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모티브는 김복동 할머니 조의금을 윤미향 당선인 개인 계좌로 받고 남은 돈을 다른 시민단체에 기부하고 또 남은 돈은 장학금 명목으로 시민단체 임원들 자녀에게 주는 것을 보고 생각난 겁니다.
그러나 해당 얘기는 해당 글과 다른 글에서 많이 논의되었으니까 이번엔 일반적은 우리 사회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댓글 방향이 글쓴이의 의사와 다르게 진행되는 것을 글쓴이가 딱히 말할 필요는 없지만 이 경우는 동일주제 관련글화라는 피지알 규칙과도 관련이 있으니 가능하면 정의기억연대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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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다 보면 부조금을 내야할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지금이야 결혼식 축의금과 장례식 조의금 말고는 거의 다 사라지기는 했지만, 예전에는 돌잔치나 회갑연 등 뿐 아니라 집들이 때에도 간단한 선물을 넘어선 봉투를 주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품앗이 문화가 일손을 도와주지 못하니 돈으로 대신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에 적은 돈을 모아 줌으로서 목돈을 마련하게 해주는 계의 역할도 일부 하는 거 같구요.
[2019년기사] 직장인 한해 경조사비 평균 140만원…한달 평균 1.6회 참석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1&aid=0010762177
[2018년기사] 직장인 한해 경조사비 평균 155만원…한 달 1.8건꼴 참석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1&aid=0010005028
[2014년기사] "직장인 한 달 평균 경조사비로 16만원 지출"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1&aid=0007122633
[2013년기사] "직장인 한 해 경조사비 평균 144만원 지출"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1&aid=0006555749
위의 기사를 보면 대충 한달에 12만원 정도를 경조사비로 낸다고 합니다.
2014년은 잡코리아가 820명, 2018년도 잡코리아가 819명 대상으로 조사했고, 2013년은 사람인이 954명, 2019년도 사람인이 4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거라네요.
제목 말고 기사를 읽어보면 평균 회수와 금액도 나오는데 이렇습니다.
2013년 : 월 2회, 1회 평균 6만원
2014년 : 월 2.1회, 1회 평균 7.6만원
2018년 : 월 1.8회, 1회 평균 7.1만원
2019년 : 월 1.6회, 1회 평균 7.3만원
2014년까지는 증가하다가 이후 줄어드는 추세네요.
이에 대해 재밌는 기사도 있습니다.
'청탁금지법 영향' 경조사비 6년 만에 가장 큰 폭 감소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1&aid=0009064001
이건 설문조사는 아니고 통계청의 가구이전지출이 줄었다는 건데 가구이전지출의 가장 큰 비중이 경조사비라고 하더라구요.
물론 가구이전지출이 경조사비만 있는 건 아니니까 딱히 김영란법 때문에 경조사비가 줄었다는 게 확실한 해석은 아닙니다.
어쨌든 최근 경조사비에 대한 통계는 이렇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면 결혼식 축의금 때문에 싸움이 난다는 얘기는 잘 못 들은 반면에, 장례식 조의금 때문에 싸운다는 얘기는 종종 듣죠.
결혼식의 경우는 혼주가 결혼하는 당사자가 아닌 부모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확고하고, 신랑신부 당사자의 손님보다는 혼주인 부모의 손님이 대부분이까요.
그래서 신랑신부 친구들 중에는 축의금을 내지 않거나 소액만 내고 당사자에게 직접 선물 등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조의금은 좀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조의금을 돌아가신 분께 돈을 드릴 수는 없으니까 역시나 조의금이 상주 것이라는 것은 큰 이견이 없습니다.
게다가 '정승 집 개가 죽으면 사람이 몰려들어도 정승이 죽으면 개 한 마리 얼씬하지 않는다'는 속담도 있죠.
그런데 얼마 전에 재밌는(?) 재판이 있었다고 합니다.
상조금, 보험금인가 조의금인가… 대법원 판단 주목
https://www.lawtimes.co.kr/Legal-News/Legal-News-View?serial=122763
돌아가시는 분이 사망 전에 회사의 상조금을 누나에게 줘라 라고 유언을 남겼는데, 상주쪽에서 이의를 제기한 거죠.
누나는 유언이 우선이니 유언에 따라 내것이다 라고 했는데, 상주쪽은 조의금은 상주 재산이 아니다 라고 했답니다.
아무래도 무작위하게 들어오는 조의금과 회사의 상조금이 성격이 조금 다른 건지 1심과 2심에서는 누나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상조회에는 망인이 참가해서 생전에 정해진 돈을 내고 정해진 돈을 받는 거지만, 조의금은 현실적으로는 상부상조라도 딱 정해진 건 아니니까요.
(이게 2017년 기사라 대법원 판결이 궁금해서 찾아보고 싶었는데 못 찾았어요. 혹시 찾으시는 분은 댓글로 좀 알려주세요.)
만약 망인의 유언에 따라 소유권이 변할 수 있다면 유언으로 조의금을 누구에게 주는 것도 가능하겠네요.
뭐 일반적인 집안이라면 당연히 유언을 가장 우선시 할테지만 사실 돈이 들어가면 그런 거 무시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잖아요.
[전호림 칼럼]분배, 그 마법의 영역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24&aid=0000038955
아마 조의금에 대한 다툼은 대부분 이런 식일 겁니다.
장례 절차를 끝내고 남은 조의금 잔액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조의금 봉투에 이름이 있으니 쉽게 이 조의금이 상주 누구를 보고 들어온 것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조의금을 많이 받은 상주는 자신이 갚아야 하는 돈이니 조의금 비율 대로 잔액을 나누자 하고 싶죠.
그러나 이걸 위에 나온 대로 망인의 의사가 반영되는 돈이라고 본다면 당연히 균등분할 해야 하겠구요.
법률상식-공동상속인간의 조의금 분배 방법은
http://www.d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7306
이에 대한 교과서적인 답변은 이런 것 같습니다.
다른 약정이 없는 한 공동상속인들 각자에 대한 조문객의 조의금 비율에 따라 배분하되, 친척들이 조의한 금원은 균분해야
그럼에도 가장 좋은 건 상주들 끼리 서로 양보하면서 위로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봅니다.
아무래도 조의금을 많이 받는 자식이 넉넉하게 살 가능성이 높으니 균등분할을 하는 것이 좀 어려운 형제를 도와줄 수 있어 보기에는 좋으니까요.
이글을 쓰다 본 재밌는 조의금 관련 기사도 하나 첨부하면서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大法, 수십억 신격호 부의금 분배소송 "형제간 분배대상 아니다"며 장조카 勝확정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22&aid=0003034017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생전에 여동생 조의금으로 수십억원을 냈다고 하는데, 대법원에서는 이정도면 조의금이 아닌 단순증여라고 보고 장조카에게 다 주라고 했다네요.
증여로 봤으면 증여세는 납부했으려나요. 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