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7/17 22:30:12
Name 넵튠네프기어자매
Subject [일반] 디테일을 살리지 못한 협박범(feat. 우린 아무것도 못해요^^)
간만의 백수를 만끽하면서 뒹굴뒹굴중이였는데...
모르는 핸드폰 번호로 전화가 오더군요. 요새 이력서 한창 돌리는중이라 면접관련인가 하고 받아보니까...

"XX씨 핸드폰 되시죠? XX씨가 전에 갔었던 (모 유흥업소 이름)에서 찍은 영상 우리가 가지고 있는데, 협상을 좀 해볼까요? XX씨 핸드폰에 있던 연락처 YY개를 확보하고 있으니까 협상 안 하면 가족부터 시작해서 유포하겠습니다."

......받고 한 5초 정도 멍해지더군요. 놀래서, 가 아니라 어이가 없어서요.

1. ......제 연락처는 40개를 넘어본 적이 없습니다. 최소가 15개였고, 직장 재직중일때 관련자들 번호 넣어서 최대를 해봐야 38개였던가 그랬는데 말이죠? 전 진퉁 아싸라 진짜 필요한 사람들 전화번호 빼고는 저장할 일이 없습니다. 퇴직하면 관련 번호 싹 지우는 습관을 가지고 있어서 말이죠.
2. (일단 유흥업소 갔던 적이 있긴 한데) 속된말로 성행위를 한 적이 없는데 말이죠?
- 오해할까봐 첨언합니다만, 유사 성행위까지는 갔던 적 있긴 합니다.
3. (유흥업소에 내 번호 있는거야 당연한데) 제 연락처를 어떻게 확보했을까요? 뭐 어플을 깐 기억이 없는데?
- 꼴에 프로그램 개발자라고 폰에 AdGuard 영구 라이센스에 어플 자체개발한거 깔아서 쓰는거면 몰라도 인증경로 이외에 어플을 깔아서 쓸 일 자체가 없습니다. 스미싱문자야 가뿐하게 씹어줬죠.

하도 어이가 없어서 "네, 네." 계속 반복하다보니가 상대방이 좀 빡쳤나봅니다. 이거 신고하면 벌금 600 이상 나올꺼고 유포해서 자살한 사람도 있는데 상관없냐고 하는데...
제 지난 글에서 밝힌 적 있습니다만, 이미 자살미수 경험 있고 그 전에는 병으로 삼도천 건너다가 멱살잡혀서 이승으로 끌려온 경험도 있습니다. 개소리로밖에 안 들리더군요. 그래서 그냥 계속 "네, 네." 로만 대답했죠. 결국 그쪽도 빡쳤는지 카톡 저까지 초대해서 유포하라고 지시하는 말과 동시에 영상 보고 3분 이내에 다시 그 번호로 전화하라고 하면서 끊기더군요.

뭐, 대충 시나리오는 나오더군요. 해당 업소 망해서 영업장부 유출되었고, 그거 보고 전화해서 협박질 시전한거겠죠. 그래서 바로 112로 경찰 신고를 할려고 하니 경찰에서는 지역 사이버수사팀으로 연결을 해줬습니다. 그리고 통화를 했죠. 물론 유흥업소 갔던 적 있고 그거때문에 협박전화가 왔다.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하냐고 문의했는데 경찰관님 왈.

"아, 그거 대포폰으로 전화돌리는 놈들이라 실질적으로 영상이 유포되었다던가, 아니면 금품을 만나서 건네준다 하는 등의 행위가 없는 한 조치가 불가능합니다. 그냥 전화 차단하세요^^"

......그래서 그냥 신경 끊기로 했습니다. 협박범들의 엉망진창 디테일도 그렇지만, 경찰 대응도 솔직히 좀 실망스럽더군요. 대포폰 번호 하나만 가지고는 추적이 힘들다는건 모르는 바 아닙니다만 저런 식의 대답을 기대한게 아닌데 말이죠. 좀 아쉬울 따름이였습니다.

