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로그,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단어입니다.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의 합성어로, 자신의 일상을 촬영하는 콘텐츠를 뜻합니다. 브이로그란 말을 처음 들은건 몇 년전이었습니다. 직장인 브이로그, 대학생 브이로그, 도서관 브이로그 등등.. 하지만 대한민국의 평범한 30대 남자로서 나 살기도 바쁜데 남의 일상을 왜 봐? 라는 생각에 잘 찾아보는 컨텐츠는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모르는 사이 브이로그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브이로그가 인기를 점점 더 얻어가는건 아마도 나혼자산다, 미운우리새끼 등 관찰형 예능의 도래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남의 일상을 꾸밈이나 큰 자극 없이 관찰하는거니깐요. 이제 시대는 인스타그램, 페이스이 흥하던 관종의 시대에서 관음의 시대로 넘어가는 단계가 아닌가 합니다. 그렇다면 흥하는 브이로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연예인들이 있습니다.
네, 브이로그가 흥하고 싶다구요? 이쁘거나 유명하면 장땡입니다. 별다른 컨텐츠, 편집 기술이 없어도 됩니다. 그냥 연예인들의 일상을 더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몰립니다. 고작 20여개가 넘는 동영상만으로 구독자가 100만명을 향해 갑니다. 세상은 정말 불공평합니다. 크크.
그렇다면 이쁘지 않거나, 유명하지 않으면 브이로그를 사람들이 보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유명하거나, 외모가 뛰어나지 않아도 많은 구독자들을 거느린 채널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채널은 5평 원룸에 사는 사람의 브이로그입니다. [5평 원룸]을 주 콘텐츠로 하는 유튜버로서, 썸네일에서 알 수 있듯이 B급의 향기가 강하게 납니다. 하지만 이런 B급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쿠엔틴 감독의 팬 여러분?
이런 평범한 브이로그들이 왜 인기 있을까 생각해보면, 우선 굉장히 솔직합니다.
가령 풍삼이의 일기장 같은 경우, 5평에 산다는 건 어떻게 보면 별로 공개하고 싶지 않는 영역입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는 자신의 잘난 모습, 멋진 모습을 공개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너저분한 자기의 방은 공개하지 않는 것처럼요. 하지만 이 채널은 오히려 그 숨기고 싶은 영역을 떳떳하게 공개합니다. 원룸에서 살며, 반찬 살때마다 가격표를 확인하며 고민하는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들을요.
그리고 사람들은 동질감이든, 연민감이든, 어쩌면 나는 저사람보다 잘 살고 있구나 하는 약간의 우월감이든, 그 콘텐츠를 보게 됩니다.
크크. 사실 이 글의 주요 목적은 저 역시 브이로그를 찍는 맛에 빠졌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굉장히 평범한 30대 남자로서, 브이로그로 찍을만한 콘텐츠가 무엇이 있을지 고민을 해보았지만, 이정재도 아니고 원빈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 FLEX도 할 수 없는 제가 무슨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 그냥 하루 퇴근 후의 일상을 촬영해보았습니다. 아이들 엄마가 퇴근 후 자기계발을 떠나는 저녁, 두 아이들을 챙기고 간식주고 씻기고 옷 갈아입히고 양치시키고 재우는 모습을요. 물론 제가 살고 있는 집이 공개되면서 발가벗겨진 기분입니다. 크크.
요새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의 SNS도 뜸하다보니 유튜브에 브이로그 형식으로 내 일상들을 올려두면, 나중에 돌아보기도 편할 것 같아서 체력과 시간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꾸준히 제작할 듯 합니다. 여러분들께서 구독하는 브이로그 컨텐츠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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