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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5/26 08:31:19
Name 102
Subject [일반] 올해 상반기에 1919년생 세분이 돌아가셨네요.
고령화 사회라지만 100년을 사는게 아직 흔하지는 않죠.
현대사에서 좋던 싫던 일정한 족적을 남긴 1919년생들이 몇달사이 세분 돌아가셨네요.
사망날짜 순서대로 적어보면

황순희
1919년 5월 3일 ~ 2020년 1월 17일

김일성 유격대 멤버였던 빨치산 1세대 황순희가 죽었습니다.  
마침 제가 1년전에 유게에 글을 올린적이 있네요.
https://pgr21.net../humor/361135
소위 혁명1세대 마지막 생존자쯤 되지않나 싶네요.
북한엔 김일성 친동생인 김영주(1920년생)가 아직 살아있긴합니다.



이해원(황실명 이진)
1919년 2월 24일 ~ 2020년 2월 8일

이해원이 도대체 누구여? 하는분들 계실겁니다.
고종의 아들은 순종, 영친왕, 의친왕인데
순종은 자식이 없고
영친왕은 이방자여사와 결혼해서 이구를 낳았습니다. 이구씨는 2005년 사망했습니다. 자손이 없습니다.
이구씨 사후에 의친왕의 손자중 한명인 이원을 양자로 들였는데, 이분이 명목상 대한제국 황위계승권자입니다.

의친왕은 이강, 이우를 비롯해서 가장 많은 자손을 남겼는데 장자인 이강은 일본인으로 귀화했고,
이우는 우리가 사진으로 잘 아는 그분입니다. 원자폭탄 맞고 돌아가셨습니다.
이해원씨는 저 이우공보다 7살 어린 동생입니다. 의친왕의 둘째딸, 고종의 손녀죠.
한때 드라마 궁의 바람을 타고 2006년 대한제국황실이 복원된적 있는데 그때 황족중 최연장자였던 이해원씨가 황제로 추대되었었습니다.
100년을 살고 올초 쓸쓸하게 돌아가셨네요.
흔히 이석씨 보고 마지막황손이라 부르던데, 의친왕 공인된 자녀만 12남 9녀고 이석씨는 그중 10남입니다.  
딴이야기지만 의친왕의 다섯째딸 이해경여사도 생존해있는데 회고록 읽어볼만합니다.


현승종
1919년 1월 26일 ~ 2020년 5월 25일
경성제대 법대 다니다가 학도병으로 끌려갔고, 한국전쟁때 정훈장교로 복무, 전쟁끝나고도 몇년 더 복무하다가 중령으로 전역합니다.
이후 고려대교수, 성균관대, 한림대 총장등을 역임하고 노태우정권 말기 중립내각 국무총리도 합니다.
419, 516때 고대교수로 있으면서 학생들 방어 많이 해줬다고 하네요.
제가 이분 이름을 기억하는 이유는, 일본군 복무전력을 1999년 건국대 이사장 시절 고백해서였습니다.
그러자 학내에서 크게 반발했고 결국 이사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런데 1944년 학도지원병으로 가서 1년정도 군복무한건 말그래도 끌려간거라, 친일인명사전에 들어가지도 않을뿐더러 한홍구 같은 역사학자도 현승종을 편들어 줬었습니다. 반대로 정청래 의원은 자발적인 친일이라며 공격했었....
저는 일본육사출신 김석원이나 이응준 같은 사람도 공과 사를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고 보는쪽이다보니, 대딩때 학도병으로 끌려가서 거기서 소위계급장 땄건말건, 저분을  친일로 몰아세운건 너무한게 아니었나 싶네요. 계급은 다르지만 김수환 추기경도 학도병으로 끌려갔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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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류진
20/05/26 08:33
수정 아이콘
번외로 저희 외할머니도 1919년 생이신데 작년에 돌아가셨어요. ㅠㅠ

