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차를 사고, 운전해보기. 음.. 이것도 할 말이 많은데, 반응 괜찮으면 다음에 차 산 후기도 써볼게요.
그리고 또 하나는 k달린 CPU를 사서 오버클럭해보기였습니다.
보통 컴퓨터 공학 전공했다고 컴퓨터 잘 아는 거 아니다, 거긴 소프트웨어야.. 뭐 이런 얘기들 많이 하는데
저는 컴퓨터 공학 전공인데 컴퓨터 조립도 곧잘 하고 고치기도 곧잘 고쳤습니다.;
그러다 보니 또 그걸 계기로 윗집 누나랑.. 큼 크흠 이것도 나중에 시간나면..
뭐여튼 소위 스스로를 컴잘알이라는 쓸데도 없는 부심같은 게 있었지만
언제나 소위 말하는 갓성비의 압박으로 당대 최고, 에서 끕이 한두단계는 낮은 사양으로 조립해왔고
그러다 보니 당연히 오버는 꿈도 못꿨었죠.
7세대는 사는데, k는 아니고 그 아래. 80번대 글카는 사는데, Ti는 아니고 그 아래.. 뭐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버 그까이꺼 뭐 대충 전압 좀 더 주고 쿨링 빵빵하면 되는 거 아니냐?!] 정도로
내가 돈이 없지 지식이 없냐 모드로 살아오다가 이번에야말로 나도 오버를 한 번 해보자는 소박한 목표를 세우게 된 것이지요.
다른 커뮤니티들도 그렇지만, 피지알에도 컴잘알로 알려지신 분들도 많이들 계시니.. 이건 그냥 정보 전달성 글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네, 뭐 체험기 정도로 받아들여 주세요. 호오오옥시라도 저같은 포지션(?)에서 까이꺼 나도 오버나 좀 해볼까? 싶은 분들께는 소소한 도움, 까진 아니고 타산지석은 될지도 모르겠네요.
거두절미하고 원래 쓰던 컴퓨터가..
i6-6700에 B150M 보드, 2133짜리 16기가메모리에 1080이었는데요. 이게 못내 어려모로 아쉽드라구요. FHD면 배그도 잘 돌아가긴 할텐데, 하필이면 모니터를 또 WQHD로 사버린 터라, 이 해상도에서는 모니터 주사율인 100Hz 고정이 안됐습니다. 따라서 목표는 자연스레 100Hz 고정이 되었죠.
4월이 되고, 가장 먼저 i7-9700k와 Z390보드를 샀습니다. 다만 제 취미는 하드코어 오버클럭이 아니고 그냥 게임이었기 때문에, 오버 잘 먹는다는 보드는 따로 수소문하지 않고 그냥 아수스꺼 적당히 스펙 보고 하나 골랐습니다. 아수스 Z390 게이밍 모델 중에 좀 저가형이었어요. 그래도 신기방기한 소닉 레이더 3도 지원을 한다고 하니, 요건 배그할 때 써먹어볼 생각에 기대 만빵이긴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기존 컴퓨터 쓰면서 램클럭이 좀 아쉬웠기 때문에.. 램도 갬성이 시키는 커세어..까진 못가고, 지스킬 트라이던트z 4266 클럭짜리로 샀습니다. 엄청 비싸게 주고 샀어요. 중고 시장가면 20만원이면 사는데 오픈마켓은 대략 30만원선..ㅠㅠ 이전에 맞출 땐 갬-성을 중요
시해서 한쪽면 아크릴 케이스에다 삐까뻔쩍 램과 글카를 썼었는데, 이번 M/B는 아우라 싱크도 지원하지만 컴퓨터에 갬성, 그거 며칠 안가더라구요. 그냥 쿨하게 조금이라도 싼 논RGB를 사게 됩니다.
다음이 오버에서 중요하다는 쿨러... 저는 수랭에 대한 안좋은 믿음 - 수랭은 이미 터진 수랭과, 언젠가 터질 수랭 단 두 종류만 존재한다는 그 믿음 - 이 있기 때문에, 공랭 중 최강이 무엇인고 하니, 농협 쿨러가 걸려들었습니다. 다만 농협 쿨러는 그 크기가 어린 아이 머리보다도 크다기에 케이스가 씨피유 높이를 지원하는지 확인해야 했죠. 뭐, 기존에 쓰던 케이스 스펙 보니 아슬아슬하게 지원합니다. 바로 오픈마켓 가서 농협 쿨러로 샀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래픽카드! 이건 당연히 묻따 2080Ti 고고 했습니다. 드디어 나도 Ti를 써보는구나 싶었죠. 그것도 50Ti가 아니라 드디어 80Ti를!
이것도 램과 마찬가지로, 최대한 싼 걸 고르다 보니 이름 그대로 캄캄한 놈으로다가 골라 담아 샀습니다.
