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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4/28 00:30:03
Name OrBef
Subject [일반] [Wild][사진다수] 영화 이야기인데 사실은 하이킹 이야기임 (수정됨)
Wild (Film) - TV Tropes

Wild, 한국 제목으로도 아마 직역해서 와일드로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영화가 정작 나왔을 때는 보지 않았는데 며칠 전에 볼 기회가 있었어요.

영화는 한 여성의 실화적 자서전을 바탕으로 합니다. 저는 책은 읽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와 리뷰, 위키피디아 내용을 조합해서 글을 쓰는 건데요, 알콜 중독자 아빠를 피해서 엄마, 남동생과 셋이 살던 주인공은 이후 엄마가 폐암으로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면서 굉장한 정신적 충격을 받습니다. 엄마가 45살에 돌아가셨는데, 주인공이 대학 4학년이었다더군요. 충격 받은 주인공은 이후에 이혼과 낙태, 결국 헤로인까지 손을 대면서 완전히 망가집니다. 그러다가 주인공이 '내가 계속 이러고 살 수는 없지. 뭔가 정신차릴 계기가 필요하겠다' 라면서 남은 돈을 털어서 PCT (Pacific crest trail) 에 도전하면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PCT 는 한국의 백두대간이나 지리산 종주를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차이점이라면 그 길이입니다. 기본적으로 PCT 는 미국의 태평양쪽 산길인데, 이걸 미국-멕시코 접경지역에서 시작해서 미국-캐나라 접경지역까지 4,270 km 를 걷는 거지요. 그러다보니 풍경이 계속 변하겠지요.

1024px-SUNSET_ROCKS_San_Andreas_Fault.jpg
LA 근처의 바스케즈 락

1280px-Farewell_Gap.jpg
시에라 네바다의 금송어 황무지

1024px-View_from_Forester_Pass.jpg
포레스터 협곡

1280px-Hortense_Lake.jpg
존 무어 황무지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남북으로 종단하는 여행이다보니 위도가 상당히 달라지게 되어있고, 해서 따뜻한 캘리포니아에서 출발하면 추운 오레곤에서 여행을 끝내게 됩니다. 거기는 일 년 내내 눈이 쌓인 곳도 있지요.

1024px-Oregon_jefferson_park.jpeg
제퍼슨 산

이런 식으로요. 게다가 길이가 길다보니 하루이틀에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죠. 해서 이걸 한방에 종단하는 하드코어 하이킹은 보통 4~6개월 정도 걸린다고 하네요. 계획을 세우는 데에도 그 정도 시간이 걸리고요. 백두대간이나 지리산 종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게 3박4일 하이킹도 만만한 것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4~6개월이라니, 대단하지요. 물론 직업 등산가한테야 이런 것은 뒷산 소풍이겠지만 우리들은 일반인이니까요. 첫 종단은 Eric Ryback 이라는 대학생이 1970 에 해냈다고 합니다.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했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하네요. 또한 지금까지 12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최종 도착지는 오레곤에 있는 '신들의 다리' 라고 합니다. 이름이 낭만적이죠. 영화도 주인공이 이 다리에 도착하면서 끝나요.

BridgeOfTheGods2.jpg

제가 이런 류의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저기도 중간 중간은 가본 곳들이 좀 있는데, 종단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나이 너무 먹기 전에 해보고 싶지만, 4~6개월짜리 여행은 아무래도 무리겠지요. 보름짜리 여행으로 나눠서라도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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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8 01:01
수정 아이콘
예전에 리뷰만 봤던 영화네요.
https://youtu.be/NuE4bmALWqk
여기서 봤었는데 그 때 본다해놓고 잊고 있었어요.
풍경이 저렇게 좋은 곳인줄은 몰랐습니다.
이번 연휴에 한 번 봐야겠네요
20/04/28 01:20
수정 아이콘
오 저도 이 리뷰 보고 영화를 볼 결심을 했어요! 그리고 저 리뷰를 추천해준 곳이 피지알이죠

https://pgr21.net../qna/144401

피지알 속에서 돌고 도네요 하하하;;;

영화는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남자 감수성으로는 약간 이해하기 힘든 장면들이 몇 번 나와요. 같이 본 마님은 더 좋아하더군요.
안철수
20/04/28 02:47
수정 아이콘
빌브라이슨의 애팔래치아 트래킹은 나도 한번..? 이었는데
이건 너무 맵네요. 와..
20/04/28 03:24
수정 아이콘
애팔래치아 트래킹! 내년에 아이 대학 보내고 나면 여름에 아내와 함께 그거 해보려고 생각 중입니다. 물론 풀코스는 무리고, 1/4 정도만요. 제대로 하려면 애팔래치아 트래킹도 한 달 넘게 걸릴 겁니다.
세인트루이스
20/04/28 03:25
수정 아이콘
크-차로 운전해도 빡센 거리를 걸어서... 대단합니다.
로즈 티코
20/04/28 07:36
수정 아이콘
못 들어본 영화인데, 주연이 리즈 위더스푼인가보네요? 배우 이미지와는 굉장히 안 어울리는 배역인 것 같은데, 잘 했나보군요.
20/04/28 07:50
수정 아이콘
예 고민 많고 울적한 젊은 아줌마로 나오는데, 진짜 잘 해요. PCT 의 풍경 보면서 좋은 것과는 별도로, 위더스푼은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조연이지만 엄마 역으로 로라 던이 나오는데 (스타워즈 라제에서 홀도 역을 맡았던), 착하지만 할 줄 아는 것 없고 그래서 답답하지만 보기에 짠한 옛날 엄마역을 정말 잘 해요. 둘 다 최고였습니다.
20/04/28 07:58
수정 아이콘
로라 던 하면 쥬라기 공원이 나와야 하는것 아닙니까 !
유명하지 않지만 꼭 봐야할 영화인것 같네요... 좋은 영화 추천 감사해요 ...
20/04/28 09:20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크크
'쥬라기 공원' 혹은 이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작 '결혼이야기'라던가...
라스트 제다이를 꼽으시면 로라 던 울어요 ㅜㅜ
로즈 티코
20/04/28 09:47
수정 아이콘
아마도 제 닉네임이 잘못한것 같습니다 크크크크크크

진짜 잘못했죠...암요....
20/04/28 11:43
수정 아이콘
아 물론 로라 던의 대표작이 라제가 아닌데, 그래서 더 저걸 꼽았습니다. 라제의 하이퍼드라이브 충각이라는 지저분한 장면 때문에 좋은 배우가 욕 먹는 것이 아까워서요.
20/04/28 11:43
수정 아이콘
아 물론 로라 던의 대표작이 라제가 아닌데, 그래서 더 저걸 꼽았습니다. 라제의 하이퍼드라이브 충각이라는 지저분한 장면 때문에 좋은 배우가 욕 먹는 것이 아까워서요.
20/04/28 08:04
수정 아이콘
이 영화 참 좋았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보이후드와 함께 2014년에 가장 인상깊었던 영화로 기억하네요
20/04/28 08:44
수정 아이콘
아 이게 보이후드와 겹치는군요. 보이후드 정말 명작이죠.
불대가리
20/04/28 11:43
수정 아이콘
왓챠에 있네요 두시간후에 뵙겠습니다 추천감사
20/04/28 11:52
수정 아이콘
세계테마기행이나 비비씨 어스 같은거 한 10분 넋놓고 보다가 어차피 일 때려치기 전까진 아무데도 못간다고 자각하는 순간 꺼버리곤 하는데... 이 영화 봐도 될까 싶네요 크크크 일단 이번주말에 도전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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