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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 04:26
자존감의 문제죠.
자기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세상의 기준에 맞추려하니 살기는 빡세고 만족은 없고.. 지나친 경쟁 사회의 부작용 같기도 하구요
20/06/04 05:07
이건 예전에 피지알에서 한번 했던 이야기를 거의 그대로 재탕하는 겁니다만...
내탓인가 아닌가 진지하게 이걸 따지기 시작하면 자기 탓을 할 수가 없죠. 아니 자기 탓이라니? '자신'이라는 게 존재하기나 하나요? 자아는 허상이라고들 하잖습니까. 물론 '그 허상인 자아가 바로 나다!'를 시전할 순 있겠지만, '그 허상인 내 자아가 주체적이다!'를 시전할 순 없죠. 유물론자가 아니라 종교인이면 모르겠습니다만... 유게에 노력vs재능 뭐 그런 종류의 게시글 올라오면 응~ 노력도 재능이야~ 같은 소리 하잖습니까 왜. 요컨대 진정한 의미에서 스스로를 컨트롤한다는 것은 우리의 일원론적 세계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거죠. 인간은 오토마타입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라는 건 존재하지 않고 자기통제라는 건 존재하지 않죠. 모든 것은 자연이 결정합니다. [오오 온 우주가 도와준다] 어쨌든 세상만사가 그러하니 모든 게 인연이라는 거지요. 다양한 조건들의 발생과 이동, 그리고 그러한 조건들의 만남... 개개의 존재는 형성될 뿐이구요. 진짜 이걸 진지하게 따지기 시작하면 저는 우리가 인간성이라는 걸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우리가 이제껏 믿어온 인간관은 포기해야 합니다. 궁극적인 의미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간, 따라서 스스로의 행위에 책임을 질 수 없는 인간... 이게 인간인가요? 아니죠, 오토마타죠. 그걸 내면화 하고 살아갈 수는 없으니까 그냥 사는 거죠 뭐. 저는 여기서 공허함을 느낍니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은 한편의 꿈이라고 보거든요. 우리는 우리가 주체적인 인간일 것이라는 꿈(기대)에 과몰입을 해가며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우리는 언제나 객체일 수밖에 없는 운명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게 꿈이라는 걸 가끔씩 의식 정도 할 수 있을 뿐(그러나 반대편도 꿈일 뿐입니다. 나비도 꿈 장자도 꿈).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 이 꿈이라면, 우리를 공허하게 하는 것이 깨달음이고 자각이랄까요? 꿈에서 깨어날 수도 없고 하여튼 일단은 이 꿈에 충실하긴 해야 하는데... "왜 사냐고 물으면 그냥 웃지요" 뭐 이런 중2병스러운 결론이 나오네요. 그냥 웬 잡놈의 개똥철학이라 생각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밤중에 저도 개소리 한번 해봤네요.
20/06/05 08:25
우파니샤드에서는 말씀하시는 꿈에서, 깨는 방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네요.
----------------------------------------------------------------------------- 분별력이 없는 사람, 마음이 불안정하고 가슴이 순결하지 못한 사람은 결코 목적지에 이르지 못하고 다시 또다시 태어날 것이다. 그러나 분별력을 가진 사람, 마음이 안정되고 가슴이 순결한 사람은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며 태어남이 없는 세계에 도달할 것이다. <카타 우파니샤드>
20/06/04 12:30
좋은 글 감사합니다. 평균적인 인간의 마음은 자신이 피해자임틀 자처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문구 하나 퍼와봅니다. 물론 아래의 말을 가장 잘 들어야 하는 건, 본문 마지막에 써주신 것처럼 저도 저 스스로라고 생각합니다. ---‐---------------------‐------------------------------- [피해자가 되려는 거대한 경쟁이 있다.] 자신을 파괴하려는 appeal은 중독과도 같은 것이다. 당신은 가난, 타락, 희생, 고통, 피해자가 되는 것에 붙잡힐 수 있다. 그리고 그것들로부터 엄청난 단물을 얻는 것이다. 하하하 이 세상에서 피해자가 되는 것에서 얻는 단물을 이길 것이 없다. 내말은 깨닫는 것을 제외하면 피해자가 되는 것에서 얻는 단물을 이길 것이 없다는 것이다. 당신은 자신의 편에 서줄 변호사들을 구하고 맥도날드를 발라버릴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기를 열망한다. 피해자가 되려는 거대한 경쟁이 있다. 원인은 언제나 돈이 많은 사람들이다. 어찌된 일인지 원인은 언제나 부자들이다. 가난한 여자의 집 앞 보도에 쌓인 눈에서 넘어졌다고 그녀가 고소당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 일은 부자들에게만 일어난다. // 피해자와 불의가 없다면 당신은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 그것이 사람들이 벗어나기 가장 힘든 것이다. 왜냐하면 에고가 거기에서 번창하기 때문이다. 에고는 불의, 비난, 자기연민, 희생자, 피해자에서 번창하기 때문이다. 가해자 피해자 모델은 사회에서 아주 인기 있다. 피해자가 되는 관문이 몹시 붐빈다는 의미이다. - 호킨스,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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