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8/16 23:38:43
Name 머리부터발끝까지
Subject [일반] 노견을 먼저 보내주는 것 문제일까요?
지금 18살인 노견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젖을 떼자마자 처음으로 강아지를 입양한 저희집에 입양와서  18년동안 너무 해준 것이 없고 초보인지라 실수도 많이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요즘엔 나이가 있다보니 하루하루 힘들어 하는 것이 보이고.. 걷고 먹는 것 조차 힘들어 하는게 보입니다.

참 저도 이기적인 것이 먼저 보내줄 마음에 준비가 되어있지도, 혹은 자연스럽게 무지개 다리를 건너더라도 어떻게 해야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있는데 제 마음도 너무 아프고 너무 아파서 힘들어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먼저 보내줘야하나.. 라는 생각이 있는데 너무 이기적인 생각일까요??

여태까지는 아프더라도 품안에서 보내고 싶었는데 힘들어 하는 머습을 보니 제 마음이 너무 이파지네요.. 제 욕심에 힘들어하는 아이를 잡아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생물인지라 더 살고싶을텐데 제 생각으로만 판단하는건 아닌지 참 밤중에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0/08/16 23:55
수정 아이콘
이건 제 친구 에피소드인데 님과 비슷하게 거의 20년정도 살다간 개를 키웠습니다.
말년에 거의 움직이지도 못하고 음식도 먹여줘야하고 배설물만 나오고 그 배설물을 매일 치우는 연속이길래 안락사를 얘기한적이 있는데,
개가 원하는지 알 수 없는데 안락사시키는 것은 나만 편해지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거절하더군요.
안락사 시키면 마음속에 두고두고 남는 선택이 되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도 듭니다.
20/08/17 00:03
수정 아이콘
저희 가족도 2년 전에 18년 동고동락한 친구를 무지개다리 건너 보냈는데요... 그 당시에 안락사는 생각해 보지도 않았습니다.
혹시 요새는 안락사가 비일비재한 일인가요? 50% 이상이 한다든가...
소금사탕
20/08/17 00:06
수정 아이콘
저도 올해 강아지 보냈는데 똑같은 고민을 했어서 이해합니다
끝에 피부병으로 많이 고생했는데 혹시나 나아질까해서 어머니랑 강아지가 기겁을 하는데도 약 발라주고 그랬던게
사실 돌이켜보니까 몹쓸짓한것 같아서 아직도 많이 미안합니다

안락사 얘기도 많이 주고 받았는데, 그래도 애가 아직 의식도 있고, 사람도 알아보고,
먹는거 소화도 못 시키는것 같지만, 어쨌든 그 와중에도 대소변도 가리려고 하는데,
차마 억지로는 못 보내주겠더라구요
그래서 어머니랑 애가 밥을 혹시 안 먹기 시작하면 그때 보내자고 합의를 봤는데,

어느날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먹더니 그 다음날 어머니 품에서 갔어요
결론은 저희는 그래도 우리 품에서 떠나서 다행인것 같다고 얘기했었고,
또 안락사 시켰던 친구도 비슷한 얘기를 하긴 했습니다, 약간 후회했다고..
(그 친구는 낮에 강아지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선택했습니다만)

옳은 선택은 없는것 같아요
근데 저희 가족은 강아지 돌봐주는게 끝에 많이 힘들었어도,
살던 집에서 생을 마감해서 다행인것 같다고 말을 서로 나눴습니다

