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남북조의 균형의 추를 완전히 무너뜨린 진짜 '후경의 난'에 대해서 오늘 써보겠습니다. 이 후경의 난은 삼국시대 이후 수나라 통일사이의 분열기에 있었던 사건중 비수대전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사건입니다. 간략하게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 서술하자면 때는 중국 남북조 시대 말기. 북조의 북위와 남조의 양나라의 남북조 구도는 북위가 권신 고환과 우문태에 의해 동위와 서위로 찢어지고, 중국은 3국이 서로 싸우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동위의 고환과 서위의 우문태는 서로 북위의 오리지날이라며 싸우다가, 번번히 패하던 고환은 우울증을 얻어 죽게됩니다. 고환의 사후 고환휘하에 있던 후경은 반란을 일으키고, 고환의 후계자 고징은 생전의 고환의 안배대로 모용소종을 보내 이를 토벌합니다. 다급했던 후경은 양나라로 귀순하고, 양나라의 황제 양무제 소연은 자신의 조카 소연명과 10만대군을 보내서 후경을 구원하도록 했지만 모용소종에게 박살이 나고 소연명은 사로잡힙니다. 모용소종은 기세를 멈추지 않고 후경을 토벌했고, 패해한 후경은 500기의 군사만 이끌고 도망쳐서 양나라 수양성을 무력으로 차지합니다.
코에이식 지도로 보는 현재 상황. 후경은 수양성(삼국지 수춘)에서 난을 일으켜 수도 건강(건업)으로 진격한다
양무제가 후경의 귀순을 받은것은 분명 그때는 후경이 하남 13주를 들어다 바친다는 약조를 했기때문입니다. 물론 후경이 반드시 지킨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스카우트 할때 입장은 하남에 대한 영향력을 가지는 후경이 영입대상이었다는거죠. 지금이 후경은 하남은 모두 잃고 와서 외려 양나라 땅인 수양성을 무력점거했습니다. 더구나 양나라는 크게 마찰없이 지내던 동위와의 사이가 후경으로 인해 관계가 나빠졌죠. 후경은 양나라의 골치거리가 된겁니다. 물론 고환이 후경을 쓰듯이 유표가 유비를 쓰듯이 후경을 대 동위전선 최전방에 배치해서 활용하는 방법이 없는건 아니었습니다. 후경 본인도 그렇게 양나라에 쓰이면서, 잃어버린 기업을 찾는 후일을 도모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앞서 1차 후경의 난에서 양나라의 군대가 모용소종에게 섬멸을 당했던거 기억하시죠? 대장 소연명은 모용소종에게 사로잡혀서 고징에게 압송되었습니다. 소연명은 양무제 소연의 조카로 일반인도 아니고 양나라의 황족이었는데 동위에서 포로생활하는것이 좋았을리 없습니다. (이 소연명은 북쪽에 기거하면서 본의아니게 계속 묘한 사건을 일으킵니다. 주요인물이에요.) 그런 소연명에게 고징은 제안합니다. "우리(동위와 양나라)는 원래 서로 싸운적도 없고 사이가 괜찮지 않았소? 우리의 사이가 틀어진건 모두 후경때문이요. 양나라 황제(소연)께서 이전의 친선을 잊지 않는다면 당신을 고국으로 돌려보내드리겠소." 예전처럼 화친을 다시 맺는다면 소연명을 본국에서 보내주겠으니 니가 소연한테 다시 화친맺자고 제안하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소연명은 안그래도 집에 가고싶었으니 두말않고 편지를 띄웁니다. "삼춘 얘네랑 화친하고 나 집에 돌아가게 해주세요!"
