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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6 14:04
제 아는 학생의 경우에는 일이 많아지고 바빠지면 우울증이 심해지더군요.
탱자탱자 놀면 훨씬 나아지고. 인생은 장기전이니까 남들보다 조금 느리게 가는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병때문에 크게 말아먹으면 그 손해가 더 크니까요.
20/08/16 14:29
그렇군요. 참 사람이란게 다 다른게
어떤 이론 에서는 우울한 생각이 침투할 틈을 주지 않게 일부러 일을 만들어라 하더군요. 그 말도 맞는거 같고 펠릭스 님이 말씀하신것도 맞는거 같습니다. 중요한 건 그 일들 하나하나가 너무 벅차지 않아야 하는 것 같아요. 말씀 감사합니다.
20/08/16 14:08
저도 우울증 있었는데 코로나 대출 삼천 받고 현대카드 카드론 삼천 받으니깐 우울증이 싹 다나았습니다.
정신이 반짝반짝 해져요. 대출 이빠이 받아서 주식투자라도 해봐요.
20/08/16 14:08
전 올해 1월에 강박장애 범불안장애 진단 받고 약먹고 지내요 지낼만은한데;... 오전은 좀 힘들어요... 인지치료라는걸 해보면 약물치료보다 효과 좋다는데...코로나로 한번 못해봤어여
20/08/16 14:33
올해 1월이면 6개월 이상 되셨을텐데.
정말 힘드셨겠어요. 더구나 여러가지가 한꺼번에 오셨으니. 말씀하신 인지치료. 같이 하면 훨씬 더 좋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다른 이야기지만 예전에 심리상담하고 병원치료를 병행해 봤었는데 나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막 좋지도 않았어요. 비용도 있고 해서 그만두었는데. 분명 꾸준히 하면 좋았을 텐데. 아쉬워요.
20/08/16 14:12
저도 10년 넘게 우울증 앓고 있습니다. 최근 2년 동안은 불안 장애도 심해져서 운동도 하고 약물칠도 하고 바둥바둥대며 살고 있습니다.
20/08/16 14:37
저만 그러지 않을거라 생각했지만 또 장기간 고생하시는 분을 보니 동질감을 느낍니다. 정말 힘드시겠어요.
말씀하신대로 운동이나 다른 취미가 좋은걸 알기에 시도해보았는데 지금은 그것조차 벅찬 상황 같습니다. 번번히 실패하고 자책하고 나니 더 안좋아지더군요. 그래서 잠시 쉬고 있어요. 꾼님은 아직 하실 수 있으시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정말로요. 계속 잘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20/08/16 14:38
저도 약 몇년 먹었는데.. 요새는 좀 안 먹고 있는데(부작용이 심해서..), 괜찮다가도 갑자기 확 들어오는 때가 있어서 그 때가 너무 힘들더군요.
20/08/16 14:42
심리적인 요인도 있지만 몸의 요인도 분명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1) 탄산 금지하고 생수 자주 마셔 보세요. 2) 최소 주 3회 운동. 헬스도 좋지만 요가나 필라테스 등 다수와 함께 같은 동작을 하는 운동 추천합니다. 3) 밤 11시 이전에 무조건 주무세요. 최소 7시간 이상 숙면 취하세요. 4) 오후 7시 이후로는 물만 드세요. 저녁도 7시 이전에 끝내는 걸 추천드립니다. 5) 인스턴트와 배달 멀리하시고 되도록 집에서 만들어 드시도록 하세요. 이렇게 기본만 지켜도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훨씬 나아지실 겁니다.
20/08/16 15:07
감사합니다. 사실 우울증을 좋아지게 하는 수많은 방법 중에 그나마 신뢰가 가는게 몸의 습관을 바꾸는 거더군요. 심리적. 즉 긍정적인 마음를 가져야 한다. 는 아직 저에게는 어려워요.
사실 말씀하신 것들을 여러번 시도해 보았으나 뭐가. 잘 안되더라구요. 그냥 안됬어요. 하지만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것들이니 다시 기준을 낮춰서 도전해보려구요. 댓글 감사합니다.
20/08/16 16:46
제가 꾸꾸님과 같은 상황을 겪어보지 못한 입장에서 조언 드리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흔히 사람들이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고 말을 하지만 저는 반대로 몸이 정신을 지배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몸이 피곤하면 짜증이 늘어나고 무기력감을 느끼지만 컨디션이 좋아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바뀌거든요. 마음먹기를 바꾸기보다, 어쩔 수 없이라도 몸을 움직이고 운동을 하게 만드는 시스템(나중에 마음이 바뀌더라도 빠져나올 수 없는)을 만들기 위해 고민해보시는걸 추천합니다.
