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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30 17:16
4/5. 한국보다 보편주의 성향이 약하고 일본주의를 외치고 갈라파고스화된 것도 그런 면모에서 나왔죠.
7. 유라시아 북동부, 태평양 서측이라는 대륙의 끝 위치가 외부 변화에 민감한 일본을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긴 합니다. 그래서 외부 충격이 곧바로 근대화로 이어졌고요. 8. 한국을 생략하는 것도 이해는 가는데, 미일동맹을 유지하려면 한국과의 협조가 필요한데(지소미아 건에서도 보듯) 이렇게 어그로 끌면 계획대로 안 돼죠. 거기에 일본의 한국사 학자인 미야지마 히로시에 따르면 일본 학계에서의 한국사는 자국사, 중국사, 미국사 유럽사는 물론 중동사 인도사 동남아사보다도 밀린다고 하는데, 이런 수준의 낮은 인식은 대한관계는 물론 문화적, 외교적 인식에 큰 방해가 될 겁니다.
20/07/30 18:23
미일 동맹을 유지하는데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진 않습니다. 일본은 그냥 그 자체로 미국에게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갖습니다. 지소미아는 오히려 '한일 공조가 전적으로 미국의 의지에 달려있음'을 정확히 알려준 사건이라고 생각하는데...8월에 연장기한인데 또 어떤 개드립을 보여줄지 기대되긴 합니다만.
20/07/30 23:25
8번은 반대 아닌가요? 오히려 지정학적으로 보면 미국이 한국을 포기하면 포기하지 일본을 포기할 수가 없는 위치니까요.
간단히 말해서 일본이 미국과 동맹 유지하는데는 한국이 있든 없든 상관 없죠... 오히려 일본이 그 동맹에서 빠지겠다고 하면 한국이 미국에게 필요없어지는거 아닌가요? 미국이 지금과 같은 공세적인 전략을 취할때는 우리나라 일본이 필요하고 방어적인 전략을 취할때는 우리나란 없어도 되지만 일본은 필요하다고 봅니다만...
20/07/31 10:10
많이들 간과하시는것중에 하나가
미-일 관계에서 일본의 목에 걸어둔 방울이 한국이기도 합니다 미국입장에서 일본은 제아무리 자신들의 충실한 속국이라 해도, 과거의 적이었던걸 잊지는 않거든요 일본에게 모든힘을 몰빵해두는건 좋은선택은 아니죠 괜히 독도문제같은걸 방치해 두는게 아니에요 한국과 일본이 필요할땐 협력하지만 적당히 긴장감을 유지하는게 미국입장에서는 두나라를 조종하기에 쉽죠
20/07/30 17:21
지배국입장에서 한번 서봤(었)는데 그걸 쉽게 놓기는 어렵겠죠.
+) 책은 어디서 구하셨길래 읽고서 후기를 올릴 수 있었나요 ?
20/07/30 17:35
근데 일본 주류 사학계는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나요? 일본 우익 사관은 말씀하신 것처럼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정작 주류 사학계의 이야기는 잘 못들어본 것 같네요
20/07/30 17:39
저도 사실 주류 사학계의 입장은 잘 모르곘습니다만,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책들이나 저자의 주장 등을 살펴보면 최소 학계의 주류는 그래도 우리가 이해하는 상식대로 말하는 듯합니다. 극우적 관점에서 집필된 책들은 주로 [통념]을 깨기 위한 것임을 생각하면 말이죠. 적어도 통념은 우리가 수긍할 수 있는 사관인듯합니다.
20/07/30 22:22
저도 전해들은 얘기이긴 하지만 일본의 주류 사학계의 통설은 한국 사학계에서도 무리 없이 받아들일 만한 것들이 많습니다. 소수파들이 사회적, 정치적인 이유로 학계에서의 입지는 좁은 것과 별개로 많은 일반 일본인들에게 먹히는 게 문제인데 한국도 환빠나 5·18 역사왜곡 주장 같은 거 보면 일본 비웃을 처지는 아닌 것 같고요. 의외로 중국 쪽도 그놈의 마르크스 만능주의 빼면 주류에서도 과한 민족주의뽕 그만 좀 빨아라 라는 소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어서 한국이나 일본과 큰 무리 없이 교류할 수 있는데 중국은 한국 일본보다도 더 학문이 정치에 봉사하는 기능이 더 강해서 어용학자들의 주장이 훨씬 더 주류를 잠식하는 정도도 크고 문제도 심각합니다...