어쨌든 어떤 선택을 하든
사진은 지금이라도 계속 남기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지탄다 에루
20/08/17 00:08
수정 아이콘
먼저 정성스레 돌봐주시는 따뜻한 마음에 멋지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철없이 어릴 적 한 아이를 너무 일찍 떠나보내고, 두 번째 아이는 마지막 날까지 보살펴 준 경험이 있는데요.
첫번째 아이 때는 애견 양육법이나 먹이를 뭘 조심해야 하는지 등을 저희 가족들이 하나도 몰랐어서, 지금으로 치면 정말 팔팔한 나이에 이런저런 병이 많이 와서 너무 아파했습니다. 밤에 잠도 못 자고, 아파하고, 먹는 것도 정말 힘들어 하고요. 그래서 가족들이 상의해서 결국 먼저 떠나 보내기로 하고 보내줬는데, 반나절도 안 되서 너무 후회가 많이 되더라구요. 사실 조금 아팠다가 나았을 수도 있는데.. 얘가 우리 가족들을 깜짝 놀라게 해 주려고 잠시 아픈 척을 한 거였을 수도 있는데.. 등등.. 별별 이상한 생각이 다 들었었습니다. 병원으로 떠나보내고 나서는 바로 눈물이 나진 않았는데, 병원 갔다 돌아오니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면서 울음이 멈추질 않더라구요.
두 번째 아이는 여러모로 조심해서 돌봐줬는데, 3살 이후에 유전병이 발현해서, 눈도 안 보이고 여러가지로 건강이 좋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돌봐줬고, 하늘나라로 가는 그 날 밤까지, 배가 아픈지 낑낑 거리면서 자꾸 화장실 가겠다고 (병이 나서 아픈 건데, 자기 딴에는 용변 소식이 오는 줄 알고 화장실 가겠다고 한 거겠지요. 착해가지고..) 베란다 문 열어달라고 3분마다 왔다갔다 하는 걸 밤 새면서 돌봐주고, 결국 아침 7시 정도에 호흡이 가빠지면서 마지막 숨을 내뱉을 때까지 안아주고 같이 있어줬었습니다. (강아지 심폐 소생술 시도를 해 본 것도 처음이었네요) 울음이 나오긴 했지만, 마지막까지 안아주면서 울 수 있어서, 얘도 그걸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첫번째 아이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두 녀석 모두 운도 좀 좋지 않은 편이기도 했지만, 지금 다시 떠올려 보면 첫 번째 아이도 마지막까지 같이 있어줬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정말 거짓말 같은데, 두 번째 녀석이 아이스크림을 참 좋아했거든요. 근데 심장도 안 좋고, 뱃속도 아팠을 텐데, 세상을 떠나기 바로 전 날에도 아이스크림 먹으니까 어떻게 알고 찾아와서 달라고 조르더라구요. 참 이상했지요.
글쓴 님께서도 18년 같이 지낸 아이면 정말 가족 이상이실거고, 강아지 입장에서도 한 평생을 같이 보낸 가족이 되겠지요. 그런 부분을 생각하셔서 판단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사영우
20/08/17 00:18
수정 아이콘
고민이 많이 되시면 후회 하지 않을 선택을 하세요. 시간은 지나 갈겁니다.
어떤 선택을 하시던지 후회 하실것 같으면 하지 마세요.
어차피 모든 일은 일어나고 돌이킬수 없습니다.
우리가 할수 있는일은 후회가 남지 않도록 노력하는것 밖에 없습니다.
개망이
20/08/17 00:22
수정 아이콘
저희 강아지도 13살인데..ㅠㅠ 요샌 막 16, 17년도 산다는데 벌써 심장이 망가져서 얼마 못 산다고 하더라구요.
아직은 잘 걷고 잘 뛰고 하는데, 저러다 갑자기 죽는다고 하던데,
그게 아니라 서서히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강아지도 너무 힘들어하면 저도 마지막 순간에는 그냥 편하게 보내주려고 합니다.
요새 반려견 카페에서는 안락사 많이들 선택하는 거 같더라구요.
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돌보다가, 마지막 순간에는 우리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되지 않을까요..
20/08/17 00:26
수정 아이콘
저희 개도 20이 넘었는데 눈아픈걸 너무늦게발견해서 실명해서 여기저기 못돌아다니지만
어디 다른데는 아프지않고 건강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이제는 언제가도 이상하지않을 나이인데 밥잘먹고 배변잘해서 기특하기도하고...
그래도 언제든갈수있다라는생각하면서 마음의준비를하고있습니다
글쓴분도 후회하지않는 선택하셨으면좋겠고 같이하는 그친구도 건강하게 좀더 살다가갔으면좋겠네요
아루에
20/08/17 00:37
수정 아이콘
어리고 생기 넘칠 강아지 시절만 어여뻐 하다가 조금 늙고 거추장스러워 지면 헌신짝 버리듯 내버리는 자칭 견주들이 넘쳐나는 시국에, 노견을 세상 떠내보내기 목전까지 돌봐 오신 분들이라면 그 자체로 이미 귀한 일 존경받을 일 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제넘게 소견 말씀드리면 노견들도 설령 조금 더 살고 싶은 미련 있었는데 주인이 알아 채지 못해 조금 일찍 죽음을 도와 주었더라도 고통을 덜어주고자 안락사를 선택할 주인의 그 마음을 느끼지 주인을 원망만 하거나 비난만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고심 끝에 어떤 선택을 하시더라도 강아지들은 사랑하는 주인, 좋은 주인, 고마웠던 주인으로 기억할 겁니다. 다시 만나게 되어서도 꼬리 흔들며 뛰어 와 안길 것이구요.
Lainworks
20/08/17 00:48
수정 아이콘
제 경우는 대소변 못가리는걸 넘어서 신장이 망가져 소변을 볼때마다 통증이 심해서 막 비명을 지르더라고요. 그래서 병원 가서 상태 체크하고 잘 보내줬었습니다.
눈이 안좋거나 하는거면 어떻게 하겠는데 노화로 속이 망가지면 사람이 할 수 있는게 많진 않더군요.

