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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7 11:45
모든 국가는 시민들의 암묵적 지지 하에 이루어지죠. 이미 기독교가 시민사회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퍼진 상태에서 제국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기독교를 적극적으로 제국의 도구로서 사용하는 것 뿐이었을 겁니다.
20/05/27 12:38
기독교야 말로 제국에 어울리는 종교니까요. 어디 출신의 누구라도 믿을 수 있고 오히려 그걸 권장하고, 사회 구성원들 모두 기독교인이라는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죠.
예수가 괜히 신이 아닙니다. 저는 성경적인 신성은 부정하지만 예수 정도의 새로운 생각을 해내고 실천한 사람이면 신 시켜줘도 된다고 봐요.
20/05/27 12:49
기독교는 콘스탄티누스 이전부터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후기 로마로 가면 로마의 경제 핵심 지역이 과거 그리스 지역이 되는데
이 그리스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를 믿었죠 심지어 디오클레티아누스의 딸과 부인도 기독교를 믿었으니까요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한테 관용적인 입장을 취한것도 기독교 세력의 지지를 내심 얻기 위해서였죠 그리고 교리적인 측면에서 기독교는 여타 로마 종교들보다 좀 더 체계적인 이론을 가졌고 로마 종교처럼 한정적인 지역이 아닌 전세계를 아우르는 보편 종교이기 때문에 확장 속도가 급속도로 빨랐다고 봅니다
20/05/27 12:55
아 그리고 이미 율리아누스때가 되면 기독교는 보편적인 로마의 종교가 되었습니다
율리아누스가 텅 빈 로마 사원을 보면서 한탄하는 것 부터가 이미 게임이 끝난 상태였죠 애초에 대다수의 구성원들이 기독교인이였고 따라서 황제가 기독교인들이 되는것도 당연한 상황이였죠 따라서 대다수의 황제가 강력한 기독교 정책을 추구한 이유는 황제의 지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황제 그 자신이 기독교인 신자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 신자는 기독교에게 좀 더 우호적인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죠 물론 그때도 로마 그리스 사상을 믿는 사람이 소수 있었긴 했지만 로마 제국 전체로 볼때는 극소수에 불과했고 이들은 점차 역사속에 뒷길로 사라지게 됩니다
20/05/27 19:46
근대 이전의 사람들은 정치가 아닌 종교로 통합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대 중국도 황제는 천자로 하늘의 자손이며 사직을 통해 조상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정일치 사회라고 볼 수도 있죠. 서양의 도시국가도 모두 도시마다 수호신이 있었구요. 근대에 사람들의 이성을 믿기 전에 사람들은 같은 종교로 공동체를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20/05/28 18:29
저도 비슷하게 생각해요.
또한 지배라는 것이 남들과 차별화된 정당성이나 권위를 창출한다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이니까요. 한국만 해도 조선시대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성리학에 힘입어 진정한 중앙집권제가 시작되었다는 걸 보면 통치와 정당성이라는 게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죠. 유럽열강도 정통성 문제가 해결되어서 일찍 중앙집권화가 성공한 나라가 앞서나갔구요. 정통성도 정통성이지만, 그 마찬가지 공동체 문제라는 게 통치권력에 있어서는, 신민이 알아서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세속을 넘어서최고의 영적인 권위, 1주일에 한 번씩 나오는 개꿀같은 인구체크, 결혼 이혼 출생 사망 등 국가가 원하는 기본적인 인구통제를 아주 자발적이고 자연스럽게 실시, 신의 대리자가 곳곳에 배치되어서 신민들에게 주는 정서적 안정, 수시로 실시되는 도덕교육, 국가가 바라는 먹물 양성소 이런 것들이 종교적 열정이라는 이름하에 통치권력이 권력인 듯 아닌 듯 통제인 듯 아닌 듯 이중의 변신술을 구사하면서 자발적인 인력수급과 열정노동을 하니까 참으로 편리했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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