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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5/25 13:32:00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단상] 유럽인이란 무엇인가?

1.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동아시아 3국을 대표하는 국적입니다. 하나의 지역단위로 묶은 것 치고는 나라의 수가 굉장히 적고, 외모 또한 그런대로 서로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하지만 동아시아인이라는 공통의 정체성이나 기억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유럽은, 유럽연합에 가맹한 나라들만 해도 27개가 되는데 우리는 종종 이들을 [유럽인]이라는 하나의 단위로 묶어서 표현합니다. 그런데 이는 우리의 잘못된 편견이 아니라, 서로 언어와 인종이 다른 나라들로 구성된 유럽인들 스스로 그렇게 자기규정을 하기 때문인데, 이는 매우 독특한 일이기도 합니다. 

2. 유럽은 본래 그리스인들이 처음 만든 단어이나 하나의 지리적/문화적 권역을 지칭하는 단어로 처음 사용된 것은 서기 8세 푸아티에 전투 이후의 일입니다. 한 프랑크인 성직자가 샤를 마르텔이 아랍인들을 격퇴한 것을 칭송하면서 그가 "유럽(Europa)"을 구하였다고 기록하였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당시 프랑크인들이나 프랑크왕국이 스스로를 유럽인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며, 색슨인들이나 롬바르드인, 로마인이나 시칠리아인, 앵글로색슨인이나 스코틀랜드인이 스스로 같은 유럽권역에 속해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독교라는 보편종교를 통해 언어와 인종이 다른 사람들이 같은 지붕 아래, 즉 같은 천하(天下)에 사는 인간이라는 인식은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유럽은 같은 문자(로마자), 같은 언어(라틴어), 같은 종교(기독교)를 공유하면서 서로 교류하였습니다. 이에 더해서 유럽의 귀족과 왕들은 서로 혈연으로 얽혀있었고, 유럽의 상인들은 유럽 전역을 무대로 활동하였습니다. 

3. 우리 눈으로 보았을 때 유럽의 독특한 점은 국민국가(Nation-State)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변이라는 점입니다. 즉,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독일 등 국경이 명확하고 서로 완전히 독립되고 개별적인 정치체제로 조직되는 것이 당연한 역사적 현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 신라의 통일 이래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의 인적구성이나 영토가 큰 변화 없이 지속되었고,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문화권역이 큰 이변 없이 계속되었습니다. 중국의 경우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지만, 이는 보다 면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어쩌면 중국 그 자체가 자기완결적인 문명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한반도에 거주하던 사람들이나 일본에 거주하던 사람들은 자기 문화권역 밖으로 나간 경우가 매우 드물었고, 또 유입도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반대로 유럽의 경우 이탈리아인이 영국에서 활동하거나 프랑스인이 폴란드에 가거나 또는 독일인이 스페인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일례로 우리는 포르투갈/스페인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이 포르투갈이나 스페인이라는 "민족 또는 왕국"의 업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이는 제노바 상인, 독일 천문학자, 카스티야 군인, 그리고 독일 자본가의 노력이 결합된 다국적 조인트벤처였습니다. 

유럽의 상인들은 언어와 인종의 장벽을 넘어 다국적 네트워크를 형성하였고, 피렌체에 기반을 둔 메디치 가문의 경우 스페인 프랑스 영국에도 지점을 내었습니다. 또 영국과 스페인, 그리고 독일의 성직자들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활동하였고 한편 뛰어난 군인들은 유럽 전역을 맴돌며 용병으로 활약했습니다.  

4. 18세기 그랜드투어의 시대 또한 유럽인의 자기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그랜드투어란 영국이나 프랑스 귀족 또는 자산가들 사이에 유행하던 유럽여행이었는데, 주로 이탈리아의 유서 깊은 곳을 방문하여 그곳에서 인문학과 미술 등을 배워오는 여행이었습니다. 당시 귀족들은 유럽문명의 뿌리를 찾아, 로마문명의 유산과 더불어 르네상스의 미술을 감상하고 수필을 썼습니다.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가 이 무렵 저술되었고, 이는 당시 유럽에 불고 있었던 고전문화 유행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었습니다. 