조금이라도 더 오래 같이 있는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니까, 상태를 면밀히 체크하는게 우선일겁니다.
20/08/17 00:53
수정 아이콘
저희는 후회하지않는 선택을 하려고했고 안락사를 안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치료했었습니다. 몸은 거의 못움직여도 머리를 가누고 사랑받고 사랑한다는 서로의 교감이 오간다고 확신했었습니다. 그래서 안락사를 선택하지않았습니다.

결국은 제품에서 숨을 멎었는데 5년이 지난 지금도 그순간을 잊지 못하지만 후회는 없네요. 돈이든 정성이든 최선을 다했습니다. 다만 3~4년의 투병 기간중 죽기 한달전부터는 비교도 안되게 힘들었고 특히 일주일전에는 사경을 헤매면서 더 힘들었네요.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하고 사랑받던 아이는 행복했을거라고 위로드립니다. 다만 저희의 선택은 아이가 마지막 순간까지 저희에게 사랑받기를 원했다고 느꼈고 최선을 다해 살아있는 하루하루에 감사하며 치료를 했었습니다. (이렇게 얘기해도 중간중간 안락사를 생각했었습니다.)

마무리 말을 어찌해야할지 어렵네요. 부디 끝까지 굳건하셨으면 합니다!
20/08/17 00:53
수정 아이콘
대화를 할 수가 없으니 역지사지 해보고 결정하는 수밖에 없지싶네요. 본인이 귀찮아서 죽이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개를 위한 선택을 하실 분이니, 어느쪽이든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데릴로렌츠
20/08/17 02:02
수정 아이콘
어떤 결정을 하시던 응원합니다.
ArthurMorgan
20/08/17 02:34
수정 아이콘
무지개다리 배웅 세 번 한 입장에서 공감이 많이 됩니다. 수의사님께 상담한 결과로는 직접적인 질병이나 부상이 없는 이상 안락사는 고려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안락사를 결정할 때, 몇 가지 척도를 통해 아이의 상태를 측정합니다. 그 측정 결과에 따라서 단순 연명이 더욱 고통스러운 아이는 안락사 범위에 들어간다고 주인에게 알려주더군요. 저의 경우에 둘째가 전신 암으로 인해서 먹이를 먹지도 못하고 호흡도 너무 힘든 상황이어서 단순히 연명하는 것은 고통의 시간을 늘리는 것이라 듣고 힘겹게 결심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 수의사님께서 정말 상냥하고 친절하게 도움을 많이 주셨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어요. 이별의 시간 전에 충분히 인사하시라고 병실도 비워주셔서 한시간을 넘게 끌어안고 울다가 보냈습니다. 지나면 지날 수록 그 수의사님께 감사하게 되네요...
싶어요싶어요
20/08/17 02:48
수정 아이콘
개의 사고력으로는 지금이 힘들어도 죽음으로 이를 피할수있다라는걸 인지하지못할테니 대화를 해도 안락사를 선택하진 않을듯하네요. 고통을 견디며 굳이 살아야하느냐? 라는 물음엔 고통을 피하기위해 꼭 죽어야하느냐? 라는 반문이 있겠지요.