20/07/30 17:41
한국도 일본을 가장 낮춰보는 나라지만 일본도 한국에 대해 그러하죠 어제 피지알 글에 평창 조형물에 대한 댓글보면 적어도 극우들에게는 아직도 일본이 언제나 가볍게 한국수준은 멸망시킬 수 있는 존재에 머물러 있다고 봅니다
20/07/30 17:51
미군이 일본 본토에 들어가서 전쟁이 어떤건지 뼛속까지 새겨줬으면 바뀌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뭄득 드네요.가미카제한 나라라서 큰 차이 없으려나요
20/07/30 17:59
이미 도쿄대공습 등 일본 본토 자체는 폭격으로 초토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전후 미군점령기 당시 35만명에 달하는 미군이 일본을 점령했고요. 문제는 신정부를 리버럴 성향의 정치인들로 채웠어야 하는데, 구 정권의 기득권층을 그대로 기용했었죠. 천황제를 없애고, 일본공화국을 세워 공화주의적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로 신 정부가 구성되었다면 역사가 아주 다르게 흘러갔을 거라고 봅니다. 물론 혹자는 그럼 일본도 적화되서 공산권으로 넘어갔다고 주장하겠지만 (실제 일본 보수 측이 주장하는 말...)
20/07/30 18:16
그렇게 많은 인원이 투입된 줄은 미처 몰랐네요.미국이 현지의 체제 안정을 최우선으로 한게 참 아쉽습니다.이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네요.
625라도 안 터졌으면 보다 큰 그림을 그려서 천천히 진행해 나갔을지 모르는 일인데 참 아쉽네요
20/07/30 18:16
다른 부분은 많이 공감하는데 3번 같은 경우는 사실 한국도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88올림픽"이나 "2002월드컵"을 강조하며 저걸 개최한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았고, 실제로 언론이나 정치인들도 그렇게 여겼거든요.
그리고 그런 '가치보다 성과라는' 시선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세계 xx위 안, 세계에 인정받는 한류, k-방역 등... 그나마 우리가 격동의 정치사를 거치며 만들어낸 가치이자 자부심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의 자생적 민주주의조차 때때로 '아시아에서 가장'이라는 성과에 간간이 묻히곤 하니까요.
20/07/30 18:25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국뽕 컨텐츠나 일본의 국뽕 서적 “대단해 일본!”, “세계 주목하는 일본!” 등 기저의 정서는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권력과의 투쟁 과정에서 생긴 민주적 의식과 아울러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식된 기독교적 세계관이 일본과는 큰 차이인 것 같습니다.
20/07/30 18:35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일본은 외부 정세에 매우 민감하다. 외부 정세를 살피고 외부와 다른 자신의 문화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그 자부심은 타국의 비교 우위에서 비롯되며 대략 도쿠가와 막부 부터 시작되어서 18세기 말쯤 되어서는 조선이건 청나라건 내려다 보았다. 근데 갑자기 지구를 점령할 기세의 외계인(서양인)이 나타났다. 이제는 이 외계인들에 맞서 일본 본토를 방위하고, 그 외계인 못지 않은 성과와 무력을 손에 넣어야 한다. 그래서 열심히 하다보니 외계인처럼 식민지와 신식 군대와 높은 경제력을 얻었다. 게다가 아시아에서 유일하다. 또한, 외계인들과는 다른 일본만의 문화를 유지하며 해낸 성과다. 마! 이게 일본이다! 크아! 국뽕에 취한다! 이제는 이 성과를 우매한 아시아인들에게 전수하여 대동아 공영권을 만들겠다. 그러면 서구에 대항하는 세력의 수장이 될 수 있고 일본의 방위 또한 더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대략 이 정도로 이해했는데 맞나오?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일본이 18세기 말부터 자부심이 대단했던 이유가 뭔가요? 솔직히 조선보다 잘나간건 인정하는데 청나라가 떡하니 있는데 말이죠. 그리고 추상적인 부분이 약하고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중시하는 이유는 타인의 시선을 병적으로 중시하는 그 문화랑 관련이 있을까요? 이 부분에 대한 근본 원인이 무엇일지도 참 궁금합니다 사실 일본의 저런 생각은 이해는 가요. 저도 일본인이었다면 저렇게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근거없는 우월함은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흔한 현상이나까요. 또한 시대 흐름에 휩쓸려서 도덕성을 놓치는 것도 사실 흔한 일입니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경우도 어른들 말씀이 당시에는 부랑인들을 그렇게 강제로 잡아다 넣는걸 원래 그런거다라고 생각했다는 분들이 많아요. 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복장 터지지만요...