20/08/16 14:43
남일 같지가 않네요... 어떤 말로도 위로가 어렵다는 거 잘 알아서 할 수 있는 말이 없지만 그래도 멀리서 응원하는 사람도 있으니 남은 오늘 하루는 조금 덜 우울하길 바라봅니다
20/08/16 14:52
우울증은 아니지만 평생 우울감이 있는 편인데
살 잘찌는 타입인거랑 비슷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중간 정도의 평범한 사람들과 비교하지 말고 우울에 대한 나름대로의 본인의 대처법을 찾는게 중요합니다. 저는 식단이랑 수면에 상당히 신경쓰고요, 사람(여자포함)이나 일도 우울한 느낌 오는 패턴을 최대한 피하고 있습니다.
20/08/16 15:43
체질이라는 말에 동의해요. 같은 걸 겪어도 받아들이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더라구요.
더 나아가 생각하면 이건 짠하고 완치되어 없어지는게 아닌 당뇨나 비만처럼 오랫동안 같이 가야되는 것인가도 생각해요. 아직 저는 저만의 대처법을 찾지를 못했어요. 말씀하신것 포함 여러번 시도중인데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20/08/16 15:00
저도 10년 넘게 고생하고 결국 신상에 큰 변화가 생기고 나서야 정신의학과의 약물치료와 상담치료를 병했했는데 그것도 벌써 3년째에 접어들고 있어요.
어느 정도 인지 치료가 진행 된 이후에는 회복 탄력성과 같은 마음의 기초체력을 끌어 올리는 게 필요한데... 마음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 내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어야 하는 동어 반복같은 사이클에 빠지고 나니까 특별히 뭐가 더 나아지는 것 같지도 않고 요즘은 그냥 이렇게 사는게 결국 팔자인가 보다 하고 체념하는 단계에 이르렀네요. 삶을 나아가게 하는 이유로 '나 자신'이 부족하다면 어쩌면 나 이외에 다른 존재로부터 찾는것도 방법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곤합니다. 글쓴님 스스로 뭐든 다하거나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기 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고 기대하고 하는 시도도 엄청 대단한 도전이니까 한 번 시도해보세요.
20/08/17 09:25
저도 회복탄력성. 자존감. 등등 그런 것들을 해보려고 애써봤는데 저에게는 어렵더라구요. 혜니님처럼 좌절을 하고 마인드컨트롤 쪽으로는 잘 손이 안갑니다.
스스로를 착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남을 탓하기 보다 자기탓을 하는 성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움을 청하는 것도 의존한다고 생각했구요. 그래서 더욱 힘들었을거에요. 혜니님 말씀대로 한 번 시도해볼게요.
20/08/16 15:09
저도 10여년간 작성자님과 비슷한 상황이라 약도 먹고 패턴도 바꾸고 해도 도저히 해결이 안되서 이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불교 관련 서적들을 보고 있습니다. 종교에 대해 정말로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살았었는데 이 지경에 이르니 이래서 사람들이 종교에 의지하는구나 싶습니다.
20/08/17 09:34
약도 잘 안먹는거 같고. 무기력에 운동도 안되고. 책 등 마음다스리는 것도 한 두번이다 보니 많이 지치더라구요. 종교를 찾는 심정을 이해하게 됩니다. 한 번 몸담아 봤다 나온 지금 저에게는 아직 적합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그게 그 사람에게 동앗줄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좋은 방법 같습니다. 감사해요.
20/08/17 10:02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오래되다 보니 지치고 무심해지더라구요. 겁이 많아 죽고 싶지는 않은데 말씀처럼 안죽을 이유가. 살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은 자주합니다.
20/08/16 15:31
운동 같은 취미생활을 많이 하세요. 혼자 하는 거 말구요. 그냥 생각할 시간 자체를 없애야 제일 낫더군요. 저 같은 경우는 한 몇 년 그랬는데 미친듯이 일해서 버텼습니다.
20/08/16 15:39
우울증이 무서운게 무기력증이 동반되기 때문인 듯 합니다.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하거나 바꿔야 하는데 무기력증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20/08/16 15:43
병원(의사 선생님) 바꿔보시는 것도 해볼만한 선택지인 것 같습니다.