저도 견주이긴한데 개는 개일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명이지만 사람은 아니지요. 수의사의 동의가 있다면(물론 더 살수있으니 아직은 아니다며 안락사에 반대하는 수의사도 있겠지만) 어떤 선택지이든 옳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20/08/17 04:49
수정 아이콘
수의사가 사흘 못 버틸거라고 했던 애를 어떻게든 먹이고 해서 한달 더 버틴 경험이 있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제 욕심이었던 것 같아요
라붐팬임
20/08/17 07:11
수정 아이콘
개는 자기가 고통스러워도 당신을 하루 1분 1초라도 더 보고 싶을 거에요
20/08/17 08:02
수정 아이콘
개 키우고 싶은 사람들이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할 것도 이거고, 키우기 전에 가장 먼저 봐야 할 글도 이런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쁘고 귀여운 시절 다 가도, 자기 시간, 돈, 마음까지 다 써가면서 끝까지 돌봐줄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죠.

저도 반려동물 키우고 싶기는 한데, 마지막이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고 그걸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아직까지는 망설이고 있네요.

어떤 걸 선택해도 이상하지 않으니,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생존맨
20/08/17 08:51
수정 아이콘
뭘 먼저보내요? 그건 정말 이상한 말입니다. 작년에 18살 고양이 보냈고 지금도 나이 많은 애들이랑 살고 주변에 20살 먹은 개랑 사는 사람도 있는데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말만 가족인가요? 아 힘들어 보이니까 안락사 시켜줄까? 뭐 그런 생각할 수 있겠죠. 근데 과연 관계적으로 우리가 함께한 세월이 뭐였는지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아주 의야합니다.

어떻게 보내는지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에요.
운빨로간다
20/08/17 08:59
수정 아이콘
이런 문제는 고민 자체가 너무 슬픈데요..
자신의 생각을 투영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나라면 저런 고통 속에서 살고 싶을까?
선택할 수 있다면 죽고 싶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이런 생각은 제가 인간이라서 드는 건가 싶기도 하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아니이걸왜들어가
20/08/17 10:20
수정 아이콘
다른 얘기긴 한데 보통 개들은 떠나기 전에 직감을 하고 주인에게 작별인사를 하는게 참 짠한 것 같습니다.
저도 살면서 세마리 보냈는데 모두 떠나기 전에 한 반 안기고 조용히 떠나더군요.
20/08/17 11:17
수정 아이콘
참 힘든결정이죠 18년을 같이 살았으면 그게 쉬운 결정일까요? 저도 제 자신이 아프다면 고통없이 보내줬응 좋겠지만 가족입장에서는 기적을 바래서 안보내줄듯합니다..
20/08/17 11:44
수정 아이콘
저도 정말 고민입니다. ㅠㅠ 제가 지병이 있는 오랜 환자고 사람에 대한 존엄사는 찬성하는 입장인데 이걸 우리 멍멍이로 치환하면 무엇이 그 녀석에게 최선인 지 선뜻 판단을 내리지 못하겠더라구요.

우리 멍멍이가 올해 15살인데 간수치 문제가 있긴 했지만 나름 관리를 잘하고 있었고 그것만 빼면 정말 건강하던 아이가 올초 갑자기 급성 경추 디스크가 왔어요. 상태가 넘 심각해서 병원에선 수술을 권했지만 애 나이도 있고 또 위치가 신경과 가깝기도 하고 해서 고민 끝에 재활을 택했어요. 물론 며칠 입원해서 고용량 스테로이드 처방받았고 이후에도 약을 때려 부었죠. 덕분에 간수치 미친듯이 올라가서 관련약 급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오고 애가 진짜 고생 많았어요. 근데 이 과정에 침과 뜸을 쓰는 동물병원도 같이 다녔는데 운이 좋게도 효과가 상당히 좋더라구요. 덕분에 두어달만에 완치에 가깝게 회복돼서 기적 소리를 여기저기서 들었답니다. 물론 그 뒤로 소소하게 재발하기도 했고 2개월 정도 전까지는 목보호대도 예방 차원에서 꾸준히 했고 지금도 한달에 한번씩 침이나 이런거 맞으러 정기적으로 가고 있어요.

