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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5/11 23:44:41
Name 치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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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비빔밥에 삶은 계란도 괜찮다



왜 새로운 군수과장과 취사부의 사이가 안 좋아졌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막연히 추측해볼 수 있는 것은 전역을 앞둔 이전 군수과장(중위)의 날림 운영이
장기를 노리는 새로운 군수과장(대위)의 괴랄한 운영으로 바뀌는 과정에서의 트러블입니다.

그때야 어렸기 때문에 '진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건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일종의 '길들이기' 였을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군수과장은 취사부에게 '계란후라이'를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식단표를 자세히 보면 군대리아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빵식엔 '계란후라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계란후라이는 나오지 않고 삶은 계란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민간조리원 아주머니와 리니지를 하다가 징계당해 사단 주임원사보다 짬이 높은 취사반장을 제외하면
최대인원이 6명인 취사부가 평균 급식인원이 350명이 넘는 대대인원의 계란후라이를 한다는 것은 좀.....

군수과장은 자신이 예전에 있던 부대에서는 계란후라이를 했다며 우리 부대도 할 수 있다며 주장을 했고,
취사부는 350개의 계란 후라이를 튀길 장소도 없고, 시간도 없다며 반대를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엔 군수과장이 져서 빵식엔 계속해서 삶은 계란이 나갔습니다.
근육 키운다고 운동기구 만지던 병사들에겐 나름의 희소식이었지요.

당연하게도 비빔밥 메뉴에도 계란후라이가 아닌 삶은 계란이 올라왔습니다.
모두가 생각하는 비빔밥에 계란이란 후라이가 되어 노오란 노른자가 중심에 위치하지만
5~6명이 대락 350명 분의 식사를 조리하는 저희 부대에서는 식판 한 쪽에 삶은 계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왠걸?
맛있습니다.
퍽퍽한 삶은 계란을 비빔밥에 비비면서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쓴웃음을 짓게 되지만
실제로는 삶은 계란이 짓이겨지며 비빔밥에 스며들며 계란후라이와는 다른 맛을 보여줍니다.
특히 노른자가 정말 열일합니다.
비빔밥에 삶은 계란은 의외로 떡볶이에 삶은 계란과 같은 역할과 맛을 보장합니다.


ps. 짤은 나무위키에서 주워왔는데 저는 군생활 하며 저런거 본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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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 23:52
수정 아이콘
Life is Egg.

(끄덕끄덕)
치열하게
20/05/11 23:54
수정 아이콘
NRG....
20/05/12 02:39
수정 아이콘
Life is potato
거울방패
20/05/11 23:52
수정 아이콘
저는 오히려 노른자 때문에 삶은 계란으로 비빔밥 하는게 싫어요..

제사지내면 남은 나물과 삶은 계란으로 꼭 비빔밥 해먹는데 그때마다 계란이 아쉬움..

반숙은 사랑입니다.
20/05/11 23:52
수정 아이콘
계란후라이는 장교식당에서나 먹는 물건이죠.. ㅠ.ㅜ
치열하게
20/05/12 00:17
수정 아이콘
저희 부대 간부식당은 그냥 병사들 먹는 거 덜어서 따로 나눠줬습니다 크크크크 그래서 근무자 식당도 겸했지요
20/05/12 00:24
수정 아이콘
아... 그렇다면 이건 군수과장님이 계란후라이 맛을 못 잊어서 생긴 참사였을까요 크크크
20/05/12 00:48
수정 아이콘
저희 부대는 병사들도 먹었습니다. 규모가 작아서 그런거 같기도한데, 나중에는 배식 줄 앞에 철판이랑 달걀 놔두고 알아서 각자 후라이 해먹었습니다
자두삶아
20/05/11 23:53
수정 아이콘
삶은 계란에 간장이랑 참기름만 넣어서 먹어도 맛있습니다.
20/05/11 23:54
수정 아이콘
배고프면 뭔들~
비빔밥은 계란 없어도 맛있는 물건입니다. 냠냠냠
20/05/11 23:55
수정 아이콘
반숙하면 좋을듯
20/05/11 23:56
수정 아이콘
본문과 별개로 해군 함정 근무하면 사식 부럽지 않은 식사가 나옵니다.
해군은 다 이리 잘 나오는가 했는데, 육상 근무로 빠지니까 이게 진짜 짬이구나를 느꼈죠..
치열하게
20/05/12 00:18
수정 아이콘
가장 최고는 잠수함이라고 들었네요. 당연한 거겠죠
도전과제
20/05/12 03:43
수정 아이콘
이거리얼... 가뜩이나 맛있는 식사가 출동이라도 나가면 특식에 야식까지, 장난 아니죠.
그러다 육상 근무로 빠지니까 이게 진짜 짬이구나를 느꼈죠..(2)
20/05/11 23:57
수정 아이콘
상병휴가쯤 나오면
집에서도 큰 관심 안두고 각자 할일들 하죠

