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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8/25 00:01:29
Name OrBef
Subject [일반] [뻘글] 음악 영화 클립 3 개.
평소에도 뻘글이지만 오늘은 더더욱 뻘글입니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게 아니기 때문에 할 말도 별로 없고요. 그냥 제가 인상깊게 본 영화 두 개 이야기를 하고는 싶은데 어떻게 이야기해야할 지 모르겠어서 클립으로 대신합니다. 

첫 번째 클립은 인상깊게 본 두 영화 이야기가 아닙니다. 얼마전에 유로비전 파이어 사가를 봤습니다. 유로비전이 뭔지만 (유럽 대륙 스케일의 노래 경연 대회) 대충 알고 있었고, 영화는 레이첼 맥아담스 보려고 봤죠. 영화는 뭐 그냥저냥이었습니다. 유로비전 팬들에게는 이스터에그가 가득했다던데, 저는 팬이 아니었다보니 그런 세세한 부분들을 즐길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도 스토리 자체가 무난무난한 이야기라 (젊었을 때에는 무난무난한 스토리를 참 심심하게 느꼈는데, 이젠 이런 게 좋더라고요. 이렇게 늙어가는 것인가.) 부담없이 볼만은 했습니다. 굳이 영화를 추천하진 않고, 다만 아래 마지막 공연은 좀 멋있었습니다. 맥아담스가 품위있게 나이들어가는 것 같아서 그것도 좋았고요. 물론 영상을 보시면 그 자체로 스포니까 영화를 굳이 보실 분들은 스킵해주세요.



근데 이렇게 커플이 주인공으로 나와서 음악하는 영화는 사실 꽤 자주 나오죠. 개인적으로 제가 아주 좋아하는 영화는 비긴 어게인입니다. 형님이 뉴욕 사는지라 뉴욕에 갈 일이 많은데, 그러다보니 뉴욕을 배경으로 때깔 좋게 뽑은 이 영화가 눈에 밟히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뉴욕 씬이 아니라 아래의 바 씬입니다. 전 이 장면이 완전 충격먹을 정도로 좋았는데, 제 기준에 이 장면 만든 사람은 천재입니다.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실 지는 잘 모르겠네요. 물론 이 영상도 보시면 그 자체로 영화에 대한 스포입니다.



저는 감독이 완전히 세련되기 전의 투박한 모습을 담은 초기작들을 찾아보면서 재미를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샘 레이미와 브루스 캠벨이 이블데드 시리즈를 만들기 전에 백만원으로 만든 파일럿 필름 Within the woods 같은 영화를 굳이 찾아보는 거죠. 물론 대표작들에 비해서 퀄리티는 떨어지지만, 이 친구들이 진짜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였을지는 그런 영화에서 조금 더 잘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비긴 어게인 감독의 초기작 원스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혹시 드라마 연애시대처럼 '마음 약하고 착한 사람들이 정분났는데 워낙 소심해서 말 못하는' 그런 영화나 드라마 보면 막 짠하고 그런가요? 여기 나오는 커플이 딱 그렇습니다. 음악도 아름답지만 그 달달하면서 짠한 기분이 이루 말도 못해요. 아래 영상은 영화 전체의 요약본이기 때문에 보시는 자체로 스포입니다. 근데 사실 이런 영화는 스포 좀 당하고 봐도 괜찮은 것 같아요. 선택은 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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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ewalker
20/08/25 00:23
수정 아이콘
좋은 노래들 추천 감사합니다. 폴링 슬로울리는 옛날에 진짜 미친듯이 들었던 노래인데 오랜만에 들으니 반갑네요 크크.
영화 Ost 요즘은 뜸하게 들었다가 최근에 왠 lg tv광고에서 익숙한 브금이 들려서 무슨 노랜가 찾아보니 https://youtu.be/Ce0dZbPOepE 앨리스 인 원더랜드 테마였더군요. 팀 버튼 영화라 잔뜩 기대하고 영화관 갔다가 그 특유의 기괴한 분위기랑 비쥬얼만 건지고 영화관 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20/08/25 01:20
수정 아이콘
와 팀 버튼 이름 자체를 오래간만에 듣네요. 분명히 요즘도 활동하실텐데, 저도 몇 번 실망하고 나서는 찾아보지 않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그런 분위기의 영화를 만드는 솜씨 하나만큼은 일품이죠.
20/08/25 00:34
수정 아이콘
올초에 비긴어게인 재개봉했을때 별로 사람없는 관에서 봤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6년전애 봤을 때랑은 또 다른 생각도 들고
20/08/25 01:22
수정 아이콘
저는 아쉽게도 이걸 극장에서 보질 못했어요 흑흑;;; 아주 유명한 영화들을 제외하고 나면 주로 입소문 확인 후에 영화를 보거든요. 그러다보니 가끔 놓치는 영화들이 생깁니다. 부럽습니다.
20/08/25 03:40
수정 아이콘
분명 몇년 전에 비긴어게인을 극장에서 봤고, 너무 좋아서 OST도 자주 들었는데 카페씬이 제가 기억하던 것과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랐어요. 가수와 제작자의 우연한 첫만남이라고만 기억했었는데, 그걸 제작자의 관점에서 정말 아름답게 표현했네요. 영상 마지막에 세션들이 다 퇴장하고 카페 소음이 들리는 부분까지 정말 완벽하네요. 저는 비긴어게인 중 Tell Me If You Wanna Go Home을 옥상에서 녹음한 장면을 가장 좋아합니다. 지금도 기분 안좋을 때 보고 듣는 위로곡 중 하나네요.
20/08/25 04:05
수정 아이콘
아 그 장면 정말 느낌 좋지요. 헐크 딸이 갑자기 연주를 너무 잘 해서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애초에 이런 영화는 그런 거 고민하면서 보는 영화는 아니니까 패스하고, 저도 가끔 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6gBjnHjtx4

이거죠.
라니안
20/08/25 10:58
수정 아이콘
오오 저랑 같은 분이 흐흐
저도 그부분 정말 좋아합니다..

그 장면이 사실상 이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것을 보여주는 핵심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음악이 매개체가 되어서 현실을 영화처럼 만들어주기도 하고,
음악으로 사람과 사람이 화해를 하고
음악을 할때 만큼은 모두가 행복해지는...

옥상에서 기타 앰프 삑사리도 좋고
베이스랑 기타 애드립도 좋구요
20/08/25 10:34
수정 아이콘
비긴어게인 원스 둘 다 좋아하는 영환데 같은 감독인건 처음 알았네요. 이제보니까 제임스 코든도 나오는군요 크크.

좋은 노래 들으면서 또 뭐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머니볼의 the show가 생각나네요.

https://youtu.be/AMgCNpMhg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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