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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6/10 22:17:02
Name 박수갈채
Subject [일반] 평등에 대한 요구는 국경 앞에서 멈춰야만 할까요?
영장류는 공평함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두 마리의 침팬지에게 물건을 건내주고 받는 훈련을 한 뒤 한마리에게는 보상으로 오이를, 다른 한 마리에게는 포도를 주자 오이를 받은 원숭이는 그것을 집어 던지며 항의했다는 일화는 이런 선천적 공평함의 감각이 인간만의 것이 아님을 짐작하게 합니다.

공평함에 대한 구체적 개념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라는 명제를 충족시키는 무언가임은 분명합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기여하지 않은 상황에 의해 혜택을 받거나 차별을 받는 것 역시 불공정하다 여깁니다. 과격한 이들은 그래서 상속 제도의 완전한 폐지를 말하기도 하고 온건한 이들도 상속세를 통한 평등을 지지하곤 합니다.

한편 다른 종류의, 사람들을 분노캐하는 불공정함도 있습니다. 가령 임대주택과 일반주택을 분리하여 관리하고 전자에게 특정 구역의 입장이나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분명 임대주택과 일반주택 거주민들의 비용은 서로 달랐고 그에 따른 차이를 두는 것임에도 사람들은 그것을 손가락질하곤 합니다. "몰인정하다"면서요.

이런 불편한 감정을 국경 너머의 사람들에게도 느끼는 이들이 있습니다. 만약 우연한 자신이 기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개인은 권리가 없거나 권리가 축소된다면 자신이 태어난 국가로 인한 우연한 혜택 역시 그렇다는 것이죠. 따라서 그 사람들은 말합니다. 불행하게도 가난한 국가에서 태어난 이들에개 부유한 국가는 국경을 더 넓게 열어야 한다고 말이죠.

부유한 국가의 많은 시민들은 이런 논리를 탐탁지 않게 여깁니다. 저 역시 비슷한 심정입니다. 유사한 외모와 같은 말을 쓰고 비슷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이들에 비해 그들은 너무 낯설고 도통 "우리"라는 감정이 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감정을 떠나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내 의견이 도덕적으로 옳은 것인가 회의감이 듭니다. 상속세에 찬성하고 임대주택 차별을 욕했던 내가 이들에 대해서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야 할 이유가 있는지 혼란스럽습니다.

피지알러분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평등은 국경 앞에서 멈춰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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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 22:21
수정 아이콘
지구 상에 평등한 것은 없기 때문에 평등으로의 욕구와 노력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6/10 22:24
수정 아이콘
이상으로는 국적으로 차이를 둬선 안 되고 세계만민이 공정하고 좋은 대우를 받으면 참 좋겠습니다만.
현실적 한계가 있고, 여전히 국민국가가 기본 단위이고.

우리가 낸 세금으로 당장 같은 민족인 북한도 돕기 싫어하는데(그래야 한다는 게 아닙니다. 저도 북한 주민이 받을 돈이 있다면 한국에 먼저 복지로 써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같은 민족도 그러한데 중국이나 일본이나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우리 세금 쓰는 걸 누가 찬성하겠어요?
파푸아뉴기니? 볼리비아? 가나? 보츠와나? 이런 사람들도 한국인처럼 살아야 하고 한국정부가 하자고 하면 한국인 중 찬성할 사람이 적겠죠.