그때 느지막히 늦잠자고 일어나서
계란 하나 부쳐서 간장계란밥 해 먹는데
와 이 간단하면서 맛있는걸 1년반넘게 잊고 살았다니

이런느낌
미카엘
20/05/11 23:59
수정 아이콘
생란은 사랑입니다.
20/05/12 00:02
수정 아이콘
우리는 취사지원을 나가서 계란후라이 구웠습니다. 덕분에 삶은 달걀은 거의 안 먹고 후라이만 먹었죠.
헤이즐넛주세요
20/05/12 00:03
수정 아이콘
타부대로 교육받으러 갔더니 배식하는 곳에서 취사병이 일일이 후라이를 즉석으로 구워줘서 감동받았네요. 대신 줄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더군요. 저희 부대에서는 후라이 조리장비 부족으로 삶은 계란이 나왔고요.
공기청정기
20/05/12 00:06
수정 아이콘
저희 취사는 머리를 쥐어 짜더니 주전자에 계란 까넣고 섞어서 취사반장한테 부탁해서 구해온 틀에 붓고 구워 내더군요.;;;

머리 좋다 싶었어요.
치열하게
20/05/12 00:37
수정 아이콘
와우.......
20/05/12 00:50
수정 아이콘
오 진짜 아이디어 굿이네요
네리어드
20/05/12 10:10
수정 아이콘
서니 사이드 업이 먹고 싶다고 한다면!?
공기청정기
20/05/12 10:56
수정 아이콘
취사반장님이 절굿공이 들고 죽이러 오실듯요.(...)
티모대위
20/05/12 00:11
수정 아이콘
수백명분의 배식에서 계란후라이는 정말 요원하지요. 식당과는 다르게 그 수백명이 거의 동시에 밥을 먹는다는 문제가 있으니...
다른 요리들도 삽으로 저어가며 만드는 통에, 하나하나 구워야 하는 후라이는 쉽지않을듯
치열하게
20/05/12 00:38
수정 아이콘
말년에 심심해서 쌀 씻는 거 해봤는 데 큰 통에 쌀 60kg(한끼에 한 포대(40kg) 반 정도를 썼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확하진 않네요)넣고 고무호스로 물 부어가며 조리삽으로 뒤집는 게 정말 힘들더군요
티모대위
20/05/12 00:40
수정 아이콘
저는 취사지원을 상~당히 자주 나가봤는데도 고기 손질과 함께 쌀 씻는건 안해봤습니다.
안하던 사람이 하면 힘만 들고 시간만 오래 걸린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요령이 있는 듯....
당연하게도 숙련된 취사병들이 하면 다르겠지만, 그 이상으로 뭔가가 있나 봅니다 크크
다른건 다 해봤는데 그것만 안 시키는 거 보면..
마둘리
20/05/12 00:18
수정 아이콘
본부급에서는 간부식당 운영하니까 그나마 취사병이 같은 중대면 맛이라도 보는데 일반 사병으로는 맛보기 힘들죠.
근데 소초급 와서 취사병 2명이 30~40명의 요리만 하면 되니까 계란후라이도 나오고 패티도 구워주는 신세계를 맛봤습니다.
이때 짬밥이 맛있다는걸 처음 느꼈습니다.
이호철
20/05/12 00:32
수정 아이콘
식수 4~500정도 되던 대대 취사병 입장에서
급양관이나 보급관이 삶은 계란 대신 계란 후라이 하라고 강제로 강요했으면
사단장 직통이나 사령부급으로 마음의 편지/통화 했었을 듯.
미친거죠.
치열하게
20/05/12 00:40
수정 아이콘
본문엔 뺐는데 재고상 꼬리곰탕이 넘치자 군수과장이 10캔 넣으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취사부는 솥이 8캔 넣으면 꽉찬다하니까 그러면 국물은 버리고 꼬리뼈 고기만 더 넣으라고.... 슬픈건 꼬리곰탕이 넘친 건 그때 뿐이었죠.
답이머얌
20/05/12 08:51
수정 아이콘
한 두세번에 나누어 만들면 되지 않나요? 캔이라는 것 보니 보관기간에 여유있을것 같은데 말이죠.
VictoryFood
20/05/12 00:46
수정 아이콘
대한민국 국군 병과 중에서 훈련시 실전과 똑같이 훈련하는 부대는 취사병 뿐이죠.
20/05/12 11:55
수정 아이콘
야전취사 실제로하면 토나올정도고 피곤합니다.. 취사트레일러있는부대는 그나마 할만한데 없으면... 결론은 훈련때 야전취사 가라 많이쳐요 크크
록슬리
20/05/12 00:4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삶은 계란도 먹기 나쁘진 않은데, 계란후라이 해달라는 소원수리 진짜 여러번 겪었습니다. 흐흐... 그때마다 장비 없어서 불가능하다고 말하며 잘 버텼었죠.

