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의 도전장>
#1.
사실 전 놀동 - 캠프 - 튀동으로 이어지는 동숲 유저입니다.
귀차니즘을 극뽁!하고 앱스토어 해외계정까지 만들어가면서 말이죠.
튀동을 늦게 시작한 편이라 제가 게임 시작했을 때가 튀동 끝무렵이었는데
모동 소식을 닌다로 들으면서도 뭐 그냥 그랬어요. 음, 새로운 게 나오는구나.
그러다 일명 동디션, 정식 명칭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숲 에디션 이 요물이 등장!!
독모드 쓸 일도 없으면서 동숲 디자인인 독에 그만 심쿵. 튀동도 사실은 동숲 에디션 때문에 시작한 거였거든요.
뭐든, 이쁘고 볼 일입니다.
#2.
결론은 샀어요. 한 4개월을 저거 사고 싶어서 안달했던 거 같아요.
동디 미개봉 프리미엄이 60까지 치솟던 시기였으니까 그야말로 미쳤다고밖에 할 수 없었어요.
중고나라와 당근마켓, 온갖 쇼핑몰 사이트를 놓을 수 없던 그 시기는
그나마 코로나여서 업무가 많이 한가하던 시절이었으니까 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월요일마다 대원X 응모하고, 부질없이 이마트 응모하고, 예판넷이라는 사이트도 처음 알았고......
산지 한 한달쯤? 옥션에서 취소분 결제하고 스스로도 어안이 벙벙하던 기분이 아직도 선명해요.
스위치 카페에서 남들이 알림해제하고 이제 기계 켜러 간다던 그 기분, 와... 이런 거였구나, 싶은 느낌.
제가 계속 못사고 징징거렸던 걸 아는 남편이 드디어 결제에 성공했다는 얘기를 듣더니 쿨하게 돈을 계좌로 쏴주었어요.
본체사고 하고 싶던 게임팩 샀으니 이젠 되었다 싶었는데, 악세가 남았더랍니다?
최소한으로 고른다고 골라 사고 났더니 아...... 이젠 책상이 좁아 보이네요.
점점 배가 산으로 가는 정도가 아니라 사막횡단하는 느낌.
아니, 이게 뭐라고 대체......
#3.
집순이는 코로나 시국이어도 사실 일상에 변화가 없어요.
배구도 일찌감치 시즌을 마무리했고, 야구장은 못가고, 쇼핑은 원래 인터넷 쇼핑을 더 많이 했고, 남편은 맨날 야근합니다!
그래도 퇴근하고 집에 가면 맨날 뽀작뽀작 화석파고 물고기 잡고 섬 뽀각뽀각하느라고 두시간쯤은 금방 가요.
야금야금 모은 걸로 무트코인에 탑승도 하고, 남들에게 자재도 팔고 하다 보면 주말도 순삭이에요.
튀동때까지는 그냥 낚시대만 던지면 끝이었는데, 모동은 떡밥이란 아이템이 생겨서
그걸 쓰면 랜덤한 확률로 좀 큰 물고기가 나와요. 제가 또 동숲여포라 낚시는 쫌(???) 합니다.
귀찮을 땐 화석 4개만 딱 파고 출첵만 하고 끌 때도 있어요.
심지어 박용택 마지막 시즌에 엘지가 삽을 퍼도 낚시하느라 화를 잊게 됩니다!
이정도면 노벨 평화상급인데......?
#4.
젤다 야숨도 샀는데... 시작지점에서 절벽다이빙하다 깨꼬닥한 뒤로 잠시 미뤄두고 있어요.
이상하게 가다가 보이는 나무는 다 올라가 줘야할 거 같고, 맵은 다 밝혀야 할 듯한 느낌적 느낌.
각잡고 손대면 동숲보다 시간을 더 들여야할 것 같아서 일단 좀 미뤄두었습니다.
공략 안보면 힘들대요. 근데 일단은 죽을만큼 죽어보고 싶다는 맘이 더 커요. 크크크크.
링피트는 하루 해보고 온몸 근육통이 생겨서 역시나 잠시 보류.
젤다와 링피트는 무조건 큰화면으로 해야 씬나는 거 같아요.
그나저나 두뇌트레이닝 뇌연령 80대의 충격은......
#5.
코로나로 일상이 굉장히 단조로워졌어요.
남편이 저보고 본인보다 훨씬 다이나믹한 취미를 가졌다고 했는데
뭐 요즘같은 시기도 잘 살아지는 걸 보면 딱히 그런 것도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냥 현실순응형 인간인 걸까... 싶지만요.
현실의 나를 대신해 주섬주섬의 주민대표 블루베리봉봉이 열심히 뛰고 있으니 그걸로 대리만족합니다.
적어도 이 섬엔 행복한 동물주민들과 맘껏 게을러도 되는 안도감만 가득하니까요.
동숲도 빡시게 하시는 분들은 되게 스트레스를 받으시는데 그렇게까지 할 열정은 없어서
전 그냥 제 섬에서 과일이나 따먹고 꽃이나 심고 그럴려고요.
포기하면 편해요.
#6.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 등의 공공시설들이 거의 문을 닫은 요즘.
가끔 개관여부 문의하시는 전화를 받는데, 아직 휴관중이라 이용이 어렵다는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이용도 못하는데 그럼 전화는 왜 받냐(...)고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받지 말껄 그랬......나 가 아니라, 전화해서 확인하시는 너님같은 분들이 계시잖아요...... 라고 마음속으로만 외칩니다.
이용객이 있어야 하는 저런 시설들이 쉰다고 해서 직원들도 같이 쉬는 거 아닙니다.
오히려 이용객이 있을 때는 하지 못했던 시설보수와 소장품 점검, 전체 사업 계획 조정 및
이시국씨가 길어질 경우를 대비한 내년도 사업계획 점검 등으로 바빠요.
게다가 지자체 소속 기관들일 경우엔 감사시즌에 맞춰 상부기관 보고도 준비해야 하고
지침 변경 등에 대응해 바로 이용정책 변화를 줘야 하기 때문에 실무자들도 항상 대기중이어야 합니다.
이용객 민원이 줄어들 뿐이지 일해야 하는 건 어차피 똑같아요ㅠㅠ
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에게 근황을 물으니 그동안 손못대던 서고 두 개(각각 소장 장서수만 한 만 권 분량인데
개관후로 한 번도 손 안댐)를 뒤집었다더라고요.
여러분, 사서는 의외로 물리력이 동반되어야 하는 직업입니다.
#7.
어제 꽐라가 되어서 귀가하신 남편이 아침 10시가 되서야 출근한다고 연락왔어요.
출퇴근이 자유로운 작은 회사인데 재택근무기간이라 가능한 일이에요.
아침에 컨디션이 영 안좋아 보이길래 재택할 거냐고 물었더니 어제 주문한 본체가 와서 오늘 조립하러 가야 한대요.
남편이 필요하다고 말하니까 바로 100만원짜리 본체 사주는 대표.
이쯤되면 도비죠, 도비.
free 못할 평생 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