5. 19세기 민족주의의 시대에도 유럽은 특유의 개방성과 확장성을 상실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철도의 발명과 통신수단의 발달로 유럽의 동질성은 어떤 의미로는 더욱 심화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각자 자기민족이 최고라고 주장하면서 타민족을 멸시하던 그때조차 유럽 전역의 명사를 아우르는 과학학회, 문학학회, 인문학회 등이 결성되었고 독일인, 영국인, 프랑스인, 심지어 러시아인까지 같은 장에 모여 교류하고 토론하였습니다. 국적 불문 작가와 미술가들은 프랑스에 모여들었고, 과학자들은 오스트리아나 독일에 모여들었습니다. 러시아가 여기서 좀 애매한 위치에 있는데, 러시아의 자유주의자들과 지식인들은 유럽을 구체적인 "이상향"으로 바라보았고, 자신들도 유럽의 일원으로 유럽의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후쿠자와 유키치보다 훨씬 이전에 탈아입구를 제창한 것은 사실 러시아인들이었습니다. 이는 소련 당시에도 지속된 러시아 특유의 모순으로, 러시아의 체제비판적 지식인들은 당시에도 "파리를 한번만이라도 보고 죽었으면" 하는 마음을 품었다고 합니다. 

6. 유럽인의 자아는 또한 세계적 패권과 타자와의 관계에서도 규정되는데, 유럽 안에서는 서로 죽일듯이 싸우던 영국, 프랑스, 독일의 관료와 상인들은 아시아에서는 같은 "유럽인"으로서 협동하고 서로 도왔습니다. 이들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패권적 지위를 누렸으며 현지인들을 하인으로 삼고, 또 법적으로도 치외법권을 누렸으며 본국에서는 시궁창이더라도 현지에서는 귀족처럼 살 수 있었습니다. 현지인의 미개함을 비웃으며 유럽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이들은 프랑스인, 영국인, 독일인이 아니라 "유럽인"으로 군림하였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유럽이 몰락(?)한 오늘날에도 해당 시대의 유산이 지속되고 있죠. 가령 아시아에서 언제나 러브콜을 받고 있는 현지인 백인 영어 선생이라던가... 

7. 국민국가와 민족주의의 종착점은 결국 양차 세계대전이었고, 유럽은 그 결과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그리고 잿더미 위에 다시 유럽을 재건하는 사업은 국민국가 단위가 아니라 "유럽단위"가 되어야만 했고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하여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전통적 유럽, 어떻게 보면 고리타분하기 짝이 없는 종교적 유럽이라는 정신세계를 공유하던 이들 - 아데나우어, 드골, 데가스페리 등 - 은 마치 중세시대의 카롤링거 제국을 부활시키기 위해 협조하는 것처럼 보였고 실제로 이들은 일부 초국가적인 제도와 기반을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유럽석탄철강공동체, 나아가 유럽연합의 모체가 되는 유럽공동체를 만들었습니다. 

8. 한편 유럽의 지식인들은 양차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유럽이 저지른 만행과 범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식민주의의 유산, 극단적 민족주의, 인종차별 등. 파리에서 시작된 68운동은 유럽전역에 영향을 주었고, 이들은 아버지와 조부들이 저지른 만행 때문에 유럽이 파괴되었다고 역설하였고, 정의와 공정성, 자유와 평등을 격렬히 요구하였습니다. 사실 과거사에 대한 반성, 인류의 평등, 소수자의 보호 등 오늘날 우리가 PC하다고 말하는 것들의 많은 것들이 이 당시 확산되었고, 이와 같은 인식의 공유가 오늘날 유럽인의 교양이 되었습니다. 나아가 역사가 토니 주트는 유럽의 입장 티켓은 "홀로코스트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정치경제적으로도 사민주의가 주류가 되었고, 복지국가와 보편적 시민권 등이 원칙이 되었습니다. 

