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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8/16 16:06:19
Name 데브레첸
Link #1 http://quidproquo.egloos.com/5361276
Subject [일반] [펌] 고령화에 대한 경제학적 생각.
흔히 인구 고령화를 문제적인, 나쁜 사회현상으로 보기 쉽습니다. 
고령화사회를 떠올릴 때 노인들로 가득한, 활력이 없는 죽어가는 사회를 상상하기 쉽고
연금제도와 같은 기존 부양 시스템이 위기를 맞기 때문입니다.

물론 틀린 이야기만은 아니고, 경고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처럼 선진국 중 제일 고령화가 빠른 나라는 더더욱 그렇겠지요.  

다만 그런 식의 비관론이 사실이기만 할까요?  
이 문제를 경제학적으로 바라본, 생각해볼만한 좋은 글이 있어 소개해봅니다.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은 강조표시했습니다. (원글에 있는 강조표시와는 별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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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1세기를 맞아 관찰되는 세계적 트렌드는 고령화다. 이전까지만 해도 65세 이상을 맞이하는 인구의 숫자는 지금처럼 크지 않았다. 인류가 10억명에 도달하는데는 인류 역사의 99% (1800년쯔음)가 필요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향후 35년간 10억명의 노인들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지구상에 거주하는 70억명+@다. UN 자료에 의하면 노인들의 숫자는 5살 미만의 자녀들의 2배 이상으로 예측된다.

이와 맞물려 발생하는 현상 중 하나는 85세 이상 (초고령)과 65세 이상 사이의 구별이다. 이들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2.
고령화는 세 가지 측면에서 발생한다: 출산률 하락, 수명 연장, 그리고 숫자가 많은 세대 (베이비붐)의 고령화. 이 세 메카니즘은 다른 국가에서 다르게 진행중이다. 하지만 고령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숫자가 많은 세대 (베이비붐)의 고령화다. 이렇기 때문에 인구학자들은 미래를 예측할때 출산률이나 인구성장률보다 고령화에 대한 예측에 더 강점을 보인다는 점이다.

그 동안 몇몇 경제학자들은 이 고령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우려를 표했다: 우선, 은퇴하는 사람들이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사람들보다 많아지는 만큼 노동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 둘째, 노년층이 그들의 자산을 현금화시키고 저축한 것을 소비함에 따라 자산시장이 붕괴하고 저축률이 떨어질 수 있다. 셋째, 자본과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성장력이 저하될 수 있다. 넷째, 노년층의 질병 (암, 당뇨병, 심장병, 알츠하이머병) 등등으로 인해 정부 지출에 부담이 증가한다.

이 경제학자들의 주장에 내재된 핵심 명제는 바로 생산과 소비에 대해 생애주기적 패턴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노인네들은 소비하는만큼 생산하지 않는다고. 물론 이 생애주기 패턴의 효과는 유의미하다. 가령 경제학적으로 볼 때 질병으로 인한 사회의 후생 하락은 2050년이 되면 GDP의 약 3-10%이나 차지할 것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3.
그러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는가? 우리는 고령화사회가 약속된 재앙이라는 식의 과대해석을 해서는 안된다. 노인들 역시 사회에 유의미한 생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돈을 받고 일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시장 밖에서 가치창출을 할 수 있다--손주 돌보기, 봉사활동, 집 가꾸기등등.

그런 점에서 경제학적으로 볼 때 고령화의 가장 커다란 의문점은 과연 고령화가 단순히 삶에 수명을 더하는 것인지, 아니면 수명에 삶을 더하는 것인지다.

예를 들어 수명이 길어질 시 당신이 스스로 먹지도 씻지도 옷을 입지도 화장실에 가지도 못하는 삶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것을 의미하는가? 이런 경우, 정부의 세금 지출은 당연히 폭증할 수밖에 없다. 반면 수명이 길어질 시 당신은 더 오래 건강하게 살아 노화가 늦어짐을 뜻하는가?

이런 경우, 수명이 길어지는 것은 노인들이 계속해서 생산적으로 활동할 수 있으며 이는 인류 삶의 질의 개선과 오히려 정부 사회지출 관리에 도움이 됨을 내포한다. 그런만큼 이 문제를 분석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매우 중요하다. 유감스러운 것은 현존하는 분석들이 같은 방향을 지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4.
희소식이라면, 고령화에 같이 달려오는 문제들에 대해 대책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인간자본투자 확대, 기업환경 변모, 신기술 도입, 복지 개혁 등등을 의미한다.

가령 사회복지와 연금 개혁은 어떤가. 은퇴연령을 높임으로서 사람들이 더 오래 노동시장에 있도록 유도한다면 이는 은퇴를 위한 저축을 더 많이 유도할 수 있고, 정부의 복지를 위한 세원 조성에도 도움이 된다. 반면 비저축형으로 자산조사에 따라 지급되는 연금 제도 역시 확대를 고려해볼 수 있다. 어쩌면 취업 즉시 은퇴 계획을 유도하는 연금 강제가입등등 분야에서도 개혁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런 개혁들이 광범위하게 지지받는 것은 아니고!

