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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 17:48
성악설보단 성선설을 믿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게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래서 가상이나마 창작물에서 갱생된 캐릭터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요.
20/07/05 17:38
요즘엔 갱생된 캐릭터 극혐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그냥 갱생이고 나발이고 악역으로 등장한 캐릭터에는 처참하고 확실한 죽음을 안겨주는걸 사이다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20/07/05 17:46
웹소설을 재밌게 봅니다만 사이다패스형 주인공들에게 감정이입하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상대적으로 덜 각박한 일본 만화 캐릭터를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아군이 된 적은 빌드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일연재 시스템에선 안어울리는 캐릭터 유형이긴 합니다. 그래도 진득하게 읽다보면 깊은 감동을 주는 멋진 배역이라 생각하는데 갱생된 캐릭터가 웹소설에서 배척되는게 슬프네요.
20/07/05 18:12
웹소설에서 대부분의 주인공은 조력자가 필요없는 완벽한 캐릭터이고 필요한 주변인물은 그 주인공을 떠받들어주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조력자 후보(이라고 쓰고 주인공의 공을 가로챌 놈)인 갱생한 악역이 필요없는지도 모르죠.
20/07/05 18:26
일리있는 말씀입니다. 주인공과 동일시하여 대리만족을 느끼는게 웹소설이 지향하는 바인데 조역이 주인공의 비중을 뺏어가면 잘못쓴 웹소설이겠죠. 힙스터라고 할 지 몰라도 대리만족형 소설말고 장르풀이 넓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괴담동이나 전생크툴루 같은 작품이 인기를 얻으니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20/07/05 18:24
일본도 요즘 만화들은 다 이세계 넘어온 사이다류 만화가 넘처납니다... 기존 연재작 긴게 많아서 그렇게 두드러지진 않지만
요즘 일본 만화계도 질적 하락이 있어서..
20/07/05 18:28
웹소설이나 이세계물이나 본질은 대리만족이니까요. 그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진 않지만 장르가 편향되는건 조금 걱정이 들더군요. 이세계물 때문에 웰메이드 만화가 줄어드는 건 만화를 좋아하는 입장에선 우려가 됩니다.
20/07/05 18:29
거기도 한국 웹툰판처럼(한국 웹툰판이 아직 코미컬라이즈 초기단계지만) 인기 소설을 만화로 만들기 때문에...
아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비해 초기 팬층을 확보하기 쉽죠 하지만 풀이 워낙 넓으니 그 와중에도 이세계물이 아닌 괜찮은 스토리를 가진 만화들도 종종 나오죠
20/07/05 17:45
예전에는 갱생되는 캐릭터가 과정만 납득이 가면 좋았는데 이런 저런일 겪다보니 나쁜 놈은 변 할수 없다고 생각해서 아무리 그럴싸한 스토리 가져다 붙여도 별로 더군요.
20/07/05 17:51
잘못다루면 세탁기 돌린다고 비판을 받는게 갱생되는 캐릭터죠. 현실은 현실이고 가상은 가상이니 작가가 과정이 납득가게끔 잘 연출해준다면 좋아하는 캐릭터 상입니다. 취향상 호불호가 갈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죠.
20/07/05 17:53
갱생이라는 의미가 행동과 내면이 모두 변화해야 하고, 평생 본인이 한 악행에 대해 진심으로 속죄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야 지지를 받죠. 현실에서는 찾기도 어렵고 속을 알 수도 없다는 게 문제ㅜㅜ
20/07/05 17:57
음, 자꾸 창작물 캐릭터 이야기하는데 현실을 이야기하시니 조금 난감하네요. 그만큼 현대사회가 타인에 대한 불신과 경계가 팽배해져있다는 건 인정합니다. 현실에선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가상속에서나마 인간미의 가능성을 믿고 싶은건 제가 너무 공상 같은 낭만을 추구해서일까요.
20/07/05 18:01
글쓴 분 의도는 충분히 전달받았습니다 크크. 저도 갱생이나 타락같은 입체적인 캐릭터가 좋습니다. 창작물에 세탁기 돌린다고 비판(보다 조금 더 나간 비난)하는 분위기도 저는 이해가 잘 안 가요.
20/07/05 18:07
의도를 이해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타락과 갱생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 수 있어서 좋은 플롯이긴 한데 요즘 트렌드에선 환영받을 소재가 아니긴 하죠. 위에 댓글에도 달았지만 빌드업이 많이 요구되서 독자들이 읽다가 나가떨어지니까요. 요번에 와우 확팩 어둠땅에서 아서스도 재등장 할 삘이던데 타락한 영웅의 오명을 벋고 속죄의 길을 걷는 영웅으로 그려줬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블리자드 스토리 작가진 역량을 보면 분명 세탁기돌린다는 비판이 반드시 나올 것 같긴하네요;
20/07/05 18:12
저는 완전한 악인은 아닌데 악행을 해야만 했던 정말로 그럴듯한 이유가 있던 사람이, 자신의 과거를 참회하며 완전히 정의의 길을 걷게되는 케이스를 좋아합니다.
진짜진짜로 나쁜놈이었던 캐릭터는 아무리 착해진대도 정은 잘 안붙더라고요.