20/07/30 21:12
1. 일본은 왜 조선과 중국을 무시했나? -> 설명하자면 조금 복잡하긴 한데, 일본이 본격적으로 조선을 하찮게 여기게 된 계기는 임진왜란입니다. 일본은 명나라에 패배했다고 생각했지 조선에게 패배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일본은 당시 협상대상으로 오직 명나라만을 상대했지, 조선을 상대하지 않았어요. 특히 파죽지세로 북상해서 거의 정복할 뻔했다는 기억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그리고 명나라로 대표되는 [중화]에 대해서는 경외감 및 열등감 등 양가적인 감정을 갖고 있었는데, 그 명나라가 만주족(참고로 일본도 만주족을 오랑캐라고 업신여겼습니다)한테 탈탈 털리는 것을 보고 중원도 별 것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망해버린 명라나에 대한 감정, 그리고 오랑캐 만주족에 대한 감정 모두 좋지 않았습니다. 다만 중국의 문화 만큼은 높게 사서 중국으로부터 사서를 계속 구입하고, 또 중국에서 손님이 오면 귀하게 대접하곤 했습니다.
20/07/30 18:47
역사 시간에 중국의 중체서용이나 한국의 동도서기론은 정신적인 것을 배제한 채 서구의 기술만을 받아들이려 했기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라고 배웠지요.
근데 일본 보면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자유니 인권이니 민주주의니 같은게 일본에서 정치적 레토릭 이상의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현대는 그렇다치고 특히 근대화 당시에요.
20/07/30 18:51
이미 몇 백년 전부터 벌어지기 시작했던 상공업적 격차, 더 빠른 서구화 및 근대화. 기술력, 번역능력 등을 보면 우리보다 서구화가 많이 됐을 것 같고. 입점하는 브랜드 같은거 봐도 우리보다 최신 유행하는 물건들이 빠르게 수입된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막상 사람들과 얘기해보면 생각보다 외국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외국에서 일본인보다 중국인이나 한국인 유학생이 많이 보이게 된 것도 꽤 오래 됐고. 물론 일본의 자신감이 전부 근자감이라기엔 대단한 나라인 건 부정 할 수 없지만.
물론 우리도 국수주의 같은 게 없진 않고 여전히 돈벌이도 되지만, '스스로 홀로 설 수 있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는 추세는 아닌 것 같거든요. 자학하는 척 하면서 속으로는 국뽕을 가지고 있는 그런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 그리고 뭔가를 수입했을 때 우리는 현지화 보다 걍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쪽으로 가고 있는 느낌이고.
20/07/30 19:30
지금 일본 자민당계 인사들의 생각을 이럴 겁니다.
아시아의 넘버1. 아시아에 우뚝 솟은 일본.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숙적이 되고, 한국은 걸리적거리는 이웃이 되는 거죠. 그리고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의 경험은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절대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되기에 두고두고 활용될 것입니다. 만약 청일전쟁에서 패하고, 우리나라를 병합하지 않았다면 일본의 지식인과 지배층의 인식이 바뀌었겠지만, 그런일은 발생하지 않았죠...
20/07/30 21:24
항상 의문스러웠던게 열도는 왜 반도를 대륙 세력이 열도를 찌르는 칼 끝으로 인식하냐는 것이었습니다. 정작 역사적으로는 열도가 반도를 수차례나 위협하여 한번은 심대한 피해를, 한번은 점령할뻔도 했고 또 한번은 완전하게 휩쓸어 수십년간 지배하였으며 대륙까지 넘봤는데 그 반대의 상황은 잘해봐야 몽골의 침략 한번뿐이고 그것도 크나큰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열도가 반도에게 대단히 위협이 된다는 건 몇번씩이나 반복되어 증명되었는데 대륙이 반도 타고 열도 찌르는 것은 시도조차 거의 없었고 성공도 못하였음에도 소개해주신 책에서도 똑같은 인식이 나오는군요.