* 여담 1)
경찰에 전화하는 동안 절 초대해서 영상 유포하고도 남았을 시간에 카톡에는 아무것도 안 와 있더군요. 진짜 한놈만 걸려라, 였니?

* 여담 2)
http://www.law.go.kr/%EB%B2%95%EB%A0%B9/%EC%84%B1%EB%A7%A4%EB%A7%A4%EC%95%8C%EC%84%A0%20%EB%93%B1%20%ED%96%89%EC%9C%84%EC%9D%98%20%EC%B2%98%EB%B2%8C%EC%97%90%20%EA%B4%80%ED%95%9C%20%EB%B2%95%EB%A5%A0

혹시내해서 법령 찾아보니까 제21조에 정의되어 있네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구요.
끝까지 디테일하지 못한 협박범들이였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엘롯기
20/07/17 22:46
수정 아이콘
"유사 성행위까지는 갔던 적 있긴 합니다."
유사 성행위도 성매매로 처벌되는걸로 알고 있는데요...
넵튠네프기어자매
20/07/17 22:47
수정 아이콘
아, 처벌이야 되죠. 문제는 그 이상 갔던 적이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협박범들의 이야기는 제가 끝까지 간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고 했었습니다.(......)
20/07/18 17:47
수정 아이콘
저도 저 부분이 거슬리던데 뭐하러 자폭 코멘트 넣으시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안물안궁 그자체이고 법적으로 문제되는 사유인데
넵튠네프기어자매
20/07/19 20:24
수정 아이콘
늦었지만 답은 드려야 할꺼 같네요.

전화상이였지만 경찰에서도 별 문제 안 된다는 식으로 넘어가서 그냥 오픈했습니다. 어자피 뭔가를 말할려면 어설프게 숨겨서 잘못 전달되는 것보다는 저 상황에 한해서지만 가능한 오픈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는 쪽이라서요.
-안군-
20/07/17 22:46
수정 아이콘
뭐, 경찰이 각잡고 추적하면 잡을 수 있긴 한가 봅니다. 문제는 사이버수사대가 인원에 비해서 워낙 사건이 많아, 굵직한 사건이 아니면 왠만해선 수사력을 집중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예를들어 사설토토 같은것도 리스트는 다 가지고 있지만, 잡아내려면 추적도 해야 하고, 지구대에 출동요청도 해야 하고 어쩌고... 하는게 너무 빡세서 못한다고...
예전에 지인을 통해서 들은 얘기인데, 해축 가지고 사설토토 하던 애들이, 경기가 싹 끊어지니까 돈 벌 길이 없어서, 코로나 확진자 수 가지고 홀짝 배팅을 했던 모양이더라고요. 그걸 보고 사이버 수사대에서 참다참다못해 일거에 검거해서 토사장들 꽤 많이 감방갔다고...;;
넵튠네프기어자매
20/07/17 22:48
수정 아이콘
이런 개인의 사소한 사건까지 일일히 신경쓸 상황은 못되나 봅니다. 분명 유흥업소 갔다온 것까지 밝혔는데도 말이죠.(먼산)
천원돌파그렌라간
20/07/17 23:26
수정 아이콘
괜찮아요 저는 결혼한적도 없는데 제 딸래미를 데리고 있다는 전화도 받아봤어요
스위치 메이커
20/07/17 23:38
수정 아이콘
미래의 딸을 납치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단지 너무 빨리 왔을 뿐....
달달합니다
20/07/18 02:05
수정 아이콘
저랑 패턴이 똑같네요 저는 간적이 없었는데 제 생김새?랑
제친구이름대면서 유포한다길래 뭐지? 했는데 카카오스토리 사진이랑 댓글 보고 그냥 이름 댄거더라구요
어쩐지 김xx 등 한테 다 보낸다고 말하길래 아니 연락처를 해킹했으면 이름이 쭉쭉 나와야지 김xx 등은 뭐야 생각했던 크크
20/07/18 05:33
수정 아이콘
요즘 유행하는 보이스 피싱입니다. 아 네 하고 차단하면 됩니다. 그런영상같은건 당연히 존재하지않으니...
겨울삼각형
20/07/18 09:30
수정 아이콘
그냥 보이스 피싱입니다.
세세하게 따지는거 자체가 손해입니다. 무시하시면 됩니다.