부품들이 도착하고, 주말 하루 날을 잡아 조립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새로 산 부품들 - 씨피유,메인보드,램,그래픽카드 - 를 제외하곤 모두 재사용이 목표였기 때문에, 우선 기존 제품들의 탈거를 시작했죠. 그런데 이 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여태 기나긴 인생 동안 컴퓨터 부품은 온니 박아만 봤지 빼보진 않았다는 것을.. 뭐 케이스에 고정되어 있어야 할 그것이 메인보드 고정 나사를 돌리자 같이 쑥 뽑혀 나온다던지, 기존에 선 정리를 개떡같이 해놔서 그대로 쓸 예정인 스스디와 흐디디도 결국 모조리 다 탈거하고 다시 꽂았다던지.. 하는 여러 멘붕 상황들이 왔지만 이후 문제에 비해서는 감당할 만한 문제였습니다.
저를 멘붕시킨 문제는 그 이후 문제들이었죠.
1. 농협 쿨러는 정말 크다. 정말 너무나도 크다....
이게 저도 사진으론 분명히 봤거든요? 근데 정말 큽니다. 얼마나 크냐면, 장착된 램과 간섭해서 쿨러가 안 얹어질 정도로 큽니다.;; 여기서 일차로 멘탈이 나가게 됩니다. 결국 케이스를 닫으려면 농협 쿨러의 상징이랄 수 있는 쿨링팬 2개 중 하나를 안꽂고 닫아야 했어요. 여러분, 혹시 공랭 끝판왕을 구매하시려거든 반드시 이 놈이 램의 자리까지 차지 하지 않는지 알아보고 사세요. 다나와 스펙에는 램을 안꽂고 그냥 메인보드에 얹었을 때의 스펙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실 조금만 더 알아봤으면 이 쿨러가 램 간섭 이슈가 있고, 이걸 개선한 다음 버전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텐데.. 정말 자만심의 말로입니다.ㅠㅠ
2. 어? 오버 그냥 전압만 더 주면 되는 거 아니었어?
저의 큰 착각이었습니다. 개념 자체는 저게 맞는데, 전압을 더 주면 씨피유가 더욱 더 열이 뻗칩니다. 처음엔 뭣도 모르고 보드가 알아서 세팅해 주는 5.0Ghz 오버 세팅을 했는데, 이걸 하면 전압을..1.41인가 1.42V를 줍니다.;; 뭣도 모르고 저는 이 전압으로 일주일 이상을 썼어요.. 책상 아래 둔 피씨에서 나오는 열기로 종아리 털이 타는 냄새가 올라올 정도가 되어서야 [오버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다시 공부하게 됩니다.
대략 간략하게 설명하면, 오버는 이런 식입니다.
- 원하는 배수를 설정. 가령 4.8Ghz를 원하면 48배수를 입력하면 됩니다.
- BCLK를 설정. 램 클럭 오버의 편리함(?) 및 숫자가 예쁘게 나오기 위해서는 100 이 좋더군요. 133을 넣으면 램 클럭도 133이 곱해져서..
- 48배수에서의 부팅 전압을 대충 찾아봅니다. 대략 1.35V부터 시작해서 부팅이 되면 0.01V씩 낮춰갑니다.
- 부팅이 되면 이제 안정성 테스트에 들어갑니다. 속칭 씨피유 풀로드 시키는 겁니다.
- 안정성 테스트를 통과하면, 이번엔 전압 다이어트를 시작합니다. 계속 또 0.01V씩 낮춰보는 거예요..
- 이 때 씨피유 온도도 같이 봅니다. 풀로드 시 몇도를 찍는가 보는건데, 대략 90도까지는 버틸만 한가봐요. 앵간하면 풀로드할 일이 잘 없으니까.. 참고로 저는 1.41V 걸고 쓸 때 100도 찍었습니다 하핫 그것도 농협 쿨러로요!!
- 램 오버도 할 예정이면, 램 오버를 먼저 한 다음에 씨피유 오버를 하셔야 합니다. 램 오버 하면 씨피유의 안정화 전압도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이 순서를 거꾸로 하면... 저 짓을 두 번 해야 됩니다..
여기서 오버를 잘먹는 씨피유와 안먹는 씨피유의 차이가 벌어집니다. 안먹는 씨피유를 속칭 뿔딱이라고 부르게 되지요.
그리고 제 씨피유는.. 뿔딱이었습니다!! 9700k 국민오버라는 50배수가! 1.4V 이하에서는 부팅조차 안되요!! 1.4V 이상 주면 배그할 떄 100도 찍고!! 종아리 털 다 태우고!!
웃긴 건 쿨러는 또 딴에는 공랭 끝판왕이라 그런지 앱플레이어 6개 동시에 돌려서 씨피유 사용률 계속 100% 치고 있는데도 씨피유 온도는 43도라는 기적이..
3. 갬성... 갬성은 중대 사항이다..
앞서 쿨러가 넘모 크다고 했었는데, 걍 기존 시금치램 꽂으니 그럭저럭 두번째 쿨러가 좀 뜨는데 그래도 케이스가 닫히긴 해서, 결국 고클럭 노갬-성 램은 중고로 빠르게 처분해 버리고, 걍 시금치나 써야겠다 싶은 맘에 중고거래 장터에 올려 보았습니다. 그런데... 연락이 6번이 왔는데 다 논RGB(라고 쓰고 노갬-성이라 읽죠)였네요 죄송 하고 다 파기되어버렸습니다 쥬ㅡ륵
여러분 인생 모릅니다. 혹여라도 되팔 경우를 고려하여 고클럭 튜닝램은 반드시 갬-성으로 사시길 바래요. 왜, 요즘 그 유명하잖아요.