일단 국가 단위로 나뉘어 있으니 국가 내에서 국민들 챙기는 것도 버거운 게 현실이고 우선순위가 나뉘는 게 현실이라 봅니다.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단 말이 있었는데 자국 내 빈부격차 해소도 힘든 판에 국가 간 빈부격차 해소를 한국이 할 수 있을 리가 없지요.
할 수 있는 거 먼저, 우리 국민 먼저 이런 기준이 저에겐 있습니다.
20/06/10 22:26
수정 아이콘
천부인권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같은 '인간'에게는 똑같은 잣대를 내밀어야 하겠지요. 국가를 구분짓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봅니다.
다만 저도 글쓴이와 비슷한 의견인데 그 이유는 저의 정의때문이 아닌 다른 가치(ex이익)때문입니다.
20/06/10 22:2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세금을 공유하는 집단 내부에서만 부의 재분배를 논하는 것이 맞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바깥은 애초에 나와 뭔가 약속한 사이가 아니니까요. 개인 차원에서 인류애를 발휘하는 분들이야 매우 존경스럽지만 말이죠.
20/06/10 22:35
수정 아이콘
난민을 받아들이는 이유 중, 그가 그 나라를 떠나지않았을때 부당한 세력들에 의해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이유라면 몰라도 단순히 그가 가난하기 때문에 받아들여야한다는 거면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나라 내에 굶어죽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게 아니라면 몰라도요.
연미복
20/06/10 22:37
수정 아이콘
국경 내 국민들의 불평등도 해소가 안되는데 국경 너머의 일은 역량 밖이죠.
20/06/10 22:39
수정 아이콘
평등이라는게 말은 좋은데 대체 어떤 평등함을 말씀하시는지를 얘기해줘야죠. 기회의 평등? 아니면 결과의 평등?
개개인의 노력과 재능이 평등하지 않은데 결과를 억지로 평등하게 하자면 밖에 나가서 열심히 바나나를 주워온 침팬지 물건을 뺏어서 하루종일 집에서 놀고있던 침팬지 한테 줘야 됩니다. 이거는 평등하구요?
갸르릉
20/06/10 22:39
수정 아이콘
사람마다 우리의 기준은 다르고. 아무리 우리의 범위가 넓어도 한국인 이상은 넓어지긴 힘들죠. 이건 타고나는거라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 이론적으로야 세계인이 평등해야겠지만 한국 사람입장에서 현실적으로 한국인을 우선하긴 마련이죠.
20/06/10 22:42
수정 아이콘
우리와 남을 나누는 기준은 원래 더 좁았습니다. 고대에는 내 가족과 혈족만이 우리였죠. 그러다가 같은 부족, 같은 시민, 같은 민족, 같은 국민으로 점점 넓어졌습니다. 그 끝이 국경에서 끝날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카엘
20/06/10 22:49
수정 아이콘
스타크래프트의 UED같은 체제가 되지 않는 이상은 요원한 일이죠.
블랙스타
20/06/10 22:51
수정 아이콘
내부 공동체끼리 협의해서 사는터라 내부부터 해결하고 국경넘어를 봐야한다 생각합니다. 내부도 해결안되는데 말이죠
Horde is nothing
20/06/10 22: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회속에 있는 이상 완벽한 도덕은 없다고 봅니다.
어느정도의 공평함을 유지하기위해서는 시스템도 있어하고 주는사람과 받는사람 둘다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구요.
내생각을 강요해서도 안되고 남의 의견만 중요시 해도 안됩니니다.
나의 문화가 우월하지 않지만 우리의 시스템속에 남의 문화를 무조건 배려야한다고 하는것도 폭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마다 1국어로 세계공용어 를 선택하고 세계정부 정도가 있지 않는한 아직은 국경일거 같네요
그리고 재산은 평등과 일치시킬수 있는 단어가 아닐거 같습니다.
모데나
20/06/10 23:26
수정 아이콘
강대국들이 각자 식민지를 늘리고, 이웃국가를 침략해 합병해나가던 제국주의시절을 끝낸게 2차세계대전 이후의 미국이죠. 식민지들은 거저 해방됐지만, 자유무역의 환경에서 국가들은 각자도생해야 했고, 그러니 아직도 가난한 국가의 국민들은 열심히 노력해야죠. 아니면, 자기고유의 언어 종교 민족 각종문화를 버릴 각오를 하고 혁명을 일으켜 지배층을 제거한 다음, 국가를 파세요. 영토와 국민 및 국가주권을 내놓으면, 합병하자는 강대국들이 다가올 겁니다.
20/06/10 23:32
수정 아이콘
원숭이도 거르는 오이
계층방정
20/06/10 23:52
수정 아이콘
여러 가지 이유로 나라의 내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답변이 많은데, 이 논리로는 나라의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나라를 약탈하는 것도 정당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상황입니다
20/06/10 23:57
수정 아이콘
오이는 못 참지
충동가입
20/06/10 23:59
수정 아이콘
"우리" 라고 불리는 인지범위의 우리는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감정적 유대감은 상상력과 결합되어 확장하니까요. 다만 부의 평등은 모르겠네요. 공유와 평등은 다른 의미로 생각하지않을까요? 인권을 논할 때의 부는 세금을 통한 집단 재산 공유과정에서의 부의 분배와는 다르게 인식되니까요.
박진호
20/06/11 01:59
수정 아이콘
오이가 왜?
탐나는도다
20/06/11 03:41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말하시는 공평이 좀 혼재된 느낌이 듭니다
가령 침팬치는 보상의 평등이고, 상속세부분은 기회의 평등, 임대주택부분은 불평등이라기보단 차별(?)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기름이 펑펑 나고 침략으로 크게 부유해진 나라들도 자기 더 잘살기만 바랄뿐이죠 비록 기울어진 기회(자원 등등)으로 시작했지만
별칭이 천조국인 미국조차도 더 great america 하려고 하죠
국가안에서 '기회' 균등도 잘 안되고 국가간 기회도 평등하지않는데 탈국가적인 '결과 평등'은 가능한 개념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도, 그 외에 국가도 빈곤에 대한 부분은 누구나 안타깝게 여기겠지만
그것을 넘어서서 무조건, 무제한적인 나눔이 가능한가? 또 그게 맞나? 하는데는 의구심이 듭니다
빈곤은 적선으로 해결될수 없고 내부적 동력이 있어야하며 그 동력은 그 국가안의 구성원들에게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빈곤은 죄가 아니지만 - 무조건/무제한적인 나눔이 그것을 해결해줄수 있을까요? 저는 NO라고 봅니다)
국가의 빈곤은 외부적으로 해결해주긴 매우 힘듭니다 부유한 나라가 되는것은 매우 힘들지만
굶어죽을정도로 가난한 국가라면 시스템적인 문제가 크고 힘을 모아 내부적으로부터 바꿔나가는게 맞다고 봅니다
-국가라는 개념이 없을때도 인간은 농사를 짓고 가축을 키워 먹고 살았잖아요

