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권해줘서 본 드라마인데,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ball 문화를 제가 몰랐던 관계로 분위기 파악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해서 드라마를 권하기도 할 겸, 보실 분들에게 사전 정보도 드릴 겸 글을 씁니다. 해당 문화에 대해 지금도 아는 바가 별로 없는 관계로 대부분의 설명과 이미지는 위키피디아에서 가져왔습니다.
LGBTQ 드라마이고, 드라마 역사상 가장 많은 트랜스젠더 캐스팅을 한 것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우선 트레일러.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시간대는 1980 년대, 배경이 되는 무대는 뉴욕의 Ball 컨테스트입니다.
Ball 컨테스트가 뭐냐하면, 저도 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는 몰랐는데, LGBTQ 커뮤니티에서 본인들의 취향도 즐길 겸 기존 문화에 반항도 할 겸, 본인의 태어났을 때 성별과 관계없이 여러가지 정체성의 의상을 입고 춤이나 워킹등을 선보여서 경쟁을 하는 컨테스트입니다. 무려 19세기부터 이어져온 문화라고 하더군요.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퍼져있는 문화인데, 1980년대 당시에는 압도적으로 뉴욕의 문화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역시 뉴욕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건 드라큘라 의상이라고 하네요. 바로 아셨겠지만, 꼭 LGBTQ 이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참가자들은 절대 다수가 LGBTQ 이고요. 이 ball 문화라는 것이 처음에는 모든 인종이 섞여서 노는 곳이었는데, 이 속에서도 주류와 비주류가 나뉘다보니 대부분의 ball 을 주관하는 사람들이 백인이었나봅니다. 해서 대회 진행도 백인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상도 백인들이 주로 받고 했는데, 그러다보니 결국 20세기 초중반 넘어가면서부터 흑인과 라티노들은 자기들만의 Ball 리그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결국 흑인/라티노 계열의 LGBTQ죠. LGBTQ 가 이미 소수자들인데 그 안에서 다시 소수인종끼리 모였으니 소수 오브 소수파일 수밖에 없고, 당시 세간의 LGBTQ 에 대한 인식은 지금보다도 훨씬 나빴기 때문에 이 사람들 중 상당수는 가족과 절연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ball 을 통해서 만난 사람들과 유사 가족 관계를 맺게 되었는데 (꼭 성적인 아닌, 정말로 정으로 묶인 그런 관계요), 드라마는 그런 유사 가족 중 한 그룹의 이야기를 따라가게 됩니다.
저는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서 평소에 크게 관심을 가진 사람은 아닙니다. 제가 직접 차별할 일은 없겠지만 딱 그 정도일 뿐이죠. 그래서 굳이 시간을 써서 성소수자를 소재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보진 않습니다. 근데 이 드라마는 참 잘 만들었습니다. ball 대회는 정말 아름답게 나오고, 반면에 당시 뉴욕의 LGBTQ 가 얼마나 시궁창이었는지도 노골적으로 나옵니다. 그 와중에 점점 끈끈해지는 주인공 가족 이야기는 정말 짠하고요.
다만 LGBTQ 간의 키스나 성행위 묘사가 종종 나오는데, 뭐 머리로는 이해해도 몸이 거부감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꽤 괜찮은 드라마에요. 속는 셈치고 딱 첫 에피소드 하나만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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