그런데 상병 때 갑자기 취사장이 업그레이드되면서 망했습니다. 계란후라이 500개를 하게 되었지요. 장비(넓은 철판...)가 갖춰지니 변명거리가 사라져서.... 그런데, 장비가 생기니 의외로 할만 하더군요.

훈련 때 다른 부대 사람들 파견나와서 계란후라이 먹고 감동(?)하던게 생각나네요
20/05/12 01:22
수정 아이콘
26개월 군생활하면서 군에서 계란 후라이는 딱 2번 먹었네요.
한번은 친한 부소대장이랑 일직 근무 서고나서는 다음날 아침 관사에 가자고 하더니 거기서 늦은 아침을 먹는데 반찬이 별로 없으니까 계란 후라이를 시키더라구요. 그때는 뭐 말년때라 별 감흥이 없었구요.
이등병 노란 견장 - 지금은 없겠죠? - 시절 분대 왕고가 취사병이라 점호 전에 식당으로 찾아갔는데 거기서 밥통에 담긴 라면을 먹고 계란 후라이에 마지막에는 라면국물에 밥까지 말아먹는데 눈물이 나더라구요. 크... 99년 여름이야기네요.
빙짬뽕
20/05/12 04:00
수정 아이콘
당직서다가 당직사령이 저 데려가서 아침준비하는 애들 쪼아서 제육볶음에 계란후라이 먹어봤네요
군생활동안 딱 2번 먹었습니다.
고란고란
20/05/12 05:28
수정 아이콘
의무병이라 파견 자주 다녔는데, 식수인원이 백명 이하면 계란후라이에 볶음밥도 가능한 거 같습니다. 연대 독립중대가 그랬는데, 거기 밥이 참 맛있었죠.
20/05/12 06:11
수정 아이콘
해안소초 생활했는데 같은 소대에 요리의 요자도 모르고 들어왔던 취사병 후임이 짬밥 조금이라도 맛있게 하려고 반찬 책도 찾아보고 노력하는게 참 고마웠습니다. 덕분에 가끔씩이지만 계란후라이도 먹어보고 다른 짬밥 메뉴도 만족스럽게 먹었습니다.
구치리
20/05/12 09:00
수정 아이콘
취사병이였는데 마음에 편지에 계란후라이가 먹고싶다 하여
비빔밥이 메뉴에 나오면, 취사 지원을 받고 6개월정도 계란후라이 지급한 적이 있습니다.
군대에선 죄다 고생이니.. 다이나믹한 고생이였습니다.
김포숑
20/05/12 09:16
수정 아이콘
부대창설 준비한다고 용인 3군 사령부에 반년정도 파견 나간적이 있는데, 사령부라 그런지 계란후라이가 산처럼 쌓여있고 자율배식이던게 기억나네요.
20/05/12 10:22
수정 아이콘
저도 삶은 계란 으깨서 비벼먹는거 좋아했어요 크크
스타나라
20/05/12 11:18
수정 아이콘
비빔밥에 삶은계란이라니... 한번 도전해봐야겠습니다 크크
좋은정보 감사요~
20/05/13 15:55
수정 아이콘
98년도 포병대대 군수장교할때 실제 겪었던 일입니다. 그당시 대대장이 새로 부임해와서 병사들 소원수리를받고 저를 부르셔서 햄버거 나올때 식단에 후라이로 되어있고 병사들도 후라이를 먹고 싶어 하니 해주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취사반장(상사)하고, 분대장(병장)불러서 지시를 전달하니비인가로 운영하던 취사지원병(포대별로 돌아가면서 2명)도 새대대장 지시로 원복한후라 현재인력으로는 무리라고 못한다고 해서 난감했습니다.
삶은계란은 큰솥에 다 때려넣고 걍 삶으면 되지만, 후라이는 한명이 계속 붙어서 400개를 해야 해서 이해는 갔습니다. 일단 힘들더라도 첫지시인데 일단 무리가 되더라도 하라고 했습니다. 포대 인사계(지금은 행보관이란 명칭이 자리를 잡았지만 당시에는 아지 익숙치 않으때였음)들 한테 상황 얘기하고 대대장 몰래 취사지원병 지원 받아서 일단 한번하고 바로 대대장에게 현 인원으로는 계속하기 힘들다고 보고했죠. 보고받은 대대장이 당시 한달에 햄버거가 6번 나왔는데 한번만 후라이 해주라고 지시를바꿔서 몇번하다 흐지부지된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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