저도 비슷한 피싱 전화를 받은적이 있는데,
강남 역삼역 어디어디 가셨죠? 라더군요.(?)

전 서울에 가본지 10년도 더 지났거든요..
우와왕
20/07/18 09:51
수정 아이콘
보이스피싱 한 팀이 돌리는 전화만 수백수천통일텐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 다 수사하는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입니다. 우리나라에 피싱범이 한팀만 활동하는것도 아니구요
20/07/18 10:51
수정 아이콘
3년전이였나... 퇴근하는 운전길에 전화가 왔었습니다.

자기들이 심부름 센터랍니다. 얼마전에 퇴폐안마방(수원에 있는)이 경찰에 적발이 됬답니다. 거기서 연락처하고, 안마후 성행위 동영상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성매매를 하시던 여성분의 부모가 동영상에 있는 놈들 싹다 잡아다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했고, 그래서 확인된게 저였고, 전화를 한건데, 합의를 봐야한다는 겁니다.

일단 위의 설명을 5분정도 들었는데... 저는 수원에 적을 둔적이 없다... 게다가 회사 접대관련하여 노래방, 룸싸롱은 간적이 있지만 안마방, 성매매는 한적이 없다... 게다가... 동영상의 남자랑 나랑 매치를 할수가 있는가? 동영상찍자마자 손님 xxx 하고 주기를 해놓는것인가? 경찰의 증거물이 심부름센터로 유츨??

그런데 상대방은 저의 신상을 알더군요.. 졸업 대학교라던가... 친구이름이라던가... 그런데 듣다보니 페이북가면 알수있는 것들이였습니다.

그렇게 설명, 협박(?)을 하더니 어떻게 할거냐... 그러길레...

"듣고보니 제가 아주 나쁜 놈이네요... 경찰에 저를 신고하세요... 법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아 그리고 신고하시고 그 동영상좀 보내주세요 좋은건 같이 봐야죠 " 이랬더니 쌍욕을 뭐라뭐라 하더니 일방적으로 끊더군요... 크크
20/07/18 12:40
수정 아이콘
보이스피싱범 자극하는거 위험하니까 그냥 조용히 끊는게 좋습니다.
20/07/18 17:39
수정 아이콘
아.. 안그래도 쌍욕중에는 두고보자는 말도 있어서 그 순간에는 쫄아서 내가 실수했나 싶긴 했는데... 아무일도 없어서 이제는 그냥 에피소드가 됬네요.. 물론 다음에는 캬라님 충고처럼, 그냥 끊으려 하긴 합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다람쥐룰루
20/07/18 12:40
수정 아이콘
군대에서 저희 중대장이... 모 일병 어머니께서 아들이 납치됐다면서(해당 일병은 당시 탄약고 근무중...실탄이랑 총을 들고있는 애를 누가 납치한다는건지...) 전화를 받은적이 있었는데요
일단 쎄게 말하면서 상대가 쫄아서 소극적인 대처를 하길 바라는거죠
-안군-
20/07/18 13:13
수정 아이콘
보이스피싱은 그야말로 떡밥 던져놓고 하나만 걸려라.. 입니다. 우리 입장에서야 1:1로 상대하는 거지만요.
그러니까 적당히 얘기하고 관심없다는 듯 끊는게 서로(?) 좋습니다?
20/07/18 18:27
수정 아이콘
저는 그냥 흔하디 흔한 보이스피싱을 당한적이있는데, 뭐 실제로 뭔가 털리거나 피해를 본건없지만