아 제가 우리 멍멍이 회복기를 적으려고 한건 아니고 -_-;; 여튼 그렇게 침 등등 치료받는 동물병원은 특성상 많이 아픈애들이 방문을 해요.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못했거나 포기한 애들이 마지막으로 많이들 오는 거 같더라구요. 어느날 대기를 하고 있는데 옆에 아주 작은 하지만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조용한 친구가 가족들과 있었고 상담을 받으러 들어간 뒤 멍멍이는 없이 가족들만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당연히 멍멍이 침 맞으러 갔다 생각했어요. 조금 뒤 그 가족들이 다시 원장실로 들어갔는데 모두가 대성통곡을 하더라구요. ㅠㅠ 아이구 애가 진짜 많이 아픈가보다.. 라고만 생각했는데 잠시 뒤 그분들이 하얀 포대기랄까 뭐 그런걸로 아까 그 멍멍이를 감싸 안고 나오시더라구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잠시 뒤 장례업체분으로 보이는 분도 오시고 그랬어요.

그날 대기하는 분들이 이상할 정도로 많았는데 저를 포함 모두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였습니다. 저는 솔직히 우리 멍멍이 진짜 많이 아프고 넘 힘들어하면 편하게 보내줘야지. 라고 예전부터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막상 올초 애가 죽을 고비를 넘기는 모습을 보고 또 그날 그 멍멍이 그렇게 하늘나라로 가는 모습을 보고나니 무엇이 최선인 지 정말 잘 모르겠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또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우리 멍멍이는 제가 어떤 선택을 해도 주인인 자기가 맘 편하자고 하는 게 아니라 자기를 위한 것이라는 걸 알거라고. 저는 님의 강아지도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방구차야
20/08/17 11:45
수정 아이콘
본인이 안락사를 원하면 의사와 가족의 동의하에 여러번 검증하고 장기간 의지를 재확인한후 가능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물은 스스로의 의사를 확인할수 없기에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고, 다만 반려견을 가족으로 보느냐 소유물로 보느냐의 문제로 볼수는 있을겁니다
가족이라면 끝까지 돌봐야 하는거고 사람도 치매나 정신미약에 의해 자기의사를 표현할수 없다면 안락사는 논의할수 없는 문제입니다.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면 주인의 상황과 결정에 따라 운명을 결정할수 있는 걸테고요.

반려견은 가족이기도 하지만 소유물이기도 하죠. 세상에 자기 자식이 손자를 다섯명 낳았는데 많다고 한명만 남기고 입양보내는 부모는 없죠. 중성화 수술이나 성대수술도 가족에게는 할수 없는 일이죠. 궁극적으로 반려동물은 소유물인게 맞고, 다만 한 개체에게 얼마나 가족에 준하는 정을 줄것이지 모든게 주인의 마음에 따른 선택으로 가게 되는 겁니다. 안락사가 나중에 후회 될것 같고 마지막 가는길까지 보살피고 싶다면 그렇게 하는거고, 잘 돌봐주지도 못할거 괴로움에 방치하는게 더 마음에 걸리면 안락사를 할수 있는겁니다. 말은 가족이지만 엄연한 주인과 소유종의 관계가 맞습니다. 주인의 마음에 걸리는 문제에 따라 결정할 문제입니다. 다만 물건이 아닌 생명체라는 점과 과거에 내 인생의 한 부분을 크게 담당하며 행복과 사랑을 나눈 존재라는 점에서 판단할 문제겠죠.
기도씨
20/08/17 12:18
수정 아이콘
결정하셔서 하기로 마음먹어도 쉽지 않을수 있습니다.

https://m.vingle.net/posts/2578121
20/08/17 12:53
수정 아이콘
ㅠ 이제 헤어짐이 무서워서 반려견도 못키우겠어요
유료도로당
20/08/17 17:29
수정 아이콘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안하고보다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느냐가 더 중요하겠죠.
어차피 댕댕이가 뭘 원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고, 나 편하자고 내린 결정이 아니라 정말로 그를 위한 결정이라면 행동에 후회가 남지 않을것 같습니다.

