 그 비명료성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어 "먹었냐?" 라고만 하면 누가 무엇을 먹었냐는건지 절대로 알 수가 없죠. 이게 어디가 명료한 언어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유행했었던 "되는데요?" 를 굳이 "됩니다." 라던가 "돼요" 라고 하지 않았죠. "되는데 왜 안된다고 하느냐", "되는데 왜 그러느냐", "되는데 혹시 선생님 본인께서는 이걸 못 하신다는 건 아니겠죠?"라던가 뭐 별별 시니컬한 뜻을 다 담을 수가 있고 '내가 의도한게 이 중에 뭘지 니가 한번 맞춰보시던가.' 하는 느낌의 굉장히 한국어스러운 표현이라고 봅니다만, 전 이 비명료적이고 개판이고 허술한 용법이 한국어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봅니다.
20/04/18 05:14
그렇네요. 제 주장인 '형식과 내용까지 따지며 효율성을 추구하는 한국말'에 기초해서 조금 정리했습니다.
말씀하신 부분은 불분명한 표현으로 효율성을 추구한 반증 같은 거라고 이해하는 편입니다. 이 글 자체가 제가 던지는 화두 비슷한 것이기도 합니다. 일본어 비판 관련해서는 확신하지만 나머지는 완성된 론과는 한참 멉니다.
20/04/18 07:07
문어로의 의미가 깔끔하게 전달되는건 프랑스어도 엄청납니다. 한국어와 일본어는 주어 생략부터 시작해 비명료성이 특색 그 자체인 언어들이라 글을 읽는데 반대로 이야기하시는걸 보고 글쎄, 아닌거 같다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20/04/18 05:43
다른건 모르겠고 아래 부분에 대해서 한국어의 한계를 뛰어넘은 두 분이 생각 나네요. 주어 탈락하시던 분과 유체이탈하시던 화자셨던 그 분들 크크.
"역사적으로 미루어 짐작하면, 서양이나 일본은 책임을 흐리는 표현을 갈고 닦아 온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내 말이 아닌 것처럼 말하기" 넵 농담입니당.
20/04/18 06:36
외래어 배척하는 게 민족주의적 요소가 없다는건 말도 안 되는 소리죠. 국립국어원이 '일본어의 잔재' 없애기에 몰두하는 것과, 닭도리탕만 봐도 말이 안됩니다. 일례로 와사비는 고추도 아니고 냉이도 아닙니다. 대체할 수 없는 용어를 억지로 대체하는건 해서는 안되는일입니다.
그리고 한국어가 확실한 책임을 지게끔 언어가 발전했나요? 세월호 이슈 후에 한국의 가장 큰 화두는 '책임지지 않는 사회'였는데요.
20/04/18 07:14
처음부터 그런 이름이었으면 모를까 대체하기 위해 맞지않은 언어를 갖다붙이면 문제죠.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가 있는게 고추냉이라는 식물은 따로 있습니다. 그러니까 학명으로 나눠져있는 별개의 식물을 일본어의 잔재를 지운답시고 다른 식물에 갖다붙이는...
20/04/18 09:42
제 말은 플래터푸스가 대중에게 인식되기 전 만들어진 이름이라는겁니다. 와사비하고는 경우가 다르죠. 이미 와사비로 인식한것을 지우기 위해 고추냉이라는 단어를 들이민 케이스니까요. 예를들어 치타를 어느날 갑자기 줄무늬땡땡이약한놈이라고 부르자고 하면 황당하겠죠. 그런 맥락입니다.
20/04/18 07:14
동의합니다. 이미 이 글에서는 일본어와의 비교를 통해서 한국어의 '우수성'을 논하고 계시죠. '아름다움'에서 멈춘다면 모를까, 타 언어와의 우열을 논하는 순간, 이미 민족주의적인 요소를 부정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20/04/18 06:44
일본이 외래어를 그냥 막 가져와 쓰기 시작한 지는 150년.. 이라고 말씀하셨는데, 150년전 메이지 연간은 오히려 모리 아리모리, 후쿠자와 유키치, 니시 아마네 같은 메이로쿠샤 멤버들을 중심으로, 생소한 서양을 개념들을 철두철미한 사유 끝에 번역하여 도입하던 시대였습니다. 그 단어들을 지금도 우리가 그대로 쓰고있죠.