9. 세계대전 이후 합의된 유럽의 개념은 오늘날 극우로부터 맹렬한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유럽 극우는 일본 극우와 마찬가지로 "자학사관"을 비판하며 유럽 고유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자학사관이란 유럽 주류가 유럽인들의 범죄 (제국주의, 식민지수탈, 세계대전, 인종주의) 만 강조하면서 스스로를 비하만 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고유한 가치란 논객에 따라 다양합니다. 백인종의 유럽, 기독교의 유럽, 자유민주주의의 유럽 등. 영국의 유명한 논객인 더글라스 머레이의 경우 이슬람과 난민 그리고 이민의 유입으로 유럽이 자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그의 저서는 국내에도 번역되어 있습니다), 폴란드나 헝가리의 지도자들은 유럽은 기독교문명이며 이를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폴란드의 경우 폴란드인은 홀로코스트 관련 어떠한 책임도 없다고 주장하면서 해당 시기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10. 유럽, 유럽인이란 무엇인가? 3년 전 스페인에 갔을 때 현지인과 정치 관련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그가 계속 자기나라는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된다고 비판하자, 스페인도 민주주의와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가 아니냐고 반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그것은 "유럽의 이야기이고, 여기 스페인은 아니다"고 자조했습니다. 유럽은 어쨌든 간에 스페인 사람한테도 일종의 이상향 또는 추구해야할 가치인 모양입니다. 물론 유럽인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하였지만, 오늘날에는 최소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고, 공정성과 포용성을 포괄하는 문명을 의미하는 듯합니다. 이러한 지기인식이 있기 때문에, 유럽연합은 오늘날 다른 나라와 무역협정을 맺을 때 인권 측면을 상당히 중요하게 평가하며 사형제 폐지 관련하여 상당한 압력을 넣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유럽의 자기인식이 얼마나 지속될지, 그리고 일관성 있게 적용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입니다. 21세기의 유럽인은 어떻게 규정될런지...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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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니
20/05/2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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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이상향 내지는 유령같은 유럽이군요. 유럽인들마저도 유럽이란 유령인 것. 우리나라에서는 예전 미제 일제 가리는 거랑 비슷한게 아닐까 혼자 생각해봅니다. 정밀 기계부품은 역시 일제지 등등..
미숙한 S씨
20/05/25 14:58
수정 아이콘
이전 어느 역사책에서는 중국과 유럽을 비교하더군요. 중국은 진시황 이후로 통일왕조가 계속 들어섬으로써 '하나의 중국'이라는 인식이 강해진 반면, 유럽은 그렇게 되지 못했다는게 차이라고 얘기하면서요. 그런 면에서 볼때, 19세기 유럽인들의 서로에 대한 인식은 옛날 춘추전국시대 중국인들이 서로를 인식하던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어쨌든 같은 하늘 아래 사는 인간' '먼땅에 사는 오랑캐들과는 다른, 우리와 같은 인간' 같은 개념이 그 당시에도 있지 않았을까요?
실제상황입니다
20/05/26 00:22
수정 아이콘
고대 그리스에서도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 그러더라구요. 재밌는 건 마케도니아 보고는 저 변방 오랑캐 시끼들 쯧쯧 이랬다죠?
야루가팡팡
20/05/25 15:00
수정 아이콘
뭐 스페인은
나폴레옹이 피레네 산맥 이남은 아프리카라고
표현했던곳이기도 하니까요
좀 자조의 기운이 남아있는듯...
aurelius
20/05/26 08:54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나폴레옹이 그런식으로 스페인을 무시했었죠. 16세기 당시에는 스페인이 유럽최강국으로 군림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멸시당하다니..ㅠㅠ
한종화
20/05/25 16:53
수정 아이콘
유럽과 중국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단 유럽은 로마 멸망 이후 계속 분열된 채로 살아왔고 중국은 흩어지면 세상이 어지러워지고 통일왕조가 되면 평화가 찾아온다는 믿음 때문에 하나의 중국을 지향한다는 점이 큰 차이인듯.
20/05/25 17:02
수정 아이콘
유럽이라는 정체성은 중동 문화권이랑 아웅다웅하면서 생겼다고 봐야하지 않나 싶네요. 사라센이 아랍이 되고 프랑크인이 유럽이 된 느낌. 더 이전으로 보면 로마가 있겠고요. 어차피 로마도 내내 중동지역이랑 아웅다웅 했으니.
중국은 자체로 대륙 혹은 아대륙 사이즌데 그냥 중국 하나가 유럽권 정도랑 맞먹는다고 봐야하지 않나 싶네요. 대체로 하나의 중국으로 유지된 게 신기한거지. 동북아 3국은 한자문화권으로 자기들끼리 필담정도는 항상 가능했단 면에서 일체감이 없진 않죠. 중국이 항상 문명의 중심이었고.
사실 유럽에서 각국 혹은 각 민족간의 이동 이런 얘길 하면서 유럽은 개방적이다 라고 하는게 좀 묘한 느낌도 듭니다. 중국은 어쨌든 하나의 국가로 돌아가면서도 인종적/문화적으로 유럽 각국만큼이나 차이가 났을 것 같은데... 좀 심하게 말해서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차이랑 100년 전 서울말 제주도말 차이랑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서울말 제주도말 차이가 더 클수도 있지 않을까요? 중국 각 지방의 사투리는 아마 유럽으로 치면 인접한 나라 말보다 더 차이가 컸을 것 같네요.
aurelius
20/05/26 08:57
수정 아이콘
같은 맥락에서 십자군 전쟁 당시 프랑스인, 독일인인, 영국인, 헝가리인, 이탈리아인이 공동의 이상과 목표를 위해 협조한 것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도 사실 월, 객가, 선비, 여진, 화북, 광동 등 여러 언어와 지역이 합쳐진 것임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중국지역에 사는 이들을 모두 중국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유럽에 사는 모든 이들을 유럽인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보라는고민중
20/05/25 19:04
수정 아이콘
전쟁범죄 자기반성과 인권적인 문제에서는 장사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럽인들 입장에서는 전쟁과 전쟁범죄로 점철된 자국역사인데 만행은 전혀 새로운게 아니지요. 다만 자신들이 최고의 지위에 있을때 최대의 범죄를 저질러도 성공하지 못했으니 세일즈맨의 자세로 전환한거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백년전은 기독교를 앞세워서 약탈하려 하였고 지금은 인권을 앞세우는걸로 비춰집니다. 다만 미국만큼 노골적인 요구를 하지 못할뿐 마음속은 그렇다는 거죠.
aurelius
20/05/26 08:59
수정 아이콘
아뇨.. 장사가 아니고 신념입니다. 물질적 이익이 아니라 형이상학적 신념을 위해 목숨바치는 종교적 열의는 유럽인들 종특입니다.
보라는고민중
20/05/26 11:35
수정 아이콘
개개인으로서 관점을 떠나서 말이죠. 천주교의 이름으로 목숨을 바친 유럽 순교자도 신념이었겠죠... 그것을 이용한 제국주의자는 목숨 장사를 한거고요.