본문을 보니까 갑자기 생각납니다.
20/05/26 08:37
수정 아이콘
말그대로 현대사의 모든것을 보고 돌아가셨네요. 누구든 언젠가 떠나지만 아쉬움이나 슬픔이 없을수는 없죠.
외할머니가 70~80에 돌아가시면 같이한 추억도 많이없겠지만 100살 사셨으면 함께한시간이 긴만큼 생각많이 나시겠네요.
저희 할머니도 님 외할머니보다 몇살 아래인데 몇년안에 떠나실것 같네요.
강미나
20/05/26 09:14
수정 아이콘
학도지원병 가지고 친일이라고 몰았다고요? 진짜 광기의 시대였네요.
20/05/26 09:32
수정 아이콘
학도지원병 거부하고 도망간 사람이나, 학도지원병으로 끌려간 후 탈영한 분들은 대단한건데..
학도지원병으로 끌려가서 복무했다고 지금기준으로 친일소리 한건 진짜 너무한거죠.
민족문제연구소조차 현승종은 1944년 1월에 학도지원병으로 끌려가 해방때 소위로 전역했지만 강제로 복무한거라 친일파 해당사항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맥스훼인
20/05/26 09:38
수정 아이콘
정청래가 저 얘기하던 당시가 03년인데 그때 친일청산이슈가 컸는데
정작 열린우리당 신기남의장 부친 친일이 문제되서 친일청산운동이 날라감 크크
metaljet
20/05/26 11:32
수정 아이콘
(수정됨) 현승종씨 친일 논란은 어렴풋이 기억은 나는데 지금 와서 뒤돌아보니 전쟁막판에 총알받이로 끌려가서 초급장교 완장단 것까지 친일파로 몰아붙이던 참 정신나간 시대를 살고있었군요...말이 장교지 반자이 돌격 맨 앞에서 그냥 죽으란 소린데.. 에휴.. 유니클로 빤스 한장 사입었다고 토왜로 몰리던 작년의 일은 과연 나중에 어떻게 기억될까요.
20/05/26 12:57
수정 아이콘
80먹을때까지 그걸로 맘에 짐을지고 살다가 고백했고 대학 이사장은 물러났지만 몇년뒤 일종의 면죄부 평가를 받았으니까 다행이라면 다행같네요.
모든 인물이 완벽할수는 없죠. 저분정도면 100년을 넘게 살면서 나름 모범적으로 사셨던것 같습니다
20/05/26 11:43
수정 아이콘
3.1운동이 일어난 해에 태어나셨다니 역사속 인물을 보는 것 같네요.
현승종 이란 분은 본문을 통해 처음 알게되어 검색을 좀 해봤는데 일본군 장교로 근무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이견없이 좋은 평가가 많은 것 같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과는 케이스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이 병사였던 이유는 '정상적으로 훈련을 마치면 장교가 되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일본군 상관에게 훈련에 대한 고충과 조선인에 대한 차별을 말해서 후보생 자격이 박탈되어 병(兵)으로 신분이 격하되었다.'는 글을 봤습니다. 이에 반해 현승종님은 학도병에 지원 또는 징집되었다는 부분에 대한 비판보다 징집 후 자발적 의사에 의해 일본군 장교에 자원한 것이 문제의 핵심인 것 같구요. 태어날 때부터 일제시대를 겪었던 시대적 배경을 저는 이해하기란 어렵습니다만, 그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현승종 개인은 장교로 복무한 것에 대해 마음의 짐을 가지고 살아오셨던거 같구요.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도덕적 기준이 높고 양심적인 분이신 것 같습니다.

정청래 의원의 경우에는 갑자기 언급되어 무슨 말씀인지 찾아보니 건국대 졸업생으로 현승종 이사장 퇴임을 주도했던 사람이었더군요. 당시 퇴진운동이 정당한 것이 아니었다면 비판을 수 있으나, 저는 건국대생들의 주장이 틀렸다고 보진 않습니다.

공과 사를 나눠서 보는 것은 합당합니다만, 이런 관점으로만 보면 세상에 절대 나쁜놈은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있겠죠.
20/05/26 12:54
수정 아이콘
현승종씨는 경성제대 법학과라 뭐 무조건 끌려가는거죠. 반년정도 훈련받고나서 병사할래 간부할래 선택할때 나는 간부하겠습니다. 라고한게 지금기준으로 까일만한 일인가 할때 각자 생각이 다를것 같습니다. 노무현정부시절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일종의 인증을 해준거라 봅니다. 아 정청래의원이 비판한건 민족문제연구소의 입장발표 이전이었고요.
저는 공과 과가 있으면 둘다 있는대로 서술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들의 가치관이나 성향에 따라 어디에 더 무게를 주는가는 다르겠죠. 예를들면 친일과 친북 이런?
20/05/26 11:46
수정 아이콘
이런게 적절한 아이디에 적절한 내용이란거군요.
돌아가신 분들이 102세...
20/05/26 12:58
수정 아이콘
정말 그렇네요. 제가 이아이디를 프듀전에 썼는데 흐흐 장원영도 제 아이디 이후에 나옴
이런이런이런
20/05/26 14:13
수정 아이콘
나이 먹으면 늙고 죽는게 자연의 섭리지만...

이런 글 볼때마다 두렵습니다. 전 죽고 싶지도 않고 늙고 싶지도 않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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