20/07/30 21:33
섬나라가 비슷한 정서를 가자고 대외전략을 꾸려나가는듯 랍니다. 영국도 고립된 섬나라 정서로 유럽 대륙의 정세를 바라보는 눈이 비슷햇죠. 다만 이쪽은 후발주자엿지만 생산력의 급속한 증진으로 세계구급 식민지 경영을 햇고 반대쪽은 후발주자인데다가 기존 서구열강과 지리적으로 한창 동떨어졋을 뿐이라 봅니다.
20/07/30 23:25
어느 나라든 어떤 복잡한 역사가 있어도 결국 자국은 정당하다 라는 합리화를 하기마련이기에 일본을 이해할 때도 기본적으로 과거의 행동이 명분있고 정당했다고 보려는 방향성을 가지면 해석이 쉬워진다고 봅니다.
별개로 한국 역시 일본의 중요도가 어느정도인지 곰곰히 따질 시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지금까진 어찌되었든 먼저 근대화, 산업화를 성공하여 문화적으로도 융성한 싸가지없는 일진 선배였지만 이젠 그 열도가 가지는 지정학적 가치가 얼마나 있을까요? 시장은 중국과 동남아 나아가 인도에 비하면 훨씬 작고, 해양세력으로는 이미 동맹인 미국이 있습니다. 세계와의 문화적 교류는 더이상 일본을 통하지 않아도 되고, 실제로 학계에는 더 많은 유학생을 보내고 있죠. 한국이 그리는 세계에 일본이 설 자리는 어디일까요
20/07/30 23:37
문젠 한국이 그리는게 아니라 미국이 세계를 그리게 될거라는데 있겠죠. 미국 입장에선 우린 포기해도 일본은 절대 포기 못하는 곳이구요
20/07/30 23:49
그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지정학적으로 당연히 일본 열도가 가지는 군사적 중요도가 변할 순 없지만, 그 이외의 다른 롤은 무엇일까요? 제가 말한 한국이 그리는 세계라는 건 당연히 미국 주도하의 세계 질서입니다만 그 안에서 일본이 지켜낼 자리와 지켜낼 수 없는 자리, 그리고 우리가 대신할 수 있는 자리와 차지하지 못할 자리를 따져야하지 않을까라는 의미였습니다.
20/07/30 23:52
음 일본 시장이 썩어도 준치라고 구매력에서 동남아랑 인도는 아직까지 쨉이 안됩니다. 동남아랑 일본은 우호관계고....그리고 미국입장에서 사실 대한민국은 이승만이 약팔아서 해양세력 최전방으로 만들어놓은거지 자기네들 인식으로는 일본보다 중요성이 훨씬 떨어져요.
20/07/31 00:10
외교대전략 차원에서 미래를 따져보자 정도의 입장이지 사실 Aimyon 님 말씀이 맞습니다. 일본은 준치 수준을 넘는 대국이고 한국은 당장 20년 뒤에 현재 일어나는 내부갈등과 인구구조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는 선진국막차수준이지요. 하지만 그래도 아마 앞으로 10년에서 20년은 세계 속 한국의 인식을 변화시킬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좀더 적극적으로 행동해서 포지션을 잘 잡았으면 해요.
20/07/31 08:08
기업내 조직문화에 공부하는 사람인데요. 3번이 와닿네요. 한국과 일본 기업의 비전과 미션 선언문을 보면 스스로 개성을 드러난 게 잘 없어요. (대충 좋은게 좋은거라는 비전) (대충 돈버는게 애국이라는 비전) (대충 좀 더 열심히 일하자는 미션) 요렇게들 뿐입니다.
스스로가 고민하여 가치를 개발하고 그 가치에 헌신한다기보다는, 그냥 상황에 대응해서 그때그때 잘살자! 로 끝나는게 아닌가 싶어서 아쉬웠는데, 그런 마인드가 오래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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