철학(philosophy) 개념(notion) 공간(space) 시간(time), 관념(idea) 귀납(induction) 연역(deduction) 긍정(affirmative) 부정(negative) 능력(faculty) 도덕(moral) 명제(proposition) 본능(instinct) 외연(extension) 원리(principle) 의무(obligation) 의식(consciousness) 이상(ideal) 이성(reason) 정서(emotion) 정의(definition) 주관(subjective) 직관(intuition) 추상(abstract) 구체(concrete) 현상(phenomenon)..... 등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단어들이 이 시기에 번역되어 소개됩니다. 정체불명의 카타카나 어휘들이 아무런 고민없이 무분별하게 증식하게된건 좀 더 나중의, 아마도 전후의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20/04/18 12:09
쓰면서도 좀 찾아보다가 어려워서 넘어갔는데, 외래어가 그대로 들어오기 시작한 시점에 대해서 더 정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20/04/18 07:15
저는 초등학교선생님이 일기장쓸때 나는, 오늘 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고 가르쳐서 충격을 받았죠 와 세상에 저걸 안쓰고 어떻게 글을 쓰라는거지..
20/04/18 09:54
"국어는 이 화자를 부각시켜야 직성이 풀리는 말입니다.
화자가 숨는 걸 용납하지 않고, 화자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어야 속시원한 언어인 것 같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서구의 언어는 외교적인 기법을 흡수해서 발전해온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이 글의 핵심 같은데 저는 잘 공감이 안됩니다. 넷상에서 외국인들하고 이야기할 때 파파고를 자주 쓰는데 번역이 잘못되는 가장 흔한 경우가 주어를 쓰지 않았을 때 입니다. 평소 한국어로는 자연스럽게 주어를 생략하고 하는 말들을 영어로 하자면 반드시 주어를 써야만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한국어야말로 상대적으로 화자를 슬쩍 숨겨도 되는 언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20/04/18 10:49
한국어는 제2의 외래어를 거부하는 편이고 제1의 외래어는 이미 천년 넘게 뿌리내렸죠. 언어에서 가장 원형성이 강하다는 숫자 표현이 완전 이중호환이 될 정도.. 일 이 삼도 원 투 쓰리 느낌을 갖는 시절이 있었을 겁니다.
국어책에도 나오는 얘기로, 한국한자어는 한국어에 독일어 수준의 조어력을 제공했지만 그 덕에 고유어는 많이 죽었습니다. 한국고유어는 의성의태에 능한 매력으로 살아남았지 배리어 프리 같은 말 하나 지어 쓰기가 특별한 작업이 되었습니다. 한식보다는 한복의 운명에 가깝게 됐죠. '금지'를 봅시다. 그거 하나면 능동 수동 평어 명령 명사 동사 따질 것 없습니다. 효율적이죠. 고유어라면 "~하지 마"로밖에는 안 되어 뭔가 깔쌈함의 대체가 이루어지지 않구요. 하지만 고유어도 기회가 있었다면... 반쯤 우스개지만 "마(!)"로 퉁치게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배리어 프리... 프리라는 말이 참 프리합니다. 한자 무(無) 탈(脫) 등을 대응시킬 수 있을 것 같네요. 다만 장벽, 장애란 한자 조어가 뜻이 너무 맞춤형으로 굳어서 쓰기가 어려운 겁니다. 고유어가 살아있다 하고 어떻게든 해보라면, 직역으로 '문턱없음' 정도. 그보다는 의역해서 '누구나맞춤'이라 하겠습니다. 배리어 프리의 실제 노력들과 맞는 것 같아요. 말뜻이 딱 안 된다? 배리어 프리도 마찬가집니다. 맥락도 언어의 일부고 일단 꼴을 지으면 뜻은 돌려쓰는 것이고. 근년에 웰빙을 '참살이'라 하던데 그에 대한 견해는, 좋은 말 만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과하게 좋은 느낌이에요. '복세편살'을 선호합니다. 좀 혼종이라도 좋죠.