관심있으시고, 서울(혹은 수도권)이시면 제가 도움 받았던 의사 선생님 추천해드리겠습니다. 쪽지주세요.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도움이 전혀 안 될 걸 뻔히 알기 때문이죠. 그래도 형식적으로라도,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드리는게 사람의 도리가 아닐까 하여 적어봅니다. 힘 내세요. 언젠가 나아질 겁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영화 '굿 윌 헌팅'의 대사 하나 적고 갑니다. It's not your fault.
20/08/17 10:34
스스로가 스스로 이해 안된다는 말 동감합니다. 그래서 내 행동에 대하여 남에게 설명해야 할 때 '우울증' 단어를 빼고 말하는건 당연히 힘들고 단어를 넣어도 설명하기는 역시 어렵더라구요. 감사합니다.
20/08/16 16:09
저도 10년동안 치료중입니다.
우울증의 증상중하나가 인간관계가 나빠지는 거라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주변에 사람이 많이 없습니다. 그덕인지 모태솔로이기도하구요. 이와중에 직장은 유지중입니다만.. 사실 남에게 오픈하기가 힘든부분이 있다보니 더 답답한것도 있는거 같습니다. 과학적으로 근거있는 치료가 병원 약빼면 운동이라더군요 30분 정도 땀흘릴강도의 그래서 직장끝나면 병원도가고 약도먹고 헬스장가서 피티도 받곤하는데 그래도 특히 일없는 밤에 잠이안오면서 너무 힘들때도 있어요 어제밤이 그랬는데 이글보니 생각이나서 댓글답니다. 유튜브에 정우열의사님 채널보니깐 도움되더군요 추천 드립니다.힘내라는 말은 못하겠고 이글읽고 있는 모두들 행복했으면합니다
20/08/17 11:23
제가 스스로도 10년이라고는 했지만 돌아보면 엊그제 같은데 남들이 10년이라고 하니까 참 오랜시간이였군요.
반드시 인간관계가 나빠진다! 는 아니겠지만 우울증의 증상이 인간관계에 악영향을 많이 미치더군요. 저도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없어요. 그리고 위에서도 말했지만 내 행동에 대해서 설명해야 할 때 우울증이라는 단어를 빼고 설명하다보니 오해도 생기고. 그러다보니 말자체를 잘 안 섞게 되더라구요. 자연히 멀어지죠. 가끔 오는 그 힘든 날 동감합니다. 오롯이 혼자 견뎌내야 하는지라 더 힘들어요. 추천해 주신 채널 찾아봤습니다. 제목부터가 와닿더군요. 추천 감사드리며 행복하세요.
20/08/16 16:21
글을 보니 저 자신을 보는 것 같아 갑갑하네요. 저도 7년전에 심하게 불안감에 시달린 이후로 계속 이놈의 불안을 달고 살고 있습니다. 예고없이 왔다가 예고없이 사라져요. 상담도 받아봤는데 잠시 괜찮아지는가 했는데 또 불안해지고...그나마 운동은 꼬박꼬박 합니다만 이제는 반대로 운동 안 하면 불안해지는 웃기는 증상이 있네요. 가끔 평생 이렇게 사는걸까 싶어서 우울해집니다
20/08/17 15:05
불청객 같아요. 자기가 오고싶을 때 오고 가고 싶을 때 가고. 예측 할 만한 징조들이 있다던데 아직 저는 모르겠어요. 다행히 운동을 꼬박꼬박 하신다니 다행입니다.
20/08/16 16:24
하루하루가 괴로우시겠네요. 글쓴분 혼자가 아닙니다. 이제 몇 년이 지났지만, 저도 20대의 적지 않은 부분을 우울감에 아무 의지가 생기지 않아 허송한 적이 있습니다. 약도 큰 도움이 되지 않더군요. 저의 경우에는 게임에 빠져 살았었죠.
다만 저는 이제는 제 우울증을 완전히 극복했다고 생각합니다. 약의 도움은 빌리지 않았습니다. 외려 항정신제를 오래 먹는 것에 거부감이 들어 약을 먹은 기간은 짧았어요. 저의 경우에는 저 자신을 알아가겠다고 인문학을 파고 철학을 파고 motivational speaker들 말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책도 보고 하다 보니 저 개인적인 어떤 기준이 형성되더군요. 이 기준이 형성되니 제가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하고 그것에 대해 어느 정도 일관적인 피드백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더군요. 제 기준이 생기고 피드백할 능력이 생기니 자기 주관도 생기고 취향이라는 것도 다시 생겼습니다. 그래서 제 취향 주관 따라 이것저것을 하다보니 하루를 살아감에 있어 성취감을 얻을 수 있더라구요. 사람이 다 다르고, 우울감을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있어서 개인차가 있겠습니다만,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제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우울증은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이겠습니다. 여튼 응원하구요, 행운을 빌고 싶네요.