하지만 이런 개혁들 중 어느 것이 고령화에 가장 안성맞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경제학적 데이터와 분석이 동반되어야한다. 가령 고령화에서 수명 연장과 건강한 삶에 대해 투자할 시 경제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 지에 대해 우리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사회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5.
고령화사회로 인해 발생할 문제들은 가볍게 넘어갈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해결하기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다. 다시 말해 이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역사가 그랬듯이 인구 구조 변화는 굳이 호들갑을 떨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행동 변화를 낳고, 기술과 제도의 개선, 그리고 각종 개혁을 통해 문제를 어느정도 관리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 게 된다.

이는 정확히 1960-2000년 사이 세계 인구가 30억에서 60억명으로 껑충뛸 때 일어난 것이다. 그 당시에만 해도 수많은 이들은 비관적인 전망을 했고 언론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댔지만, 현실은 이 40년 간 전세계 인구의 1인당 소득은 2배 이상으로 뛰어올랐고 기대수명은 15년 이상 상승했고, 수많은 국가에서 초등학교 입학율은 100%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만큼 우리가 당장 고민해야되는 것은 수많은 해결책이 어느것이 최선적이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인구구조 속으로 들어가면서 미리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정치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힘의 조성이다.

==========================================================================

물론 손가락 빨아도 급격한 고령화를 잘만 극복할 수 있다는 사고는 위험합니다. 다만 고령화로 인한 "무조건적인" 비관론도 위험하고, 회의적인 건 사실입니다. 글 말미에도 언급되지만, 무조건적인 비관론자들을 보면 냉전 초기에 인류가 인구폭발로 망한다며 설레발치던 부류가 떠오릅니다. 지금보면 헛웃음나오는 생각이 그 시대엔 어떻게 정당화되었을지 감이 잡혀요. 

조심스레 예언해보자면, 한국 사회는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충격을 완전히 상쇄하지는 못해 국력에 페널티가 되긴 하겠지만, 비관론자들의 우려보다는 낙관적인 루트를 걷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은 선진국 중에서도 노인들의 보건수준이 높고, 기대수명도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이용할 수 있지요. (https://pgr21.net../freedom/83379) 보건의료수준이 높아지면서 노화가 늦어져 정년을 늦추고, 그렇게 고령화로 폭증하는 의료지출 문제도 완화되고, 각종 연금제도가 성숙하여 노후를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으며 경제발전의 혜택을 받은 자산 많은 세대가 노인이 되면서 노인빈곤율도 낮아지고, 과학기술이 발달해서 노인을 위한 각종 도구들이 발명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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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6 16:11
수정 아이콘
저는 개인적으로 맬서스주의자라서 그런지 고령화는 몰라도 인구감소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데브레첸
20/08/16 16:14
수정 아이콘
저는 거꾸로 고령화는 몰라도 인구감소는 나쁘다고 봅니다. 약간씩 줄어드는 정도라면 모를까, 감소폭이 급격하다면(2040년 이후로는 감소율이 엄청나질 걸로 예상됩니다) 100% 나쁘고요.
20/08/16 16:26
수정 아이콘
저와 님의 차이는 경제성장론 vs 자원환경경제학 이 두 관점의 차이라고 봅니다.
펠릭스30세(무직)
20/08/16 16:14
수정 아이콘
원래 인구감소 자체는 노동자 개개인에게는 나쁘지 않습니다. 중세때 증명되기도 했었고

조선시대에도 증명 되기도 했었지요.

전 근대시대에도 노동력이 줄어들면 노동자의 가치는 올라갔거든요.
20/08/16 16:23
수정 아이콘
흑사병 이후 장원 몰락한 거 보면 가치가 올라가긴하죠.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그 때는 자본(기술력)으로 대체가 안 되던게 지금은 가능해졌다는 겁니다.드론배달같은 거 보면 진짜 어디까지 대체될까 궁금해집니다
20/08/16 16:37
수정 아이콘
저는 노동자 가치 차원도 없는건 아닌데, 자원유지와 환경차원에서 더 방점을 찍긴 했습니다.
크레토스
20/08/16 17:34
수정 아이콘
점점 경제에서 IT나 신산업 비중 커지고 있는 판에 고령인 사람은 보수적이고 새로운 산업분야에 약하죠
일본이 IT쪽에서 정체된 것도 고령화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데브레첸
20/08/16 17:47
수정 아이콘
그런 식의 우려엔 동의합니다. 믿도끝도없는 비관론에 반대할 뿐.
bspirity
20/08/16 18:07
수정 아이콘
동아시아계가 평균 수명이 제일 높죠.
미국계 아시안은 평균 90세를 살고
현 20~30대는 100세를 넘길거라고 합니다.
데브레첸
20/08/17 10:37
수정 아이콘
평균 90세를 넘나요? 미국 전체 평균수명이 아직 70대입니다.
bspirity
20/08/17 11:15
수정 아이콘
아 여성만 입니다 남성은4세낮아요
VictoryFood
20/08/16 21:24
수정 아이콘
(수정됨) 6-70대의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변화는 이렇습니다.

