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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 16:22
이런 관점에는 니체의 악영향이 커 보입니다. 정작 여자들에게 갈 때는 채찍을 들어야 한다고 말한 니체야말로 사회에 합리적 정의론이 필요한 증거일텐데요.
20/10/06 16:39
여성혐오까지 한데 묶어 니체의 사상을 좋아한다고 하는 페미니스트들이 있다면 어리석은 노릇이죠. 그런 페미가 실존하는지, 얼마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20/10/06 17:19
니체가 등장한 맥락 자체를 고려해보면, 오용의 근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의 근원 또한 보이는 듯 합니다.
합리주의의 지배가 완성되는 근대 후기에 니체가 태어났으나, 기독교의 유일신을 믿는 사상은 퇴보하기는 커녕 유럽제국의 확장과 함께 전지구적인 보편윤리로 둔갑해서 기득권을 수호하고, 사람의 본능을 정의내리고 억누르는 엄숙주의로 진화하여, 오히려 인간을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시대가 왔음에도 사회를 퇴보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래서 파시스트들이 니체를 좋아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기존 사회를 부수고, 근육빵빵하고 똑똑한 사람들만의 세상을 만들어보자! 방법은 '합리'를 '우생학'으로 해석하는 것이었죠.) 그래서 니체는 기존에 당연시되던 기독교 세계관의 "노예도덕"으로부터의 해방을 주장했고, 인간이란 스스로 자신만의 도덕을 찾아가야한다고 생각했지요. 그 근거로 기독교 이전 세계의 도덕이 무엇이었는가를 '고증'해내겠다고 디오니소스 신자들의 광란의 의식을 재발굴하기도 했고요. "정의란 힘 쎈 자가 최근에 강요한 것. 과거만 조금 조사해봐도 절대적인 도덕이란 없었다. 우리는 우리 새 시대의 정의를 찾아야한다." 등등 떡밥을 최초로 던진 사람이라면 사실 수백년이 아니라 수천년간 이런저런 사상들에게 사용당할 큰 떡밥을 던진 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흐흐흐...
20/10/06 16:02
저는 이 드립 이해가 안가는게 문사철이야말로 정의에 엄청 집착하던데요? 애초에 단어 정의를 안하면 논의를 시작할 수가 없지 않나요...
20/10/06 20:06
유독 특정 철학 학파가 단어 정의에 집착했을 뿐입니다. 애초에 단어 정의를 하든 안 하든 단어의 의미가 공유되지 않으면 논의가 안 된다는 자명한 사실과 단어 정의에 집착하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20/10/06 15:52
그래도 네티는 절도라는 행위에 일말의 죄책감이라도 느끼고 기도하고 범행예고라도 했지
요즘분들은 그냥 본능에서 나오는 작용 반작용으로 패고 다니시는거 같습니다.
20/10/06 16:11
합법적 행위와 도덕적으로 허용되는 행위의 외연은 일치하지 않죠. 만약 어떤 행위가 정의롭다면, 그것은 불법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정의롭습니다. 정의롭다는 것을 '-하는 것이 허용된다',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술어와 유사한 의미로 해석하는 경우에는 정의로운 행위는 (불법이어도) 하는 것이 허용되며, 하는 것이 바람직한 행위입니다. 만약 어떤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면 그것은 그런 행위가 정의롭지 않거나, 적어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이기 때문일 겁니다. 작성자님 표현대로 어떤 행위가 정의로우면서 금지되어야 한다면, 애초에 어떤 정의론에 입각해서 그 행위를 정의롭다고 불러야 하는 것인지가 궁금해지네요.
20/10/06 16:14
정의롭다면 범죄자가 되어도 무방합니다. 실제로 이와 같은 마인드와 행동 덕택에 역사가 발전했으니.. 다만 개인 스스로 정의한 정의가 틀렸기때문에, 혹은 틀렸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20/10/06 16:34
정의롭다는 가치판단 어구이기 때문에 진리나 법칙이 아닙니다. 따라서 정의롭다면 범죄자가 되어도 무방하다는 말은 별 의미가 되지않는 문장입니다. 그 결론적으로 정의로웠다를 누가 확정지어 줄 수 없으니까요.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정의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제일 무섭습니다. 대체적으로 무식하고 반성도 없는데 신념만 있거든요.