유럽인들 22년간 상대해보고 내린 제 결론은 1)중국인은 겉으로 교활하지만 얘내는 속까지 교활하다. 2)자신의 진짜 모습까지도 현실적 이득을 위해 포장판매에 능숙하다 입니다. 자신의 진짜 모습이 사상적 부분에 있는 경우 목숨을 바치는 열의가 있죠... 그리고 그것의 진짜 목적을 간과할 경우에는 속아서 큰 대가를 치루게 됩니다.
BibGourmand
20/05/25 19:07
수정 아이콘
진시황이 중국의 기초를 세웠다면, 시저가 유럽의 기초를 세웠다고 할 수 있겠죠. 덧붙이자면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겠고요.
동양에서는 우리편 vs 외적으로 나눴지만, 서양에서는 같은 기독교인을 노예로 삼지 않는 것이 국룰이다보니 우리편 vs 어찌됐든 유럽(기독교)인 vs 외적으로 갈렸던 점도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았나 합니다.
그리고 민족에 기반한 중앙집권체제 국가가 꾸준히 들어섰던 한/중과 달리, 유럽 국가들의 싸움은 사실상 친척들 간의 싸움이었던 것도 크겠죠. 영주들 따라가며 색칠놀이 하면 지도가 알록달록해지는 판에, 정복군주도 아니면서 생판 외국서만 살다 어느 날 갑자기 상속으로 왕 해먹는 경우도 있었으니 사람들이 봉건식 M&A(?)에 익숙해져 있었던 탓도 있겠다 싶습니다.
aurelius
20/05/26 09:02
수정 아이콘
로마제국은 엄밀히 말하면 지중해제국이었고, 지중해문명을 유럽문명이라고 간단하게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주류 정설은 유럽은 로마제국 멸망 후 지중해문명과 게르만문명이 융합하여 탄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말씀하신 것과 같이 유럽인들이 봉건적 M&A에 익숙해져있었다는 것은 유의미한 경험입니다. 봉건적 M&A... 표현이 참 좋네요 크크.
VictoryFood
20/05/25 19:46
수정 아이콘
중국은 점점 이민족을 흡수하면서 한족화가 되었는데, 유럽은 이민족을 흡수했어도 로마화가 안 된게 차이겠죠.
그리고 그 이유는 중국은 황하를 중심으로 나라가 확장되었지만, 유럽은 지중해를 유지하지 못한게 차이라고 봅니다.
지중해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면 유럽과 북아프리카, 근동이 지중해를 중심으로 동일성을 유지했을 거 같아요.
20/05/26 00:02
수정 아이콘
종교와 정치 분리도 큰 거 같아요. 중국은 한족화도 크지만 그 기반엔 사실상 황제에게 모든 것이 몰리는 제정일치가 있거든요.
동아시아 문화권이 괜히 제례나 의식에 목을 맨 게 아니고.