20/04/18 11:00
영어로 수동태 쓰면, 글쓰기 교정해주는 선생님이나 프로그램이나 전부 passive!!라고 빨간 글씨 박히면서 수정 대상이라고 합니다. 글쓰기에 주어지는 높은 벽은 어디나 있습니다. 우리가 한국인이라 주로 한국어 글쓰기만 경험해 봐서 마치 외국어는 자유롭고 한국어는 까다롭다고 느끼는 것 뿐이죠.
20/04/18 11:00
일본어 공부할 때 교재에서 "一曲歌わせていただきます
"같은 표현 봤을 때 저게 뭥미 싶었습니다. 지금은 별 생각 없이 잘 쓰지만. 여담으로 현재 도쿄 도지사인 코이케 씨는 외래어를 정말 좋아하더군요. 당명부터가 "도민 퍼스트회"인 데다 이번 코로나 사태 때도 온갖 해괴한 영어를 갖다 써서 일본인들도 저게 뭐야 하는 정도...
20/04/18 11:14
[왜 그런가? 저는 똑부러지지가 않아서, 시원하지가 않아서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하기에는 한국어는 너무나도 완곡어법을 사랑하는 것 같고 [화자가 숨는 걸 용납하지 않고, 화자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어야 속시원한 언어인 것 같습니다] 라고 하기에는 한국어에서도 생략이 가장 잘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주어 같습니다.
20/04/18 12:36
저는 문어를 중심으로 글을 쓰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버렸네요. 한국어의 주어 생략 포함해서 효율성과 효율성을 위한 뚜렷함을 추구하는 게 아닐까 하는 가설입니다.
20/04/18 11:24
잘 읽었습니다. 다만 제 경험과 다른 분들이 좀 보이는데. 예전에 영어권에서 교육을 받을 때 수동태는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자제하라, 가독성을 떨어뜨린다. 가급적 동어반복을 피하고 다양한 어휘를 쓰라고 교육 받았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유의어 사전 같은 게 한국보다 유행하는 것 같고요.
체감 상 미국 쪽이 능동태에 좀 더 집착하고, 영국 쪽이 어휘의 다양성에 좀 더 집착하긴 한다는 차이 정도는 있었던 것 같지만요.
20/04/18 11:26
잘 읽었습니다. 님의 정리도 다 맞는말씀이신데, 요즘 한국에선 왜 그렇게 말도 안되는 높임어법을 쓰나요? "총액 얼마이십니다" "잔돈 얼마이십니다", "뭐뭐 받으시겠습니다", "커피 나오셨습니다" "결제도와드리겠습니다"- 오 완죤 문화충격 받았습니다. 어찌 사물에다가 극존칭을 붙있을수 있는지 이해가 ...
