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이 나와야 코로나 사태가 끝날 것입니다.
언론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백신에 대해 알려주고 있지만, 자세히까지는 알려주지 않아서 직접 찾아봤습니다.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오류가 많을 수 있습니다.
'아 이런게 있구나~' 정도로만 생각해주시고,
자세한 부분은 참고문헌 또는 전문가 분들이 달아주실(거라 믿는) 댓글을 참고해 주세요.
참고문헌 (모두 open access이므로 논문을 열람해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의과대학 코로나19 과학위원회(
http://medicine.snu.ac.kr/en/node/25377)
Oberfeld, B., et al. (2020). "SnapShot: COVID-19." Cell. (
https://www.cell.com/cell/pdf/S0092-8674(20)30475-X.pdf)
Lurie, N., et al. (2020). "Developing Covid-19 Vaccines at Pandemic Speed."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p2005630)
Huh, K., et al. (2020). "Association of previous medications with the risk of COVID-19: a nationwide claims-based study from South Korea." medRxiv: 2020.2005.2004.20089904. (*PGR21 '여왕의심복'님 원고,
https://www.medrxiv.org/content/10.1101/2020.05.04.20089904v1.full.pdf)
1. 치료제치료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 몸에서 어떻게 번식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1) 우리 몸의 폐포세포에 들러붙습니다.
2) 들러붙은 바이러스는 폐포세포 내로 침입합니다.
3) 침입한 바이러스가 폐포세포 내부에서 증식합니다.
증식한 바이러스는 폐포세포 밖으로 나와서 또 다른 폐포세포를 감염시킵니다. 악순환의 시작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1) 택배가 우리 집 앞에 도착했습니다.
2) 택배박스를 들고 집 안으로 들어와 택배 상자를 열었습니다. (알고보니 바퀴벌레나 모기 같은 생명체였던 것이죠)
3) 택배 상자 안에 있는 어떤 생명체가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듭니다.
현재 임상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여러 치료제들은 주로 위에 언급한 세 단계 중 하나를 억제하는 물질입니다.
1단계 침입 억제물질: 캐모스탯(Camostat)
코로나바이러스는 폐포세포 막에 존재하는 특정한 단백질(ACE2)에 들러붙습니다.
들러붙은 바이러스는 특정 효소(TMPRSS2)에 의해 폐포세포막에 끼어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들러붙거나, 폐포세포막에 끼어들어가는 단계를 막게되면
바이러스가 더이상 다른 폐포세포를 감염시키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관련 치료제로는 췌장염에 사용되는 캐모스탯(Camostat)이 있습니다.
여왕의심복님 논문에 따르면, 고무적이게도 캐모스탯은 코로나에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캐모스탯을 처방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률이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캐모스탯의 치료적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연구가 아닌 한계가 있지만,
추후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로서 캐모스탯을 주목해 봐야 할 이유는 분명히 있어보입니다.
2단계 융합 억제물질: 클로로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언론에서 많이 언급했던 클로로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집 안에서 택배박스를 열게 해주는 커터칼이나 가위를 무력화시키는 물질입니다.
이 물질이 없으면 택배박스 안에 있는 괴생명체가 집안에 퍼지는 것을 막게 해주는 것이죠.
클로로퀸이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대표적인 말라리아 치료제로 사용되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바이러스에는 큰 효과가 없어보입니다.
3단계 바이러스 증식 억제물질: 렘데시비르, 아비간, 칼레트라 등
바이러스는 폐포세포의 자원을 갉아먹으면서 증식해 나갑니다.
이 때 RdRP라고 불리는 효소가 바이러스에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치료제 중 렘데시비르와 아비간은 RdRP라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합니다.
괴생명체가 집안에 들어왔지만, 증식해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죠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 였으나 나갈때는.......).