[불 좀.. 꺼줄래?]
4. XMP라며!! XMP라며!!
XMP란, 쉽게 말해 램 클럭 뻥튀기를 자동으로 해주는 기능이라 보시면 됩니다. 본래는 씨피유 오버하듯이 안정화되는 전압이랑 클럭이랑 램 타이밍이랑.. 다 노가다로 찾아야 되는데, XMP는 제조사에서 [이 램은 이 클럭 이 램타이밍 이 전압에서는 100% 동작함 땅땅!] 하고 보장해 주는 그런 느낌이에요. 그런데! 제가 어어엄청 비싸게 주고 되팔기도 실패한 이 램은!! XMP를 먹이면 부팅이 안됩니다!!!
결국 XMP 세팅에서 한단계 낮춘 4000클럭으로 타협해서 쓰고 있습니다...ㅡㅜ
사실 하드코어 오버 하시는 분들은 저 튜닝램을 사다가 또 램타 조이고.. 클럭 올리고.. 전압 다이어트하고.. 하더라구요.. 튜닝램들이 보통 수율 좋은 B다이 램들을 사용하니까.. 그런다는 소문이..
5. 그래서, 만족하니?
음. 아뇨ㅡㅜ....... 다시 4월 1일로 돌아가면 9700k 버리고 3600x랑 라이젠 보드나 사고, 램은 클럭 좀 딸려도 무조건 RGB빵빵한 걸로! 씨피유에서 아낀 돈으로 글카도 10만원 더 주더라도 RGB 빵빵 나오는 걸로 사고! 케이스도 RGB 아우라싱크 지원하는 걸로 새로 사고!! 그럴 거예요! 4.8 오버하나마나! 메모리 클럭 4000으로 하나 시금치 3200까지 오버 땡겨쓰나!! 별 차이도 안나는데!!
(그래도 세팅한 게 아까워서 계속 오버로는 쓰고 있음...)
여러분 갬성입니다 갬성! 데스크탑은 갬성!
하여튼 여러분... 혹여 오버를 꿈꾸신다면 저처럼 겉만 공부하고 사지 마시고.. 사시기 전에 좀 더 잘 알아 보시고 사시길 바라고...
애초에 본래 오버가 취미가 아니셨다면 오버같은 취미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게 생각했던 것보다 성능 차이가 많이 체감되지 않고.. CPU가 두번째로 비싼 부품인데 뿔딱 뽑히면 스트레스도 받고.. 무엇보다 시간이 정말 많이 날라갑니다.. 특히 저 안정화 노가다가 좀 많이 괴롭습니다... 전 고작 4.6 -> 4.8로 오버하는데도 안정화->전압다이어트->안정화->전압다이어트... 나중엔 내가 왜 사서 이 짓을 하고 있나 싶더라니깐요..
으 다음엔 무조건 라이젠이다.. 오버 따윈 꿈도 꾸지 말아야지..
*** 한 번씩 다른 글 쓰려다, 이 글이 쿠키에 남아 있어서 이어 쓰고, 이어 써서 오늘로 세번째만에 업로드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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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p가 안먹으면 불량아닌가요? 그런걸로 알고있는데, 혹시 시퓨부터 오버클럭하신건 아닌지.
램오버를 우선적으로 맞춰놓고 시퓨 클럭을 올리는걸로 알고있습니다. 전 지스킬 RGB 직구한거 xmp 3200짜릴 그냥 그대로 쓰고있는데
굳이 속도가 민감하시지 않으시다면 상관없을거 같아요. 메인컴은 9900K랑 Z390 갓라이크 쓰고 귀찮아서 오버클럭을 단한번도 안했습니다.
하면 잘먹을거같아도 시퓨안정화에 들이는 시간이랑 귀차니즘, 그리고 사실 지금도 충분히 차고 넘치는 성능때문에...
서브컴도 있는탓에 그만큼 혹사시킬일도 잘없기도하구요.
개인적으로 컴지름은 이제 자기만족인 거 같아요.
앞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이 보급화되고 그래픽카드랑 시피유 구입 이런거보다 인터넷연결과 키보드/마우스 만 있으면 다될거같은 시대가 올거 같습니다.
2080ti 같은 카드를 앞으로 제 인생에 몇번이나 더 쓸수 있을지, 왠지 모르게 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을까요?
농협쿨러 크다크다 말만 들었는데 진짜 커서 살짝 후회했습니다. 케이스랑 보드를 좀 크게 할 껄.
2월에 게임할거라고 3600 / 2070s / 16g 로 구입했는데 구입하고 나니 귀신같이 게임불감증이 왔습니다.
게임이 하고싶다는 마음은 소비하고자 하는 큰 그림을 깨달았습니다.
결국 포토샵 + 라이트룸 머신이 되었는데 램이 부족하네요 32g 가야할 듯 싶습니다 ㅜㅜ 어도비 나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