한국에서 강의/발표를 하게되면, 쓰고 있는 영어단어와 상응하는 한국말이 있으면 그 말을 쓰고자 하는데, 아무래도 신기술분야는 한국의 참여가 낮거나, 한국에 도입이 늦어서 인지, 마땅한 대응어가 많이 없습니다. 그런 경우엔 단어는 영어로, 조사는 한국말로, 그러다가 그냥 영어로 하게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또 그게 편하기도 하구요. 일본에서 발표를 하게되면, 제가 가게되는 회사에서 일본어 통역을 고용해서 발표전에 그 통역과 발표하는것의 합을 맞추고 발표를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한문장 말하고 멈추면 바로 일본 통역이 제가 한말을 일본어로 발표를 하는것 이지요. 그네들의 전문 용어의 일본어화는 정말 대단한것 같아요. 영국에 살때 친구한테 "니네 말은 왜 그렇게 돌려말하냐? 그냥 "이거 하면 안돼" 하면되지, 뭔 "유아낫 얼라우드, 블라" 냐 하니까, 예전에 상대방의 심기를 거스르는 말을 잘못하게되면 바로 "결투" 신청 들어오고, 그렇게되면 누군가는 죽던지, 최소 중상이니까 그런 입조심이 그렇게 영어(영국식)에 적용된거라는 "카더라"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식 영어의 표현이 영국식 영어보다는 간결그리고 이해가 쉽습니다 (제기준). 마지막으로 19세기 20세기 초중반까지도 프랑스어로 된 저널들도 많았고 (아무래도 과학의 역사에 있어서, 프랑스의 역활이 대답했죠), 프랑스에서도 한 "프랑스어 사랑"하니까 그렇게 자국 과학자들에게 프랑스어 사용을 권장이라고 쓰고 강요(제생각)했는데...지금 프랑스어로 나오는 저널들 중에 영어로 된 저널들 만큼 영향력(방금 임팩트라고 쓰고 지웠습니다)이 있는게 있나요? 제 모국어인 한국말을 사랑하고 아이들에게도 한국 이름과 한국말만 고집하며 키워왔지만, 꼭 그렇게 외래어와 변화에 대해 "벽"을 세워가면서 지킨다는건 좀 너무 가신것 아닐까요?
20/04/18 12:15
제 일 중 하나가 번역인데, 가령 언급하신 임팩트 같이 영단어를 쓰는 건 최후의 수단입니다. 평소에 한국어로 고통 받고 사는데 혹시 한국어가 까탈한 이유와 가치는 뭘까 하던 생각들입니다. 옆나라는 방방이로 공 치는 걸 임팩트라고 잘만 쓰는데요.
20/04/18 11:49
한국에 일년에 최소한 두 번이상 가는데, 갈적마다 그런 존칭들이 좀 어색하네요. "손님, 1000원 결제 하겠습니다" "잔돈 여기 있습니다" 이런게 맞는 화법 아닌가요? 그리고 거래하는 입장에서 손님이 명령(예를 들어서) 하는 것이지, 업주/점원이 손님에게 명령하는것은 아니잖나요?
20/04/18 12:00
"잔돈 얼마이십니다"는 이상한 표현이 맞는 것 같고...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는 충분히 할 수 있는 표현이죠. 그리고 저는 맞는 화법인지 아닌지는 따지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boslex님께서 한국에 오실 때마다 그런 표현들을 듣는다는 건 이미 일상언어생활 영역에서 자연스러운 표현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고 볼 수 있죠. 문법적 하자는 없는데 자연스러운 표현이 되어가고 있다? 그 자체가 맞는 화법이 되어가고 있다는 뜻이라 할 수 있겠구요.
20/04/18 12:33
'결제되셨습니다'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추세인 것 같은데, 그냥 어쩔 수 없다는 말 밖에는... 오히려 자동 기계는 "결제되었습니다", "결제가 완료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데요.