20/08/17 15:03
우선 정말 힘드셨을거라 생각됩니다. 사실 약의 도움을 받지 않고 의지(?)로 이겨낸다는게 모든 환자들의 바람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인거 같아요.
제가 지금 그걸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지만 언젠가 저도 esotere님의 댓글을 기억해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감사해요.
20/08/17 17:21
써주신 중에 의지라는 단어가 굉장히 여러 생각을 들게 하네요. 제가 제일 우울증이 극심했을 때 제가 저를 너무 학대만 하고 케어해준적은 없단 생각이 문득 들어서 시작한 것이 제 삶에 기본적인 노력-보상 사이클을 재구축한거였어요. 처음엔 아주 말도 안 되는 걸로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에 팔굽혀펴기 50회 하기' 였어요. 보상은 한끼 맛있는것 외식. 솔직히 너무 쉬운 거잖아요. 누구는 5분 만에 할 수 있는데 그걸 일주일에 하라니요.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우울증에 빠져있을 때라 그것도 어느정도 노력이 요구되더라구요. 그렇게 그걸 성공해서 칼로리나 건강 걱정하지 않고 한 끼를 시켜먹었습니다. 보상이라는 것이 참 묘해요. 사실 음식하기 귀찮으면 시켜 먹기 다반사여서 어차피 보상같은거 없어도 외식이야 할 거였는데 보상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고 성취감이 생기는게 참 묘했습니다.
목표 자체는 정말 쉬워서, 정말 뭐만 해도 실패하던 저에게도 결코 달성하기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하루에 10개씩 하면 2일을 쉬어도 성공시킬 수 있고, 3일을 쉬어도 1일에 20개를 해서 채우면 성공시킬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그걸 성공하면서 여러 가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 개인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목표를 세우는 것에 대해, 실패해도 괜찮도록 목표치를 조정하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저 자신에게 보상을 주는 방법에 있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계속 하다보니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것이 익숙해져서 의식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조금 더 난이도 높은 것에도 도전하게 되더군요. 마치 운동을 할 떄 10kg를 계속 들다가 익숙해지니 20kg를 들 생각을 하는 것처럼요. 우울증으로 감퇴된 의지는 이런 식의 재활이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계속 의지라는 말을 쓰고 이렇게 말하는 건 자기배반적이지만, 의지라는 단어 자체도 어느 정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도 있어요. 지금 저는 의지로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아니고, 그냥 하고 싶은 목표를 정한 다음 그냥 하고 있습니다. 의지라는 것에 대해 잘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의지로 이겨냈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니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의지보다 단순 반복행동 (습관이라는 단어도 있는데, 이 단어도 저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생활에 "습관"을 만드는 데에는 계속 실패했지만 "특정한 목표를 위해 반복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생활화해내는것에 대해서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거든요.) 이라는 단어가 더 적절한 것 같습니다. 주신 답글 읽으니 불현듯 예전 생각이 나서 여러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실례가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생각해보니 묘한데, 예전 우울할 떄에는 내 말이 혹시 피해가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글을 달곤 했는데, 요즘은 그런 것에 대해 굉장히 둔감해졌습니다. 여튼 귀찮기만 한 사족이 되었다면 사과드립니다.