20/07/05 18:23
위에 예시든 캐릭터 중엔 켄신과 메디브가 들어맞는 유형이겠군요. 악인이던 시절에도 매력적이 부분이 있게끔 설정해야 갱생도 설득력이 있으니까요. 저도 살인마나 사이코패스 같은 인물이 착해져봐야 그리 호감이 가진 않더라고요.
20/07/05 18:31
피카레스크 물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는 장르 아니겠습니까 크크. 저도 배드애스 간지가 철철 넘치는 악당 캐릭터를 좋아합니다. 나디아의 가고일이나, 기스 하워드, 타이의 대모험의 대마왕 버언 같은 캐릭터들요.
20/07/05 19:03
소년만화를 볼 적에는 갱생을 믿었는데 점점 세월이 흘러가며 그런거 없다가 되다보니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세상은 어리석은 자는 죽을지언정 죄 지은 자 벌받지 않는 세상이니까요.
20/07/05 19:09
바루스의 대사가 생각나네요. "죄 지은 자 고통받을 지어다." 선한 이가 존중받고 악한은 처벌 받는 공명정대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에 이루어지긴 무리겠죠. 21세기판 판관 포청천이라도 나와야 세상이 바뀌려나 모르겠습니다.
20/07/05 19:23
세상에 두들겨 맞고 악인이 된 (하비 덴트)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나쁜 (안톤 쉬거) 악인 캐릭터를 좋아해서, 신기한 관점이네요.
20/07/05 19:27
저는 빈란드 사가 힐드는 조금 작위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없어도 토르핀이 고뇌를 안 하는 캐릭터가 아닌데 힐드 때문에 작중에 별것도 아닐 수 있었던 일이 더 꼬이기도 하는...
20/07/05 19:31
갑분싸 영혼들이 등장해서 힐드가 토르핀을 죽이길 포기하는건 저도 보면서 뜨악스럽긴 했습니다. 말씀처럼 토르핀이 고뇌를 한가득 안고 있는 캐릭터인데 힐드까지 등장해서 지난 악행을 상기시키는건 보는 입장에서 답답하겠죠. 그래도 저는 속죄란게 쉽지가 않다란걸 보여줘서 괜찮게 봤습니다.
20/07/05 19:46
그런데 , 소년만화에서 주인공이 아닌 라이벌 악당캐가 갱생하면 왜 꼭 너프되는걸까요.. ㅠㅠ
악당일때는 간지좔좔 최강자였다가 패배후 갱생하면 그냥저냥한 캐릭터 1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20/07/05 19:53
아군이 된 적 보정은 소년만화 파워밸런스상 필수인 패치 아닌가요 크크크. 악당일땐 간지 넘치는 강캐였다가 아군되고 쩌리되는 패턴이 많죠. 너무 강한 동료가 들어오면 전개가 너무 뻔해지니 어쩔수 없긴하지만요. 베지터처럼 주인공 라이벌로 절반만 동료라고 설정을 하는게 그나마 선방하는 방법 같습니다.
20/07/05 19:57
사실 피콜로는 갱생? 했다고 하긴 좀 그렇죠.. 피콜로 대마왕은 아버지고 피콜로는 그냥 피콜로니까요.
피콜로가 최초로 죽인 사람이 아마 라데츠랑 손오공이었던 걸로... 연출이 무척 악역스러웠지만 실제로는 착한 초록이였던 걸로...
20/07/05 20:03
피콜로 대마왕하고 피콜로는 개별인물이긴 하죠. 딱히 아버지 피콜로 대마왕처럼 나쁜짓을 하지도 않았고요. 그래도 손오반과 만나기 전까진 성향이 악에 가까웠던 인물이니 갱생이라기보단 감화되었다 쪽이 맞겠네요. 천하제일무도회에서 손오공과 싸울때도 은근 착한녀석일거다라고 언급은 했었으니까요. 그렇게보니 착한 초록이 맞네요? 크크크
20/07/05 20:22
켄신 같은 경우는 도모에 죽음 이후
암살이 아닌 전장에 앞서는 유격지사로 활동해 오히려 더 많이 죽였습니다;;; (암살역은 시시오가 이어받음) 불살은 무진인가 도바 전쟁 이기고 떠날 때부터 결심합니다
20/07/06 02:49
저도 고결하고 선한 주인공 그리고 갱생하여 자신의 행동을 속죄하는 악역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웹소에서 그런 캐릭터들은 고구마라고 해서 그런 캐릭터들이 점점 사라지는게 안타까워요.
20/07/06 03:25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려고 웹소설을 읽는건데 소설에서까지 고뇌하고 고통 받으면 답답하겠죠. 웹소설의 트렌드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데 점점 빠른 전개와 통쾌함만을 추구하다보니 느긋하게 빌드업을 쌓는 정석 스토리가 사라지는게 아쉽네요. 웹소설을 꼭두각시 서커스처럼 스토리 풀었다간 욕 바가지로 먹고 조회수도 바닥이었겠죠 크크크. 웹소설계에 필력 쩌는 작가들이 나타나서 장르의 다양화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07/06 03:27
그런면에서 검미성 작가가 쓴 망겜의 성기사를 재밌게 봤습니다. 고구마인 선한 성격의 주인공에게 고결함이란 히든 스탯 보상을 줘서 독자들의 불만을 잠재우더군요. 고구마 캐릭터도 작가가 하기 나름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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