평소 나눔과 적선, 평등과 국가의 개념, 재화의 공평과 가치등에 대한 개인적인 혼란한 생각이 있었는데
이 글을 꼼꼼하게 아주 여러번 읽고 댓글을 쓰며 스스로 좀 정리가 됐어요 감사합니다
20/06/11 04:56
수정 아이콘
제국주의 시대에 착취로 부를 쌓고 현 세계의 구조적인 불평등을 만들어낸 서양 열강들은 책임을 지고 문을 더 많이 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metaljet
20/06/11 09:24
수정 아이콘
과거 평등을 추구하는 어떤 이상이나 투쟁도 계급, 민족, 성별, 국가 등 일정한 경계의 원을 차별적으로 그리기 마련이었고 결국에는 자기 모순에 봉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게나마 있어서 그 범위는 점점 넓어져 왔던 거죠.
-안군-
20/06/11 09:4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천부인권 사상 자체는 르네상스때 만들어졌지만 전인류적인 가치로 인정받기 시작한건 2차 세계대전 이후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전까지는 사람의 목숨을 다른 가치와 교환할 수 있는 소모품 정도로 여겨졌죠. 그나마도 정치 사회적으로 안정된 선진국들에서나 지켜졌고, 우리나라만 해도 80년대까지는 사람을 차별하고 착취하는게 당연하게 여겨졌어요.
지금도 자국민들 조차 계급에 따라 차별하는 인도 같은 나라도 남아있고, 전 인류가 평등하다는 생각이 전 지구적인 공감대를 얻으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VictoryFood
20/06/11 12:32
수정 아이콘
모든 감정은 자신과의 거리를 기반으로 나타납니다.
같은 어려움이라면 가까운 사람을 먼저 돕는 것이 인지상정이라 봅니다.
가까운 사람들의 작은 아픔이 거리가 먼 사람들의 큰 슬픔보다 더 클 수도 있죠.
국경 밖의 평등에 대해 공감하는 거야 훌륭한 일이지만 그걸 강요하는 건 별개의 얘기이구요.
루트에리노
20/06/11 13:42
수정 아이콘
인종이나 피부색, 외모 등으로 차별하는건 잘못이지만 국적으로는 차별하는 게 합당합니다. 천부인권으로 인정받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어느 국가든 국적자에게 혜택이 있을 수 밖에 없죠. 물론 그에 따른 의무도 부여되구요.

국적에는 우리나라의 주권을 함께한다는 의미가 있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만약 그 혜택을 원한다면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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