편지를 받은 소연은 조카가 보고 싶었습니다. 황제의 구혼을 거절한 치휘, 그녀의 남편이었던 소연은 대업을 이룬 남자지만 그런거치고는 정에 약한 남자였습니다. 황제가 되기전의 부인이었던 치휘를 그리워하며 황후도 다른 여자를 세우지 않았습니다. 그런 정에 약한 소연에게 아끼던 조카를 대장으로 보냈더니 적에게 포로가 되었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팠겠습니까. 안그래도 하남은 동위의 것이 되었으니 동위와 싸울이유도 없어졌고 조카도 돌려받고 싶고 소연은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었네요. 앞서 소연의 꿈 해몽을 천하를 통일할 꿈이라고 해줘서 후경을 받아들일때 일조했었던 주이가 소연의 의견을 지지하고 나섰으니 화친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건 후경이었습니다. 동위와 양나라가 화친한다는 소식을 듣게된 후경은 본인은 동위에 큰 죄를 짓고 왔는데 두 나라가 화해한다니 불안했습니다. 화해 선물로 동위에서 포로 소연명을 돌려보내준다면, 가는게 있으면 오는게 있지 않겠습니까? 양나라가 동위에 보내줘야 할것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범죄자인 후경 본인의 송환이었을겁니다. 후경은 불안해서 권력자 주이에게 황금과 함께 소연에게 말좀 잘해달라며 상소를 보냅니다만 주이는 황금만 먹고 상소는 전달하지 않습니다. 재차 삼차 불안한 후경은 소연에게 화친하지 말라는 상소를 보냈으나, 소연은 이 모든것은 그저 화친을 도모할뿐이며 다른뜻은 없다며 후경을 안심시켰습니다. 그래도 불안한 후경은 동위의 사신인척 수하를 소연에게 보내서 후경과 소연명을 교환하자는 서신을 보냅니다. 소연은 소연명을 먼저 보내주면 후경도 곧 보내주겠다는 내용의 답변을 보냅니다. 후경은 대노합니다. 소연 니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수 있어!!
그렇게 분노할만큼 둘이 막역한 사이도 아닌거같지만(사실 서로 얼굴도 본적없는 사이) , 후경이 누군가에게 니가 나한테 이럴수 있냐고 배신감을 말할 입장은 아닌거 같은데..
후경은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똑같고, 모든일이 처음이 어렵지 두번째는 쉽기때문에 한번 해본 반란 다시 하기로 결정합니다. 후경은 모용소종에게 대패하고 고작 500기의 군사로 수양성으로 도망쳤다 그랬죠? 후경이 난을 일으킬때 대략 1000명정도의 군사를 가지고 거병을 시작했습니다. 양나라도 후경의 반란소식을 곧 들었지만 규모가 영....네. 당연히 무시당했습니다. 후경이 생각해도 아무리 그래도 천명으로 반란은 좀 너무하죠. 당연히 자기편은 미리 물색해뒀었습니다.
여기서 잠시 임하왕 소정덕의 이야기를 하고가야 합니다. 소정덕은 원래 소연의 조카였고, 본처 치휘와 소연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나지 않자 양자로 소연에게서 양육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들 소통이 태어나자 본가로 돌려보내지게 되었죠. 소정덕은 본인은 소연의 아들로 커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넌 조카라면서 본가로 돌려보내지게 된겁니다. 그리고 그런 양아버지 소연은 황제가 되었죠. 자기 생각에는 본인이 황태자여야 될거같은데 양동생이 황태자가 되었고요. 소정덕은 소연과 소연의 아들들에게 어마어마한 분노와 배신감 박탈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북위에 투항하죠. (이때는 북조가 동위와 서위가 갈라지기 전인 북위때였습니다.)
남쪽왕조 육조의 순서. 손오는 삼국시대의 오나라. 지금은 양나라
북위에서는 처음에는 황족이니 나중에 긴히 쓸일이 있을지 모른다고 잘 받아줬는데, 당시 북위에는 소연이 멸망시킨 남제의 황족이 먼저 투항해서 잘먹고 잘살고 있었습니다. (클레임이 있는 사람은 나중에 전쟁 명분이 되니깐 잘 대우해줘야죠.) 소정덕은 소연은 내 아버지가 아니다라며 북위로 도망간거지만, 북위에서 잘살던 남제 망국의 황족 입장에서는 저 자식은 원수 소연의 아들이었습니다. 도무지 같은 하늘아래에서 살수가 없죠. 황제에게 연일 상소를 합니다. "양아버지가 황제이며 아버지가 높은 관직에 있는 소정덕이 진심으로 항복했을리가 없습니다. 이건 본디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짓항복일 것입니다. 이건 남쪽놈들이 자주 쓰는 수작입니다. (니들은 적벽대전에서 거짓투항한 황개이야기 모르냐?)" 망국 남제의 황족은 이렇게 지속적으로 참소해서 원수의 아들을 처단하려고 했죠. 그래서 북위에서도 소정덕을 경계하게 됩니다. 소정덕은 북위에서도 자신의 자리가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자기 근처의 아이를 하나 몰래 죽인 다음 자신의 아들이 죽었다고 북위 황제에게 고하고 장사를 치르러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이야기하며 다시 양나라로 도망칩니다.
동위와 서위가 분열되기전 위 지도일때 벌어졌던일입니다.