20/04/18 15:53
이전에는 높임의 대상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화자와 청자간의 관계가 중요하게 변해가는 것이겠죠
언어는 변하기 때문에 이상한건 아닌거 같습니다. 원인이 용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과도한 항의 때문이라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요
20/04/18 12:06
'바른 한국어'(특히 문어)의 까다로운 기준과 실제로 현실에서 잘 적용되지 않는 이유들, 바른 한국어의 이점 같은 걸 살펴보려고 했는데, 덧글들을 보니 논지 구축과 통일에 실패한 부분이 있네요. 공부를 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4/18 13:42
비유등이 있는 문학등에서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기술문서에 있어서는 제 경우는 일본어 독해가 더 명확하고 이해가 쉬웠습니다. 한자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동음이의어가 명확히 구분되고, 내재된 뜻을 알기 쉽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20/04/18 19:32
같은 글 기준이신가요? 위 글 주제와 완전히 다른 얘기처럼 들릴 수 있을텐데, 제 경험에서는 일본 사람들 말이나 글이 조리 있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20/04/18 19:43
저도 전공자, 연구자 아니면서 큰 관심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좋은 글 읽어서 도움 드리면
'- 밖에'는 틀린 띄어쓰기고 '-밖에'라고 써야 합니다. '시국이 바뀌면 한 번 쓰겠습니다'에서 '한 번'은 '한번'이 맞습니다. (사전 참고. 그리고 네이버 사전에는 안 나오는데 한 번으로 다 된다는 의미로 '한 번에 끝'이나 '한 번에 다 돼'로 쓰는 게 맞을 것 같지만 저것도 '한번'이 맞고 사전 보면 근거 알 수 있습니다. '언제 네가 도움 한 번 돼 봤어?'도 단 한 번도 안 됐다는 뜻으로 '한 번'이라 혼동하기 쉬운데 '한번'이 맞습니다.) '키워나가다'도 '키워 나가다'로 쓰는 것이 옳죠. 틀린 거 전혀 없어 보이는 본문의 '오늘 밤', '갈고 닦다'도 '오늘밤', '갈고닦다'가 맞는데 이건 기관에서 담당자들이 임의로 정해 버린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와닿다', '문제없다', '다름없다' 같은 유형의 경우들도 그렇게 하기로 정해 버려서 그런 것이지 저게 정말 맞아서 맞는 것인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여깁니다. '차치하다'의 뜻도 표준국어대사전에 '내버려 두고 [문제 삼지] 아니하다.' 라고 돼 있으면서 동시에 [문제삼다]라는 표준어가 있습니다(...)) 바로 생각나는 게 '그다음'인데 표준인 '그다음'보다 '그 다음'으로 쓰는 게 보기도 더 좋고 더 적절하고 이상적이라 느껴지거든요. 제한다고 완전히 제하는 건 불가하겠지만 모국어로 평생 쭉 쓴 경험 제하고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더라도 한국어 어법이나 한글 표기법 정말 훌륭하고 이상적입니다.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4/18 22:30
여기 뭔가 합법적(?)으로 맞춤법 지적질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 같아 스윽 참여해 봅니다.
'키워나가다'는 붙여 써도 됩니다. 본용언 + 보조용언 구조인데 붙여 쓸 수 있는 조건을 만족하고 있어서 붙여도 틀리지 않습니다.
20/04/18 23:14
아 그렇군요. 저도 사고하고 맞는 판단 내려 쓴 댓글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필자분에게 죄스럽게 됐네요. 따로 사과 댓글 써 알려야겠어요.
둘 다 허용이라는 게 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이 댓글의 '검색해보니', '검색해 보니'나 위에 첫 댓글에 '정해 버리다, 정해버리다' 같은.. 죄스럽고 부끄럽지만 정답 밝혀졌고, 알려 주신 덕분에 저도 무지에서 알게 돼서 감사합니다.
20/04/18 20:46
예전에도 여기였나 어디엔가 쓴 적이 있는데 저는 한국어 화자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로 논문이나 설명문, 논설문을 쓸 때보다 영어로 쓰는 게 더 쉽습니다. 제가 진단한 제 영어능력은 초등학교 고학년-중학생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는 논리적인 글, 설명하는 글을 쓰기에 지나치게 어려운 언어입니다. 제 모국어라서 그럴 것이다 하는 느낌은 있는데, 한국어로 글을 쓸 때는 한 문장을 쓸 때에도 쓸데없는 어구는 없는가, 충분히 시적인가 (..?) 를 생각하면서 씁니다. 의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축약하고 의미전달 이전에 읽고 듣는 사람이 기분이 좋아지기를 원하고 거기에 초점이 맞추어진 언어인 것 같습니다. 다만 논리적인, 설명하는 글을 쓸 때 그런 것까지 고려해야 하면 글이 잘 써지지 않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