20/08/17 18:59
오히려 제가 사과드려야 될 것 같아요. 제가 그런 단어를 썼나 하고 다시 올려볼 정도니까요. 제가 esotere님의 댓글을 읽고 느꼈던건 그런 단순한 느낌이 아니였는데 말이죠.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의지' 라는 단어는 굉장히 민감하고 싫어요. 특히 지금 저의 상태에서는요. 약 말고 의지로 이겨내 보는게 어때? 그건 우울한게 아니라 의지 부족이야. 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기개발서 그리고 저 스스로조차 생각하는 나는 의지가 왜이리 부족하지? 실망이다. 그래서 싫은 단어인데 제가 써버려서. 아 그래서 (?)를 붙였던거 같아요. 이게 과연 적합할까 싶어서요. 그와 별개로 감사해요. 그 반복을 이루는 과정을 너무 자세하게 정성스레 써주셔서요. 어렴풋이 저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했었지만 어떻게 해야하는 지는 몰랐거든요. 말씀하신 노력-보상도. 아마 저였으면 일주일이 아니라 하루에 10개정도를 했을 거에요. 일주일에 50개는 그건 하나마나다 라고 생각하면서요. 그리고 당연히 실패를 하고 실망하고 우울했을거에요. 기준을 낮춰야지 그래야 작은 성취라도 이루지 생각하면서도 심리적 마지노선이 있었나 봐요. 하지만 말씀들어보니 훨씬 더 낮춰야 하고 그것부터 시작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드네요. 그렇게까지 낮출수 있었던 용기가 대단한거 같아요. 비꼬는게 아니라 진심입니다. 자신을 낮춘다는게 쉽지 않았거든요. 저에게는. 제 말이 어떻게 전달될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정성스래. 거기다가 제가 느끼는 점을 그대로 공감할 수 있고. 또 저렇게 하는 방법이 있구나. 저렇게 하다 보면 나도 언젠가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앞날이 보이는 댓글에 감사합니다.
20/08/16 19:25
공황 겪고 있는데 원인이나 느끼는게 비슷해서 많이 공감이 가네요.
자신만의 대처법 찾고 계신게 정말 다행인 것 같고 건강한 신체와 마음으로 돌아갈 날이 올겁니다! 저도 꾸꾸님 글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받고 갑니다. 힘내세요!!
20/08/16 20:00
댓글들 너무 감사합니다.
첫째로 세상에서 저만 이런게 아니라는 것에 위로를 받았고 두번째로 정성어린 조언들에 위로받고 갑니다. 사실 글을 쓰면서도 이걸 왜하나 싶었는데 쓰면서 작게나마 마음이 차분히 정리가 되었고 댓글들을 보며.적어도 오늘은 좀 괜찮아졌어요.
20/08/16 20:07
슬픔이 병이 될 수도 있고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겁니다. 저도 약먹은지 4년 넘었는데 좋은 주치의 선생님만나 직장생활 잘 하고 있습니다. 이수연 작가님의 책들 추천드립니다
20/08/16 20:23
저도 비슷한 증상으로 많이 괴로웠는데 운동하니 확실히 좋아지더라구요. 근력량이 늘어날수록 우울을 버티는 강도가 강해지는 것 같아요. 심리적으로도 안정되구요. 힘내시길
20/08/16 21:17
주위에도 여러분 계세요.
즐거운일을 찾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절대 자신의 삶에 대해 포기하지 마시길 기원합니다. 저도 힘든데, 힘내겠습니다. 같이 힘내시죠!
20/08/16 22:44
혼자 한번 여행해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거창하게 말고요. 눈은 짧게 시야는 넓게 할 수 있는곳이요 혼자 터벅터벅 걷고 혼자 터벅터벅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숨 한번 쓰읍 들이마시고 경험해보지 못한 일상을 느껴보세요 혼자 걷다 먹고 싶은 핫도그 있으면 드셔보시고요 터벅터벅 걷다 앉아 지나가는 사람분들도 한번 보시고요 떡볶이 추천드립니다. 꾸꾸님도 원하신다면 나오셔야해요 저도 그러려고 노력중입니다. 화이팅~
20/08/16 23:54
게으름처럼 오는 우울감... 어떤 건지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만성적인 피로감과도 어딘가 비슷하면서 눈 감고 이대로 영원히 잠들어버리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수시로 찾아오고,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알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그냥 생을 끝내서 회피해버리고 싶은 생각만 계속 들고... 제 경우에는, 첫 스텝이 몸을 깨끗이 하는 것이었어요. 바디클렌저나 거품나는 입욕제 같은 거? 기왕이면 비싸고 고급인 걸로 열심히 물색해서 장만한 뒤 목욕을 자주 했습니다. 양치질도 칫솔이랑 치약 이것저것 연구해가면서 써보고. 