양나라에서는 소정덕을 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였지만, 한때 아들이었던 소정덕을 본 소연의 마음은 애틋했습니다. 소연이 조카 대신 아들을 황태자로 삼은건 아들을 더 사랑해서지 조카를 미워해서는 아니잖습니까. 그리고 소정덕의 상황이 불쌍한 면이 아주 없는건 아니었습니다. 소연은 울면서 모든것은 자신의 죄이니 내가 다시 교육을 시키겠소 라고 이야기하며 이전의 작위와 직책을 회복시켜줍니다. 소정덕은 반성했을까요? 천만의 말씀. 소연밑에 다시 올수 밖에없어서 짜증나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각종 비행과 나쁜짓을 일삼았는데 그것도 소연이 모두 눈감아줍니다. 소정덕의 비행이 점점 심해져 신하들이 보다못해, 소정덕을 벌하라는 상소가 빗발치고 작위와 직책을 삭탈하고 유배를 보내라고 진언하지만 소연은 그저 작위만 빼았을뿐 유배는 보내지 않습니다. 소정덕은 숙부인 소연의 마음을 알았을까요? 천만에 말씀 작위를 빼았았다며 더 원망했죠.
스타크래프트 삼국지 유즈맵 지도. 아니 이렇게 좋은 지도가 있었다니..수춘 건업 단양 위치 확인가능합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당시 소정덕은 건강의 바로 옆에 있던 단양의 태수로 있으면서 나라에 변고가 생기기를 기다리며 군사를 모으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후경이 접촉해온거죠. "지금 천자는 연세가 많고 간신(내 황금 떼어먹은 주이같은 놈)들이 활개칩니다. 원래 황제자리는 당신의 것이 아닙니까? 신도 당신을 위해 일해보려 합니다." 소정덕이 답합니다. "당신이 뭘 좀 아시는군요. 당신이 밖에서 흔들면 제가 안에서 협조하겠습니다." 소정덕과 후경의 콤비는 성사되었고 후경은 수양성에서 간신 주이를 처단하겠다는 명분으로 거병해서 소정덕이 미리 알려준대로 수비병이 없을만한 길을 골라 건강으로 진격합니다. 병력이 너무 없으니 수비병을 만나면 좀 곤란하잖아요. 미리 소정덕이 남침경로를 잘 알려줬습니다. 후경은 큰 충돌없이 수양성에서 장강 북안 그러니깐 서울로 쳤을때 강변북로에 도착합니다. 여기서는 장강만 건너면 수도 건강(삼국지때 건업)이 있습니다.
소연이 놀라서 회의를 열었는데 양간이 진언합니다. 양간은 앞서 1차 후경의 난때 소연명의 군대에 종군해서 수공으로 팽성을 공략하라고 진언했었고, 퇴각때 무사히 본인 군대를 양나라로 도주시킨 장수다운 장수였습니다. 다만 출신이 북위의 항장출신이라 입지가 강하다고 볼수는 없었죠. '채석을 든든히 지키고 본거지인 수양성을 기습하시면 후경은 와해될것입니다.' 후경의 황금을 떼어먹었던 주이가 반대의견을 내놓습니다. ' 후경은 장강을 건널수가 없습니다.' 사실 주이의 말도 일리가 없는건 아닌게 후경이 고작 몇안되는 병사로 장강을 건너기는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내통자가 있을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죠.
배는 소정덕이 공급합니다. 소정덕은 갈대를 운송해야 되는 일이 있다며 상주문을 올려서 배의 사용을 허락받아, 큰 배를 띄워 후경의 병력이 장강을 건너게 해줍니다. 애시당초 건강 근처의 장강 방위를 맡은게 소정덕이라고 보시면됩니다. 고양이가 생선가게 지키고 있던 셈이었죠. 이때는 후경의 병력도 이리 저리 흡수하고 합류해서 좀 늘어서 8000에 이르렀습니다. 소정덕은 무사히 후경의 8000 병력을 도하할 수 있게 해주었고, 병력 교대시간을 노려 후경은 채석을 점거합니다. 당시 채석에 교대온 장수는 명장 진경지의 아들 진흔이었는데 후경의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병력은 전멸하고 진흔은 후경에게 잡혀죽습니다. 이제는 소정덕 역시 후경에게 합류해서 건강성을 향해 진격합니다.
양무제의 바둑친구였던 진경지. 오천으로 북벌을 성공한 명장이었으나 지금은 죽었고 아들까지 명장은 아니다.