'그니까 자꾸 아프고 그러니 내가 귀찮아서 안락사 시켜야겠다'가 아니라 '내 욕심같아서는 더 붙잡고 있고싶은데 너무 고통스러워 하는걸 보니 내욕심에 오히려 힘들게 하고 있는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안락사도 충분히 선택 가능한 옵션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20/08/18 08:52
수정 아이콘
저는 안락사도 해보고 그냥 죽는 것도 지켜봤고 지금은 다른 고양이를 기르고 있는데요.
저는 안락사가 더 좋은 거 같네요.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는건 너무 힘들어요.
나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면 보내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뭐, 저나 제 가족은 나중에 너무 아프면 외국에 가서라도 안락사 할 수 없나 하는 사람이라 그렇게 생각하는 것 일수도 있겠지만요.
달리는물망초
20/08/18 13:00
수정 아이콘
솔직히 저도 참 요새 고민이 많이 되네요. 반려동물에게 고통스러운 연명치료를 진행하는게 내 욕심을 채우는 것인지, 아니면 반려동물의 행복을 지켜주는 것인지 답이 안나오는 것 같습니다.. 반려동물과 교감은 할 수 있지만 의사소통이 안된다는 사실이 이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7698 [일반] 월급쟁이로 그리운 것 [20] style11384 20/08/18 11384 9
87697 [일반] [일상] 우울한 사람의 우울하지만은 않은 하루 [26] 꾸꾸7884 20/08/18 7884 9
87691 [일반] 21세기 세계 인권 운동에 대한 진지한 비판 [27] 데브레첸11558 20/08/18 11558 19
87689 [일반] [삼국지 떡밥] 유비의 인사 배치로 관우를 살릴 수 있지 않을까? [51] 꺄르르뭥미10728 20/08/18 10728 0
87684 [일반] [샘숭] 갤럭시탭 S7 사전예약이 곧 시작 됩니다. [208] 길갈20334 20/08/17 20334 5
87683 [일반] (20200817) 범유행 직전입니다. 다시 위기의식을 가지셔야합니다. [85] 여왕의심복30528 20/08/17 30528 178
87682 [일반] 개신교와 코로나와 포괄적차별금지법이 짬뽕된 젊은 교인의 답답함 [57] 타는쓰레기12864 20/08/17 12864 44
87681 [일반] [칼럼] 日 경시하는 맨 마지막 나라가 되어야 한다 [152] aurelius18450 20/08/17 18450 50
87679 [일반] [시사] 벨라루스 집회 사상 최대, 러시아에 군사지원 요청 [24] aurelius12914 20/08/17 12914 1
87678 [일반] [보건] 전광훈 목사 확진 [338] 동년배25503 20/08/17 25503 12
87676 [일반] 올여름 알차게 쓴 헤드폰 KSC75 [16] 윤정11125 20/08/17 11125 2
87675 [일반] (일상) 장마는 나의 원수 [11] CoMbI COLa7496 20/08/17 7496 26
87674 [일반] 관현악 환상곡 "동요로 만나는 봄, 여름, 가을, 겨울" [3] 표절작곡가6052 20/08/17 6052 4
87673 [일반] 노견을 먼저 보내주는 것 문제일까요? [28] 머리부터발끝까지11994 20/08/16 11994 8
87672 [일반] [보건] 부산시도 8월 17일 12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됩니다 [8] 어강됴리8704 20/08/16 8704 1
87671 [일반] [시사] 일본의 재무장과 미국, 영국, 프랑스 묵인 [155] aurelius16454 20/08/16 16454 17
87670 [일반] 교육 목적의 체벌은 합당할까요? [149] 피잘모모10414 20/08/16 10414 1
87669 [일반] 오래된 친구와 다퉜습니다. [92] 누텔라에토스트13670 20/08/16 13670 0
87666 [일반] 그 교회 관련자가 의사집회에 참여(사실상 음향 시설 아르바이트)했다고 하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80] Brandon Ingram16527 20/08/16 16527 0
87665 [일반] [펌] 고령화에 대한 경제학적 생각. [23] 데브레첸7865 20/08/16 7865 2
87664 [일반] [역사] 윤치호의 미국관(美國觀), 그는 왜 대미개전을 지지했나? [9] aurelius8724 20/08/16 8724 6
87663 [일반] 우울한지 10년 되었습니다. [65] 꾸꾸11325 20/08/16 11325 27
87662 [일반] 서울 경기 지역 감염병 격리병상 포화직전입니다. [71] 여왕의심복28388 20/08/16 28388 10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