60-64세
1983년 : 2,460명
1988년 : 1,802명
1998년 : 1.366명
2008년 : 709명
2018년 : 556명

65-69세
1983년 : 3,767명
1988년 : 3,006명
1998년 : 2,983명
2008년 : 1,326명
2018년 : 869명

70-74세
1983년 : 5,920명
1988년 : 4,687명
1998년 : 3,463명
2008년 : 2,297명
2018년 : 1,431명

75-79세
1983년 : 8,714명
1988년 : 7,616명
1998년 : 6,003명
2008년 : 3,921명
2018년 : 2,849명

1983년의 60-64세 사망률과 2018년의 75-79세의 사망률이 비슷합니다.
1983년 이전 통계는 찾지 못했지만 생산가능인구 연령이 15세-65세 로 정해진 1970년대에는 더 차이가 났을 거라고 봅니다.
사망률로만 얘기할 수는 없지만 1970년의 65세보다 2018년의 75세가 더 건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산가능인구를 15-65 에서 20-70 으로 바꾸는 걸 심각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http://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1B34E01&conn_path=I2
데브레첸
20/08/17 10:38
수정 아이콘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醉翁之意不在酒
20/08/17 10:31
수정 아이콘
중국 대도시 맞벌이 부부들이 애를 부모들한테 맏기는걸 일본인들이나 한국인들이 엄청 비판하는걸 여러번 본적이 있는데.... 결국은 그게 해결책일지도요.
데브레첸
20/08/17 10:39
수정 아이콘
이건 한국도 많이 하던 겁니다.
MissNothing
20/08/17 11:48
수정 아이콘
너무 낙관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인구가 증가한건 노동력이 증가한것이라서 문제될게 앖었지만
고령화는 생산인구는 줄어들고 부양인구는 늘어나니까요
뭐가됫든간에 고령화가 일반적인 사회가 되는순간에, 현재와같은 경제구조는 절대 유지할수 없을겁니다.
모든것이 노인중심이 되겠죠.
데브레첸
20/08/17 12:26
수정 아이콘
보건수준이 올라가면 노인의 연령기준이나 생산성이 바뀔 수 있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MissNothing
20/08/17 15:46
수정 아이콘
그게 올라간다한들 그거에 맞춰서 기대수명또한 늘겟지요
그리고 아무리 보건수준이 늘어나서 일 할 수 있는 상태라 한들, 일반적인 노동연령의 노동자들보다 노동력이 떨어지는건 당연한것이고, 일상생활 내에서보다 근로환경 안에서 사고가 더 많을 수 있는것 또한 당연한일이라. 오히려 산재도 많이 발생할수 있고요.
그리고 제가 말하는 포인트가 정확하게 그거입니다. 모든걸 노인 중심으로 생각 할 수 밖에 없는 사회가 올것이라는것.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노동연령을 연장한다던가 해도, 젊은사람과는 사고방식, 소비패턴 모든게 다 다릅니다. 그러면 노인이 바뀌기보단 일단 사회가 바뀌는쪽으로 방향성이 잡히겠죠.
지금도 젊은층이 TV를 안보니 고령층을 겨냥한 프로그램이 많죠. 현재 TV쪽의 변화처럼 모든 사회가 다 변할것이라는게 제생각입니다. 그리고 그건 예측이 안되고 아무리 생각해도 긍정적일수 없네요.
데브레첸
20/08/17 16:02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이유로 고령화발 부정적인 변화가 전부 상쇄되진 못하겠지요. 다만 부정적인 영향력은 생각보다 작겠지요.

그리고 사회문화적인 고령화가 나쁘기만 한 건 아닙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전쟁을 삼가고 평화유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건 적어도 세계평화에 긍정적이겠지요.
MissNothing
20/08/17 16:56
수정 아이콘
크크크 태클거는건 아니지만 종북좌빨들 다 죽여야한다는 태극기 부대도 생각해보셔야죠. 전투적인건 젊고 늙음을 따지지 않습니다.
잠이온다
20/08/17 12:50
수정 아이콘
저는 오히려 너무 우려하고 있다고 보는것이 노동력의 가치는 더 떨어질 것이라 보기때문에... 노인도 지금 60대랑 옛날 60대는 활력이나 건강면에서 차이가 많이 나요. 생산인구 나이조절이나 노동력 필요 감소를 고려하면 디스토피아적인 전망까진 안갈꺼라 봅니다.
데브레첸
20/08/17 13:16
수정 아이콘
제 말이 그 말입니다.
20/08/17 16:28
수정 아이콘
저는 낙관주의라서 고령화로 인한 사회문제보다 특이점이 더 빨리 오지 않을까 싶어요. 2040-2050년 쯤에 고령화로 사회가 무너진다고 하지만 그때는 완전 sf에서나 볼 년도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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