양나라의 방어가 허술하기도 했고 내통자도 있었지만, 후경의 진격은 분명 신속했습니다. 후경은 이상하게 이길거같으면 지고 질거같은면 이깁니다. 우문태에게도 병력이 많을때는 지고, 대패해서 도망치는 후경을 우문태가 추격할때는 후경이 우문태를 혼쭐을 내고.. 대군으로 모용소종을 맞이했을땐 지고 고작 오백으로는 수양성을 점거하고. 여튼 후경은 이번에도 고작 천명으로 출발한 반란군으로 수도 건강을 포위하게 된겁니다. 물론 수도니만큼 공성전은 쉽지 않았을거고 이제 포위했으니 시간싸움이 됩니다. 후경은 자신의 군세를 불리기 위해 각 지방에 반란에 합류하라는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천민에게는 면천을 약속하고, 평민에게는 많은 보수를 약속합니다. 후경의 군대는 점점 늘어나서 10만에 이르렀습니다. 많은 보수와 식량은 어떻게 조달하냐고요? 후경은 어차피 뒤가 없고 이 나라의 미래를 통치할 생각도 크게 없었습니다. 모든건 약탈로 조달중이었죠. 수도인근은 후경에게 초토화 되었습니다. 뭐 약탈로 공급하는것도 한계는 있으니 이 포위전은 결국 시간 싸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도 건강도 전혀 대비가 안되어 있던건 마찬가지였습니다. 물자도 없었고 병력도 부족했지만, 장군다운 장수도 없었습니다. 당시 건강에 있던 대신들은 전쟁에서의 말 울음소리를 듣고 이거 호랑이가 온게 아니냐고 할 정도로 전쟁을 몰랐습니다. 식량도 부족하고 병력도 부족하고 장수도 부족한 상황. 젊었을때도 소연이야 전쟁터의 무인이었지만 나이가 지금은 85세가 넘었고요. 오로지 양간만이 장군다운 장군으로 수도 방위를 해내며 후경에게 반격도 하고 그랬는데, 그 양간마저 병에 걸려 죽어버려서.. 다급한 소연은 후경에게 화친을 제안합니다. 내가 너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못난 군주라 니 마음을 서운하게 해서 미안하다!!
물론 소연도 진짜 화해는 아니고 시간끌기의 생각이었죠. 후경도 화해를 받아들이면서도 포위를 풀겠다는 이행은 차일 피일 미룹니다. 배가 없어서 수양으로 다시 못돌아간다. 지방에서 오고있을 원군이 무섭다. 소연이 배를 내주고 조서를 내려서 (오고있을지도 모르는) 병력을 회군하라는 조서를 내렸지만 후경은 다시 성을 공격할 뿐이었습니다. 소연도 화가나서 결국 다시 둘은 서로를 공격하죠. 잠시간의 화해인척 하던 서로간의 연기도 끝났고, 다시 싸워지만 여전히 포위를 하고 있는 후경쪽이 전력상으로는 우위였습니다. 결국 후경은 130일의 포위 끝에 건강성을 무너뜨리고 성 내부로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소연은 탄식했습니다. '이 모든게 자업자득이니 누구를 원망하랴'
후경은 소연을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소연 비록 나이든 망국의 황제였지만, 젊었을때는 영웅이어서 그런지 카리스마가 대단해서 후경은 바로 쫄아버립니다. 후경은 소연의 질문에 대답도 못하고 옆에서 대신 말을 해줄 지경이었죠. 다음은 소연과 후경의 문답입니다.
소연 : 그대가 처음 양나라로 망명할때는 몇명이었나
심복 : 수백명이었습니다.
소연 : 그대가 강을 건너고 나서는 몇명이었나
심복 : 10만이었습니다.
소연 : 그대가 건강을 포위할때는 몇명이었나
그제서야 소연의 카리스마에 눌려있던 후경이 정신을 차리고 대답합니다.
후경 : 그때는 이나라 백성 모두였나이다.
후경은 수도 건강을 함락시키고 황제와 태자를 사로 잡았습니다. 소정덕은 그둘을 죽이려고 눈에 불을키고 돌아다녔는데 후경이 먼저 신변을 접수했죠. 소정덕이 죽이려고 내놓으라고 했는데 후경은 차일피일 미룹니다. 후경에게 소정덕보다야 정통성있는 태자가 더 이용가치가 있으니깐요. 그제서야 소정덕도 뭔가 잘못된것을 깨닫고 본인의 일을 후회합니다. 소정덕은 다시 후경을 죽이려고 모의를 하다가 후경에게 발각되어 교살됩니다. 소정덕에게 어울렸던 최후라고 볼수 있겠네요.