머리에도 향기나는 오일 같은 거 바르고 그랬어요. 내 몸이 깨끗해지고 향기나고 이러니까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나 무력감이 조금은 사라지는 느낌이더라고요. 밖에 나가고 운동하고 사람 만나고... 이런 건 무기력에 빠진 상태에서 너무 급진적인 변화라 어려웠고요. 딱히 상태를 호전시키려고 의식적으로 한 행동이었다기보다는 그렇게 무기력하고 우울한 상태에서도, 님이 게임은 하듯이 저도 인터넷으로 물건을 알아보고 사들이고 하는 건 계속했었거든요. 그 당시 카드 값이..... ㅠㅠ 그러다 어느 순간 우연히 바디 용품에 꽂혔고, 이것저것 사들이다가, 사 놓으니까 또 써보다가.... 그것이 계기가 되어 어느 새 조금씩 좋아져 갔던 것 같아요. 깨끗하게 씻은 김에 산책도 나가고, 사람들도 만나고 뭐 그러면서 호전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연애 실패와 회사에서의 갈등이 겹치면서 자존감이 바닥 찍고 그 영향인지 없던 병도 생기고 몹시 힘들었는데, 그로부터 얼마 후 이직도 하고..... 근데 연애는 다시 못하고..... 크크 그러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주 잘 지내고 있고요. 요새도 가끔 일하기 너무 싫고 무기력에 빠지려고 하면 샤워를 합니다. 최근에는 이솝이랑 조말론 제품 향이 참 좋더라고요. ^^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극도의 게으름이랑 별 다를 것이 없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피곤하다고 게으름을 피우며 몸을 일으키기 싫듯이 정신적 근육이 뻐근할만큼 무기력해서 정신을 일으키기 싫은 상태랄까요. 결국 육체적 게으름을 깨뜨리고 일어나 출근을 하고 학교를 가고 사람을 만나기 위한 첫 단계가 몸을 씻는 것이듯이, 우연히 제 쇼핑벽이 그 첫 단계로 저를 이끌어 일어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준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10년 동안 치료를 하셨다 하니, 제가 감히(?) 님의 상태를 저의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놓고 조언할 수 있는 입장인지 조심스럽습니다만, 왠지 본문을 보니 그 느낌을 알 것도 같아 제 경험담을 공유드려 봤습니다. 저는 약을 먹었을 때는 그냥 생각하는 것 자체도 귀찮아지는 멍한 느낌이어서 그 느낌이 묘하게 중독적이기도 하지만 별로더라고요.
20/08/17 13:41
신선한 접근이네요! 사실 집 밖에 못나갔던 이유가 나가려면 씻고 나가야 하는데 씻는 행위 조차도 버겁고 또 안씻자니 나가기 싫고 그러다보면 집 안에만 있게 되고. 점점 꾀죄죄해지면서 자신에 대해 놓게되고 자책하고 우울해지고. 더 밖에 못나가고 항상 그랬던거 같아요.
사실 어쩌다가 한번쯤 씻고 나가는걸 성공하는 날엔 나가기만 하면 상태가 좋아지고 산책도 하고 그런데 그 놈의 나가는거 자체가 너무 힘들었어요. 게으름을 고치는 방법이 우선 샤워를 해라. 이불을 개라. 양치를 해라 등 정말 기본적인 것을 먼저 강조하더라구요. 그와 같은 맥락같아요. ipa님이 하신 방법은 왠지 저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안그래도 우울할 때면 과도한 인터넷쇼핑으로 풀고 후회하고 그랬는데 차라리 그런쪽으로 유도해도 좋겠네요. 뭔가 해보고 싶어 집니다. 어려우셨을 텐데 공유해 주셔서 감사해요.
20/08/17 13:31
저 같은 경우엔, 처음엔 우울증인줄 알았다가 장기간 상담과 치료를 받다보니 이게 불안증이라는걸 알게 돼서, 약을 바꾸고 난 후 한결 나아졌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게 뭔지 잘 몰랐는데, 불안증, 공황증이더라고요. 정확한 진단과 약물도 치료에 큰 영향을 주더라고요. 꾸꾸님도 힘내세요!
20/08/17 13:43
감사합니다. 우선 제 우울증 진단은 꽤 오래전에 받았고 첫 진단은 검사를 했으나 병원을 옮길 때마다 소견만 받아서 가다보니 이게 우울증이 맞나 싶은 생각도 있었습니다. 안그래도 변화가 없어서 그런참인데 한 번 여쭈어 봐야 겠네요.
20/08/17 13:44
꾸꾸님의 경우가 꼭 오진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오해는 마시고요...
우울증이든 불안증이든 약 종류는 다양하고, 사람마다 효과가 다 다르다고 하시더라고요...
20/08/17 13:48
아 제가 그렇게 썼었네요. 오진을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 말씀하신 대로 약을 바꾸거나 다양한 시도에 대한 갈망이 요새 느껴서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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