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바꿀 때가 되어서 신도림을 들락거리고 있습니다. 이 짓을 적어도 일이년에 한 번씩은 하다보니 이력이 날 만큼 난 것 같아요. 이번 달에만 세 번 다녀왔는데요...


1차 시기/2차 시기

폰팔 : 고갱님~~~ 한번만 물어 봐주세요~~~
고갱 : (자리에 앉지 않는다) oo 번이로 ooo 모델 선택약정 현금완납이요
폰팔 : 넹 ^^
          (계산기 타닥타닥) 얼마까지 보고 오셨어요?
고갱 : (계산기에 oo을 누른다)
폰팔 : 아 네~ 저희는 이런데 더 싸죠? or 거기까진 못 맞춰드려요

이상의 내용을 매장 바꿔가며 n번 반복하는 게 보통 루틴입니다. 모델명/통신사/공시or선약/완납여부 선택하면 손님 입장에서 사실 더 알려줄 건 없거든요. 그런데 오늘...


3차 시기

폰팔 : 고갱님~~~ 한번만 물어 봐주세요~~~
고갱 : (자리에 앉지 않는다) oo 번이로 ooo 모델 선택약정 현금완납이요
폰팔 : 넹 ^^
          (계산기 타닥타닥) 얼마까지 보고 오셨어요?
고갱 : (계산기에 oo을 누른다)

case 1 : 아 네~ 그런데 선약이 완납이 되던가?
case 2 : 아 네~ 그런데 이 가격이면 요금할인 다 반영한 거 같은데요??
case 3 : 아 네~ 이 가격은 카드 만드셔야 되는 거 아시죠???
case 4 : 아 네~ 요금제 얼마짜리 생각하세요??(하면서 초고가 요금제로 유도)
case 5 : 아 네~ 이건 아직 좀 비싼데 이 모델은 훨씬 저렴해요 이건 어떠세요?? (2년전 출시 모델 권유)


휴대폰 사이트 맨날 들여다보고 사는 건 아니라 솔직히 빠삭하다고는 생각 안 하는데 그래도 한창 때 빠삭 앱 깔아본 적은 있거든요. 은근히 호갱 취급하면서 물타기 하는데 혈압이 슬슬 올라서 알아보다 그냥 나왔네요. 폰팔이라는 말 참 싫어하는데 이렇게 눈 뜬 호갱 취급하면 기분 좋은 사람 없지요.

그렇잖아도 개악된 5G 요금제 때문에 월 통신요금 부담이 만만찮은데 이런 취급 당할 바엔 자급제 하고 만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참고로 1, 2차 시기와 3차 시기의 차이점은 거구의 남성 동행 및 발화 vs 여자 혼자 갔을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