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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9 11:23
일본은 스스로 만세일계의 국가이며 황통이 끊긴 적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니, 동양적 세계관으로 봤을 때 줄곧 이어진 하나의 나라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베트남의 경우는 아는 바가 적어서 뭐라고 언급하기 애매합니다만, 한번 연구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20/07/29 11:28
일본은 말씀하신 대로 생각해보니 제가 너무 대충 예를 들었던 것 같네요. 대월은 대월이란 이름으로 리 왕조-쩐 왕조-(멸망)-레 왕조-막 왕조-(레 왕조 복귀)-떠이썬 왕조로 왕조만 바뀌는데 이게 로마 제국에서 국호는 유지하고 왕조만 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꼈었습니다.
20/07/29 12:35
Res Publica 와 비슷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말씀하시는 바와 동양에서 어느 정도 대응하는 개념은 천명일 것 같습니다. 왕조나 국가 단위의 질서를 넘어서 있는, 그것들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추상적이고 윤리적인 권위죠.
서양과 동양의 왕조 개념이 그렇게 딱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서, 왕조와 나라에 대한 개념이 서양과 동양 - 이라기보다 유럽과 동아시아가 좀 다르게 대응하는 건 분명한데 말씀하시는 것처럼 딱 떨어지게 다른 것도 또 아니고 그런 것 같습니다. 예컨대 발루아 왕조에서 부르봉 왕조로 넘어가는 건 한국으로 치면 인조나 철종 즉위 정도인데 이정도로 바뀐다고 유럽에선 새 왕조가 들어선 걸로 치고 그러니까요. 그런가 하면 발루아나 부르봉이나 다 까페 왕조의 일부로 치기도 하는데, 이런 개념에서의 까페왕조는 사실 일본 천황가보다 훨씬 다이렉트하게 죽죽 이어지는 왕조라서 혁명 전까지만 해도 카페 = 프랑스 로 인식했을 겁니다. 합스부르크와 프로이센 관계를 봐도 유럽에서 왕조의 역사가 국가의 역사에 종속된다고 보기는 상당히 애매하죠. 애초에 근대 국민국가 강역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왕조가 그 안에서 갈린 느낌으로 서술가능한 곳이 프랑스 잉글이 다라고 봐도 무방하니; 아마도 봉건제의 유럽에서 국가는 법률적으로 동아시아보다 오히려 더 사적인 존재였고, 그나마 Res Publica 로 기능했던 건 교회가 유일했다고 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동아시아에선 최소한 지참금으로 나라가 쪼개졌다 붙었다 하진 않았잖아요. 그게 근대로 접어들면서 근대 국민국가로 변화하는 과정에 국가의 공적인 것의 역사가 마치 원래 존재했던 것인양 왕조의 역사를 덮어쓰기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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