좀 빡치더라구요 중간까지는 허~ 하면서 속아넘어갈뻔했기때문에 더더욱요

아무튼 데스노트가 진짜 실존하면 좋겠다고 느낍니다

저런것들은 그냥 쥐도새도 모르게 죽으면 좋겠어요
20/07/18 23:44
수정 아이콘
저도 저 전화와서 친구들에게 말하니까 다들 대기타더군요...폰허브 업로드 할꺼라면서...저도 궁금하긴했는데 결국 안오던..
qpskqwoksaqkpsq
20/07/19 11:59
수정 아이콘
전 피싱왔는데 뭐라하는지 안들려서 뭐라구요? 3번하니까 욕하면서 끊더라구요. 검사 어쩌구 말하는데 통화음질이 안좋아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7305 [일반] [역사] 중국 지식인 량치차오가 바라본 한일병합 [19] aurelius10447 20/07/20 10447 19
87304 [일반] "미국이 때려도 우릴 동정하는 나라 없다" 中의 통절한 반성 [134] 데브레첸18082 20/07/20 18082 9
87303 [일반] 이란 “한국, 원유 대금 안 갚으면 국제 소송할 것” [78] VictoryFood16361 20/07/20 16361 3
87301 [일반] [역사] 19세기 일본의 조선 여행기 [13] aurelius10915 20/07/20 10915 14
87300 [일반] [무협] 천룡팔부 최신 번역판 변경내용 [31] 모아11675 20/07/20 11675 0
87296 [일반] 독일군은 어떻게 강군이 되었는가?! [49] 루뎅10763 20/07/19 10763 1
87295 [일반] 흠... 알뜰폰이 답이군요. [98] ArcanumToss16991 20/07/19 16991 6
87293 [일반] 족보(?)가 없는 한국어 [71] 우주전쟁16970 20/07/19 16970 17
87289 [일반] 드디어 개인이 합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48] 호리18944 20/07/18 18944 6
87287 [일반] 그 때 잡았더라면 지금의 난 달라졌을까? [23] 쿠크하하11099 20/07/18 11099 23
87286 [일반] [역사] 근대 서양과 동아시아의 만남, 그리고 미래 [7] aurelius10226 20/07/18 10226 17
87285 [일반] [보건] 주일미군 141명 집단 감염, 주한미군은 괜찮을까요? [43] 어강됴리16741 20/07/18 16741 5
87284 [일반] 디테일을 살리지 못한 협박범(feat. 우린 아무것도 못해요^^) [20] 넵튠네프기어자매12722 20/07/17 12722 3
87278 [일반] 자동차 구입기 [51] 즈브11773 20/07/17 11773 4
87277 [일반] [역사] 중국의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23] aurelius12655 20/07/17 12655 26
87276 [일반] 터뷸런스 이야기 (잡설) [29] boslex8500 20/07/17 8500 10
87275 [일반] 펌) 당신의 원픽을 정하라! 독갤듀스 101 [26] 치열하게12429 20/07/17 12429 1
87273 [일반] 세상이 미쳐가니 인문학 역사책을 보며 세상을 탐구해보자 (1부) [2] 부자손8628 20/07/16 8628 1
87271 [일반] 닭강정 취향에 관한 이야기. [21] 공기청정기9202 20/07/16 9202 2
87270 [일반] 당근마켓은 어떻게 중고나라의 아성을 위협하게 됐을까 [67] 청자켓20285 20/07/16 20285 1
87269 [일반] 따끈한 주택담보 생활안정자금대출 상담 후기.txt [23] AKbizs12271 20/07/16 12271 4
87268 [일반] 기여에 비해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는 밤잠 없는 사람들 [25] 우주전쟁12268 20/07/16 12268 13
87267 [일반] 안전운전 F 대한민국 [79] esotere12555 20/07/16 12555 1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