동아시아는 황제나 왕이 종교와 정치 모두를 꽉 잡고 있으니 신민들이 그런 면에서 상당한 일치감을 가지고 있었겠지만,
유럽은 교회가 보편법을 논하고 있으니까 위에서부터 아래로 힘이나 정당성을 투사하기가 상당히 힘들었을 거예요.
20/05/25 22:16
수정 아이콘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20/05/25 22:44
수정 아이콘
결국은 로마죠

로마제국 = 유럽
전부수개표
20/05/26 06:37
수정 아이콘
폴란드가 홀로코스트와 관련해서 어떤 책임이 있는건가요? 현제 폴란드 거주중인데 그 부분으로 생각해본적이없어서요. 홀로코스트 당시 독일치하였기도 하고, 그냥 유럽인 교양으로성 홀로코스트 반성을 의미하시는 건가요?
20/05/26 07:27
수정 아이콘
폴란드인들이 독일 치하에서 유대인 학살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협조한 것으로 압니다. 전후에는 독일에 모든 것을 전가하면서 자기들은 그런 적 없었던 걸로 입을 씼었죠.
데브레첸
20/05/26 12:28
수정 아이콘
폴란드인 대부분이 나치에 협조했다는 건 과장입니다. 그런 부류도 있었다 정도면 모를까요.
전부수개표
20/06/23 03:05
수정 아이콘

일반화는 불가하나 그런 사실도 있었다 정도로 알면되겠네요.
-안군-
20/05/26 15:05
수정 아이콘
외부인이 보기에는 하나로 뭉뚱그려서 생각하는게 편하니까요. 서양인들도 한중일을 하나로 묶어서 동아시아인으로 보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얘기하면 당장 반박이 날아오겠지만.
어느 집단이든 밖에서 보면 다 거기서 거기고, 안에 있으면 디테일이 보이는 법이죠. 국가든, 회사든, 종교든... 기독교의 이단논쟁이나, 운동권이 NL, PD 나누는거나 밖에서 보면 다 그 나물에 그 밥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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