20/10/06 17:01
이미 정의라는 단어가 나온 순간 현실적으로 그 어떤 문장도 큰 의미가 있지 않습니다.
'범법자는 모두 정의롭지 못하다.'는 식의 단순한 결론을 내는 목적의 대화가 아니니까요.
20/10/06 16:25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이 레전드였죠. 아직도 나무위키에는 동생이 공범으로 취급당하는 뉘앙스 입니다. 최종심이 나왔지만 재판 결과 따위야 알바 아니네요.
20/10/06 16:42
솔까말 인류 역사 통털어서 권력자가 제일 정의가 되지 못하는게 지금일걸요. 민주주의가 별거 아닌거 같아 보여도 어떤 권력자도 국민 눈치를 안 볼 수 없다는게 정말 크죠.
20/10/06 16:37
승자가 독식하는 것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여기는 곳에서 정의는 승리지 합법이 아니라서......
여기 사이트에 돈 많이 벌고 똑똑하고 직업 좋은 분들이 뭘 기치로 내걸고 행진하는 것을 한두번 봐왔던가요
20/10/06 16:51
맨날 하는 말이지만,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진 정의는 이미 썩어 문드러져 버린 정의죠.
진정 정의를 추구하고, 진정 옳음을 추구한다면, 자신의 정의에 확신이 설때일수록 더더욱 스스로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되새기고 되돌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20/10/06 16:59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글이네요. 정의라는 가치가 주관적 잣대로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는 게 문제라면, 범죄자를 규정하는 법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회적 합의인 양 포장되어 있지만, 법만큼 기득권을 잘 보호하는 장치도 없고, 기득권이 선도 아니구요. 부정의와 범죄 중에 뭐가 더 나쁘냐고 한다면, 저는 대답이 쉽지 않네요. 어려운 문제네요. 잘 읽었습니다.
20/10/06 17:07
되게 청교도적인 발상이 자경단에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작품인 네티하고의 문화적인 접점은 더 고민해봐야하지만요.
하나님의 보편윤리가 적용되는 세계에서는 당사자와 합의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이 알아서 뒷처리(?) 하시겠지요. 그냥 본인은 본인 내면을 통해서 세계의 운영자와 잘 처리하면 그만입니다. NPC와 NPC가 협상을 하고 양해를 구한다니 말도 안되는 발상이지요! 그래서 "벌레 이야기 (영화 '밀양')", "영 굿맨 브라운" 같은 작품들은 항상 이 딜레마를 파고들면서 고민했습니다. 찜찜하잖아요. 남들이 자신에게 민폐를 끼쳐도 사과할 이유가 없는 세계관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 하지만 고민을 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도 있지요.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것은 요즘 사람들은 하나님을 믿지 않죠. 전광훈에게 꼼짝 못하는 신의 신자가 남아 있을리가요... 그러면 도대체 누가 이들의 보편신이 되어주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렇게나 적그리스도라고 주켜세워진 마르크스주의의 망령일지도 모르고요. 사회정의, 도덕론 등등 무슨 이름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그런 보편적이면서 종교적인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은 무섭습니다. 전형적인 전근대인이지요. 악행은 이교도에게 해도, 용서는 자신의 신에게만 구하면 그만이니까요. 어쩌면 인간은 서로에게 컬티스트인지 모릅니다.
20/10/06 17:08
반대로 법을 어긴다 해서 그게 반드시 옳지 않다는 걸 방증하진 않죠. 가령 로리 망가 그리는 걸로 아청법을 어기면 그것은 잘못일까요 아닐까요. 가끔씩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니 어쩌니 하는데 저는 그거 프로파간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뭐 그런 경우도 없진 않겠지만요.
20/10/06 17:13
일본어 원문에서 세인트 테일은 "私たちに神のご加護がありますように"(우리에게 주의 가호가 있기를)이라고 말하는데, 한국어랑 그리 크게 다르진 않은 거 같은 느낌도 들고...