렘데시비르와 아비간은 여러나라에서 임상실험에 들어갔고 효과가 있다는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중대본에서는 렘데시비르에 대해 "전파력 낮추는 초기방역에는 한계가 있다"라고 발표하였습니다 (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36457)
신종플루에 효과가 있던 타미플루와 같은 위상의 치료제는 아니고, 중환자에게 사용할 때 효과가 있는 약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칼레트라는 에이즈치료제로 개발된 약물인데, 현재까지는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크게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
(
https://academic.oup.com/ofid/article/7/4/ofaa105/5811022)
치료제 3줄 요약
1. 캐모스탯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면밀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
2. 중환자에게 렘데시비르와 아비간은 효과가 있을 수 있다.
3. 아직 신종플루에서 타미플루와 같은 위상을 지닌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는 없다.
2. 백신코로나바이러스는 결국 백신이 개발되어야 끝이 날 것입니다.
백신은 다음에 잘 대처하기 위해 미리 한 방 때리는 것입니다.
좋은 백신의 조건은
1) 우리 몸이 바이러스를 기억하게 할 것
2) 그렇다고 코로나바이러스는 걸리지 않게 할 것
다시 말해 줄타기를 잘해야 합니다. 그게 너무 어렵다고 합니다.
과거의 백신은 사백신, 즉 죽은 미생물체를 바탕으로 백신을 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그 특성상 '죽은 바이러스'를 정의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죽은 바이러스를 넣어주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몸에서 부활해서 병을 일으킬 수 있죠.
실제로 제 후배가 군대에서 신종플루 백신을 맞고 신종플루에 감염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백신으로 죽은 바이러스를 주사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의 일부분을 우리 몸에 주사해서 바이러스를 기억하게 합니다.
제약회사들은 3가지 전략으로 바이러스의 일부분을 몸에 기억시키고자 합니다.
1) DNA 형태의 백신을 만든다 (대표 제약회사: Inovio)
2) mRNA 형태의 백신을 만든다 (대표 제약회사: Moderna, 화이자)
3) 고이 잘 접어서 단백질의 형태로 백신을 만든다. (대표 제약회사: GSK)
DNA나 mRNA 형태의 백신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빨리, 많이 만들 수 있고 변종에 대처하는 유연성도 크기 때문입니다.
다만 mRNA 백신은 승인된 백신이 없을 정도로 기술적인 한계도 존재합니다.
백신을 만드는 어려운 점은 또 있습니다 (Lurie, N., et al. (2020). "Developing Covid-19 Vaccines at Pandemic Speed."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1) 바이러스의 일부분(스파이크 단백질)을 대상으로한 항원 최적화에는 갈 길이 멀다
2) 사스나 메르스 백신 개발 단계에서 폐질환을 악화시키는 결과가 나왔었다.
3) 백신을 테스트하는 적합한 동물 모델을 확립하지 못했다 (붉은원숭이나 햄스터, 족제비가 유력하기는 하지만)
4) 백신이 만들어져도 얼마나 오래갈 것인지, 한 번만 맞아도 되는 것인지 아닌지 정립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백신 효과가 있어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효과가 단시간에만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백신 개발은 워낙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차근차근 단계를 거쳐서 진행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증유의 코로나 사태에서는 일단 무조건 진행시키고 보는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진행해도 1년 반 안에 백신을 만들기는 참으로 어렵다는 것이죠.
어찌되었든 현재 임상 1상/2상에 진입한 백신 후보군들이 꽤 많습니다.
이들의 안정성과 효능이 긍정적으로 나오기를 기대하는 수 밖에 할 수 있는게 없을 것 같습니다.
백신 3줄 요약
1. 백신은 효능도 중요하고, 안정성도 중요하다 (백신 맞고 코로나바이러스 병에 걸리면 안되지 않는가)
2. 그래서 백신 만드는게 원래 어렵다. 다만 빨리 만드려고 제약회사들의 모든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3. 여러 백신 후보들이 임상 1상/2상에 들어갔으니, 그 결과를 차분히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