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연락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1~2회정도, 카톡 및 단체 카톡방에서 매일매일 카톡하던
친구였다. 적어도 1달에 1번이상은 꾸준히 만나 온갖 잡다한 이야기를 하던 소중한 친구였다.
서로 게임과 롤 보는것을 좋아하여 모바일 게임이나 롤 경기가 있으면 항상 즐겁게 이야기 하던
녀석이었다.
이상기운이 감지된것은 모게임 점검날인 8월 20일이었다. 평소같이 우리 대학동기들
소수가 게임만 하는 게임카톡방에서 폭사를 했네 뭘 뽑았네, 혹은 뭐가 좋다네등 이야기가 나왔어야 된다.
근데 카톡 1이사라지지 않고 우리만 떠들고 있었다.
카톡방중 한명이 A가 조용하다? 라고 의문을 표하였고, 나는 카톡 대화방에서 1이 사라지지 않는
시점이 8월 17일이라는걸 알게되었다.
그리고 A가 마지막으로 카톡 메시지를 쓴것은 8월 16일이었다.
즉시 전화를 걸어 보았다.
[고객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음성사서함으로...]
뭔가 불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제서야 다른 단체방 카톡 및 게임 오픈채팅방도 하나하나 다 살펴보기 시작했다.
8월 16일 시덥지 않은 게임 농담 던진게 그에 마지막 카톡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얼마전 휴대폰이 고장나서 교환할려고 임시폰을 쓰던것이 생각나서 휴대폰을
드디어 교체하나 보다. 그래서 연락이 안되나 보는구나 했다.
친구들과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였다. 뭐 하루이틀 지나면 다시 짠하고 나타나겠지 하고 말이다.
8월 21일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전히 전화기는 음성사서함으로만 연결이 되었다.
8월 22일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전히 전화기는 음성사서함으로만 연결이 되었다.
8월 23일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전히 전화기는 음성사서함으로만 연결이 되었다.
모든 카톡방에서 여전히 숫자 1은 사라지지 않는다.
8월 24일 연락이안된지 일주일이 넘었다. 조금더 나는, 아니 아주 심각해지기로 하였다.
단체방 및 연락되는 친구들에게 이야기 하였다.
처음에는 다들 일주일정도 연락 안된다고 뭐 별일 있겠어하다가 [게임을 10일 가까이 로그인을 안하고 있다. 마지막 접속일이 10일전이다.]
이야기하니 다들 심각성을 인지하기 시작하였다.
8월 25일 같이 게임하던 친구창 및 길드창을 보니 마지막 접속일이 8월 17일이었다.
2년동안 매일매일 게임은 열심히 안하지만 보상은 받겠다며 길드와 출석체크를 꾸준하게 하던 녀석이었다.
확실히 무슨일이 생긴것이다.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기에 집은 대략 사는곳과 위치는 안다. 문제는 호수를 모른다.
그녀석 집에 간적은 10년전이었고, 만나도 집에서 만난적은 없고 항상주위에서 만났었다.
주말에 가서 한번 경비실 물어보고 다 돌아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8월 26일 다른 안좋은일 있어 동기들이 다 모이게 되었다. 거기서나는 행방불명된 A에 대해서 심각하게
이야기 하였고, 집은 어디인지 대략아는데 정확한 호수를 모르겠다. 너네들이 아는 녀석에 집 위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였다. 근처 사는 선배 한명이 연락이 와서 친구 A네 아파트가 재개발이 되어 지금 반이상은
사람이 안사는 빈 아파트라고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생각해보니 집이 재개발이 되어 1~2년 정도 지나면 이사해야될거 같다고 하였다. 재개발 덕분에 집값이 많이 오르고
해서 좋겠다고 나도 같이 살고 싶다고 실없는 농담도 했었다.
1이 사라지지 않는 단체카톡방에서 A가 말이 없으니 채팅방이 조용하구나 하고 다들 그 빈자리를 느끼고 있었다.
8월 27일 장문에 카톡과 전화를 하였지만 여전히 전화는 꺼져 있었다.