근데 애니메이션 상에서는 결국 네티가 훔치는 물건들이 처음부터 부정한 방법으로 얻었던 물건이라 당사자도 경찰한테 신고 못 하고 쉬쉬 하고 넘어가거나, 오히려 경찰한테 걸려서 깜빵 가는 상황이지만 현실에서는 충분히 문제가 있죠. 저마다의 정의, 그것도 확신을 가지고 멋대로 행하는 정의만큼 문제를 일으킨 게 없었지요
20/10/06 17:20
한국의 개념에서 보면 홍길동 같은 '의적'이라는 개념인데, 글에서와 같은 방향으로 본다면 홍길동 역시 범죄자죠. 결말은 본인만의 이상적인 나라를 세우긴 했는데, 범죄자가 세운 나라라니..?
정의라는 단어가 가지고 오는 그 뭔가가 있지만, 막상 그 단어만으로 모든걸 합리화? 인정시키기엔 한계가 있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그런면에서 차라리 사법살인의 방관자 대마왕 김전일에서의 범죄자들을 보면 저게 더 공감이 간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기도 하구요...
20/10/06 17:24
그리고 추가하자면 메이미 본인이 그러는 건 아닌데, 친구인 세이라가 마지막에 용서를 구하면서 참회하는 에피소드 자체는 있습니다.
이 만화 자체가 그냥 애들 만화의 과장이라 넘기면 될 부분도 괜히 진지하게 해석하면 또 한없이 진지해지는 작품인지라
20/10/06 17:29
오늘 올라온 낙태죄 관련 자세한 내용이 나오니 기자가 망상으로 기사를 썼다는게 증명되었고
전 간만에 기사에 낚여버린 물고기 한마리가 되었습니다 제가 자주 풀 악셀 좀 천천히 밟자고 얘기해놓고 저도 밟아버렸네요 ㅠ
20/10/06 18:11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결과가 나오고나서 말을 꺼내려고 하는 편인데 가끔은 미리 풀 악셀 밟았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긴 하더라구요. 그걸 판단하는게 어렵죠.흐흐
거기서 자기 반성을 하느냐 혹은 아님 말고란 마인드로 내가 패기 쉬운 다음 주제로 넘어가느냐의 차이겠죠. 정치 성향과 상관없이 본인이 유리한 전장에서만 싸우는 분들을 혐오하는 편인데 문득 그 분들은 이 글을 읽고도 '그러니까 걔네가 이러니까 문제야.'라고 생각하지 않을까...라고 상상해보니 좀 끔찍하긴 하네요. 여튼 풀 악셀은 안 좋지만 그래도 다음부터 조심하시면 된다 생각합니다.
20/10/06 18:15
제가 맨날 풀 악셀 얘기하는 것도 제 스스로에게도 조심하자는 의미였는데 이번에는 실패했습니다 ㅠ
앞으로 기사를 볼 떄 좀 더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봐야 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20/10/06 17:49
기독교가 마이너 문화인 일본에서 일본사람이 네티 볼 때 감정과 기독교가 주류 문화 중 하나인 한국에서 한국사람이 네티 볼 때 감정은 많이 다를 거 같네요
20/10/06 18:39
네티하는 사람 네티 + person = 네티즌????
어떤 사건에 관해선 자긴 잘못 한게 없다는 자각도 크다고 봅니다. 그 사람 전체를 찾아보면 떳떳하지 않은 것도 있겠지만 적어도 인터넷에 올라온 그런 사건사고들에 관해선 자긴 100% 잘못도 없는 선인이거든요. 이것도 크다고 봐요. 또한 용서할 권한 또 자기에게 있죠. 자기가 용서 안하면 끝까지 추궁할겁니다. 무죄였다면 침묵하고 다음 피고인을 찾으면 되죠. 요새 어떤 계기가 있어 저도 저러지 않았나 저러지 않고 있나 생각하게 됩니다.
20/10/06 21:39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죠.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는데..문제는 네티즌 대법관들은 자신들이 타인을 처벌할 권리가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의심도 없고 정의를 위해서 당연히 할 일인겁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20/10/06 23:38
저는 나쁜놈들을 때려잡는 슈퍼히어로 영화를 보고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실제 사회에서 나쁜놈들을 처단(한다고 주장)하던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가 잡혔다는 소식을 들으니 이 또한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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