양무제 소연은 후경에게 유폐되어 굶어죽습니다. 죽기전에 누구처럼 꿀물을 달라고 이야기했다고 하죠. 후경에게는 굳이 태자가 있는데 젊어서는 영웅이었던 노친네가 필요하진 않았을겁니다. 양무제가 후경의 난때 여러 실착이 있었던건 사실인데, 양무제는 돌이켜보면 젊을때도 그랬어요. 정에 약하고 친분에 의해서 사람을 쓰고 사람을 잘 믿고 일맡기면 전폭적으로 밀어주고.. 그러던 습성은 돌아보면 젊을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죽은 황후를 못잊어서 다른 여자를 황후로 들이지 않았고, 형의 죽음에 분노해서 거병해서 양나라를 세웠고, 친한 바둑친구에게 북벌이라는 큰일을 맡겼습니다. 그 바둑친구가 완전 낙하산인사 였던건데 진경지였기때문에, 고작 몇천명의 병사로 북벌해 장안을 탈환했었죠. 친분과 정이 행동 기반이었는데 그런 사람중에 가장 큰일을 해낸 사람이라고 볼수 있겠네요. 그래도 왕조를 개국하고 황제로 이름을 남겼으니깐요. 비록 말년은 비참했으나 그도 이시대의 명군이라 볼수 있습니다.
콤비 무장을 안량문추로 꼭 한번 표현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왔네요!
자 난리를 일으켜 양나라를 '사실상' 무너뜨린 후경은 잘먹고 잘 살았을까요? 후경은 이제껏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대국적 식견은 매우 부족합니다. 후경의 천하도 오래가진 않겠죠. 양무제 소연이 죽자 비통해하던 한 사내가 있었습니다.바로 소연의 아들이었던 소역. 그는 형주자사로 양나라의 요충지인 강릉에 주둔해 있었습니다. 강릉은 남조에서 제2의 수도이며, 항상 강릉의 독자적 세력이 수도를 위협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만큼 힘이 있는 위치였단거죠. 형주자사 소역은 울면서 부황의 복수를 외치며 안량문추에 버금가는 왕승변과 진패선을 파견합니다. 왕승변은 원래 소역 휘하의 명장이었습니다. 진패선은 소역소속은 아니었지만 양나라의 장수로서 후경의 난의 소식을 듣고 각지에 표문을 보내 뜻있는 자를 모아서 병력을 긁어모았고, 가장 가까운 황족인 소역에게 고해 소역의 뜻에 따라 행동하겠다고 했던 장수였습니다. 소역은 왕승변에게 명해 건강으로 가서 후경을 토벌하라고 명합니다. 가는 길에 진패선을 만나서 합류해서 같이 가라고 하죠. 왕승변과 진패선은 백모에서 만나서 제단을 쌓았습니다. 사슴을 잡아 피로 서로의 입술에 바르며 눈물을 흘리며 결의합니다.
"우리는 절대 서로를 속이지 않을것이며, 후경과 절대 같이 숨쉬지 않을것을 하늘에 고합니다."
-끝-
남조를 '사실상' 무너뜨린 후경의 난은 여기까지입니다. 1년전쯤에 고환과 우문태의 이야기를 쓰면서 두번째 삼국시대라는 연재를 했었는데, 그때 쓰겠다고 한 2부 '후경의 난'을 드디어 썼습니다. 그때 기다렸을 분들께 늦어서 죄송하고 그래도 약속을 지켰습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당연히 후경토벌과 이후 정세도 곧 쓸것입니다. 마무리 조차 다음편 예고처럼 했으니 써야겠죠. 남북조 역사에 관심을 꾸준히 가져주신 분들이 많다면 쓸것입니다. 다만 이제 또 새로운 인물들이 대량 출몰해서 읽는 분들의 마음을 어지럽게 할것이니, 약간 외전형식으로 인물들 먼저 소개를 해가면서 준비해서 다음편을 써볼게요.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번째 삼국시대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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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삼국시대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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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삼국시대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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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삼국시대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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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삼국시대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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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치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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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삼국시대 2부 후경의난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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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삼국시대 2부 후경의난 2편
https://pgr21.net../freedom/86990
혹시 이해가 잘 안되셨던 부분이 있는 분들은 이 순서대로 읽으시면 보다 더 내용을 이해하실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