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그대는
자신이 보고 싶은 사람보다
자신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은 세상으로 갔습니다.
이제서야, 그대는
자신이 남들을 더 많이 사랑하는 세상보다
남들이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해주는 세상으로 갔습니다.
이제서야 , 그대는
엄마가 아닌, 할머니가 아닌
사랑받는 딸로, 애교많은 손자로, 장난기많은 친구로 지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덩그런히 혼자 남았던 이 세상에서
많은 이들이 그대를 진심으로 기다리고 있는 세상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 여정을 끝내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그대에게 나는 슬퍼하며 가슴을 아파하기 보다
그대에게 앞으로 펼쳐질 세상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응원을 해주고 싶습니다.
나 또한,
곧, 당신의 길을 걸어갈 것 입니다.
그대가 겪었을 외로움을 같이 겪을 것입니다.
그 이후 나는 더욱더 당신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가야지" 습관적으로 내뱉던 당신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 입니다.
그렇게 다시 우리 만나게 될 때 더욱더 서로 사랑하게 될 것 입니다.
나보다 이제 그대가 보고싶은 사람들을 만나 그동안 못 푼 회포를 풀며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곧 나는 그대를 찾아 만나러 갈 것입니다.
우리는 그때 더욱이 서로를 사랑하게 될 것 입니다.
나는 압니다.
이제 곧, 이 세상에 있었던 존재인지 모를만큼 흔적도 없이 사라질테지만,
나 또한 그대를 그렇게 따라 갈 것입니다.
이제서야, 그곳에서 그대가 온전히 그대 이름 세글자로 살아갈 수 있음에 기쁨을 느낍니다.
그대는 그렇게 다른 세상으로 갔습니다.
다시만나는 날, 더 사랑해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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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의 투병생활이 끝이 났습니다.
사고사가 아닌 죽음은 한치의 예외도 없이 한 사람을 한줌한줌 갉아먹으면서 결국에는 삼켜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이 끝이 났을 뿐 새로운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겠지요.
어쩌면 그녀에게는 이제는 지루해진 이 여행보다 보고 싶은 이들이 많은 새로운 여행을 더 기대했을 수도 있습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법, 또 몇 일이 지나면 언제그랬냐는 듯 울고 웃으며 화내며 즐거워하며 살아갈 것 입니다.
그렇게 살다보면 저 또한 이번 여행이 끝나고 헤어진 이들을 만나러 갈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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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서 글쓴 분의 마음이 너무 온전히 보이고,
그래서 보낸 분의 생애가 누구보다 행복하셨을 거라 감히 예상해봅니다.
애쓰셨습니다. 그 분도, 글 쓴 분도
아리지만 아름다운 기억, 보석처럼 계속 안고 가시길 바랄게요.
가신 분께는 조금만 기다리라고 응원을
남은 분께도 조금만 기다리라고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깊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