동기 몇명과 이야기하여 집에 가서 발품을 팔아보자고 하였다. 우리는 8월 28일날 만나기로 하였다.
그녀석 동네에서 친하게 지내던 동생 한명이 생각나서 연락하였다. 그 동생이 바로 나에게 이야기 하였다.
형도 연락 안되어서 나한테 연락했지? 전화기 계속 꺼져 있더라고... 이녀석도 마지막으로 4개월전 집에 갔다왔다는데
호수를 기억못한다. 하지만 층은 기억한다. 2번라인인 1/2호, 아니면 4번 라인인 3/4호라고 하였다.
직접 가면 바로 알텐데 지금 일때문에 지방에 있다고 했다.
알겠다고 하고 층수 기준으로 8개 집이 있으니 다 돌아보기로 하였다.
8월 28일 서울 XX로 친구 몇명이 모였다.
다들 친구네 아파트에서 보니 친구집이 어디인지 기억이났다. 친구 누나 결혼식때 1박2일 여기서 실컷 놀다가
갔으니 이제야 기억이 났다.
재개발 결정이 되고 슬슬 시공사가 정해져서 이사하는 분위기가 있는 아파트였다. 얼마전 선배가 이야기한 반은
이사갔다라는 이야기는 과장 같았다. 그 이야기를 듣고 빈건물과 재개발 분위기를 생각했는데, 전혀 그냥 평범한 아파트
분위기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친구집 초인종을 눌렀다. 인기척이 없었다.
집앞에서 기다릴까 고민하다가 다들 명함과 간단한 쪽지를 남기고 나왔다.
일부는 경비실로 방문하여 자초지종을 말하고 집 연락처를 몰어보자고 하였지만
요즘같은 시대에 개인정보를 그렇게 쉽게 알려주지도 않고 괜히 일을 크게 만들지는 말자고 하였다.
근처 커피숍에 있으면서 혹시 코로나일까? 아니면 우리한테 말못하는 뭔가 큰 문제가 있어서 잠수탄걸까..
살아만 있어라등등 온갖 추측과 생각을 하며, 혹은 그냥 휴대폰이 고장나고 집 PC도 고장나고 거기다가 PC방도 지금 영업을
못하니 그렇게 우리한테 이야기도 못하고 그냥 집에만 있거나 어디 운동 하러 간거 아냐? 라고 긍정적인 생각도 하였다.
저녁에 다시 친구집에 방문하였지만 불은 꺼져 있었다. 빈집이거나 사람이 살지 않는 느낌이 아니었다. 멀리서 베란다에서는
여전히 화초들이 있었고, 집 앞 계단에는 싱싱한 화초와 여러 선반들이 먼지 없이 잘 정리되어 있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낮에 우리가 붙여 놓은 명함과 쪽지는 없었다. 다시 초인종을 눌렀지만 인기척은 없었다.
실례를 무릎쓰고 건너편 이웃 집 초인종을 눌렀다. 거기도 인기척은 없었다.
우리는 주말에 다시 모이기로 하고 그렇게 헤어졌다.
8월 29일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받아보니 친구 친누나였다. 친구가 연락이 안되어서 다들 걱정해서 집 방문 및 쪽지와 명함을
남긴거라고 이야기 드렸다. 친구가 크게 아프고 해서 전화기를 꺼 놓았다고 하신다. 전화기는 지금 누나가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친구는 지금은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한다.
병원이 어디인지 병명이 무엇인지 물어보았지만 뜸들이더니 그냥 다른 상관 없는 이야기를 하셨다.
일부러 알려주시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생명이 위태롭거나 그런거는 아니고 건강은 하니까...
친구가 안정이 되면 연락 바로 주라고 하겠다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면서 그렇게 통화는 종료 하였다.
다른 동기들에게 위와 같은 이야기 하였다. 다들 코로나 걸려서 자가 격리 당했나? 코로나라고 하면 주위나 평판 문제등으로
조심스러워서 자세히 이야기를 안해주시나 보다.. 하는 그런가보다.. 하는 생각들도 하였다.
다들 그냥 별일 아닌 그 친구가 건강하게 빨리 되돌아 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일단 살아있는건 맞으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